엽편

961이 765를 싫어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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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07, 2012 15:37에 작성됨.

안녕하신가, 내가 누구냐고 물으신다면 왈도!……가 아니라, 요즘 한창 잘나가는 아이돌인 Jupiter를 담당하고 있는 프로듀서다. 소속 프로덕션은 누구나 알겠지만 961 프로덕션. 여기서만 하는 얘기지만 사실 이 연예쪽 프로덕션에선 좀 더러운거 많이 쓰기로 유명하다. 뭐, 난 월급 많고 제때제때 딱 받으니 불평 하나 안하지만.
 아차, 이야기가 새나갔군. 다시 본궤도로 돌아가서 얘기해보자면, 이 961 프로덕션은 참 좋은 직장이란 소리다. 아까 말한대로 돈문제도 없고, 일 자체도 그렇게 힘들진 않다. 가끔 시말서 쓸때 빼면 직속상관이 사장밖에 없는 편한 구조라 스트레스 받을 일도 적고. 근데 이 완벽해 보이는 직장에, 딱 한가지 문제가 있다. 그건 바로…….

 여자 아이돌이 없다.

 그야말로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다. 요 961프로덕션에는 아이돌이고 직원이고 전부 남정네만 우글우글거린다. 아니, 뭔놈의 회사가 군대도 아니고, 어떻게 직원까지 다 유전자 맞춤을 할수가 있냐 이말이다. 밑바닥부터 제일 위까지 전부 XY유전자로 맞춤이라니, 사내연애따위 꿈도 못꾸게 되어있다. 뭐, 그것까진 참을수 있겠는데 말야. 어째서, 왜, 이 프로덕션이 남자 아이돌만 키우게 정한것도 아닌데 대체 왜…….

 "여자 아이돌이 없느냔 말입니다!!"

 쾅, 하고 사장실의 책상을 내리친다. 이런걸로 사장님께 불평하는게 어찌보면 바보같고 멍청하게 짤릴 짓만 골라서 하는걸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나름 여자 아이돌과 프로듀서간의 미묘~ 한 관계를 동경했기 때문에 이 업계에 손댄 이유도 있단 말이다. 덧붙여서 핸드폰에 전화번호 있는 여자는 엄마밖에 없단 이유도 한몫 했고.<br />
 여하튼, 그런 나의 분노가 가득 찬 말에 사장님은 아무말 없이 의자에서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셨다.

 "자네는, 765 프로덕션을 아는가?"
 "물론 알기야 압니다만……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
 "그 망할 765 프로덕션의, 타카기 사장을 아는가?"

 빠득, 하고 이를 가는 사장님. 그 기운에 억눌려 나도모르게 주춤거리며 말을 멈춰버렸다. 그러고보니 765 프로덕션……약소주제에 왠지모르게 사장님이 원수같이 생각하는 프로덕션이었지 아마. 근데 그게 왜 지금 사장님 입에서 튀어나오는건지…….

 "타카기 그놈이, 내가 넘보던 여자애들이란 여자애들은 다 지네 프로덕션으로 데려갔어."
 "……네?"
 "그놈이 내가 미리 봐둔애들만 골라서 데려간다고. 그 덕분에 우린 남자 아이돌만 뽑는다는 소문이 퍼졌고."
 "……."

 뭘까, 이기분은. 이주체할수 없는 기분은.

 "너, 지금 기분이 어때."
 "……뭐라 입으로 표현하긴 힘들지만.

 감히 여자 아이돌들을. 자기네 프로덕션으로 전부 데려가는것도 모자라서, 우리 프로덕션을 땀내나는 남자 아이돌 육성소로 만들어?

 "아주 고놈의 빌어처먹을 프로덕션을 부숴버리고 싶은데요."
 "……좋네. 그 자세야."

 고개를 끄덕이는 사장님. 그에 나도 고개를 끄덕여 동의를 표한다.

 "사장님!"
 "그래."
 "저, 그 프로덕션을 아주 재기불능 수준으로 다 죽여놓겠습니다!! 특히 그 타카기란 놈을, 반죽음, 아니 영혼 하나도 남김없이 싹 다 없에버리겠습니다!!"
 "좋아, 그 자세야!! 여자애들을 다 데려간 그 빌어먹을 타카기놈을 부숴버리는거야!!"

 하하하하, 하는 두 남성의 소리가 사장실에 울려퍼진다. 이미 주위따윈 신경쓰지 않은채로 한껏 악에 받쳐 내짖는 웃음소리. 그리고 사장실의 문 바로 앞에선.

 "하하, 개판이네."

 정기보고를 하러온 Jupiter의 토우마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7월에 핸드폰으로 짧게 쓴 글.
쿠로이 : 타카기 이 개갞ㄲ...라고 말하는 쿠로이가 보고싶어서 썼습니다.
이런 961도 좋지 않나요 흐흫ㅎ...
[이 게시물은 에아노르님에 의해 2013-06-07 00:11:12 창작글판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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