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편

[마미전] Telephon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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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1, 2013 01:10에 작성됨.

달과 별이 조용히 빛나는 어느날 밤.

아무도 없는 인도교 난간에 여자아이가 난간에 몸을 기댄 채 누군가에게 슬픈표정으로 전화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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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르르르르르륵......뚜르르르르르륵......’

‘뚜르르르르르륵......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삐익!’

‘여,여보세요? 오빠, 마미야. 오래간만이네, 잘 지내고 있지?’

‘그 날 이후로 매일같이 전화했는데 전화를 안 받네.오늘만이라도 받아줬으면 했는데.’

‘오늘같이 조용한 밤에는 오빠랑 함께했던 시절이 떠올라. 예전엔 설레이고 행복했었는데,언제부턴가 그 시간들을 떠올리면 가슴이 조여오고 눈물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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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컹!

아무도 없는 집에 집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 한 사람이 들어온다.그는 전화기로 다가가 부재중 전화가 있는지를 확인해본다.자동응답기의 기계음이 조용히 울려퍼지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5건의전화,1건의 음성메시지가 있습니다.첫번째 메시지 입니다.’

‘......!!’

첫번째 음성메시지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남자는 놀란 표정으로 다시 밖으로 뛰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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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다른 사람하고 결혼하겠다고 말한 그 날부터 지금까지 모든 게 다 꿈인거 같아. 깨어나보려고 얼굴도 꼬집고 여러가지로 노력해 봤는데,하나도 안먹히더라구 헤헤.....’

‘오빠가 내 전화 한 번이라도 받아주면,꿈에서 깨어날 거 같은데. 그러니까 전화 좀 받아줘 오빠.응? 제발......이런 날들은 정말로 싫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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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기라도 한 듯,빠른 속도로 뛰어가기 시작한다.

뛰는 거리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표정은 점점 망가져갔지만, 그래도 뛰는 속도는 줄어들지 않았다. 달려가는 남자는 헉헉거리면서 무슨 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마미! 이 바보! 조금만 더 견디면 될텐데, 왜 그걸 못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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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보내는 것도 지쳤어.다들 나를 도와주기 위해서 노력했지만,어느 누구도 도움이 되지 못했어. 심지어 아미마저도.’

‘오빠,이 지옥같은 나날을 끝내려면 이 방법 밖엔 없을 거 같아.이렇게 하면 예전의 자상한 오빠를 다시 볼 수 있겠지?’

‘이렇게 해서 다시 그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반드시 오빠를 놓치지 않을거야. 그러니 그때는 그 사람말고 나를 선택해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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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마친 마미는 옷깃으로 눈물을 닦은 뒤 난간 위에 올라섰다.

난간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있는 마미는 미소를 지으며 난간 아래의 강물을 바라다본다.

“기다려 오빠......내가 지금 그 때로 다시 돌아갈 테니까.”

난간에서 발을 떼려는 순간, 어떤 그림자가 마미를 잡아당기기 시작했고 곧이어 자신이 뛰어내리려는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넘어졌다.

“이거 놔! 놓으란 말야! 나는 꼭 그때로 돌아가야 한다구!”

마미는 자신을 잡아당긴 그림자를향해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러면 그럴수록 그림자는 마미를 더 강하게 껴안았다.

“마미! 진정해! 이런 식으로는 어느 누구도 행복해질수 없다구!”

“어차피 오빠는 그 사람과 결혼할 거잖아! 다신 돌아오지 않을 거잖아! 전화도 안받을 거잖아! 흐에에엥......”

마미는 자신을 껴안은 남자의 품에 안겨 펑펑 울기 시작했다.

“미안해 마미, 내가 잘못했어. 그렇게 하면 마미는 나를 잊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흑흑......그러면 다시 돌아오는거야 오빠?”

“......”

“’응.’ 이라고 말해줘 제발......제발......흐흐흑”

P는 계속 마미를 바라보며 침묵을 지켰고,마미는 P의 품에서 울기만 할 뿐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밤은 깊어만 갔다.

- END -

- Comments -

* 모바일에서 레이아웃이 깨져보여서 글 내용의 일부와 함께 약간 수정해서 재업로드 했습니다 *

원래는 마미온리전에 참가신청조차 안했었는데, 지난 주 금요일까지만 해도 마미전 관련 글이 전혀 올라오지 않아서 지원이라도 해야되겠다는 생각에 6시간만에 쓴 초단편 글입니다.

이 글은 E.L.O가 1976년에 발표한 히트곡 중 하나인 'Telephone Line'  이라는 노래를 모티브로 해서 썼습니다. 이 노래는 헤어진 애인이 그리워서 무작정 전화해서 자신의 감정을 줄줄히 읊는 사람의 모습을 잘 그려냈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유투브 동영상도 함께 올려봅니다


[이 게시물은 에아노르님에 의해 2013-06-07 00:07:14 창작글판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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