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카가 안 나오는 하루카 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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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26, 2014 20:10에 작성됨.

나는 가끔씩 생각한다.

자신이 하고싶은 것은 무엇인지, 자신이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때나 장소는 딱히 가지리 않고 어디서든.

하지만 언제나 결과는 같다.

결국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하고 생각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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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녀와 처음 만났던것은 작년 봄.

그때만해도 그녀는 지금과 다르게 인기가 전혀 없는 무명 아이돌이었다.

자신의 cd를 팔아주는 작은 cd가게까지 찾아와서 광고를 하고있었던걸을 보면 말이다.

하루카「765프로덕션의 신입 아이돌, 아마미 하루카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외형만을 봤을때는 어디서든 볼수있는 여고생의 모습.

그래서인지 사람들도 관심을 쓰지않은채 그냥 지나가기만 했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유일하게 나만이 그녀에게 관심을 가졌다.

왜인지는...설명 못하겠지만.

나「...평범해.」

다시 말하지만 그녀의 외형은 정말로 평범했다.

평소에 학교에서 나는 평범하다라고 떠벌리고 다니는 자신도 저 정도로 평범하지는 못할거 같았다.

좀더 잔인하게 솔직히 말하자면 사실 저 아이가 모르게 부모쪽에서 사무실쪽으로 돈을 주고있는게 아닐까 싶었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그랬던것 같다.

하루카「트레이드 마크는 머리에 리본입니다!」

나「푸웃!」

순간 입에서 비집고 흘러나오는 비웃음.

개성이 중요한 아이돌이 어디서든 팔고있는 작은 리본 두개가 트레이드 마크라니.

얼마 못가겠구만, 저 녀석.

...라고 나는 생각했다.

저벅저벅

나[하나도 안 팔리는거 같은데...하나쯤은 이 몸이 사주도록 하지.]

그렇게 나는 cd에 손을 뻗어 하나를 집었다.

내 생각대로 아무도 사지않은건지 cd칸은 꽉 차있었다.

하루카「765프로덕션의 신입 아이...」

그 순간, 딱맞게 멈추는 그녀의 목소리.

나「?」

나는 갑자기 조용해진 그녀에게 시선을 돌렸다.

하루카「...」빤히

나「...」

하루카「...」빤히

나「...」삐질삐질

나는 그때 생각했다.

아아, 알겠다.

이 녀석의 cd가 왜 하나도 팔리지 않는지를.

...

그야, 사려고해도 저런 식으로 쳐다보면 부담스럽잖아.

라고.

저벅저벅

나「아아, 이거 하나 주세요.」

나는 애써 그녀의 시선을 무시했다.

직원「가,감사합니다.」

이런 모습을 많이 지켜본건지 직원분께서도 굳은 웃음을 지었다.

나[이제 나가자...]

하루카「저,저기!!」

나「?」

덥썩

그때였다.

미래의 유명 아이돌이 될 그녀와 남에게 내보일것은 아무것도 없는 내가 처음으로 손을 잡은것은.

하루카「저,저의 첫 곡이 담긴 c,c,cd 사주,셔서 가가가감사합니다!!!!」

나「아...예...」

나는 그녀의 눈을 볼수가 없었다.

세상을 다 얻은듯한 기쁨과 흥분으로 가득차있는 눈동자와 목소리는 내가 감당할수 있는 것의 종류가 아니었다.

하루카「아,앞으로도 열심히 할테니까!! 지,지켜봐주세요!!」

나「아, 열심히 하세요...」

나[그것보다 이 손 놓을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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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저녁.

나는 침대에 누운채 내 손바닥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마치 그녀의 열의가 옮겨온것 같이 손이 뜨거웠다.

나「...노래나 듣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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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사그라들 거라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과는 달리 그녀는 승승장구 위로 향해 나아갔다.

TV에서는 아이돌 체육 대회에서 승리한 그녀와 그녀들의 동료들의 모습이 보였고, 잡지에서는 대박을 친 그녀들의 라이브가 실렸다.

그러나 난.

선생님「아직도 정하지 못한거니?」

나「죄송합니다...」

교무실로 불려가 있었다.

선생님「하아...」

선생님은 무언가 곤란하다듯이 한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선생님「사과할만한 일은 아니다, 진로라는게 한순간 정할수 있는게 아니니까.」

선생님께서는 내게 따지지않는 말투로 말씀하셨다.

나「예...」

선생님「하지만...」

나「?」

선생님「너는 정말...자신이 뭘 하고싶은지 생각한 적이 있는거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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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하지 못했다.

평소에 그렇게 고민했으면서, 그렇게 생각했으면서.

그 분의 말씀에 '예'라고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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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짜증이 났다.

평범하게 살고있는것 같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은 자신이 짜증났다.

취미, 흥미, 꿈...단 한가지라도 가지고 있는것은 없는데, 주위에서는 억지로 생각해내라고 하는것 같았다.

[ 昨日までの生き方を否定するだけじゃなくて
키노오마데노 이키카타오 히테이스루다케쟈나쿠테
어제까지의 삶을 부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これから進む道が見えてきた
코레카라 스스무 미치가 미에테키타
앞으로 나아갈 길이 보이기 시작했어

弱いだけの女より 我慢とか背伸びしても
요와이다케노 온나요리 가만토카 세노비시테모
약하기만 한 여자보단 무리하게 참더라도

カッコつけた自分が好きだから
캇코츠케타 지부운가스키다카라
멋진 척 하는 자신이 좋으니까

今すぐ心の ドアちょっと開いて
이마 스구 코코로노 도아 춋토 히라이테
지금 당장 마음의 문을 살짝 열어]

나「...젠장, TV 시끄럽잖아.」

그 때 나에게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색없는 연필처럼 아무 개성도 없는 자신에 대한 자괴감,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찾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시간 때문에 느끼는 압박감, 억지로 내게 찾아오는 미래에 대한 초조함...

이 모든 것을 날려줄만한 일이 필요했다.

그런 내 눈에 들어온 그녀.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 외형.

도저히 아이돌 답지 않은 모습.

하지만 그때와는 달랐다.

가만히 있어서 눈부시게 빛이 났고, 나 같은 진짜 무개성과는 차원이 다른 무언가를 가지고 있었다.

나[뭐가 다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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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었다.

그냥 내가 미친 놈이었다.

[아니아니, 다 내숭인게 분명하잖아.]

[분명 뒤에서는 우리를 보고 더러운 오타쿠라고 생각할껄?]

[뒤까지 전부 보인다니, 완전 촌스러워.]

[저 녀석의 말중에 진심이란게 있을거라고 생각해?]

[어차피 무대 위에 있을뿐이지,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라고 우리를 생각할리 없잖아.]

[사실 노래도 굳이 잘 부르지는 않잖아?]

지금까지 겪었던 일들 중에서 제일 흥분되는 일이었다.

인간의 가학 행위에 대한 쾌감을 전부 느끼는뜻 하였다.

손은 차갑게 식어 부들부들 떨렸고 인터넷에서 눈을 뗄수가 없었다.

그렇게 이어가던 흥분은...

밤이 되자 두려움과 초조함으로 바뀌었다.

숨이 꽉 막힌채 이마에서는 땀이 흘렀다.

왠지 누군가에게 감시를 당하는거 같아서 이불안에서 나올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사상 최악의 하룻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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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아직도냐?」]

[친구「나는 가업을 이을 생각이야.」]

[친구「나는 식물 쪽으로 대학을 알아봤어...사실 조금 흥미있거든」]

젠장, 모두가 부럽다.

모두 나와 같이 생각없이 살고있을거라고 생각했는게.

자기 앞날을 생각 안해둔 녀석은 나 뿐인가...

나는 너무 꽉지어서 꼬깃꼬깃 해진 진로 희망 조사서를 내려다봤다.

3년 내내 비어있는 칸들.

희망 직업은 커녕 간단한 취미조차 써있지않다.

이쯤 되면 내가 왜 살고있는 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

거리를 걷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

간간히 그녀가 찍혀있는 간판들이 보인다.

나는 아직도 생각한다.

그녀와 나의 차이는 무엇일까.

나와 같은 평범한 외형과 평범한 개성을 가진 그녀는 지금 유명 아이돌이다.

하지만 무언가가...단 하나의 무언가가 그녀와 나의 사이에 오를수 없는 벽을 만들고있다.

나「하아...」

TV「안녕하세요, 아마미 하루카입니다!」

나「?」

옆으로 시선을 돌리니 상품으로 전시되어있는 TV 하나가 보인다.

TV에서는 그녀가 주인공인 인터뷰를 하고있다.

진행자「헤에, 그렇군요, 잘 들었습니다.」

하루카「아니요.」

진행자「그럼...제가 개인적으로 질문 하나를 하죠.」

하루카「뭐든지 괜찮습니다.」

진행자「좋습니다, 그럼...하루카씨가 아이돌이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나[질문이 너무 개인적인데...]

하루카「에, 그게...부끄럽지만, 저! 모두에게 웃음과 꿈을 나눠주기 위해 아이돌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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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그녀는 나와 달랐다.

꿈을 가지고 노력하고 웃으며 희망적이었다.

그녀와 나의 차이는 단 한가지.

꿈을 위해 노력할수 있다는 점.

언제나 꿈꾸는 것을 귀찮아하며 아무것도 없다고 단정지은 나와는 확연히 확실히 명백히 다르다.

결국은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질투만 한 나의 탓.

나「하아...하아...」

정신을 차리니 어느 순간 나는 그곳에 와 있었다.

그녀의 꿈이 시작되었을 장소.

나「아...」

사과하고 싶어.

마음대로 단정짓고 함부로 행동한 자신에 대해 사과하고 싶어.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나「뭐냐고...아까까지는 잘 달렸으면서...」

그렇게 내가 입구에서 서성거릴때.

하루카「아앗!!」

나「에?」

그녀가 나타났다.

나[잠깐, 아직 마음의 준비가!!]

하루카「다,당신은 분명!!」

나[뭐지? 알아챈건가? 사이트에 악플을 단게 나라는 사실을 알아챈건가?]

하루카「제 cd를 처음으로 사주신 분!!」

나「에?」

사장「호오, 자네가?」

나「에?」

하루카「맞아요, 분명 기억하고 있어요!」

나「에?」

사장「흐음...그래.」번뜩

사장「핑하고 왔다!」

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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