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었을지도 모르는 미래(린 생일 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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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10, 2014 20:30에 작성됨.

-있었을지도 모르는 미래-







한창 더운 날씨가 되고 장마가 시작되는 계절. 창이 덜컹거리며 사무소 밖은 폭풍우가 불고 있었다.


"린?"


창 밖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던 나를 프로듀서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불렀다.


"오늘따라 린 같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는걸?"


아, 그런가...프로듀서한테 걱정을 끼친 것 같다.


"딱히 특별한 일은 없어..."


특별한 일은 없다...


"그래?"


그럼 됐다는듯 프로듀서는 다시 말 없이 업무를 계속했다.


"..."


"..."


사실 오늘은 아무 일정이 없었지만 나는 사무실에 오고 말았다.


'난 여기를 왜 온 걸까...'


아침에는 날씨가 맑아서 아무 일 없을줄 알았지만 갑자기 이렇게 폭우가 내려서 꼼짝없이 사무실에 갇히고 말았다.


"이야...일기예보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거 난감한걸..."


조용한 정적을 깨고 다시 말을 꺼낸것은 프로듀서였다.


"그렇네...덕분에 나도 프로듀서도 이렇게 한 사무실에 갇히게 되었고..."


...


"어? 어...하하 그렇네 드믈게 치히로씨도 보이지 않으니..."


지금은 프로듀서와 사무소에서 단둘...


...


그 상황을 인식하자 갑자기 분위기가 어색해지고 서로 다시 말이 없어졌다.

조용해진 사무소에는 밖에서 들려오는 빗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쏴아아아아아...



바람에 창이 흔들리는 소리...빗물이 튀기는 소리...

그러한 소리를 들으며 일이 없는 주말에도 찾아와서 보고 싶었던 상대방의 모습을 보았다.


"..."


이쪽의 시선을 눈치채면서도 못 본체를 하며 일에 열중하는 그런 프로듀서의 모습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이 사람과 함께 일을 시작한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언제인가부터 이렇게 함께 있는 시간이 더욱 당연하게 느껴지게 되었다.

하지만 요즘은 아이돌의 일이 많아지고 '뉴제네레이션'의 인기도 많아지면서 함께하던 시간도 함께 줄어들었다.

그리고 어느새인가 주변에 라이벌도 많아진것 같다...


"린은 이래도 괜찮아?"


나위 시선을 참기가 힘들었는지 애써 프로듀서가 내게 말을 걸었다.


"뭐가?"


"아니...그게 모처럼의 휴일인데 이렇게 사무소에 가만히 있으면 아깝지 않아?"


"아깝지 않아."


프로듀서가 옆에 있어준다면...


"이렇게 프로듀서와 함께하는 시간은 아깝지 않은 걸 그리고 빗소리 듣는 것도 좋아하고..."


"빗소리라..."


말 끝을 흐리는 프로듀서한테


"프로듀서는 빗소리가 싫어?"


내 말에 조금 머쓱한 표정을 짓는다.


"싫은건 아닌데...조금 안 좋은 기억이 떠오르거든..."


"...그게 뭔지 물어봐도 될까?"


내 말에 프로듀서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달라진 프로듀서의 분위기에 조금 겁이 나면서 불안한 기색을 떨칠 수가 없었다.


"미안...역시 됐어 대답하기 어려운거라면 말 안해도 돼..."


사실 그 순간 프로듀서의 입이 열리는 것을 보고 불안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저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말을 꺼낸 것은 나니까...그래도 이 이야기는 린이 꼭 들어주었으면 좋겠어..."


왜 나는 그런 말을 했었을까...프로듀서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후회했다.

차라리 몰랐다면 좋았을걸...


비가 오는 날에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는 것.


부모나 친구가 아닌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가 비오는 날에 사고에 휘말려 다시는 못 보게 되었다는 것...


싫어...


왜...


왜 그런 말을 내게 하고 싶다는 거지...?


나의 마음이 들킨건가...?


나의 마음은 어떻고...


내 마음은...


"어째서..."


"에...?"


나의 반응에 프로듀서가 놀랬다. 그리고 나 자신도 놀랬다.


"왜 그런 말을 하는거야...!"


왜 내가 화를 내는거지...? 그럴만한 이유가 없었을텐데...


"리...린! 잠시만!!!"


그런 자신한테 화가나고 그리고 창피해서 당황하는 프로듀서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사무소를 뛰쳐나갔다.


















사실은 알고있었다. 그 아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그래서 두려웠다.

나도 그 아이를 좋아...아니 사랑하게 되었다.

이 사무소에 오기전 나에게는 애인이 있었다.

불운의 사고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그녀는 마지막 직전에 내게 말했다.


자신은 이제 잊어 달라고...


그녀의 말을 듣고 모든 것을 다시 시작했다. 새로운 직업을 얻고 새 출발을 결심했다.

그런데 그런 나의 앞에 그녀가 나타났다.


'시부야 린'...


그녀의 존재는 내게 충격을 주었다. 외모라든지 성격이라든지...그 모든 것은 내가 사랑했던 그 여자가 환생을 한 것 처럼 모든 것이 똑같았다.

나는 그런 사적인 감정을 숨기면서 린과 다른 아이들을 프로듀스를 해 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넘쳐 흐르는 이 감정을 견디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을 돌봐준다는 핑계를 대며 최대한 피하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오늘 일이 터지고 말았다.

내가 왜 그런거지...어른스럽지 못하게...


"린...! 어딨어...!"


아까보다 더욱 강한 폭우에 나의 목소리는 빗소리에 묻혔다.


어느정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린이 내게 느끼는 감정은 남들과는 다른 것이라는 것을...

하지만 나는 혼란했다. 나는 아직 그녀를 사랑하는 것인가 아니면 정말로 '시부야 린'이라는 소녀를 사랑하는 것인가 하고...

소중한 것은 꼭 잃고나서 그것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린...여기에 있었구나..."



서로 강한 폭우 속에서 뛰어다닌지라 이미 옷은 엉망이었다.


"..."


"린..."


"한심하지..."


왜 네가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그래도 좋아하게 되버린 내가 한심한거지...? 그런거지...?"




그건...!





"나도...!"





나의 큰 소리에 린은 흠칫 놀란 것 같았다.


후우...


다시 숨을 고르며 말을 이었다.


"그렇게 말한다면 나도 한심하겠네..."


"에...?"


평소의 보이던 무뚝뚝한 린이 눈물인지 비인지는 모르지만 글썽이며 올려다보는 이 모습은 반칙이다.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그래도 좋아하게 되어 버렸는 걸..."


"그게 무슨 소리...?"


갑작스러운 상황에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제길 나도 그렇다고.


"하지만 그게 진짜인지 착각인지 자신이 없었어...너무나 비슷했거든 예전의 소중했던 사람하고..."


"..."


"지금은 달라...! 린은 '린'이야! 내가 좋아...사랑하는 사람은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시부야 린'이라고!"


말해...버렸다...


"...바보..."


"바보라니...! 너..."


갑작스러운 비난에 따질려고하자 나는 순간 멈칫했다.


"그런건...조금 더 일찍 말하라고..."


기쁨인지 슬픔인지 알기가 힘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그런 린에게 천천히 다가가 뒤로 그 가녀린 몸을 안았다.




빗속은 추웠을까...그 몸은 추위에 떨리고 있었다.



"생일 축하해...린..."



상당히 엉망진창의 고백과 함께 선물을 주었다.



"이런건...필요없어..."



린은 갑자기 안고 있던 나를 정면으로 차다보았다.


"잠깐...! 린...흐읍?!"


예상치 못한 기습이었다.


"츄르...츄릅...하아...하아..."


"이걸로 내 첫 상대는 프로듀서인거네?"


갑작스러운 기습 키스였다. 거기에다가...혀...혀까지 넣다니...


"이건 심하지 않아...?"


"...평범한 키스로는 프로듀서의 처음을 가져갈수는 없을 것 같아서."


그렇게 말하는 린의 얼굴은 약간 상기되어 있었다.


과연 그런건가...


"확실히 그런 격렬한 키스는 처음이었는걸? 린이 그런 아이였을 줄은...다시 봤는 걸..."


"너무 상기시키지마...그래도 부끄러워..."


"그렇게 부끄러워하는 린도 귀여운 걸...."



퍽...!



아야...맞아 버렸네...


그렇게 내렸던 폭우도 어느새인가 그치고 어두운 구름 사이로 햇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마치 우리 사이를 응원해주는 것처럼...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프로듀서..!"



그렇게 말하는 린의 모습은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어, 나도..."


그나저나 큰일이군...


언젠간은 들키지도 모르는 이 관계는 오늘로부터 시작되었다.



"빨리 돌아가자...감기 걸리면 큰일나니까..."



정말...엉망진창이었다.





-있었을지도 모르는 미래-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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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생일 팬픽입니다....

뭘 쓴거지 나는...

한가지 확실한 것은 린 귀여워요! 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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