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미오 「러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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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8, 2014 21:58에 작성됨.

“하아…. 잘 안 되네.”

 

저녁 늦게까지 연습실에 혼자 남아있는 소녀, 혼다 미오는 이미 몇 차례의 댄스 연습을 한 듯 온몸이 땀범벅이었다.

 

“아카네가 가르쳐줬을 땐 분명 잘 됐는데… 내일도 가르쳐달라고 할까.”

 

오늘은 이미 야간 영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아이돌들이 일과를 마치고 돌아간 상태. 미오는 한 번만 더 시도해보고 집에 돌아가자고 결심했다.

 

“그러니까, 여기서, 턴!”

 

“…뭐하고 있어?”

 

“으그갓-! 시부린?”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반응해버리는 바람에 한 바퀴 돌던 그대로 균형을 잃어 그 자리에 넘어져버리고 말았다.

 

“아야야….”

 

“괜찮니, 미오쨩?”

 

“시마무까지? 둘 다 아직 안 갔어?”

 

“널 찾고 있었지. 미오 너야말로 이 시간까지 여기서 뭐해?”

 

“응? 아, 그거 있잖아, 그거.”

 

“그거라니.”

 

“이번에 새로 받아온 커버곡.”

 

“아, 쥬얼리 앨범의 그거?”

 

“응, 그 노래의 안무를 연습하고 있었어.”

 

“헤에… 미오쨩은 역시 뭐든 열심히 하는구나.”

 

“하긴, 이번 커버곡 무대의 컨셉은 될 수 있는한 스스로 정하기로 했었으니까.”

 

“시부린은 어때?”

 

“‘창궁’을 말하는 거라면, 뭐 대충 생각해 뒀으려나.”

 

“시마무는?”

 

“나? 난 아직… 에헤헤….”

 

“그건 그렇고, 안 갈 거야?”

 

린의 말에 미오는 그때까지도 흐르는 땀을 닦아낸 뒤, 기지개를 크게 켰다.

 

“안 그래도 이번 한 번만 더 해보고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시부린이 부르는 바람에 말야.”

 

미오는 잠시 무언가 생각하는 듯 하더니, 곧 주먹으로 자신의 손바닥을 탁하고 쳤다.

 

“아, 그래! 너희 둘도 도와줘.”

 

“안무연습? 난 이미 샤워한 뒤라서 또 움직이기 싫은데.”

 

“난 도와주고 싶지만…. 트레이닝복 아까 세탁 맡겼는데.”

 

“아니, 꼭 안무를 도와달라는 게 아니라, 그냥 아이디어라도 좋아.”

 

“그거라면 뭐, 도와줄게. 대신 금방 끝내자.”

 

“나도 도울게!”

 

“음, 역시 믿음직한 동료들이라니까. 잠시만 기다려.”

 

미오는 곧 기기실에 들어가 CD 플레이어를 가지고 돌아왔다.

 

“자, 원곡을 들어봐.”

 

미오가 커버할 곡은 바로 오자와 켄지가 94년에 발표한 곡 ‘러블리’였다.

7분이 넘어가는 긴 노래가 끝나고, 미오는 두 사람에게 감상을 물었다.

 

“에….”

 

우즈키는 그저 눈을 껌벅껌벅. 

하지만 린은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런 곡은… 안무가 그다지 필요없을 것 같은데.”

 

라는 말을 해 미오를 놀라게 만들었다.

 

“응? 필요없어?”

 

“이런 곡은 댄스 레슨보다는 표현력 레슨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아니, 레슨이 필요 없을지도 모르려나.”

 

“그런가…?”

 

“내 생각이지만, 아마 프로듀서에게 물어봐도 나랑 똑같은 말을 할 거야.”

 

“호오? 그렇게 자신하는 이유는?”

 

“이유고 자시고, 당연하잖니.”

 

미오가 린의 말을 듣고도 머리 위에 물음표가 세 개 정도는 떠있는 표정을 지었기에 린은 한숨을 쉬며 덧붙였다.

 

“이번 앨범의 커버곡들은 모두 프로듀서가 지정해준 거야, 그렇지?”

 

“응, 나도 알아.”

 

“푸훕, 으, 은근히 닮은 말투는 그만둬. 어쨌든, 내 입으로 이런 말 하긴 부끄럽지만 내가 ‘창궁’을 맡은 건 프로듀서가 내 가창력을 믿어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안즈가 ‘루루’를 맡은 것도 노래와 안즈의 이미지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지. 미쿠의 ‘꼬리의 기분’이나 카에데의 ‘눈의 꽃’도.”

 

“응응, 카에 언니 ‘눈의 꽃’은 진짜 잘 어울리더라.”

 

“그렇게 생각하면 역시 너에게 이 곡을 준 것도 이 곡과 네 이미지가 어울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가?”

 

“내 생각도 그래. 이 곡은 너와 꽤 어울려. 네 스스로는 모르겠지만 잘 생각해봐. ‘혼다 미오’라는 아이돌은, 내 친구 ‘혼다 미오’라는 아이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 어떻게 비치고 있는지.”

 

“…….”

 

“너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그야… 많은 사람들에게 미소와 활기를 전해주고 싶다고 할까.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들뜨는 그런 사람?”

 

“응, 그거야. 그 이미지야.”

 

“아, 그거네!”

 

린의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무언가 깨달은 것 같은 미소가 번져가고 있던 우즈키가 거들자, 미오는 머리를 긁적이며 손가락을 턱 밑에 대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내 평소의 이미지… 음….”

 

“물론 새로운 곡을 위해서는 레슨도 필요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르려나.”

 

“응, 응! 프로듀서 씨는 분명히, 이 곡에서만큼은 미오쨩이 레슨으로 만들어진 모습이 아닌 미오쨩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고 있는 걸 거야.”

 

“시마무….”

 

미오가 놀란 눈으로 우즈키를 바라보자, 우즈키는 빙긋 웃으며,

 

“응? 왜? 감동했니?”

 

“아니, 시마무도 그런 말을 할 줄 아는구나, 해서.”

 

“에엣? 너무해!”

 

시마무의 반응에 깔깔대며 웃으면서도 미오는 자신 본연의 이미지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 나름대로의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자, 자. 어디 한 번 보라고.”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 드디어 프로듀서와 다른 이들의 앞에서 미오의 ‘해답’을 보여줄 시간이 되었다.

원곡보단 약간 가벼운 음악이 흐르고, 곧 미오의 몸이 조금씩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그녀가 처음 생각했던 안무가 아닌, 말 그대로 리듬을 타는 몸동작이었다. 박자에 맞춰 손가락을 튕기기도 하며,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레슨으로 만들어진 모습이 아닌 내 그대로의 모습. 내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모두를 즐겁게!’

 

 

꿈꿔왔던 그녀와 만나서 Feel Alright

누군가의 기다리라는 사인 따윈 몰라

LIFE IS A SHOWTIME 금방 알 수 있잖아

너와 내가 사랑에 빠져야만해

 

 

반응은 금방 돌아왔다.

미오의 모습을 보고 있던 프로듀서와 다른 아이돌들 역시 미오와 한 몸이 된 것처럼 리듬을 타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미오의 장점이자 능력이다. 특유의 밝음으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녀의 무대에 몰입하기 쉽게 만든다는 것.

그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절대로 아니다.

 

 

시리도록 추운 날에 우리들 손을 맞대면서 

아침이 오는 빛을 느끼고 있었어!

 

그리고 LIFE IS COMIN' BACK 우리를 기다리는 

OH BABY LOVELY LOVELY 이렇게 멋진 날들

세상을 향해 헬로~하고 손을 흔들어

OH BABY LOVELY LOVELY 기분 좋은 날들

언젠가 우리는 밖으로 뛰쳐나가겠지

너와 나 함께라면 두근두근해

누군가가 기다리는 보도를 걸어가

OH BABY LOVELY LOVELY WAY 숨을 몰아쉬며

 

 

“네-! 이것으로 미오쨩의 무대를 마치겠습니다! 앞으로도 미오쨩은 모두에게 활기와 에너지를 선사하기 위해 힘내겠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즐거운 일들이 가득한걸, 이라고 미오는 다시금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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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스 60분 심야연성 주제 '레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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