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호에 대한 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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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9, 2014 20:08에 작성됨.

"하아..."
제 이름은 하기와라 유키호. 아이돌을 하고 있습니다. 몸매도 빈약하고 키도 땅달보인데다 남자 분들도 대하기 서툰 제가 아이돌을 하고 있는 이유는, 이런 못난 저를 바꿔보고 싶어서에요. TV에서 나오는 저와 같은 또래의 아이들의 멋진 모습을 보고,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하여 예능 사무소인 765프로덕션에 들어왔답니다.

지금은 레슨을 끝마치고 잠시 쉬는 시간. 이것저것 생각에 잠겨 한숨을 쉬고 있자니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며 정적을 깼습니다.

"유키호~나야. 레슨 잘 받고 있어?"
"아, 프로듀서..."

이 사람은 저의 담당 프로듀서. 사실 저만이 아니라 여러 다른 아이들도 맡고 있지만...반 년 전에 입사해서, 저를 담당하시게 된 건 불과 몇 주 전.

그래도 반년 동안이나 자주 뵙다보니 남성 분들을 껄끄러워하는 건 많이 줄었다...고 생각해요. 이 분에 한해서만 일지도 모르지만...

"음료수 사왔어. 근데 표정이 조금 안 좋아 보이네. 무슨 일 있어?"
"아..."

스포츠 음료를 건네 받으며 생각했습니다. 아이돌로써 성장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표현하면, 지금 담당을 하고 계신 프로듀서께 책망하는 것처럼 들리겠죠. 프로듀서께선 저 말고도 많은 아이들을 담당하시고 계시고, 아직 정식 프로듀서가 된지는 몇 달도 지나시지 않으셨는걸요. 역시 이건...

"...전 아이돌에 어울리지 않는 걸까요."
"응? 무슨 소리야?"
"저는 몸매도 빈약하고, 키도 땅달막하고, 남성분들도 껄끄러워히고...이런 제가 아이돌이라니, 역시 웃기겠죠..."
"아니아니,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손을 저으며 부정하시는 프로듀서.

"그래도...다른 애들은 아즈사 씨도, 타카네 씨도, 하루카도, 히비키도, 미키도, 모두들 스타일이 굉장히 좋은걸요. 그에 비해서 전..."
"..."

프로듀서는 갑자기 말이 없으셔요. 왠지 이 사람에게는 이런 고민을 저도 모르게 털어놓게 되요. 담당 프로듀서가 되기 전까지도 제게 있어 -가족을 제외한다면-제일 가까우신 남성 분이셨고, 담당 프로듀서가 된 지금은 뭐랄까...

"프로듀서, 제가 제일 빈약하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을 알려주시겠어요? 솔직하게 말씀해주세요."

기대고도 싶고, 함께 나아가고도 싶고, 나를 좀 더 봐줬으면하는, 그런 사람. 프로듀서에게 한 껏 용기를 내어 물어봅니다.

"...하아, 잠깐만. 어디..."

그렇게 말하시며 갑자기 얼굴을 가까이하시는 프로듀서. 순간 놀라 어깨를 움츠렸습니다.

"프, 프로듀서?"
"잠시 가만히 있어봐."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시는 듯하다 고개를 움직여 제 옆 얼굴을 보시기도 하고, 시선을 내려 제 몸을 보시기도 하시고, 가만히 서 있는 제 뒤쪽으로 가시기도 합니다.

"저, 저기...프로듀서어..."
"음~잠깐만."

우우...점점 얼굴이 발갛게 되는 것이 느껴집니다. 여, 역시 남자가 껄끄러운게 프로듀서에게도 남아 있는 건가...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프로듀서의 목소리가 왼쪽에서 들려왔습니다.

"음, 역시."

여, 역시?! 어, 어디가 빈약하다고 말하시려는 건가?! 하고 놀라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프로듀서의 얼굴이 제 바로 옆에, 닿을 정도로의 거리에 있었습니다.


"유키호는 전부 귀여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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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
"유, 유키호?!"




"유키호~나와~이야기 좀 하자~"
우우, 또 구멍을 파버렸어요...프로듀서에게 만큼은 익숙해져서 안 이럴 줄 알았는데...너무 부끄러워서...


...


그렇게 생각했는데...얼굴을 팔로 감싸다 알았는데...큰 일이에요...표정이...웃음이 풀리지 않아서...연기력 레슨을 할 수가 없어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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