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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 “아 흥미로운 실험재료 발견!” P “이제부터 실험은 금지다”

댓글: 18 / 조회: 1205 / 추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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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02, 2016 21:09에 작성됨.

- 대학원은 실제로는 아주 좋은 곳입니다

- 보다 메모장으로 7.05kb인데 이러면 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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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엄청나게 좋은 날이다. 대학원을 그만두고 아이돌 프로듀서로써 첫 업무를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아이돌 프로듀서도 엄청난 노동강도를 자랑하지만 대학원생만 할까?


나는 원래 적당히 의학대학에 진학하여 의사로 꿀을 빨려고 했다. 그럴 성적도 되었지만 1학년 때 들었던 일반화학 교수가 이제는 화학의 시대라고 약을 파는 바람에 지망학과를 화학과로 넣어버렸다. 일생 일대의 실수였다! 화학의 시대가 오긴 했지만 그것은 화학공학과 놈들에게만 허락된 시대였고 자연과학대 학부생을 내정시켜 줄 기업은 없었다. 그리고 난 일생일대의 실수를 한번 더 하고 만다.


煎 일반화학 교수 “솔직히 자연과학대는 학사 전공으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대학원에 오면 장학금을 받으며 나중에 세계 유수의 대기업으로 갈 수 있어요.”


뭐. 틀린 말은 아니었다. 다만 빠진 것이 있다면 대학원생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니라 노예라는 것이지.
아침 9시까지 학교에 오면 교수의 수업 준비를 해야 한다. 기자재가 고장이 나면 그것이 어찌 되었든 내가 욕을 먹는다! 학교가 관리를 안한게 도대체 왜 내 책임인가? 게다가 연구를 하려고 하면 교수는 가이드라인도 정해주지 않으면서, 실수를 하면 넌 도대체 왜 그것밖에 못 하냐면서 욕하고, 다시 하려고 하면 교수가 나에게 일을 마구 던져줬다. 게다가 출근은 첫차 다음 차를 타고 하고, 퇴근은 막차였다. 아무리 블랙회사라도 이렇게 일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나는 100명의 학생들이 본 일반화학 중간고사 채점을 하다가 대학원을 집어치우고 나오게 된 것이다.


“여기가 101011010 프로덕션인가.”
엔트리 시트 작성할때부터 생각한 거지만 네이밍 센스 참 고약하다. 분명히 여기 사장은 컴퓨터공학과를 나왔을 것이다.
“안녕하십니까. 오늘부터 업무를 맡게 된 P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치히로라고 해요. 프로듀서님의 업무를 도울 테니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여쭤보세요.”


아. 이것이 조교를 밑에 둔 교수의 느낌이었나.

“자네가 P인가?”
뒤를 돌아보니 무언가 대학교 총장 같은 포스를 가진 여성이 있었다. 분명히 높은 사람일 것이다.
“네. 그렇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나는 미시로 전무라고 해. 그건 그렇고 엔트리시트를 보니 대학원을 관두고 왔더군? 과연 여기서는 잘 버틸 수 있을까?”
“지켜봐주십시오.”


못 버틸까. 여기에 있게 된 지 30분도 안 되었지만 적어도 대학원보다는 낫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흠, 지켜보지. 거두절미하고 너에게는 이치노세 시키의 프로듀싱을 부탁하고 싶네.”
“이치노세… 시키 말입니까? 어떤 아이인지요.”
“보면 알 걸세. 따라오도록.”

복도를 지나 도착한 곳은 프로듀서 사무실이었다.

“들어가겠네.”
“아! 전무! 무슨일이야?”
“오늘부터 자네의 프로듀서가 될 P네.”


이치노세 시키. 단추가 조금 풀린 교복을 입고 있었고, 책상에는 비커가 있었다. 비커에는 무언가 액체가… 액체가…. 안돼. 일반화학실험은 생각해내선 안된다. 이제 나는 조교 따위 아니야.

“흠, 네가 내 프로듀서? 좋은 실험체가 될 것 같네!”
“실험체라니… 어쨌든 오늘부터 네 프로듀서가 될 P라고 한다. 잘 부탁해.”
“P, 자네에게 주는 첫 과제야. 이 아이를 빛나는 별로 한번 만들어보도록. 그럼.”
그렇게 미시로 전무는 복도로 걸어나갔다. 애매모호하게 던져주는 것은 지도교수와 다를 바 없군. 그건 그렇고, 나는 해소해야 할 궁금증이 있었다.
“이치노세, 그것보다… 저 비커에 있는 액체는…”
“응? Dichloromethane이야.”


“뭐?????????????”
“뭐 문제라도 있는거야? 시키의 특제 약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 뿐인데?”


아, 생각해내버렸다. 일반화학실험.
생각해내기도 싫었다. 마당에 풀어놓은 비글과도 같은 1학년들이 염산과 황산 같은 위험물질을 갖고 노는 것을 필사적으로 말리는 일까지 해야 했다. 게다가 그런 1학년들은 실험기구에 대한 지식도 없어서 실험을 한번 끝내고 나면 저울들이 아무것도 올라가지 않은 상태에서 1g라는 값을 내놓을 정도의 상태가 되어버리고 그것을 고치려고 1시간 정도 저울과 씨름을 한 뒤 연구실로 돌아가는 일상이었다.
그런데 그런 비글들도 저런 화학약품을 보안경도 끼지 않고 후드 밖에서 취급하진 않았다!


“이번에는 잘 몰라서 그런 것 같지만 앞으로는 이런 약품은 사무실에서 취급하지 말도록.”
“응? 예전에도 계속 해왔었는데?”
“금지다.”
“응?”
“금지라고!!!!”
“응? 화학 아이돌 시키님이 실험을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데 말이야?”
“화학 아이돌이란 게 안전장구도 없이 실험을 한단 말이야? 화학 아이돌? 웃기지 마! 나는 너 같은 학생들을 몇백명은 봐 왔고 자비심없이 F를 던져줬다! 화학을 모욕하지 마! 어찌됐든 당분간 실험은 금지다. “
“아….그래, 알았어.”
이치노세의 눈이 죽은 동태눈처럼 변해버렸다. 그것보다, 아직 질문은 남아있다.
“그것보다, 안전교육은?”
“안전교육? 그게 뭐야?”
“이치노세!!!!!!!!!!!!!!!!!!!!!!!!!!!!!!!!!!!!!!!!!!!!!!!!!!!”

그 길로 이치노세를 컴퓨터에 앉혀서, 실험실 안전교육을 보게 했다.

 

“나…. 이젠 싫어…..”

“어쩔 수 없다. 실험을 하려면 일단 교육부터 철저히 받으란 말이다. 그리고 상태를 보아하니 오늘은 뭘 하긴 글러먹었군. 집에 가라. 내일 다시 보자고.”

“응……”
술에 취한 대학생처럼 비틀거리며 이치노세는 문을 나섰다.

“그건 그렇고, 나는 내 일을 해야지.”
그렇게 말하며 키보드를 쳐내려 간다.
“실험용…후드…저울…구매…신청서..”

 

서류는 끝났고, 미시로 전무와의 전투다. 하지만 나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지.

 

“자네, 여기가 아이돌 프로덕션인 건 알고 있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대학원에나 갖다 줄 서류를 나에게 보냈지?”
“그것은 이치노세의 모티베이션을 위한 것입니다.”
“그것과 이것이 무슨 상관이 있지?”
“그녀는 보아하니 화학 아이돌을 목표로 하고 있더군요. 그렇지만 그녀의 화학 실험은 위험천만하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대로는 절대로 화학 아이돌이 될 수 없습니다. 화학실험은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지요. 그리고, 이 프로덕션 건물의 안전을 위한 것입니다.”
“안전이라고?”
가방에서 병을 꺼내면서 대답했다.
“어제 이치노세 시키가 실험하던 약품입니다. 이 약품은 염소를 함유하고 있죠. 네, 그렇습니다. 독가스 말입니다.”
“!”

안전이란 핑계는 언제나 옳다. 특히 듣는 사람이 과학에 무지하다면 더욱 그렇다. 디클로로메탄에서 염소라니 대학원에서 그런 말을 했다간 영원한 웃음후보가 되겠지.
어쨌든. 나는 지금 배송이 온 후드를 설치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아, 이치노세인가. 마침 잘 왔다. 이제부터 실험은 이 안에서 하도록.”
라고 후드를 보여주자 그때까지만 해도 어제부터 계속 동태눈이었던 이치노세의 눈이 빛나더니
“프로듀서 대단해!!! 이제부터 실험을 할 수 있는거야??”
“그래.”
“고마워!! 이제부터 시키라고 불러줘!”
“알았다. 그건 그렇고 시키, 보안경과 덧신은?”
“응? 그런 게 왜 필요해?”
“그걸 사올때까지 실험 금지다.”
“지금까지 그것 없이도 실험 잘 했는데?”
“제정신이야????? 화학약품이 눈과 발에 묻으면 대형사고가 난다고!!!”
“우우…”
시키의 눈이 다시 동태눈으로 변했다.

 

다음 날, 드디어 시키가 실험 풀세트를 가지고 왔다.

 

“고글 너무 답답해… 이런 거 정말 필요한거야?”

“벗는 순간 실험 중단이다. 그것보다 예비보고서는?”

“응? 시키님의 실험에는 보고서 따위 없다구?”
“그게 무슨 화학실험이야! 보고서가 없는 화학실험 따위 없다! 화학실험의 시작은 예비보고서! 화학실험의 끝은 결과보고서! 그것도 없이 무슨 실험이야!”
“그래, 보고서 말이지? 조금만 기다려.”
몇 분 후 시키는 복사기로 뽑은 것 같은 A4용지 1장을 들고왔다.
“자! 여기 보고서!”
그것을 본 나는 눈길을 돌리지도 않고 그것을 찢었다.
“보고서를 왜 찢는거야!”
“이건 예비보고서가 아니다. 두 가지 이유를 알려주지. 일단 실험목적, 실험기구와 시약, 실험이론, 실험방법조차도 없잖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중요한 것?”
“예비보고서는 반드시 자필로 써야 한다! 예비보고서를 워드로 쳐 오다니 화학에 대한 모욕이야!”
“그런… 말도 안 되는……”
시키는 그렇게 말하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래…. P가 원하는 대로 다 할게…. 그러니까…실험을 하게 해줘…..”
실험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을 내가 막을 이유는 없다. 나는 가방에서 일반화학실험(자유아카데미) 책을 꺼내서 시키에게 건네주었다.


“자필로, 4페이지 이상.”

시키는 쓰러졌다.

 

 

 

용어설명 

후드 : 화학실험을 할 때 나오는 유독증기를 빠르게 배출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입니다 (비쌈)

디클로로메탄 : 그렇게 위험한 건 아니고 맡으면 암 좀 걸릴수 있고 그렇습니다.

[이 게시물은 님에 의해 2016-10-04 14:06:59 창작판에서 복사 됨] http://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create&wr_id=76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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