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짧은 프랑스에서 보낸 하루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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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8, 2015 02:34에 작성됨.

부제: 영어 따위는 뜨레기였습니다.

 깨어난 것은 프랑스의 어느 민박집의 아침 식사가 시작되는 7시입니다. 후다닥 내려가서 밥을 먹는데, 몇 개월 만에 제대로 먹어보는 한국 음식이라서 눈물이 다 났습니다!

 식사를 끝낸 후에 이런저런 준비를 하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오전 시간에 볼려는 것은 이것저것 있지만 일단 에펠탑을 보러 갔다고만 이야기 해둘게요.

 프랑스어라서 무슨 역의 열차라고는 설명은 못 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2층! 2층! 2층!

 필요 없는 덧붙임이지만...... 생각도 없이 타서 목적지의 반대로 가는 열차를 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걸 다섯 정거장이나 지나서야 알아차렸죠. 지도를 확인했지만, 똑같은 알파벳이라도 프랑스어라는 이유로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죠. 실은 웬 소재가 떠올라서 하앜하앜 거리고 있었습니다.

 아무튼 1시간 가까이 걸려서 애팰탑이 있다는 역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탑은 안 보이고 빌딩들만 보이더군요. 지도는 분명 역에서 나오자마자 탑이 보일 거라고 했는데 말이죠. 그래서 이상하다, 란 생각을 품으면서 딱 1분을 걸으니...... 웅장한 에팰탑이 두둥, 하고 나타난 것입니다! 빌딩이 가리고 있었던 거예요. 이것이 바로 등잔 밑이 어둡다는 겁니다!

 왔는가, 보디타마쿠마.

 여태까지 수 천 번은 들어보고, 수 백 번은 사진으로 보았던 에펠탑이지만 실물로 보니까 웅장하더군요. 이래서 관광을 가는거구나, 하는 생각도 역시나 들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웃으면서 탑을 향해 뛰어갔죠. 목표는 에펠탑 꼭대기에 올라가는 것이다!

 그러나...... 저의 바램은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사진은 못 찍었지만, 에펠탑 아래에 사람들이 득실득실 하더군요. 전부 올라가려고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거의 한 시간을 기다려 보았음에도 차례가 안 돌아와서 그냥 포기하고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다음을 노려야지요.

 사진은 더 있지만 저거 한 장만 올릴 게요. 용량 많으면 왠지 문제일 것 같기도 하니까요.

 그나저나, 시무룩하게 돌아가던 도중 제 마음을 달래주는 게 있었으니......!

 오리 선생이다! 런던에 있을 땐 거위가 당당하게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길거리에서 애정행세를 보이던데 여기서는 오리 선생님들이 활개를 치고 있었습니다. 다가려고 하니까 오히려 저를 쫓아내더라고요, 닝겐들이 말이죠.

 귀여워~♡

 다음 목표는 에펠탑 바로 옆에 있는...... 걸어서 아마 10분 살짝 넘게 걸리는 곳에 있는 궁전인지 뭐시기를 보러 갔습니다. 왔던 역이 화폐로만 표를 살 수 있는 기계만 배치되어 있어서 걸어서 가버린 겁니다.

 다음 목표는 너다!

 이름을 모르는 볼 거리여! 나는 네가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멋있으니 보러 간다!

 풀 밭이 길게 이어져 있는데, 수많은 야만인들이 동포들이나 커플들끼리 앉아서 광합성을 하고 있었습니다. 개 같은 짐승들도 있었지만 자기 주인의 훈련에 침을 흘리며 뛰어다니고 있었죠. 공이 실수로 저한테 날아왔을 땐 서비스로 개까지 함께 날아왔습니다. 아슬하게 부딪힌 걸 피하니까 외국인이 와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는데 어느 나라 언어인지 모르겠습니다. 즉, 사과를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나질 않아요!

 귀여워~♡

 야드(yard) 사이로 꽤나 큰 도로가 있는데도 저런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더군요. 기이한 자전거도 많았습니다.

 그나저나 가던 도중 배고파가지고 먹거리를 찾아다녔는데, 뭐 먹을 많안 장소가 없더군요. 다행인 사람 많음=상인 있음, 이라는 공식 덕분에 뭘 먹을 만한 걸 찾을 수는 있었습니다.

 타마쿠마: 하나 주세요. (영어로)

 점원: *#$*&%*#$ (프랑스어)

 타마쿠마: Y... Yes......? <삐질삐질>

 점원: #$%&#$% <하나 줌>

 타마쿠마: Thank you

 

 돈 내고 먹긴 먹었는데...... 한 입 먹고 비명을 지르며 버렸습니다. 크래이프 비슷하게 생겼는데, 그냥 간단하게 크림 같은 거 발라주는 음식이거든요. 근데 발라주는 게 딱 봐도 초콜릿처럼 생겨서 그거 해달라고 했는데, 초콜릿이 아니었습니다. 그거랑 비슷한 무엇...... 짠 맛이 강렬했죠. 그 이상의 맛도 있었는데 설명을 하진 못 하겠습니다.

 들어간 것까진 좋았는데 휴대폰이 죽었더라고요. 그와 동시에 제 희망도 죽었습니다. 왜냐하면 휴대폰 안에 지도가 다 있는데...... 그것보다 사진도 못 찍었다구요!

 어떻게든 돌아오긴 했습니다만 사진 못 찍은 게 아직도 아쉽네요. 구경은 신나게 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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