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량단속 불시검문에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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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24, 2017 02:45에 작성됨.

아버지 친구분 아버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정확히는 엊그제)

이분이 6.25 유공자셔서 내일 화장식을 한 뒤에 국립묘지로 유골을 가져갈 예정이라

서울에서 내려오신 다른 친구분께서 저희 집에서 자고 가신다고(집 바로 옆이 장례식장) 하시더군요.

문제는 이 아저씨께서 갓 스물이 되었던 팔팔한 제 동생과 술다이를 붙어서 이긴 전적이 있다는 것.

참고로 동생놈은 고딩때 이미 소주 병나발을 불고 다닌 전적이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제 입영통지서도 나왔던지라 아버지께서 상갓집에 이어 2차 술상을 주문하셨고

슬그머니 꽁무니를 뺀(…) 동생놈 대신에 제가 어른들 술시중을 들었습니다.

오늘 영장나왔다고 하니 아저씨께서 열심히 술잔을 채워 주시는데

오늘따라 왜 소주가 달달한가 (평상시에 소주는 쳐다도 안 봄) 했더니

 

 

술상에 젓가락이 두 쌍 뿐.

 

 

결국 어른들께 젓가락을 양보해드린 저는

소주 두 병 반까지 (즉, 저만 젓가락이 없다는 걸 아저씨께서 눈치채셨을 때까지) 안주도 없이 달달한 깡소주를 마셨습니다.

집에 소주가 세 병밖에 없었다는 것에 감사해야겠습니다.

사실 작은병 소주가 김치냉장고에 더 있지만 판사님 맹세컨대 저는 모르는 일입니다.

아 그냥 처음에 젓가락을 가져왔으면 되었을 것을 왜 괜히 깡다구로 개기다가 이 지경이 되었는지…

이제 저는 깡소주 한 병이면 평형감각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는 것을 경험했으니

앞으로는 주의… 아니 그냥 깡소주를 마실 일이 없으면 좋겠군요.

 

어쨌거나 다음달 20일 월요일 논산 육군훈련소에 위성통신 특기로 입대합니다.

바라건대 무사히 다녀올 수 있기를…

그럼 (아직 깨 있는 분들이 있다면)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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