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타는 달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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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14, 2017 23:15에 작성됨.

제 친구가 요즘 밖에 달이 유난히 밝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이 친구가 저처럼 감성타는 시기가 와서 그런가... 라고 생각했다만...

저도 왠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친구의 말에 이끌려서 제가 아주 어렸을때...

우주비행사를 꿈꾸는 7살에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집 구석에 박아둔 천체망원경을 꺼내서

제일 추운날 창문을 열고 오랜만에 밤 하늘을 향해서 망원경을 조준했습니다.

제가 우주비행사를 꿈꾸던 당시에 선물받은 천체망원경....

당시에도 수백만원이라는 매우 비싼 천체망원경은 역시 가격만큼 성능을 보장했고, 우주비행사를 꿈꾸던 한 7살 아이는  

매일 밤, 쏟아지는듯한 별이 잔뜩 새겨진 하늘을 보면서 꿈을 펼쳐나가기에 충분했죠.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주비행사'라는 원대한 꿈을 접어가기 시작했고,

지금은 차가운 현실에 마주하고 있습니다.

뭐, 그래도 제 어렸을때의 꿈의 조각을 하나씩 다시 맞춰가면서 망원경을 꺼내 창문에 다시 설치한 시점에는

다행히 달이 망원경의 범위 안에 들어왔습니다.

 

이불을 뒤덮고, 따뜻하게 녹차를 한잔마시며 화과자를 한입 베어물며, 보조 안경으로 천체망원경을 달에 초점을 맞춰가고

달과의 방향이 정확히 맞아 떨어진 그 타이밍에 최고 배율렌즈로 달을 조준해서 달을 들여다 보는 순간...

 

 

아찔할 정도로 아름다운 광채가 쏟아지더군요.

 

달의오묘한 색은 뭐랄까... 백색이라 하기에는 약간 연 노란색이고, 뭔가 연 노란색이라고 하기에는 빛이 나면서... 그...

여튼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그 색을 수년만에 꺼낸 천체망원경에 수백배 확대해서 눈에 한가득 담은 지금, 감동이 몰려오는군요.

평소에도 그냥 지나치던 달을 이렇게 다시 보니...

제 어렸을때의 꿈이 다시 살아나려고 하네요.

7살에 달을 보면서, 우주선을 타고 저 달에 가보겠다는 순수한 생각을 하던 아이가 '저'였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세상의 부조리에 굴복하여 접힌 한 아이의 꿈이 지금 다시 펼쳐지려고 하는군요.

뭐...

이렇게 된 이상 인생 살면서 더 큰 꿈을 꾸면서 살려고요.

저질러버리겠습니다.

 

물론 '우주비행사'라는 꿈은 이제 아니지만,

제 마음속 깊숙히 품고있는 원대한 꿈 하나를 

다시 펼쳐보이겠습니다.

15년뒤를 기약하죠.

(... 이렇게 써보니 뭔가 쑥스럽네요.)

 

여러분도 이번 겨울에 마음속에 깊숙히 품었던 꿈을 다시 한번 펼쳐보이는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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