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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pro의 매니저-모가미 家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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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3, 2017 02:30에 작성됨.

모가미는 말을 마친 후,여전히 괴로운 표정으로,극장을 뒤로했다.
"......"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후우.괜찮다.가슴 한켠이 매우 아려오지만,버틸 수 있다.
그래,나는 아직 외부인이다.그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나는,외부인.그리고...
"하루빨리 녀석들에게 인정받아,관련인..아니,동료가 된다."
그렇다.그것이 나의 바램.몇년만에 생긴,나의 목표다.나는 아직 완전히 인정받지 못했다.
"....좋아."
겨우 진정한 나는 바닥에 아무렇게 떨어져있는 더러워진 걸레를 집어들었다.
반대손으로는 마찬가지로 더러운 물이 가득 들어있는 물통을 집었다.
이제,할 일이 생겼다.

 

 

청소도구를 정리하고 내가 쓰고 있는 사무실로 돌아왔다.깜빡하고 창문을 닫아놓지 않아
평소보다 온도가 낮은 느낌을 받았지만,굳이 신경쓰지는 않았다.
"...미안하네.또 일 할 시간이다."
여태까지 초과업무를 수행하던 컴퓨터에게 사과하며 전원버튼을 눌렀다.
세차게 돌아가는 쿨러소리가 항의를 하는 것처럼,동시에 열심히 일하라는 응원을 보내는 것 같아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모가미...모가미 시즈카."
형의 파일들 중에서 아이돌 정보 파일을 찾아냈다.타닥타닥.모가미 시즈카라는 이름을 입력하자
그녀에 대한 정보가 나왔다.
마우스의 스크롤을 천천히 내리며 유심히 모가미의 정보를 다시한번 확인했다.
그리고 특이사항이라는 항목에서 스크롤을 멈추고 한동안 그 정보를 보았다.

 

 


"..저기,유리코.물어볼게 있는데."
오후.일을 나갔던 아이돌들이 하나둘 극장으로 돌아왔다. 나나오 유리코는 사무실로 돌아와
나에게 인사와 일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한 후,책에 세계로 빠져들었다.
"....네?뭔가요,매니저씨?"
책을 읽던 유리코는 조금 반응이 늦었지만 책을 잠시 덮은 후,나에게 시선을 보냈다.
"그게....너,모가미의 사정이라는 거,알고 있어?"
"시즈카짱의,사정,인가요?으음...아니요,잘 모르겠는데요?"
그런가.유리코는 모르고 있는건가.솔직히 말하자면 알고 있었다.유리코는 모를거라는 것을.
아마 다른 동료 아이돌들도 모를것이다.
"저기,시즈카짱의 사정이라는게 뭔가요?핫! 역시 시즈카짱은 경찰이었던건가요?!"
"..아니,아마 아니라고 생각하는데...그보다 어째서 그런 결론이 나온거야..."
유리코는 '그렇지만'으로 시작해서 자신의 뇌내망상을 마음껏 피로해냈다.
평소와 같은 유리코다.평소와 같음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안심이 되는 걸까.
나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서 유리코에게 다가가,머리를 쓰다듬었다.
"후엣?어,가,갑자기 뭐,뭐하시는 건가요?"
"아니,고마워서."
정말 그렇다.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이,그것을 언제나 나에게 들려주는 것이,
언제나와 같은 모습과,미소를 보여주는 것이,너무나도,고맙다.
말없이 머리를 쓰다듬는 나를 보고 처음엔 당황하던 유리코도 이내 가만히 나의 쓰다듬을
조용히 받고 있었다.그리고,덧붙였다.
"무슨일인지 잘은 모르겠지만,힘드실 때는 의지하셔도 좋아요."
"....."
"매니저씨는 항상 무언가를 혼자 책임지시려 하는 것 같으세요.저도 매니저씨에게 도움을 받은
몸이고,무엇보다 저희는 친구잖아요?사랑...에 대해 연구하는..."
유리코는 어째선지 마지막 말을 조금 흘리며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그,그러니까! ...무언가 막히시거나 곤란하실 때에는 저,아니 저희들에게 의지해주셔도 좋아요.
줄리아짱도 모모코짱도,모두 매니저씨를 돕고 싶어할거에요. ...물론 저도 말이에요."
그렇게 말하며,유리코는 살짝 웃음 지어 보였다. 조금 홍조를 띠며 가만히 상대를 지켜보며 짓는
웃음.그 웃음에 화답하듯 조금 삐져나오려는 눈물을 참으며 웃어보였다.
"...고맙다.많이 도움이 되었어."
"별 말씀을! 랄까,아무것도 안했지만요.헤헤헤."
그렇지 않아,유리코.너 덕분에,너희들 덕분에.나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너희들 덕분에지금
이렇게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어.
유리코의 머리에서 손을 떼 문을 향해 걸었다.
"힘내세요,매니저씨."
".....응."
모른다고 해서 도망칠 수는 없다.한심하게 가만히 있을 수 없다.일단,부딪히고 보는거다.
문손잡이를 열기 전,뒤를 돌아보았다.유리코는 가만히 나를 보고있었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고맙다."
"정말~.몇번을 말하시는 거에요,매니저씨! ....저도 고마워요."


극장을 나왔다.이 근처의 지리는 대충 외우고 있다.모가미의 집은....이쪽이다.
걸으면서 휴대폰을 꺼냈다.

 


'저...아니 저희들에게 의지하셔도 좋아요.'
"...정말~.거기서 망설이는거냐고..."
유리코는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방금전에 있었던 일.작은 해프닝.그것을 천천히
다시 생각해보았다.웃음이 지어졌다.웃음을 지은채로,머리에 손을 갖다댔다.
'후훗..매니저씨의 냄새가 나는것 같네요.그럴일이 없지만요.하지만....'
유리코는 생각했다.프로듀서의 냄새와 닮았다고...안심이 되는,그런 냄새라고.
"정말 닮은것 같네요.형제라서 그런가요."
두근.심장이 뛰었다.유리코의 볼은 방금전과 비슷하게,혹은 더 붉어졌다.
'사랑.....'
무의식중에 떠오른 그 단어를 여러번 곱씹으며,유리코는 다시 책을 펼쳤다.
마침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에게 고백하는 장면이었다.

 

"여긴가."
꽤나 세련된 집이었다.하코자키가와 비교를 한다면 비교가 되긴 하지만,이곳도 상당히 고풍적인
분위기를 띄는 집이었다. 검은색 바탕에 흰색의 무늬가 새겨져있는 세련된 대문도
이 집이 평범한 가정집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알려준다. 숨을 한번 고른 후 대문 옆에 있는
초인종을 눌렀다. 잠시 후,정중한 어조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시죠?"
"아,저는 765프로덕션에서 온..."
"아,765프로덕션 분이시군요.아가씨의 대한 일로 오신건가요?"
아가씨라니.예상은 했지만 메이드라든가 집사라든가 있는 거였나.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알겠습니다.잠시만 기다려주시죠."
잠시 기다리니 대문이 철컹,소리를 내며 열렸다.이거 자동문이었냐.
조용히 문을 밀고 들어가니 제법 큰 마당이 보였다.모가미는 조금 사는 집안이었던 것 같다.
문쪽으로 다가가니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자세히 보니,메이드였다.응,역시 메이드였다.
머리를 뒤로 단정하게 묶은 메이드는 방금 초인종에서 흘러나온 목소리와 같았다.
"어서오십시오.음?평소의 분이 아니시군요."
평소의 분은 아마 형을 말하는 것이리라.여차저차 조금 사정을 설명해주었다.
"그러시군요.그 분이 아프시다니.별 일이 다있군요."
메이드는 내 설명(물론 거짓말)을 듣고 조금 미심쩍어 했지만,별 말없이 나를 들였다.
집안도 꽤나 넓었다.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중앙계단과 그림.그림에 나와있는 사람은
조금 모가미를 닮은듯 했다.

 

 


"이곳이 주인님의 사무실입니다."
메이드는 나를 어느 방으로 안내해주었다.여느방과 비슷해보이는 외관이었다.
"그럼,부디 열심히 노력해주시기 바랍니다."
메이드는 나에게 조금 고개를 숙이고,돌아서 멀어져갔다.
열심히 노력,이라.메이드도 상황은 파악하고 있는듯 하다.
그리고,메이드는 모가미를 생각하고 있다.모가미가 괴로워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듯하다.
"부담을 더 늘려주면 어떡하냐."
쓴웃음을 지으며 문을 두드렸다.
"들어와라."
중후해보이는 목소리가 안에서 들렸다.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갔다.
벽에 가득한 책들,그리고 책장들.사무실이라곤 하지만 서재와도 같은 장소였다.
컴퓨터 앞에서 나를 보는 남자.목소리만큼이나 중후해보이는 생김새였다.
조금 더 단적으로 말하면 고집이 세보였다.한눈에 보기에도 모가미의 아버지였다.
"...뭐야.그 녀석이 아니잖아."
또 형얘긴가.그나저나 형은 여기서 뭘한거지?아까 메이드의 반응도 그렇고
눈앞의 젠틀맨의 반응도 조금....뭐,지금 신경쓸 일은 아니지만.
"형의 대리로 왔습니다."
모가미의 아버지는 별로 관심이 없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왠지는 모르겠지만,조금 기분이 안좋아졌다.왜지?
"그래서,여기엔 왜 온건가?"
이미 다 알고 있으면서 그런 태도를 취하는 건가.후우.숨을 골랐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의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그래,가장 큰 이유는,내가 공감을 못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그럼에도 해야만한다.
"모가미가 하고 싶은걸,모가미의 꿈을,아이돌 활동의 반대를,그만두셨으면 합니다."
부모의 반대. 알 수도,이해할 수도 없는 그것을,나는 막으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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