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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댓글: 8 / 조회: 778 / 추천: 4



본문 - 04-01, 2017 20:30에 작성됨.

"저기 혹시..."
 
책상 앞을 톡톡 두드린다. 휴대전화에서 시선을 떼니까 어떤 여자가 나를 뒤돌아보고 있다. 흰색 점이 규칙적으로 찍혀 있는 청록색 원피스가 있고, 비슷한 색깔이 도는 검은 머리카락이 두 갈래로 묶여 있다. 흘깃 어깨 너머로 텅텅 빈 노트가 보였다.
 
"네?"
"혹시 노트 좀 볼 수 있을까요? 어제 수업을 안 들어서요..."
 
나는 지금이 언제인지 몰라서 다시 휴대전화를 보았다. 열한 시 삼십 분. 수업은 한 시간 이십 분이나 남아 있었고 교수님은 17족 기체의 전자친화도에 대한 설명을 느릿느릿 계속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여자는 마치 수업 시간이 아니기라도 한 것처럼 재차 말을 걸었다. 아주 작지만 매우 또렷하게 귀에 들어오는 목소리였다.
 
"나중에 식사라도 사 드릴 테니까요, 한 번만요."
 
기가 찼지만 얼마 가지 못했다. 수업이 재미없기도 했거니와 내 지갑엔 당장 점심 먹을 돈도 없었기 때문이다. 무슨 이유에선지 돈은 계속해서 없었고 어제도 선배를 졸라서 거의 밥을 뜯어내다시피 해서 먹었다. 막판에는 거의 카드를 선배의 지갑에서 억지로 빼내기까지 했었다.
 
나는 노트를 앞으로 내밀었다. 오늘 점심은 공짜로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 그래서 밥값은 언제 갚냐?
- ...애교로 어떻게 안 될까요?
 
선배의 매정한 메시지를 보고는 다시 휴대전화의 화면을 끈다. 앞을 보니까 수업이 끝나 가는지 사람들이 주섬주섬 가방을 챙기고 있고, 노트를 빌려준 여자도 거의 내용을 다 베껴 가고 있었다.
 
지난 주에 수업을 제대로 들었던 건 사실 조금은 우연이었다. 어영부영 대학에 들어온지 이제 겨우 2년이 지난 차였고 나는 2년 동안 무엇을 제대로 하였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남들처럼 락 밴드의 포스터가 방 안을 가득 채우지도 않았고 아르바이트 같은 데에 열중하느라 방 안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룸메이트 같은 건 아예 독방에서만 살아서 있을 리가 없었고, 자기 살 길을 어느 정도 찾은 듯한 동기들은 자연스럽게 멀어지던 중이었다. 그래서 그런 애매한 인생의 줄타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전공도 교양도 수업을 제대로 들을 리가 만무했고 특히 절대로 나하고는 하등의 관계도 없어보이는 화학 수업은 특히 심했다. 매일 잠을 자거나 휴대전화를 보거나 둘 중 하나를 했는데 그래도 놀라운 점은 어느 정도는 제대로 살고자 하는 결의를 했었다는 것. 그것이 세 시간 주기라는 것이 문제였지만. 그래서 제대로 살자와 그냥 대충 살자, 같은 삶의 결의가 세 시간 간격으로 교차하던 차에 제대로 살자는 마음가짐으로 수업에 들어갔던 것이다. 전부 적는 대로 필기를 했고, 학기를 3분의 2나 지나는 동안 거의 하지 않은 거나 다름없었던 이해라는 것도 어느 정도 했었다. 제대로 이해는 하지 못했지만 아무래도 14족 원소는 뭔가 반쯤은 전기를 통하고 반쯤은 전기를 통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자, 여기요. 고마워요."
"아, 네."
 
목소리가 커도 된다고 생각했는지 여자의 목소리는 조금 더 또렷했다. 나도 모르게 숨을 들이마셨다. 보통 노트를 베껴 줬다고 해서 저렇게 환하게 웃지는 않는데. 여자는 손뼉을 딱 쳤다.
 
"맞아. 점심 시간이지. 그럼 밥 사준다고 했던 거 지금 갈까요?"
"아, 네. 감사합니다."
"그럼 학생식당 어때요?"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가요!"
 
나로서는 학생식당도 감지덕지다. 여자는 교과서와 공책을 전부 놔둔 채 뛰듯이 강의실을 나갔다.
 
"저기요!"
 
하지만 이미 여자는 문 너머로 사라진 뒤였다. 나는 대충 책상을 휙 쓸어서 손에 들고 뒤를 쫓았다. 어찌나 걸음이 빠른지 여자는 이미 건물 정문을 나가고 있었다. 나는 하릴없이 뛰는 수밖에 없었다. 아침을 먹지 못한 배가 맹렬하게 꼬르륵 소리를 냈다.
 
"교과서 놓고 가셨어요!"
 
강의실이 있는 건물 앞에는 사각형의 정원이 있었다. 정원 한복판에 와서야 겨우 여자를 따라잡을 수 있었다. 여자는 만면에 미소를 띈 채로 나를 돌아보았다.
 
"아 고마워요! 가방이 가볍다 했어요."
 
여자는 노트와 교과서를 에코백에 집어넣었다. 유행하는 글씨체로 'find your wind'라고 쓰여 있는 평범한 에코백이었다.
 
"그럼 가 볼까요?"
 
그러고 여자는 또다시 빠른 걸음으로 먼저 휙 가 버렸다. 어찌나 걸음이 빠른지 거의 달리는 것 같았는데 정작 팔이나 다리를 휘적거리는 건 무척이나 느려 보였다. 정말로 이상하기 짝이 없었다. 여자의 양옆으로 정원의 관목들이 지나갔고 발자국 주변으로는 보도블럭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여자가 이상한 건 당연하지만, 여자의 주변을 둘러싼 것까지 이상했다. 금화로 가득한 보물창고를 보는 느낌이었다. 진짜로 내가 돈이 없긴 한가보다.
 
 
 
여자는 계속해서 따라가지도 못할 만큼 빠르게 걸어가더니 학생식당 계산대 줄 앞에 서고서야 멈추었다. 나는 쓸데없이 숨이 차서는 여자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여자는 숨이 찬 기색도, 따라온 나한테 미안한 기색도 없었다. 밥을 사 주는 게 아니라 같이 먹는 거였다면 분명 나는 화를 냈을 터이다. 하지만 밥을 사 주는 사람이 상전이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몇 년씩이나 방문했던 학생식당은 소음마저 익숙했다. 강의를 듣기 전에도 이 여자를 본 적이 있던가, 할 일도 없이 캠퍼스를 막 돌아다닌 적은 많지만 이 여자를 본 적은 없었다. 분명 그 청록빛 긴 머리만으로도 눈에 엄청나게 띄었을 것 같은데. 아니면 알고 보니 새내기였다던가? 여자는 계속 식권 자판기 앞에 서서 메뉴를 고르고 있었다. 뒤쪽으로 늘어선 사람들이 슬슬 앞쪽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여자를 쿡쿡 찔렀다.
 
"아! 설탕!"
"네?"
 
손가락이 채 닿기도 전에 여자는 휙 돌아섰다.
 
"설탕 뿌린 빵이요. 먹고 싶지 않아요?"
"...여긴 안 팔잖아요."
"여기여기!"
 
메뉴판을 보자 하니 모닝 메뉴인지 뭔지 페이스트리 빵에 설탕을 뿌린 메뉴가 있었다. 신메뉴라면서 급조한 종이만 슥 끼어들어 있는 걸 보니 오늘 막 개시한 모양이었다.
 
"음... 그럼 전 그냥 기본 정식으로 할게요."
"~♪"
"안 듣네..."
 
여자는 콧노래를 부르면서 능숙하게 자판기의 버튼을 눌렀다. 곧잘 식권 두 장이 떨어졌다. 하나는 그 설탕 뿌린 빵이었고, 하나는 기본 정식이었다. 식권을 받아들자마자 여자는 또 그 빠른 걸음으로 슥슥 음식 받는 곳으로 가 버렸다. 나는 다시 그 익숙한 소음을 헤치고 정식을 받으러 갔다. 오늘은 연어 구이랑 된장국이었다. 평범하기 짝이 없었다.
 
멀리서 여자가 식판을 들고 오는 모습이 보였다. 점심시간이 한창인 식당 안에는 지나가는 사람들도 앉아 있는 사람들도 너무 많았다. 나는 여자의 옆에 바짝 붙었다. 정말 이상한 점이라면 역시나 여자한테 시선을 돌리면 소음도 어느 정도 사라지고 금빛의 무언가가 빛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밥을 사 준 사람한테 보이는 자연스러운 경의 같은 걸까나. 앉을 자리를 기웃거려 찾아보았다. 여자한테서는 희미한 국화 냄새 같은 게 났다.
 
간신히 한 테이블을 찾을 수 있었고 나는 거기에 합석해서 앉았다. 내 옆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나랑 여자가 합석을 하던지 말던지 강의 얘기며 시험 얘기를 쏟아내고 있었다. 일 년 전이었다면 엄청나게 흥미가 있는 이야기였을 텐데. 여자는 아까 부르던 콧노래를 부르면서 빵칼로 빵을 잘라내고 있었다.
 
"...그걸로 밥이 돼요?"
"이거 먹고 또 먹으려고요. 아, 혹시 그 쪽도..."
"P입니다."
"아, 그럼 P 씨도 더 먹으실래요? 사 드릴게요."
"아뇨, 괜찮습니다."
 
페이스트리 빵이 여자의 입으로 들어갔다. 우물우물 꼭 다문 입이 움직이면서 곧 목울대가 꿀꺽였다. 일련의 과정을 전부 보고 있었다. 여자는 잠시 행복한 듯이 빙긋 웃더니 입을 열었다.
 
"아까 그 노트 말예요, 무슨 내용이었어요?"
"네?"
"아 그래! 탄소!"
"탄소...요?"
"이렇게 팔이 네 개라면서요?"
 
그러면서 여자는 손으로 자기 머리카락 끝을 잡고 팔을 들어올렸다. 두 갈래로 묶인 머리랑 가느다란 팔이 그럭저럭 네 개의 팔처럼 보였다.
 
"그렇게 생기진 않았지만요."
"아, 혹시 화학과?"
"그냥 글 쓰는 쪽입니다."
"근데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요?"
"그 날만 필기를 잘 했어요. 원래는 안 들어요."
"아하하하하!"
 
웃음소리에서 향기가 나는 것 같았다. 아까부터 무엇이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생글생글 웃고 있다. 밥을 한 젓가락 집어 입에 넣었다. 지은 지 오래 된 밥이 입 안에 꺼칠한 감촉을 남겼다. 그 쪽이 먹는 빵은 분명 엄청나게 부드러울 것 같은데. 정체를 알 것 같은 감정이다. 이는 나의 지갑 사정이라던가 무기력한 인생과도 아주 깊은 관련이 있다. 가끔 너무 많이 알면 다칠 때가 있다. 지금이 그러하다.
 
확실한 건 상당히 선명한 무언가가 내 앞에서 어른거렸다는 거다. 그것의 여자의 얼굴이든 밥이든 식권이든 간에, 무언가 금빛으로 반짝이는 무언가가. 생각을 멈추고 다시 여자를 보았다. 아니, 없다. 여자는 다시 식권 줄에 서 있었다.
 
나는 여자가 쏟아놓은 말들의 사 할도 채 이해하지 못했다. 잠이 오지도 않았고 딱히 대충 살자고 결의한 것도 아니었는데 식사를 하는 내내 여자의 말은 그 향기만 머릿속에 돌 뿐이지 정확히 무슨 말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여자가 두 번째 정식을 먹어치울 때까지 나는 여자와 정신없이 무언가 이야기를 했고 정신을 차려 보니 여자는 학생식당을 나오자마자 또 뛰듯이 캠퍼스를 가로질러 아무 데나 가고 있었다. 순간 머릿속이 차갑게 식었다.
 
그러니까 작별인사를 잊었거나 한 거겠지. 아니 보통 거의 처음 만난 사람끼리는 밥을 먹고 나서 헤어질 때 어느 정도 인사를 하지 않던가? 하지만 내가 알아 들었던 사 할 정도의 말, 예컨대 와산봉 과자를 좋아한다던가, 그림일기를 그리는 걸 좋아한다던가, 주말엔 등산을 간다던가 같은, 맥락이 이어지지 않는 말들을 종합해 보면 작별인사를 잊는 것도 별로 이상한 일은 아닐 것 같았다. 아니, 사실 그냥 헤어져도 좋았을지도 몰랐다. 그건 내 생각이었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그냥 밥 한 끼 얻어먹은 걸로 끝내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여자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여자의 팔에 있어야 할 게 안 걸려 있다는 걸 깨달았다.
 
다시 식당에 들어가 앉았던 자리에 가 보니까 교과서와 노트가 그대로 들어 있는 에코백이 의자 위에 놓여 있었다. 그 때는 몰랐는데 여자의 에코백에서는 아까 여자가 내 옆에 딱 붙었을 때 나던 그 냄새랑 비슷한 게 났다. 들고 식당 바깥으로 나오니 아니나다를까 여자는 온데간데 없었다. 여자의 연락처도 주변 사람도 몰랐다. 하지만 아무런 걱정이 없었다. 여자는 다음 주에 강의를 나올 테니까. 나는 그 길로 가방을 들고 집으로 향했다.
 
 
 
방으로 돌아오니까 익숙한 냄새 속에 에코백의 천 냄새가 살짝씩 섞여 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에코백을 방에서 그나마 가장 깨끗한 곳인 현관문 근처에 놓았다. 침대에 몸을 던지고 어지러운 생각 속에서 돌아오니 다시 생각이 안정되면서 익숙한 편안함이 찾아왔다.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대충대충, 돈은 없는 대로 오늘처럼 얻어먹거나 구걸을 해서라도, 방금처럼 좀 이상한 사람을 만나더라도.
 
다시 에코백 쪽으로 시선이 갔다. 일련의 인상들을 곱씹었다. 말하는 내내 생글생글 웃고 있는 데다가 정식을 나한테 사주고도 두 번이나 더 사먹을 만큼 돈도 많고, 역시나 그 여유는 재력에서 오는 걸까나. 입고 있는 옷도 기묘한 머리스타일도 가지고 있는 노트도 전부 금빛으로 반짝이는 무언가였다. 재력의 상징이라 해야 하나. 나와 그 여자 사이에는 밥 한 끼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걸까. 그 밥 한 끼 차이가, 그런 생글거리는 표정을 만드는 걸까.
 
딱히 분통이 터지진 않았다. 오히려 많이 알면 다칠 것 같은 그 반짝거리는 생각을 조금 줄일 수 있을 거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편안함으로 돌아가서 다시 세 시간쯤 다짐을 반복하자. 침대에 누운 채 조금씩 시간이 지나갔다. 점심을 먹은 지 불과 몇 시간 되지 않았지만 스르르 눈이 감겼다. 어제 밤을 샜기 때문이다.
 
 
 
그 날 아침에도 밤을 샌 채로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어기적어기적 등교길을 걷고 있었다. 현관문에 놔두었던 에코백은 정말 기적적으로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고 기적적으로 그걸 들고 나오는 것도 까먹지 않았다.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자꾸만 생각이 났다. 이미 증명이 끝난 것들 말이다. 여자가 그렇게 반짝였던 이유는 아무래도 그 밥 한 끼를 살 수 있는 재력의 차이에서 왔던 거고, 그렇게 생글생글 웃을 수 있었던 것도 웃을 만큼 여유가 많은 사람이라, 나랑은 다른 사람이라 그랬던 거였다고. 강의를 듣는 사람은 수십 명이고 혹시 또 노트를 열심히 필기하면 다른 사람한테 밥을 얻어먹을 수도 있지 않을까. 휴대전화가 울렸다. 지난주에 밥을 얻어먹었던 선배였다.
 
- 수업 끝나고 밥 먹을래? 사줄게.
- 제가 그렇게 염치 없는 인간은 아닙니다.
 
적어도 노트라도 베끼게 해 주면 되는 일이겠지. 역시 열심히 산 만큼 무언가가 나오는 모양이다. 열심히 살지 않으면 아무 것도 나오지 않으니까. 밥 한 끼. 그 여자한테서 풍기던 금색의 무언가.
 
"오늘도 수업 들을 거예요?"
 
강의실에 앉자마자 나는 옆으로 넘어질 뻔했다. 그 때 났던 향기가 다시 났다. 급하게 돌린 시선에 양갈래로 묶은 청록빛 머리가 들어왔다. 여자는 또 다시 무엇이 그렇게 좋은지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오늘은... 글쎄요."
"어째선가 노트를 잃어버려서 새로 노트를 샀거든요."
"아..."
 
나는 아주 느릿한 동작으로 에코백을 내밀었다. 유행하는 폰트로 'find your wind'라고 쓰여 있었다.
 
"와! 잃어버린 줄 알았는데 고마워요! 상으로 허그를 선물!"
 
그리고 향기에 푹 파묻혔다. 여자의 원피스에서는 지난 주에 맡았던 그 약한 국화 냄새가 났다. 정말로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되었다. 내가 알고 있던, 사람에 대한 인상이라던가 하는 것들 말이다. 여자가 한두 수 위에 있거나 여전히 나는 여유가 없고 불성실한 인간이거나. 위험한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저기 그럼 보답으로 밥 한 끼 더 사드릴까요?"
"...괜찮으세요?"
"뭐뭐 그 정도야!"
 
나는 그제야 노트 겉장에 쓰여 있는 여자의 이름을 볼 수 있었다. 여자의 이름은...
 
 
 
"근데 이렇게 밥 먹어도 돈 괜찮아요?"
"음... 월급은 아쉽지 않은 정도로 들어오니까 괜찮아요!"
"...월급이요?"
"연예기획사에서 일하거든요."
"아..."
 
...역시나. 사회인이니까 그렇게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거겠지. 근데 학교 다니면서 직장생활 괜찮은 건가?
 
"앗, 그러고 보니 프로듀서님이 비밀이라 했었는데..."
"...프로듀서요?"
"아직 데뷔는 하지 않았으니까요."
"......"
"그러고 보니 글 쓰신다고 했죠? 제 가사 봐 주실래요?"
"...잠깐이라면요."
 
정말로 위험하다. 엄청나게 위험하다. 도망쳐야 할 것 같다. 여자는 노트 앞쪽을 펼쳐서 보여줬다. 어린애가 쓴 거 같은 삐뚤빼뚤한 글씨로 무어라고 시가 쓰여 있었다. 시는 젬병인데. 여자는 위험하게 반짝인다. 아무래도 억지로 알면 안 되는 것을 알아 버린 것 같다.
 
"그럼 들어 주세요. 일단 첫 소절인데. 제가 좋아하는 와산봉 과자가 들어가 있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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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끄적여 봤습니다. 아이마스... 처럼 안 보이게 썼어요. 어나더 스테이지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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