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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게 느긋하게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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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1, 2017 17:56에 작성됨.

---14

방송 라이브 출연의 여세를 몰아 you-i의 첫 단독 미니 라이브가 개최되었다. 라이브 홀을 가득 채운 사람들을 보고 야요이는 가장 들떠 있었고, 하루카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치하야는 많은 관객들을 보고 신기한 듯 중얼거렸다.

 

“저 사람들이 우리들을 보러 온 팬이라고?”

 

“하루카 씨의 팬들이 가장 많아 보여요.”

 

“아니, 다들 우릴 보러 오신 거야. 그러니 우리 오늘 라이브도 멋지게 해내자.”

 

“응. 그러자.”

 

치하야가 고개를 끄덕이자 하루카가 you-i의 구호를 외쳤다.

 

“노리자! 톱 아이돌!”

 

“웃우~.”

 

“하이 터치!”

 

타이틀 곡인 ‘fo(u)r’에 이어 세 사람의 솔로 무대 순서까지 마치고 악수회가 이어졌다. 단연 인기가 가장 많은 것은 리더인 하루카였다. 가장 모범적인 아이돌이라서 그런지 많은 팬들이 앞다투어 하루카 앞에 줄을 섰다.

그다음은 딸, 혹은 막내 여동생 같은 이미지인 야요이였다. 신난 야요이는 팬들 모두에게 해맑게 웃어 주었다. 악수한 팬들도 행복에 겨운 표정으로 들떠서 돌아섰다.

벌써 두 사람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치하야는 신기하단 생각이 들었다. 아직 치하야 앞의 줄은 두 사람보다 짧았다.

 

‘하긴. 하루카나 타카츠키 양처럼 귀엽지도 않은 날 누가...’

 

“치짱!!! 우리가 왔어!”

 

갑작스러운 수많은 남정네들의 걸걸한 외침에 치하야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보아하니 열다섯 명 정도의 남자들이 치하야 앞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치짱? 설마 나를?’

 

남정네들 중 맨 앞에 선 한 남자가 소핑백을 들고 치하야에게 다가왔다.

 

“저희는 치짱의 팬클럽인 ‘푸른 기사단’입니다. 전 팬클럽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예? ‘푸른 기사단’이요?”

 

“공주를 지키는 것은 당연히 기사니까 정한 이름입니다. 이건 저희 모두의 마음이니 받아주세요.”

 

쇼핑백을 받는 치하야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런 치하야를 보고 ‘푸른 기사단’ 회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치짱이 우리 팬 레터를 받아줬다!”

 

“치짱 완전 귀여워!”

 

연신 감탄과 치하야 기준으로 남사스럽고 부끄러운 말을 건네는 ‘푸른 기사단’ 회원들과 악수를 할 때마다 얼굴이 빨개졌다. 그러나 당혹스럽지만은 않았다.

 

‘나에게도 나를 좋아해 주는 팬들이 있었다니.’

 

“치짱! 한 번만 더 웃어주세요.”

 

악수를 마치고 모인 ‘푸른 기사단’ 일행 속에서 들려온 누군가의 요청이었다. 치하야가 멋쩍게 웃어 보이자, 뜨거운 반응으로 이어졌다.

 

“치짱이 웃었다!”

 

“아, 내 심장 좀...”

 

난리가 난 ‘푸른 기사단’을 보며 치하야는 피식 웃었다. 이렇게 격한 팬들의 반응을 직접 보긴 난생처음이었다.

 

“안녕하세요!”

 

다음 순서인 한 여자아이가 잔뜩 흥분한 표정으로 인사했다. 트윈 테일로 묶은 긴 머리가 곤충 더듬이처럼 길게 늘어져 있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마츠다 아리사라고 합니다! 아이돌 짱들 중 가창력 넘버원 ‘푸른 가희’ 키사라기 치하야를 뵙게 되어 정말 영광이에요. 노래 정말 잘 듣고 있어요!”

 

“아이돌 짱?”

 

“아, 원래 저는 아이돌짱이라고 부른답니다. ‘푸른 가희’의 키는 162cm에 몸무게 41kg, 생일은 2월 25일 물고기자리!”

 

“어떻게 그걸 다?”

 

“아이돌 짱을 연구하려면 이 정도는 기본이죠. 데뷔곡은 ‘파랑새’이고 바디 쓰리 사이즈는 72...”

 

“큿...”

 

치하야가 그 순간 분한 표정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엑? 죄송해요! 기분 나쁘셨다면 사과드릴게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럼 다행이네요. 앞으로도 열심히 관찰... 아니지, 응원할게요. 그리고 하루카 님하고도 친하게 지내주세요.”

 

“물론이죠. 제 노래를 좋아해 줘서 고마워요.”

 

치하야가 웃자 아리사는 부끄러운 듯이 얼굴을 잡고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듯 멀어졌다. 아리사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치하야와 악수를 했다. 귀엽다는 말에는 얼굴이 붉어지고, 노래 잘 듣고 있다는 말에는 뿌듯함을 느꼈다.

치하야가 만난 마지막 팬은 어린 딸을 대동한 젊은 부부였다. 남편은 딸 아이를 데리고 치하야 앞에 섰다.

 

“안녕하세요! 평소에도 치하야 양 노래를 잘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딸아이가 치하야 양을 무지무지 좋아하거든요. 이 아이도 노래하는 것도 정말 좋아하고요! 실례되지 않는다면 한 번 포옹이라도…”

 

“네, 알겠습니다.”

 

치하야는 어린아이를 꼭 안아주었다. 해맑게 웃는 모습이 마치 어린 자신을 보는 듯했다. 기념 촬영까지 하고 난 뒤 부인을 볼 수 있었다. 부인의 배가 꽤 불러온 것을 보니 둘째도 임신한 모양이었다.

 

“그러고 보니 부인분께선?”

 

“아, 얼마 안 있으면 동생이 태어날 예정이거든요. 남자아이라고 하더군요.”

 

“남동생…”

 

순간 치하야는 여자아이에게서 어린 자신을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남동생 생각이 떠오르며, 잊고 지냈던 과거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

 

“저기, 괜찮으세요?”

 

갑작스레 굳어버린 치하야를 보고 부부가 당황했다. 하지만 치하야는 정신을 차렸다.

 

‘이 사람들도 내 노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야.’

 

“전 괜찮습니다.”

 

가까스로 진정했지만, 피어오른 푸른 차가움은 가시지 않았다. 억지로라도 웃으며 부인과도 인사를 나누었다. 치하야의 눈엔 두 사람과 아이까지 행복해 보였다.

 

“둘째도 태어나면 치하야 씨의 공연도 보러 올게요.”

 

“네, 그래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행복한 가족으로 지내시길.”

 

진심을 담은 마지막 한마디로 한 가족은 떠났다. 치하야는 그 가족의 모습이 멀어질 때까지 눈을 떼지 못했다. 그 눈빛엔 많은 것들이 담겨 있었다.

모든 차례가 끝나고 온 대기실에서 하루카는 치하야가 들고 온 쇼핑백을 보았다. 하루카와 야요이도 팬 레터나 쇼핑백을 한 아름 들고 있었다.

 

“치하야 그거 뭐야? 누가 선물해준 거야?”

 

“응. 내 팬클럽이라는 사람들이…”

 

쇼핑백 안에는 각양각색의 팬 레터들이 담겨 있었다. 혹여 이상한 물건이 들어 있지 않은지 프로듀서가 셋이 받은 팬 레터를 일일이 살펴보고 돌려주었다.

집으로 돌아온 치하야는 팬 레터를 하나씩 읽어봤다.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낯간지러운 표현도 있어 편지를 읽다 말기를 몇 번이나 했다. 그러나 치하야는 모든 팬 레터를 읽었다.

 

‘‘파랑새’로 데뷔했을 때부터 쭉 팬이에요. 앞으로도 아름다운 노래 부탁드릴게요.’

 

‘치짱 노래를 들으면 내 마음마저 따뜻해지는 느낌이야. 물론 치짱이 귀엽지 않단 건 아니니까!’

 

‘푸른 기사단이란 이름에 걸맞게 어디서든 열심히 응원할게. 그러니 치짱도 열심히 노래해 줘.’

 

‘앞으로 푸른 사이리움을 들고 있으면 우리라고 생각해줘. 앞으로의 솔로 활동도, 유닛 활동도 모두 화이팅이야.’

 

팬 레터를 읽어 내려가는 치하야의 마음이 뭉클해졌다. 난생처음 느끼는 감정이었다.

 

‘다들 고마워요.’

 

치하야는 펜 레터를 정성스레 쇼핑백에 정리했다. 하지만 딱히 둘 데가 없어 이삿짐 상자를 쌓아둔 쪽에 두었다. 그러나 치하야는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 아까 전 젊은 부부 가족의 모습이 계속 아른거렸다.

 

‘행복한 가족…’

 

한동안 멍하니 있던 치하야의 눈에 냄비에 담긴 보라색 히아신스들이 보였다. 아름다운 보라색 히아신스들은 쇳빛 냄비에 담겨서인지 더 초라해 보였다.

보라색 히아신스들을 바라보던 치하야는 갑자기 집을 나섰다. 그리고 집에 돌아온 치하야의 품에는 유리 꽃병이 안겨 있었다.

 

765 프로 소속 유닛 중 류구는 높아지는 인기만큼 스케쥴도 많아져 리츠코도 프로듀스에 정신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페어리를 도울 일이 있으면 프로듀서가 맡아야 했고, 틈틈이 개인 활동 중인 마코토, 유키호, 마미까지도 도와줘야 했다. 그래서 you-i도 프로듀서 없이 스케쥴을 소화해야 했다.

그 날도 프로듀서는 you-i를 멀리 떨어진 곳에 열린 공개 오디션에 내려다 주고 다른 아이돌들을 도우러 바로 가야 했다. 하지만 프로듀서 없이도 you-i는 무대에 즐겁게 설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you-i입니다. 오늘도 맨 뒤에 있는 사람까지 잘 보이니까! 다들 저희 무대를 즐겨주세요!”

 

하루카의 힘찬 멘트와 함께 야요이가 관객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럼 다 함께 웃우~.”

 

“하이 터치!”

 

관객에서 터져 나온 함성을 세 사람은 손뼉으로 마주했다. 해가 저문 시각 라이브라서 하루카를 응원하는 빨간 불빛, 야요이를 응원하는 주황 불빛, 치하야를 응원하는 푸른 불빛이 선명히 피어올랐다. 푸른 불빛의 수는 적었지만, 응원만은 절대 뒤지지 않았다.

 

“치짱 최고다!”

 

“다들 목소리 크게 안 내냐? 그래서 치짱한테 들리겠어? 기합 더 넣어!”

 

“오늘도 치짱 귀여워!”

 

목이 터지라 외치는 ‘푸른 기사단’의 함성이 치하야에게도 들렸다. 많은 사람들이 외치는 열렬한 환호성은 오늘도 치하야의 가슴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저녁 늦게 끝난 공개 오디션에서 1등을 차지한 셋은 서로 얼싸안고 기뻐했다. 치하야도 활짝 웃고 있었다. 하지만 시상식 후 프로듀서와 통화하던 하루카의 표정이 난처해졌다.

 

“네? 지금 오시기 힘드시다고요?”

 

- 미안해요. 하기와라 양의 스케쥴로 왔는데 차가 고장 나버렸어요...

 

“하루카, 무슨 일이야?”

 

라이브 공연이 끝나고 막 집에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원래는 you-i의 라이브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프로듀서가 오기로 했었다. 하지만 지방으로 간 유키호를 데리러 갔다가 차가 고장 난 것이었다. 사무실과도 워낙 멀어 프로듀서 차로 주변 역으로 가야 간신히 막차 시간에 맞출 수 있었다. 이대로라면 하루카는 집에 갈 수 없었다.

 

“프로듀서 씨, 유키호 스케쥴로 갔는데 차가 고장 났대...”

 

- 어떡하죠. 정말 죄송해요... 갑자기 일이 이렇게 되어서..

 

“저흰 괜찮아요. 우선 유키호 잘 바래다주세요.”

 

계속 사과하는 프로듀서를 달래는 하루카를 치하야가 가만히 지켜보았다.

 

“아, 어떡하지...”

 

“괜찮다면 우리 집에서 잘래? 그나저나 하기와라 양, 남자 공포증이 있는데 괜찮으려나...”

 

그나마 공개 오디션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치하야네 집이었다.

 

“으 치하야, 오늘 너네 집에 신세 지어도 괜찮겠어?”

 

하루카가 두 손 모아 공손히 부탁하자 치하야는 흔쾌히 승낙했다.

 

“응, 괜찮아. 그런데 타카츠키 양은?”

 

하루카보단 가깝지만, 야요이 집도 공개 오디션 장소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었다. 야요이도 난처한 표정으로 조심히 부탁했다.

 

“죄송하지만 실례가 안 된다면 저도 실례를...”

 

“그럼 우리 집으로 다 같이 가자.”

 

하루카는 다시 프로듀서에게 전화하여 야요이와 함께 치하야 집에서 묵기로 했다고 연락했다. 프로듀서는 연신 사과를 하면서 치하야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

 

“응, 오늘 언니가 스케쥴이 늦어져서 집에 못 들어갈 거 같아. 치하야 씨네서 자기로 했으니까 카스미가 엄마 아빠 오실 때까지 동생들 잘 돌보고 있어야 해. 알았지? 부탁할게.”

 

가까운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도중, 둘의 뒤에서 야요이는 동생 카스미와 통화 중이었다.

 

“그러고 보니 치하야가 먼저 다른 사람을 걱정해줬네.”

 

“응?”

 

“유키호의 남자 공포증을 걱정해줬고, 야요이한테는 집에 갈 수 있냐고 먼저 물어봤잖아. 그리고 나한테도 먼저 자고 가라고 얘기했고.”

 

“아, 그랬네..”

 

“요새 따라 치하야가 많이 변한 게 느껴져. 아, 물론 좋은 의미로야!”

 

“변했다라...”

 

치하야의 집에 가까운 역에 내린 세 아이돌은 간단한 저녁을 만들어 먹기 위해 마트에 들렀다. 치하야는 늘 그랬듯이 편의점에서 저녁거리를 사려 했지만, 신세 지는 입장이니 식사를 준비하겠다고 하루카와 야요이가 마트로 이끌었다.

장바구니를 바로 집어 든 야요이는 능숙한 솜씨로 어떤 재료가 신선한지부터 마감 세일에 들어간 물품을 재빠르게 찾아내었다. 이렇게 장을 본 적이 별로 없는 치하야는 능숙하게 장바구니를 채워가는 야요이가 신기했다.

 

“타카츠키 양은 대단하네요. 장 보는 것도 능숙하고요.”

 

“부모님이 바쁘셔서 제가 집안일을 많이 하거든요. 동생들도 아직 어리고요.”

 

“그래도 대견하네요.”

 

“둘이 그렇게 사이 좋게 있는 걸 보니 마치 자매 같은걸?”

 

무심코 말했지만, 하루카는 치하야의 동생을 떠올리곤 실수했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야요이는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정말요? 저도 치하야 씨가 저희 남매였다면 정말 즐거웠을 것 같아요. 물론 하루카 씨도요.”

 

“타카츠키 양, 그건...”

 

하지만 치하야의 마음엔 소용돌이가 세차게 몰아치지 않았다. 붉은 따스함과 주황빛 즐거움이 푸른 차가움을 감싸고 있기 때문이었다.

예전이었다면 침울해졌을 치하야가 도리어 당황하는 모습을 보자, 하루카는 야요이의 말을 거들기로 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다만 야요이가 언니에 더 어울릴 것 같은데?”

 

“에에엑? 제가 언니라뇨?”

 

야요이는 놀라면서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치하야도 의외로 하루카의 말에 수긍했다.

 

“응. 나도 타카츠키 양이 언니인 편이 좋을 거 같아.”

 

“치하야 씨도 그렇게 생각하신다니... 아무렴 어때요. 누가 언니건 지금처럼 즐거우면 되잖아요!”

 

계속 신경 쓰였지만, 치하야는 웃으며 야요이를 보고 있었다. 사실 하루카는 치하야가 다시 슬퍼하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하지만 야요이는 어느새 그런 치하야의 푸른 차가움조차 감싸고 있었다. 그래서 야요이가 언니답다고 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치하야도 여린 면이 있으니깐, 의외로 어른스러운 야요이가 언니에 더 어울릴 것 같아.’

 

장을 다 본 셋은 치하야의 집에 들어갔다. 하루카는 치하야의 집에 몇 번이고 가본 적은 있지만 처음인 야요이는 바짝 긴장한 것 같았다. 식탁을 보던 하루카의 눈에 투명한 유리병에 담긴, 바싹 마른 보라색 히아신스들이 보였다.

 

“치하야, 저 꽃은 뭐야? 말랐는데도 그냥 두고 있어?”

 

“그냥 선물이야.”

 

“누가 줬어? ‘푸른 기사단’? 아니면 다른 팬이?”

 

“아니. 예전에 프로듀서가 발목 다쳤던 게 계속 자기 탓이라며 미안하다고… 사과한다라는 꽃말이 있다며 줬어.”

 

“시들었는데 계속 두고 있어?”

 

“물이 더러워지면 갈아주고는 있어. 그래도 업무상 파트너가 준 선물인데 함부로 버릴 수도 없고...”

 

당황해서인지 빠르게 둘러대는 치하야를 보며 하루카는 살며시 웃었다.

 

‘사실 보라색 히아신스의 꽃말로 사과의 의미만 있는 게 아닌데.’

 

간단한 요리를 하기 위해 치하야는 비닐에 쌓인 프라이팬을 꺼내야 했다. 하루카와 야요이가 주도하여 요리를 만들고, 치하야는 재료 손질을 도왔다. 그마저도 서툴러서 둘이 번갈아 봐줘야 했다.

완성된 요리를 맛본 치하야는 ‘맛있어’ 한마디와 함께 재빨리 젓가락을 놀렸다. 그 모습을 하루카와 야요이가 기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학교 숙제도 치하야가 하루카와 야요이의 숙제까지 도와줘서 금방 끝낼 수 있었다.

모든 걸 마친 셋은 씻고 잘 채비를 하였다. 침대가 넓다 보니 셋이 같이 누워도 충분했다. 두 사람 사이에 누운 야요이가 가장 먼저 잠에 빠졌다.

 

“야요이는 긴장돼서 잠 안 올 거 같다더니 가장 빨리 잠들었네.”

 

곤히 잠든 야요이를 보며 치하야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타카츠키 양 정말로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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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다시 등장한 찬조 출연.... 성우 분 라이브에서 엄청 힘 넘치셔서 되게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편 완벽 요약

네,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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