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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노미야 아스카 [셀카의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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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29, 2017 09:39에 작성됨.

톡톡~

 

"음..."

 

"프로듀서님? 왜 그렇게 심각한 표정을 하고 계세요?"

 

"네? 아, 아...별 거 아닙니다.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개인적인 문제일...뿐이니까."

 

"그러시다면 다행이지만..."

 

 사무소에서 자신의 업무용 의자에 앉아 쉬고 있던 프로듀서가 자신의 휴대폰에 온 채팅 어플의 소리를 듣고 안색이 좋지 않게 변하자, 그를 도와 일하는 사무원인 센카와 치히로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나 그녀의 질문에 프로듀서는 멋쩍게 웃으며 그녀에게 걱정하지 마라고 했고 치히로도 찝찝하긴 했지만 당사자가 괜찮다고 하니 물러났다.

 

'이번에도 역시...'

 

 스마트폰의 채팅 어플 알림에 떠오른 사진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 담당하는 아이돌 니노미야 아스카의 것이다. 이제 겨우 14살의 나이지만 한 명의 아이돌로 활동하는 그녀는 제법 인기가 많다.

 세련된 스타일이나 타고난 외모, 우아한 느낌을 주는 몸짓과 말투를 비롯한 모든 것들이 아직 14살인 소녀를 어른스럽게 보이도록 꾸며준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 어리다는 사실이 그녀를 인기 아이돌로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고민이 생긴 그녀는 자신의 프로듀서에게 상담을 했고 프로듀서는 당연히 자신의 담당 아이돌이기에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로 했다.

 

'분명 평범한 고민이었는데...'

 

 아스카에게서 온 톡을 읽는 것이 망설여지지만 그렇다고 그녀의 말을 무시하는 것을 할 수 없었기에 그는 마음의 준비를 하며 그녀와의 채팅창을 열었고, 그와 동시에 자신의 눈에 들어온 사진에 당황했다.

 

'또 이런 사진을...'

 

 단 둘만 있기에 주로 개인 업무나 스케줄을 전달할 목적으로이용하는 채팅방에 그녀는 사진을 올린다. 그것은 스스로 휴대폰을 아용해 찍은 일명 셀카.

 아이돌이고 한창 사춘기를 겪을 시기의 소녀이기에 셀카 삼매경에 빠져있다거나, 잘 찍힌 사진을 가까운 사람에게 자랑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녀가 보내오는 사진은 당연하지 않았다.

 

'저번보다 단추를 더 풀고 찍었잖아...'

 

 채팅 내역을 조금만 위로 올리면 나오는 지난 번에 보낸 사진과 비교했을 때, 그녀가 이번에 찍은 사진은 단추를 두 개 더 많이 풀어 아직 연약한 쇄골을 비롯해 입고 있는 속옷의 끈이 드러나려 했다.

 그러나 정작 사진에 같이 나온 그녀의 얼굴엔 미소가 띄어져 있고 심지어 입고 있는 스커트도 일부러 그런 듯이 살짝 말려 올라가 허벅지가 더 노출됐다.

 

-조언을 해줘.

 

"..."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새로 올라온 채팅을 본 프로듀서의 표정은 영 좋지 않다. 그녀가 이런 그라비아 아이돌이 할 것 같은 일을 한는지, 그 사정의 발단은 알고 있었기에 그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고뇌했다.

 

'분명 처음엔 그냥 셀카를 판단해 달라는 거였는데.'

 

 아이돌이 되면서 SNS나 블로그 같은 것들을 신경 쓰게 된 아스카가 어느날 그에게 상담을 요청했었다. 내용은 다름이 아니라 다른 아이돌들처럼 자신도 셀카를 잘 찍고 싶다는 지극히 평범한 요청이었다.

 스스로 선택해서 아이돌이 된 이상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보고 싶지만 막상 그런 것들이 처음이었던 그녀가 선택한 방법은, 자신을 프로듀스 해줘야 하는 마침 가까운 남성인 그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 판단과 조언을 부탁하는 것이었다.

 당연하게도 프로듀서는 흔쾌히 승낙했고 초기에는 그녀에게 협력에 그녀가 좀 더 매력적으로 셀카를 찍을 수 있게 조언을 해주었다.

 하지만 어느날 부터인가 그녀가 보내는 사진의 내용이 달라졌다. 아니, 메세지부터 달라졌다.

 

-니노미야, 이번 사진은 너무 각도를 의식한 것 같아서 부자연스러워. 그리고 복장이 너무 불건전해!

 

-이번에도 협력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난 이게 자유로운 나 자신을 해방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잘 표현한 것 같다고 생각해.

 

'너무 해방했잖아!'

 

 처음에는 분명 단순한 셀카들만 올라왔었다. 각도를 어떻게 잡을지 몰라서 당황하거나, 어떤 표정으로 찍으면 좋을지 몰라 정색한 얼굴이 올라오기도 했다.

 늘 하고 다니는 붙임 머리가 없이 올라온 사진들도 제법 있었고 자기 방이 아닌 곳에서 찍은 사진들도 있었다. 그것이 그녀가 셀카에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했기에 프로듀서는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사춘기 소녀가 얼마나 주변의 영향을 받기 쉬운 생물인지 몰랐던 것이다.

 

톡톡~

 

"응?"

 

-이번 건 어때?

 

톡톡~

 

"으윽!?"

 

덜컹-!

 

"프로듀서님!? 왜 그러세요?"

 

"네? 아, 아니...친구 녀석이 놀래키는 사진을 보내서...아하하하..."

 

"네? 아이 참...저까지 놀랐잖아요."

 

"죄송합니다...하하..."

 

'아스카...!'

 

 갑자기 그녀가 새롭게 올린 사진은 조금 전과 복장이 같았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쇄골과 함께 보이던 끈이 사라지고 입고있는 옷을 아래로 잡아 당겨 몸에 딱 달라 붙게 만든 것이다.

 당연하게도 덕분에 부자연스럽게 강조되는 곳이 나타났고 프로듀서는 그것에 놀라 몸을 경직해버렸다.

 

-이게 뭐야!?!

 

-어때?

 

-어떠냐니, 놀라서 말도 안나와! 넌 아직 화보 일 들어올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나이라고! 이런 사진은 너무 일러, 아니 이른 수준이 아니야!

 

"..."

 

 흥분해서 친 것이 분명해 보이는 프로듀서의 채팅을 침대에 누워 말 없이 보던 소녀는 미소를 지으며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역시 너는 나에게 있어 최고의 파트너야."

 

 그녀가 이런 소악마 같은 일을 하는 이유를 다른 사람은 모른다. 오직 그녀 자신만이 알고있을 뿐.

 

"그러면 다음엔 어느 정도까지 난이도를 올려볼까..."

 

 프로듀서의 기억대로 그녀도 처음에는 단순히 셀카에 대한 조언과 도움을 받는 것이 목적이었다. 아이돌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었던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프로듀서에게 받는 조언에서 끝나지 않고 그녀는 인터넷을 뒤졌다. 셀카를 자주 올리는 사람들의 SNS나 블로그, 텀블러 등 찾을 수 있는 건 전부 찾았다.

 그리고 발견해버렸다. 스스로의 위험한 사진을 올리는 여성의 홈페이지를.

 

'어? 이 정도까지 해서 찍는 거야? 거의 보일 듯 말 듯한 수준인데...!'

 

 처음에 그녀가 본 것은 당연히 미성년자들도 볼 수 있는 수위로 올라오는 정도의 것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여성에게 호기심을 느껴버린 아스카는 메일로 홈페이지의 의도와 생각을 물었고 그에 대한 답장을 받았다.

 사춘기 소녀는 스펀지처럼 빨리 흡수한다. 좋은 것보다 안 좋은 것을 더욱.

 

'얼굴이 나오지 않아서 누구도 나인 줄 모르니까...사람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줄 수 있고 나도 몰랐던 나 자신의 매력을 알 수도 있다...'

 

 그저 그럴 듯한 허울 좋은 말이었지만 14살에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가던 소녀에겐 더없이 충분한 계기였고, 니노미야 아스카는 영향을 받아버렸다.

 하지만 그녀는 갑자기 그 여성처럼 할 수 있을 정도로 대범한 성격도 아니고 셀카에 자신이 있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도움을 받기로 했다. 이미 자신을 도와주기로 했던 자신의 파트너에게.

 

"파트너, 넌 내 사진을 보며 어떤 표정을 짓고 있어? 혼자서 몇 번이고 몇 분이고 내 사진을 보며 빠져있을까?"

 

 상상하면 상상할 수록 즐겁다. 즐겁고 즐거워서 그만둘 수가 없다. 남들이 보는 앞에선 평소처럼, 남들처럼 자신을 대해주는 그가 자신이 보내는 사진을 보며 억압하던 내면의 스스로를 해방하는 것일까.

 

-내일도 부탁해, 파트너.

 

-!!##@!!#'!

 

"푸흣..."

 

 14살의 소녀는 짓는다. 크게 될 싹이 보이는 소악마의 웃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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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은 여자중학생P님의 요청으로 쓰여졌습니다. 만족스러운 내용이었는지는 모르겠네요. 수위를 더 높이면 역시...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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