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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고장난 롤러코스터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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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23, 2017 21:46에 작성됨.

 

'동전은 앞면과 뒷면, 둘 뿐' 시리즈 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위의 시리즈를 읽어주시지 않으면 이해가 안 가실테니, 반드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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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키 「......」

 

찰박찰박 소리를 내며 약간은 휘청이는 걸음걸이로 어두운 터널을 걸어가고 있는 그녀.

 

우즈키 「... 언제까지 이렇게 가야하죠?」

시키 「냐하하, 조금만 참어.」

 

지금 우즈키는 검은색 천으로 눈을 꽁꽁 싸맨 채, 시키의 손만을 의지해 이 곳을 걸어가고 있었다.

 

시키 「하지만 여기는 비밀 아지트니까. 혹시라도 외부로 새어나가면 곤란하거든~」

우즈키 「아지트 치고는 상당히 퀴퀴한 냄새가 나네요.」

시키 「뭐... 지하니까 어쩔 수 없으려나? 앗, 다왔네.」

 

육중한 철문 앞에 선 시키는 '똑똑'하는 노크소리와 함께-

 

시키 「열려라 참깨!」

 

라고 말했다.

지하에 있는 터널이라 그런지 그녀의 말은 꽤나 멀리까지 웅웅거리며 나가는 것 같았지만, 우즈키는 그런 감상은 굳이 입 밖으로 내지는 않기로 했다.

 

어쨌든 시키가 주문(?)을 외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철문이 열렸다.

 

린 「시키, 제발 그런 유치한 대사...」

우즈키 「린...쨩?」

 

린은 시키의 뒤쪽에 서있는 우즈키를 눈치채고, 가만히 그녀를 응시했다.

우즈키 역시, 눈은 가리고 있었지만 린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고서는 몸을 살짝 웅크렸다.

그도 그럴게, 당시 인터뷰를 해대며 일을 키웠던게 다름아닌 우즈키였기 때문이다.

 

시키 「자자, 일단 들어가서 얘기하자아~」

 

그러나 시키는 그런 정적을 깨고서는 우즈키의 왼손을 붙잡고서는 문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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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솔직히 이성적으로는 아니라고 할지라도, 본능적으로는 꺼려지는게 사실이야.」

우즈키 「......」

 

시멘트 벽면이 그대로 드러난 이 곳은 낡아빠진 접이식 의자 몇 개와 탁자, 그리고 맥주캔이 곳곳에 돌아다니는 으쓱한 곳이었다.

그리고 탁하면서도 상당히 습한 공기가 숨을 턱턱 막히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즈키는 장소에 신경 쓸 여력은 없었다.

이 곳에 있는 여러명의 여성들에게 둘러싸여 일종의 비난을 듣고 있었기 때문이다.

 

쿄코 「물론 이 모든 원흉인 시키쨩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할 말은 해야겠어요.」

 

우즈키는 살짝 고개를 들어서 쿄코를 바라보았다.

예전 아이돌 시절 때, 핑크체크스쿨에서 보았던 상냥했던 쿄코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날카로움만이 남아있는 여성이 되어있는 쿄코.

 

아이코 「일단 다들 진정하세요. 시마무라 양도 어떻게든 용기를 내서 여기를 왔을거잖아요. 게다가 그녀도 지금은 상당히 비참하게 살고 있는데, 우리들끼리 이래서야 될 일도 안 된다
구요?」

카렌 「흥, 그렇다고 죄가 없어지는거야? 어때, 우즈키? 니 생각은? 응? 말해봐. 편하게 말해봐.」

시키 「뭐야뭐야, 잠시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뭘 하고 있었어?」

 

철문을 열고 다시 들어온 시키는 그녀들에게 다가가서 고개를 갸웃갸웃했다.

 

린 「별로...」

카렌 「쳇...」

쿄코 「저희는 그냥 우즈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했을 뿐.」

 

우즈키는 다시 한번 고개를 푹 숙였다.

예전의 그 아이들을 생각하고 있었건만, 그것은 자신의 큰 착각이었던 것이다.

자신도 이렇게 성격이 모나게 되어버렸는데, 그녀들이라고 그 상태 그대로일리가 없었던 것이다.

 

시키 「있잖아~ 그래도 우즈키쨩은 큰 결심을 하고 이리로 온거라구? 얼마나 벌벌 떨었는지 알아?」

우즈키 「시... 시키쨩!」

시키 「우즈키쨩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불안해했어. 자기 때문에 이렇게 된 거니까, 애들 만날 낯짝이 없다고. 그리고 솔직히 너희들에게 맞아죽어도 싼 년은 나잖아?」

카렌 「그... 그건...」

시키 「어차피 우리들...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려고 여기에 모인거 아냐?」

 

시키의 그 말을 필두로 모두들 입을 굳게 다문채 고개를 떨궜다.

 

시키 「그러니까 그 동안이라도 사이좋게 지내자구~ 오케이~?」

 

그녀는 말투를 장난스럽게하며 텐션을 올려서 아이코에게 질문을 던졌다.

 

시키 「그러고보니까 그쪽은 어때?」

아이코 「응, 대충 밑 작업은 끝났어. 날짜만 정해지면 될거 같아.」

시키 「그런가... 카렌쨩은?」

카렌 「뭐, 일단 린이랑 내가 야쿠자 몇 명은 홀려놨어.」

린 「역겨웠지만... 말이야.」

시키 「수고했어. 당연히 피임약은 먹었지?」

 

그 둘은 고개를 끄덕였다.

 

쿄코 「총기 조달 건도 아냐쨩 쪽에서 거의 완료된거 같아. 다만, 꼬리가 길면 잡힐 수도 있으니 결행 날짜를 빨리 알려달라더라고.」

시키 「그럼 거의 다 된건가아......」

 

시키는 우즈키를 바라보았다.

 

우즈키 「저기... 저는 뭘... 하면 될까...요?」

시키 「별거 없어. 그냥... 대변인 역할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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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사법위원회장 「다른 의견이 없으시면, 이상으로 오늘자 법제사법위원회를 폐회하도록 하겠습니다.」

 

무거운 분위기가 흐르던 국회 내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은 위원장이 의사봉을 세 번 내리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서로 잡담을 나누기 시작하였다.

 

P 「휴우...」

쿠스가와 「자네, 요새 고생이 많지?」

P 「앗... 장... 아니, 쿠스가와 의원님.」

쿠스가와 「하하, 어차피 지금은 폐회된 후니까 장인어른으로 불러도 괜찮다네.」

P 「그, 그래도 역시 여기는 공개된 곳이니까 말입니다.」

쿠스가와 「뭐, 자네가 편한대로 하게. 그나저나 이쪽은 별로 좋은 소식을 들려주지 못하겠구만.」

 

쿠스가와 중의원이 P의 옆 자리에 앉은 중의원에게 잠깐 눈길을 주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자리를 쿠스가와에게 주고선 아직도 시끌벅적한 회의장을 떠나갔다.

 

쿠스가와 「야당 쪽에서 워낙 격렬하게 반대를 하는지라, 자네를 억지로 법무성 대신으로 넣고 싶어도 곤란하구만.」

P 「뭐,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제가 이제 30대 초반이고, 정치경력도 짧으니깐요.」

쿠스가와 「후우... 뭔가 정치적으로 큰 건이 하나 터져주면 좋은데 말이야.」

미즈키 「중의원님, 여기 미지근한 물 한잔 드십시오.」

 

회의실 벽쪽에서 P의 보좌관으로 계속 회의실에 대기중이던 미즈키는 재빨리 물을 떠서 쿠스가와 중의원에게 가져다 주었다.

 

쿠스가와 「아, 고맙네. 그러고보니 미즈키 군은 결혼생활 어떻나?」

미즈키 「네?」

 

갑작스런 쿠스가와의 질문에 순간 당황하는 미즈키를 보고 쿠스가와는 허허 웃었다.

 

쿠스가와 「이제 막 달달할테니... 자녀 계획 같은 것도 있을거 아닌가?」

미즈키 「엣... 아, 그게...」

P 「풉-」

 

미즈키가 안절부절 못 하고 있는 모습을 본 P는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도 그럴게, 미즈키에게 말을 거는 쿠스가와 중의원은 차기 총리로 거론되고 있는 여러 후보들 중 하나로, 실제 여당의 실세였기 때문이다.

 

쿠스가와 「허허, 놀릴려고 하는거 아닐세. 일과 가정이 양립되야 정치권에서 살아남을 수 있거든. 그러니까 P 군, 자네도 명심하게.」

P 「예, 알겠습니다.」

쿠스가와 「미즈키 군, 마침 말이 나와서 말인데. 우리 모리는 잘 지내지?」

미즈키 「네, 유치원에서도 착하다고 소문이 났습니다.」

쿠스가와 「그래그래. 그럼 이 할애비가 시간 내서 한번 유치원에 가봐야겠구만. 나중에 내 보좌관한테 말해둘테니까, 이번 주 안에 모리 보는걸로 시간 조율 좀 해주겠나?」

미즈키 「카토리 양에게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쿠스가와 「P 군은 어떤가?」

P 「저야 뭐,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마침 모리도 디즈니랜드에 가고 싶어했거든요.」

쿠스가와 「뭐야, 그랬었나? 그럼... 기자들 몇 명한테 연락해서 가족적인 이미지나 만들자고. 어차피 사진 몇 번 찍고 우리끼리 놀면 될테니.」

미즈키 「그럼 보좌관들에게 준비해놓도록 얘기하겠습니다.」

쿠스가와 「대신에 다음에 날 잡고 보좌관들 휴가 좀 줘야겠구먼.」

P 「하하......」

쿠스가와 「그럼 나는 도쿄 메트로 사장을 좀 만나야해서 이만 가보이.」

 

쿠스가와가 일어나자, P는 물론이고 주변의 중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이며 그를 전송했다.

 

미즈키 「그냥 이렇게 대면해서 보면, 어디에나 있을 법한 아저씨 같단 말이야......」

P 「뭐, 결국 사람이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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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노 「헤에... 그렇단 말이지......」

 

어딘지 모를 어두운 방.

온갖 기계들이 널부러져있는 가운데, 모니터를 주시하며 P를 바라보고 있는 여성이 한 명 있었다.

 

마키노 「역시 미즈키 씨의 폰을 해킹하는게 정답이었네. 그럼 시키한테 슬슬 연락을 넣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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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가의 말.

내가 제일 좋아하는 타입의 치히로찡이 나오는 글이건만, 정작 이번 시리즈는 치히로찡이 잘 안 나오는구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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