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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호 「아버지가 사실은 야쿠자 살인범이셨습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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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22, 2017 19:14에 작성됨.

1.

만나면, 언제나 반갑게 눈을 마주치며 다정히 인사해주던 가족같은 765프로 동료들이

지금은 제 시선을 피하거나 무시하고 있어요.

사무실 TV 속에서 아나운서가 무심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네요.

 

「도쿄 산업노조 방화 및 노조 가입자 피습 사건에 혐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야쿠자 하기와라 지로(57)씨가 어제부로 구속 체포되어ㅡ」

 

ㅡ라고.

저, 어제 처음 뉴스를 보았을 때만 해도요.

다른 사람이겠지. 라고 생각했었지만,

항상 같은 시간대에, 문을 열면 따뜻한 포옹과 함께 절 맞이해주시던 아버지께서는 어제 돌아오시지 않으셨어요.

부모와 떨어진 어린아이마냥 떨고 있는 절 맞이해준 건, 모르는 번호로부터 온 전화번호.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사무적이고 딱딱한 경찰관의 목소리. 제 아버지가ㅡ

 

사무실 TV 속에서 아나운서가 무심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어요.

 

「하기와라 지로(57)는 하기와라파의 설립자로써 지금껏 총 55회의 피습 및 불법 폭력 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ㅡ」

 

「765프로의 인기 연예인 '하기와라 유키호'의 아버지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ㅡ」

 

저, 제 아버지가 정말 그런 사람이였을 줄은 몰랐어요.

그런데, 경찰서에서 형사님들이 TV 속에서 아나운서 분들이 그래요.

제 아버지는 불쌍한 사람들을 괴롭히고, 해치는 그런 못된 사람이였다고.

오늘은 아침부터 집 대문 앞에 사람들이 가득 몰려있어서,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머리가 멍해요.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어요.

 

정말로 제 아버지가, 그 친절하시고 다정다감하시던 분이ㅡ

 

ㅡ죄 없는 사람들을 해쳤나요?

 

불안하거나, 혹은 혐오가 담긴 동료들의 시선을 피해, 창문 바깥으로 눈을 돌려요.

765 프로 건물 아래에는 기자분들이랑 리포터분들이 가득 모여 있어요.

창문 바깥에서 사람들이 떠드는게 들려요.

속이 울렁거려서, 뒤집어지려는걸 억지로 부여잡고 눌러봐요.

 

"하기와라씨 아버지에 대해 알고 계셨나요?"

 

"하기와라씨. 거기 계신거 다 압니다! 해명 부탁드립니다!"

 

"정말로 아버지가 야쿠자 살인마였나요?"

 

그 말에 속이 덜컹 내려앉고 너무 무서워서

아이들에게 해명하듯이, 생각나는데로 아무렇게나 말했어요.

 

유키호 「나 저 정말로 아버지가 그런 사람일꺼라고는 생각도 못해서,

그 그냥 이름이 비슷할 거라고만 생각했고 그리고 나 정말로 아무것도 몰라서ㅡ」

 

유키호 「그래서..」

 

아이들이 저를 바라보는 눈들이, 너무나도 차갑고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이제는 알 수가 없어서 너무 무서워요.

그때 프로듀서씨가 보여서, 언제나처럼 절 다시 일으켜 세워주실것만 같아서, 간절히 프로듀서씨를 불러봐요.

 

유키호 「..프로듀서, 저 어떻게 해야ㅡ」

 

유키호 「프로듀서?」

 

프로듀서 「미안하다. 유키호..」

 

차갑게 식어버린, 영도 이하의 얼음물보다도 차갑게 느껴지는 프로듀서의 시선과 말투.

그것만으로도 무슨 대답이 절 기다리고 있는지 알 것 같아서,

차가운 바닥에 무릎을 꿇고 계속해서 빌었어요.

눈물이 흘러내려요. 제발 절 버리지 말아주세요. 다들.

 

유키호 「제발요. 제발..저 이대로 다들 헤어지고 싶지 않아요.(뚝뚝)」

 

프로듀서 「미안하다. 이건..765프로는 더이상 받아줄 수 없어.

사장님께서도 허가하셨어. 리츠코도 동의했고..

하기와라 유키호, 그동안..수고했다.」

 

유키호 「제발요..제발..(뚝뚝)」

 

프로듀서 「미안하다. 그만하자. 유키호」

 

마코토 「이, 이건 말도 안돼요 프로듀서!」버럭

 

마코토짱이, 눈물을 닦으면서 마구 화를 내요.

단 한번도 본 적 없을 정도로, 무서운 표정을 지으면서.

 

마코토 「유키호가 저지른게 아니잖아요! 유키호는 아무런 죄가 없다고요!

그런데도 가족처럼 지냈던 동료를, 친구를 이대로 버리겠다고요?

지금 다들 제정신이야?!(버럭)」

 

치하야 「마코토야말로, 제정신이야?」

 

마코토 「..뭐?」

 

하루카 「제발 치하야!」

 

치하야 「가만히있어. 하루카. 

마코토, 마코토야말로 제정신이냐고 물었어.」

 

마코토 「이게!」 

 

마코토가 거칠게 멱살을 잡아서 벽에 치하야를 밀어붙였어요.

아이들이 와서 말려도, 마코토는 절대 풀어주지 않았어요.

하지만 멱살이 잡힌 채로, 치하야는 무심하게 말했어요.

마치 저를 향해 말하는 듯이. 싸늘하고 깊게 박히는 가시 바늘처럼.

 

치하야 「그래. 유키호는 잘못이 없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책임이 없어지는건 아니잖아.

유키호는, 수많은 사람들을 해친 사람의 딸이야.

그런 사람의 딸이 더이상 아이돌을 계속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마코토야말로 이상한거 아냐?」

 

그 말에 마코토는 더 화가 나서 마구 폭언을 퍼붓고,

한번도 보지 못한 동료 언니들의 무서운 모습에 동생들은 울거나 안절부절하고

다들 저 하나 때문에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모습이라.

못난 저 하나 때문에요.

 

미키 「싸우지 않는거야! 왜 그러는거야 다들」(울컥)

 

마미, 아미 「우아앙!」

 

아즈사 「제발요..프로듀서 아이들좀 말려주세요. (울먹) 리츠코도.」

 

프로듀서 「...」 리츠코 「...」(외면)

 

타카네 「일이 이리될 줄이야..허나 유키호씨에겐 이제 가망이 없군요.」

 

히비키 「타카네, 정말로 실망이야. 왜 그런말을 하는거야! 타카네, 정말로..싫어!」(울컥)

 

타카네 「..저 저 그게..히비키, 그런 뜻이 아니라 저는..저는..」(패닉)

 

이오리 「..틀린말은 아니지.」

 

마코토 「이오리! 너 정말!」

 

언제나 사이좋던 아이들이, 지금은 모두 서로 다투고 싸우고 있어요.

못난 저 하나 때문에.

숨쉴 가치조차 없는 살인마의 딸 때문에.

 

히비키 「제발 그만하라죠! 치하야도 마코토도 프로듀서도 다들..제발..

..우리 동료잖아.」(뚝뚝)

 

결국 히비키가 참지 못하고 소리를 버럭 질렀어요.

그제서야, 못난 저는 정신이 다시 돌아왔네요.

저, 아이들에게 의지하고 싶어서 지금까지 그냥 외면하고 있었지만요.

이젠 그런 사람이 제 아버지니까요. 치하야 말대로 더이상 아이돌 같은건 무리겠지요?

 

이대로 있으면, 아이들에게 실례만 끼칠 뿐이니까

그러니까..

 

천천히 다시 일어나서, 옷을 털고 가지런히 정리하고, 눈물을 쓱 닦고는 프로듀서씨에게 정성을 담아 고개 숙여서 인사했어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프로듀서님. 리츠코 고마웠어.

프로듀서씨랑 리츠코는 보기 괴로운지 시선을 피했어요.

죄송해요. 못난 저 때문에 괴로워져서..

다 못난 저 때문이에요. 저 때문에..

저 때문에.

 

유키호「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짐을 정리하고, 조용히 계단을 내려가 문 손잡이를 잡고 바깥으로 나가요.

아무런 인사도, 위로도 없이.

문 밖으로 나서려는데, 누군가 절 붙잡아요.

히비키랑, 마코토네요.

 

히비키 「제발 유키호..어 어떻게든 될거야! 그러니까 이대로는..(울먹)」

 

마코토 「가지마..유키호(울컥)」

 

유키호 「미안해. 히비키, 유키호. 

다른 아이들에게도 실례 많아서 미안하다고 전해줄래?(미소)」

 

애써 웃어봐요.

그리고 사무소의 문을 열어서, 천천히 밖으로 나가봐요.

계란이랑 과일이 쏟아져요.

하얀 원피스가, 과일과 계란으로 더러워져가요.

 

"니가 무슨 아이돌이야! 야쿠자 딸내미 주제에!"

 

"유키호씨! 아버님의 혐의를 인정하십니까?"

 

"니 애비 빚독촉 때문에 우리 엄마가 자살했어! 우리 엄마 살려내!!"

 

"살인마의 딸!"

 

사방에서 비난과 저주가 쏟아져요. 머리가 어지러워져요.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처럼.

이대로 차라리 죽는다면 더 좋을까요?

 

갑자기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서, 다리에 힘이 풀리고 정신이 멍해져요.

그런데 더이상 잃어나기도 싫어서

조용히 눈을 감고, 그대로 어둠 속에 몸을 맡겨요.

 

2.

눈을 떠보니, 먼저 하얀 천장이 보여요.

시선을 돌리니, 히비키랑 마코토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절 바라보고 있는게 보여요.

 

히비키 「어 일어났어! 유키호 괜찮아?」

 

유키호 「...응. 나 어떻게 된거야?」

 

마코토 「그게..돌에 맞아서.」

 

유키호 「..그렇구나.」

 

마코토 「걱정마! 그 못된 사람 꼭 잡아서 벌 받게 해줄테니까! 그러니까ㅡ」

 

유키호 「아냐 됬어. 다 못난 내 잘못이니까..」

 

병실 티비에서는 여전히 제 아버지에 관련된 뉴스가 나오고 있어요.

한동안 이어지는, 어색한 침묵.

 

마코토 「저 저기..유키호? 

나 잠깐 마실 것 좀 가지고 있을 테니까..

그리고 너무 걱정하지마. 잘 될꺼니까..」

 

마코토가 자리를 나가고, 남은건 저랑 히비키였어요.

하얀 침대에 누워, 옆에서 저를 걱정스레 지켜보는 히비키를 달래기 위해 미소를 지어봐요. 억지로

문득, 지난번에 방송 중에 빈혈로 쓰러졌을 때가 생각나요.

그땐 병실이 가득찰 정도로 동료들이랑 친구들이 가득 들어왔었는데.

이제는 마코토랑 히비키 뿐이네요. 

어쩔 수 없죠. 못나고 쓰레기 같은 저 따위가 태어난게 죄겠죠?

 

히비키 「저 저기..괜찮아?」

 

"ㅡ한편 하기와라 지로(57)씨는 도쿄건설 파업 관련 노동자들을 살해 청부한 것과ㅡ"

 

유키호 「히비키. 나..아버지가 없으면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유키호 「..나 아버지가 못된 사람이라 벌 받아야 된다는 거 잘 알지만.

그래도 나한테만은 항상 다정하고 상냥하시고 듬직하셔서..

나 이제 아버지 없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울먹)」

 

히비키 「아냐! 유키호 잘 살아갈 수 있을테니까..우리들이 도와줄께!」

 

히비키 「사 사실 나 아빠가 계시지 않아..(울먹) 오래 전에 불쌍한 사람들 대신해서 나서시다가 안 좋은 일을 당하셔서..

오키나와에서 공장일 하다가 다친 사람들 대신해서, 직접 도쿄까지 올라오셔서 따지시다가 사고를 당하셨거든.

그때부턴 정말로 삶이 힘들어져서. 어멈이랑 오라방이랑 나두..

하지만, 그래도, 나랑 엄마랑 오빠랑 오키나와에서 같이 힘내서 열심히 살아왔으니까

유키호도 분명히, 이겨낼 수 있을거다죠!

765 프로 아이들이랑 프로듀서도 지금은 그렇지만 나중에는 분명 다시 알아줄 테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울먹이는 히비키를 보니까, 그 따뜻한 마음에 저 잠시나마 가혹한 현실에서 벗어나는 것 같아서,

히비키랑 마코토가 저같이 못난 쓰레기한테 남아있는 것만으로도 너무나도 고마워서

앞으로 평생 은인으로 생각할 거라고ㅡ

 

 

"ㅡ한편, 오키나와의 야나카 중공업 노동자 파업 당시 피습당한 故 가나하 구치씨의 살인도 직접 사주한 것으로 알려져ㅡ"

 

유키호 「히 히비키?」

 

히비키 「...」

 

마음이 덜컹 하고 가라앉아요.

차가워지는 히비키의 표정을 바라보며, 무서워서 구걸하듯 히비키의 이름을 불러봐요.

그래도 안 되서, 애원하듯 히비키에게 용서를 빌어봐요.

 

유키호 「미 미안해. 미안 미안 미안 미ㅡ」

 

히비키 「그만!!」

 

버럭, 하고 소리를 지른 히비키는 단 한번도 본 적 없는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어서,

히비키가, 저를 노려보며 싸늘하게 말해요.

 

히비키 「네 아버지 때문에, 우리 아방이 죽었다니..」

 

유키호 「미안..미안해 미안.(울먹)」

 

히비키 「나랑 오라방이랑 어멈이랑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데!」

 

히비키 「...그것도 너 때문이였어..」

 

말릴 새도 없이, 히비키는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밖으로 나가버렸어요.

마침 병실 문을 열고 들어오던 마코토가 히비키를 붙잡고 무슨 일인지 물어보려 했지만,

히비키는 그마저도 뿌리치고는 그대로 밖으로 사라졌어요.

못난 제 자신을 손바닥으로 가리고는, 눈물을 조용히 삼켜봐요. 마코토가 무슨 일이냐고 계속해서 물어보네요.

하지만 어떻게 말해야 하죠? 저, 제 가장 소중한 친구의 아버지를 죽인 범죄자의 딸이라는걸요.

정말로, 저 그냥 이대로 죽었으면 하고 바랬어요.

이건 다 못난 제가 태어난 잘못이니까요.

 

미안.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3.

-일주일 후-

 

똑. 똑. 하고, 물 떨어지는 소리만 들려요.

안 나간지 얼마나 됬더라? 

불도 키기 싫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그냥 집 쇼파에 앉아서 가만히 있어요.

핸드폰에는, 마코토가 보낸 문자랑 전화가 한가득.

하지만 받기 싫어요.

 

저같이 못난 쓰레기 때문에 마코토가 다치는거 보기 싫으니까요.

전 이대로 그냥 사라져야..

ㅡ요즘요.

밤에 잠이 들면, 꿈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저를 비난해요.

다 너 때문이라고.

너 때문에 이렇게 됬다고.

 

나, 이제는 더이상 버틸 수 없어.

 

문득, 주방으로 걸어가봤어요.

저린 다리를 억지로 끌어가면서, 식탁에 놓인 칼을 쥐어봐요.

그대로 칼을 가지고, 화장실로 들어갔어요.

 

그리고는 그대로 손목에 대고ㅡ

 

유키호 「악!」

 

따끔하지만, 생각보다 깊게 베이지 않았어요.

붉은 핏방울이 몇 방울 떨어지지만

이대로는 죽지 않을 것 같아서

저랑 제 아버지 때문에 다치신 분들을 생각하면서

반성하면서 계속해서 그었어요. 손에 힘이 안 들어갈 때까지.

그리고 욕조의 따뜻한 물에 담궈봐요. 피가 욕조에 퍼져나가요.

 

몸에 힘이 빠져나가요.

그러면 안되는데, 차갑게 식은 뺨 위로 눈물이 흘러내려요.

나 죽어야 하는데.

나같은 못나고 땅딸막한 울보에 사람들에게 폐나 끼치는 쓰레기는 죽어야 하는데.

 

그런데 저 죽고 싶지 않아.

 

하지만 몸에 힘이 빠지고,

의식도 점점 흐려져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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