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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ER ONE CINDERELLA STORY 6 - 슬로우 라이프 판타지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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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19, 2017 19:01에 작성됨.

(이전화 링크)

 

슬로우 라이프 판타지 ③

 

 

 “젠장! 그 녀석이 목적이 스탠드유저를 늘리는 거였다니! 그 기운으로 요시노를 교란시키다니!”

 죠스케는 이를 갈았다. 바로 눈앞에서 스탠드를 놓친 분함과 다시 찾을 수 없다는 막막함, 놈이 벌여놓은 짓의 혼란스러움. 한 번에 세 가지 난제가 닥쳐오자 머리가 과부하를 일으켰다. 우선은 일행들에게 상황을 알렸다. 해결할 일이 늘었어도 당장 급한 것은 하나. 슬로우 라이프 판타지를 잡는 것. 다른 일행들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요시노는 어떻게든 녀석을 찾기 위해 정신을 집중했다. 물건을 찾을 때의 답답함은 죠스케 또한 잘 알고 있지만 요시노의 경우는 조금 다르리라. 레이더망에 잡힌 수많은 반응 중에서 진짜를 찾는 일이니까. 어때? 좀 알겠어?

 요시노는 고개를 저었다.

 “기운이 곳곳에 흩어져 있어 정확히 알 수 없군요-.”

 “하아. 마냥 이러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 뭐라도 단서를 찾아야 하려나.”

 말은 그렇게 했지만 찾을 만한 것이 없었다. 애초에 찾을 단서가 있어도 슬로우 라이프 판타지의 능력 앞에서는 있으나 마나하다. 그래도 필사적으로 머리를 쥐어짜다 잠깐 잊고 있던 의문을 떠올렸다. 녀석은 어째서 사탕을 가지고 있었지?

 “요시노. 혹시 녀석이 떨어뜨린 사탕을 찾을 수는 없을까?”

 “으-음?”

 “녀석은 처음 마주쳤을 때부터 쭉 사탕을 가지고 있었어. 바닥에 사탕을 떨어뜨리며 움직였지. 아마 귀 안에 같이 넣어놓은 화살 때문에 떨어진 걸 거야. 그 사탕을 찾는다면 녀석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좋은 생각이나 기묘한 기운보다도 많은 것이 사탕이기에-. 어떤 특정한 사탕을 찾아야만 하는데-.”

 고민하던 요시노는 바로 옆에 있는 문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응접실. 방금 막 사원들이 저녁을 먹으러 이동했기에 아무도 없었다. 요시노는 탁자 위에 놓여있는 빈 그릇을 확인했다. 이것이라면-.

 “찾을 수 있어?”

 “확실치는 않으나-. 이 방은 손님을 맞이하는 곳이기에 항상 사탕이 가득한데 지금은 비어있으니-. 분명 이 일의 원흉이 챙긴 것이겠지요-. 그 사탕은 저 또한 좋아하는 것이라 잘 알고 있지요-.”

 말을 하던 요시노가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곧바로 발을 움직였다.

 요시노를 따라가며 죠스케는 계속 머리를 굴렸다. 무작정 쫓아봤자 방금 전처럼 놈의 능력에 당할 뿐이다. 도망칠 틈을 주지 않고 순식간에 거리를 좁힐 방법이 필요했다.

 

 *

 

 가쁜 숨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대체 이 회사 안에서 얼마나 헤맨 건지. 발길이 끊긴지 오래 된 복도를 지나 문 앞에 섰습니다. ‘이곳’에 오는 것은 오랜만입니다. 한 때는 벗어나고 싶었지만 지금은 추억이 담겨있는 곳. 가끔씩 찾아올 때도 있었지만 이곳에 오는 것이 이렇게나 힘든 일이라고는 생각지도 못 했습니다. 센카와 씨의 보조가 없었다면 아마 영원토록 오지 못했을지도.

 그런 만큼 제가 서 있는 이 문이 과연 그곳의 문인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제가 또 착각을 한 것은 아닌지. 하지만 또 틀렸다고 해서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해야만 하는 일, 저를 믿고 맡겨준 일이니까. 심호흡을 하고 문을 열었습니다.

 예전, 이곳에 처음 왔을 때처럼 먼지들이 반겨주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비좁은 공간을 더욱 비좁게 만드는 소품들. 조심히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방안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짐을 옮긴 듯 부자연스러운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옆에 쌓인 짐들을 치우자 그 안에 숨겨진 공간이 나타났습니다. 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후타바 씨.”

 자고 있는 작은 소녀, 저의 담당 아이돌인 후타바 안즈 씨를 흔들어 깨웠습니다. 이런 곳에서도 잘 주무시던 후타바 씨가 천천히 눈을 떴습니다. 처음에는 하품을 하다가 깜짝 놀란 후타바 씨는 으익! 하고 비명까지 지르셨습니다. 놀란 이유가 자고 일어나 처음 본 것이 제 얼굴이라서인지, 아니면 저에게 들켰다는 사실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신을 차린 후타바 씨는 얼른 도망치려했지만 금방 붙잡히고 말았습니다. 이거 놔줘, 프로듀서! 안즈는 자유를 원한다! 격하게 반항하는 후타바 씨를 앉히고 강하게 말했습니다. 후타바 씨!

 “어, 어? 뭐야, 프로듀서. 화난 거야……?”

 “지금 후타바 씨 때문에 큰일이 났습니다. 이대로는 혼란이 점점 커질 겁니다. 막을 수 있는 건 후타바 씨뿐입니다.”

 “무슨 소리야? 안즈는 계속 여기 있었는데 큰일이라니…….”

 이해를 못하고 있던 후타바 씨는 문득 무언가를 깨달은 듯, 얼굴에 서서히 심각함이 퍼졌습니다.

 

 *

 

 걸을 때마다 사탕이 툭툭 떨어졌다. 종류별로 다양하게 거의 우겨넣듯이 사탕을 모았기 때문이다. 조금 움직이다가 사탕을 줍고, 또 조금 움직이다가 사탕을 줍는 행동의 반복이었다. 좀 더 깔끔한 방법이 있겠지만 슬로우 라이프 판타지에게는 그럴 만한 지능이 없었다. 주인의 물음에 대한 최소한의 답변과 명령을 따르는 것이 한계였다.

 지금껏 난리를 피우며 돌아다녔음에도 여기까지 도망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그 능력 덕분. 그 정도로 능력에 있어서 슬로우 라이프 판타지의 자신감과 활용도는 최고였다. ‘다시 꼬리를 잡힌다 해도 도망칠 수 있다.’ 머리가 아닌 본능에 각인된 생각이었다.

 떨어진 사탕들을 전부 주워 담고 뒤로 돌아섰다. 주인을 찾는 자들로부터 주인을 철저히 지켰고, 사탕도 잔뜩 모았다. 임무 완료. 이제 돌아가기만 하면 된다. 사탕이 떨어지지 않게 조심하며 걸음을 딛는 순간 천장이 무너졌다.

 박살난 천장 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도라라라! 목소리의 주인과 소녀가 내려왔다. 천장은 고쳐졌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일어나서 마치 순간이동이라도 한 것만 같았다.

 거리 약 2m 정도 앞에 추격자가 나타났다.

 “저 앞에서 정직하게 따라붙으면 아까처럼 도망갈 테니까. 이렇게 위에서부터 팍, 하고 꽂히듯이 내려오는 수밖에 없었지. 찾았다고, 슬로우 라이프 판타지.”

 어떻게 나를 찾아온 것일까? 그만큼 교란을 시켰는데. 답을 생각할 만한 지식이 슬로우 라이프 판타지에게는 없었다. 있는 것은 오직 입력된 명령뿐. 주인을 ‘철저히’ 지킨다.

 이 거리에서는 더 이상 도망칠 수 없다. 녀석의 파워는 이미 실감했으니 정면 전투도 불리하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자신의 능력으로, 그에 대한 자신감으로 싸운다. 상황이 그렇게 불리하지 만은 않았다.

 슬로우 라이프 판타지는 전투태세를 취했다.

 “그렇게 당하고도 아직도 싸워보겠다는 거냐? 좋아. 이번에는 늘어진 귀가 찢어지는 걸로 끝나지 않을 거라고.”

 죠스케가 크레이지 다이아몬드를 꺼냈다. 아직 전투태세를 취하기 전. 슬로우 라이프 판타지가 선공을 날렸다. 하지만 그 주먹은 목표에 닿지 못하고 막혀버렸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압도적인 스피드로 크레이지 다이아몬드가 쳐낸 것이다.

 “도라라라라라라라!”

 공격도 방어도 하지 못 하는 상황에서 날아오는 반격. 그러나 슬로우 라이프 판타지는 여유로웠다. 일말의 발악도 하지 않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죠스케는 기묘히 여겼다. 슬로우 라이프 판타지의 태도를, 빗나가는 크레이지 다이아몬드의 주먹을.

 1초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적어도 십 수 발의 주먹을 날렸으나 하나도 맞지 않았다. 그것도 크레이지 다이아몬드가. 날아오는 총알을 잡을 정도의 파워와 스피드가.

 다시 한 번 주먹을 날렸다. 이번에는 최대한 집중해서 한 발만. 슬로우 라이프 판타지는 이번에도 피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먹은 알아서 빗나갔다. 뭣이? 당황한 순간 크레이지 다이아몬드의 복부에 반격이 꽂혔다. 스탠드가 받는 데미지는 곧 본체인 스탠드유저의 데미지. 죠스케의 입에서 피가 흘렀다.

 이어지는 연타를 죠스케는 재빨리 방어했다. 아까처럼 모든 공격을 쳐내려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크레이지 다이아몬드의 주먹은 빗나가고 슬로우 라이프 판타지의 공격만이 정확하게 날아왔다. 죠스케가 할 수 있는 것은 방어를 취하는 것 뿐.

 전세가 역전되었다. 이 비상식적인 상황에 대한 이해를 죠스케는 이미 끝냈다. 하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이 녀석 설마, 코앞에 있는 표적을 찾아서 맞추는 것조차 어렵게 만들고 있어! 그래서 크레이지 다이아몬드의 공격을 피할 필요가 없는 거야! 아까 전에는 하지 못했던 활용법, 더군다나 훨씬 늘어난 파워! 본체가 가까이 오고 있어! 그래서 스탠드 파워가 더 강해진 거라고!’

 간신히 방어를 하면서 죠스케는 요시노에게 외쳤다. 요시노!

 “본체가 가까이 있어! 지금이라면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이 녀석의 공격, 강해졌지만 크레이지 다이아몬드보다는 못 해! 버티고 있을 테니까 얼른 본체를 찾아!”

 필사적인 외침. 그러나 요시노는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포기나 체념 따위가 아니었다. 오히려 승리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요시노는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화면을 조작하더니 단축키 1번을 눌러 전화를 걸었다. 상대가 전화를 받자 그에게 위치를 물었다.

 요시노는 외쳤다.

 “죠스케 씨-! 다시 한 번 저 위를-!”

요시노가 천장을 가리켰다. 뭘 생각하는 건지 알 수 없는 와중에도 죠스케는 움직였다. 공격을 피해 뒤로 빠지고 점프했다. 크레이지 다이아몬드가 천장을 부쉈다. 그러자 그 위에 서 있던 사람들이 떨어졌다.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작은 소녀를 감싼 채 땅에 떨어졌다. 소녀는 재빨리 일어나 외쳤다.

 “그만해! 안즈는 이렇게까지 하라고 한 적은 없다고!”

 공격이 멈췄다. 아니, 작동이 멈췄다. 슬로우 라이프 판타지는 우뚝 멈춰선 다음 자신의 귀처럼 몸을 축 늘어뜨렸다. 그리고 사라졌다.

 검은 정장의 남자, 프로듀서가 몸을 털며 일어났다. 혹시라도 후타바 안즈의 몸에 상처가 나지 않았는지 확인했다.

 “다치지 않으셨군요. 다행입니다.”

 “프로듀서. 그런 것보다…….”

 안즈는 다친 죠스케를 힐끔힐끔 쳐다봤다. 영문을 모른 채로 죠스케가 말했다.

 “설마…… 이 꼬마가 스탠드유저인 검까?”

 

 안즈는 고개를 숙였다. “안즈 때문에 다치게 해서 미안해!” 라고 진심으로 미안함과 사과의 마음을 담아 말했다. 옆에서는 프로듀서가 함께 고개를 숙였다. 어린 소녀와 인상 험악한 남자의 태도에 죠스케는 손을 저었다.

 “아뇨, 뭐. 괜찮슴다. 이 정도는 금방 나으니까.”

 “그래도 미안. 안즈는 그저 쉬고 싶었던 건데, 갑자기 이상한 녀석이 나타나서. 명령한 대로 다 따르니까 그냥 잘 됐다 싶어서 이것저것 시킨 건데……. 정말로 미안.”

 죠스케는 머리를 긁적였다. 이 소녀는 자신이 어떻게 스탠드를 얻었는지 모른다. 팔에 상처가 나서 의무실로 가다가 숨어있던 중에 갑자기 나타났다고 했다. 슬로우 라이프 판타지가 화살을 갔고 있었으므로 일단은 화살의 영향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문제는 그 화살은 어디로 갔느냐이다. 분명 슬로우 라이프 판타지가 가지고 있던 화살이 없어졌다. 생각해 보니 어느 순간부터 화살을 들고 있지도 않았다. 화살의 출처를 알지 못하는 이상 이 소녀도 피해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괜찮슴다. 앞으로는 스탠드를 악용하지 말고, 레슨도 꼬박꼬박 받으면 되는 검다.”

 “저,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겁니다만. 후타바 씨 때문에 큰 피해를 입은 사람이 있습니까?”

 프로듀서의 물음에 죠스케는 쉽사리 답하지 못했다. 안즈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다친 사람이 있는 거야?”

 “아뇨, 아뇨. 아님다. 뭐,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제가 금방 고쳤기 때문에 목숨에는 전혀 지장이 없슴다. 사실 다쳤다고 하기도 애매한……. 뭐, 어쨌든 그런 검다. 만약 크게 다친 사람이 있었다면 회사에 더 난리가 나지 않았겠슴까? 너무 죄책감 가지지 않아도 됨다.”

 “그래도…….”

 죠스케는 난감해졌다. 그 때 요시노가 다가왔다. 안즈의 손을 잡고 인자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즈 씨-.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법이지요-. 중요한 것은 실수를 했을 때 잘못을 받아들이는 것-.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것을 위해 프로듀서가 있는 것이겠지요-.”

 요시노가 눈웃음으로 프로듀서를 바라봤다. 프로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일로 후타바 씨가 레슨을 빼먹지 않으신다면, 그걸로 됐습니다.”

 “윽. 아, 알았어……. 안즈도 열심히 해볼게.”

 훈훈한 분위기에 붉은 노을빛이 섞여들었다. 요시노는 창밖으로 황혼을 바라보았다. 숨을 크게 들이쉬는 모습이 마치 세상을 향해 기도를 하는듯한 모습이었다. 잠시 지켜보던 프로듀서가 물었다.

 “그런데 요리타 씨. 어째서 센카와 씨를 통해 저에게 후타바 씨를 찾아달라고 하신 건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그것은 죠스케와 안즈도 궁금해 하던 점이었다. 언제부터 스탠드유저가 안즈라는 것을 알았는지, 어떻게 프로듀서가 안즈를 찾아 자신에게 올 것이라 생각했는지. 요시노는 당연하단 듯이 답했다.

 “처음 혼란이 찾아왔을 때 저는 안즈 씨의 기운을 느꼈지요-. 헌데 갈수록 기운이 흐려져 긴가민가하여서 우연히 만난 치히로 씨에게 부탁했습니다-. 그대에게 안즈 씨를 찾아 달라하라고-. 그리고 기묘한 힘의 근원이 사탕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확신했지요-. 항상 누군가를 이끌기만 하던 요시노를 아이돌의 세계로 이끌어준 그대라면- 분명 안즈 씨를 찾아 저에게 올 것이라고-.”

 그 선택은 정답이었다. 몇 번이나 길을 잃어가면서도 프로듀서는 임무를 완수했다. 치히로가 회사 지도를 보면서 길을 알려준 덕도 있지만, 이 프로듀서가 아니었다면 나를 찾아내지 못 했을 것이다. 그런 확신이 안즈에게도 있었다.

 “저기, 그런데. 이제 와서 물어보기는 그렇지만 요시노도 아이돌이었슴까?”

 죠스케가 슬쩍 손을 들고 물었다. 잠깐의 침묵 뒤에 프로듀서가 답했다.

 “네. 요리타 씨는 후타바 씨와 함께 제가 담당 중인 신데렐라 프로젝트의 일원이십니다. 후타바 씨가 1기생, 요리타 씨는 2기생이시죠.”

 “아. 그, 죄송하게 됐슴다. 제가 아이돌이나 연예인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죠스케가 자신의 눈치를 보자 요시노가 후후, 웃으면서 말했다.

 “괜찮아요-. 죠스케 씨-. 저는 아직 데뷔를 한지 얼마 안 되었기에-. 모르는 것은 이상하지 않지요-.”

 “으음. 그래도 지금까지 계속 같이 다녔는데 아무것도 몰랐던 건 미안한데……. 요시노는 분명 대단한 아이돌이 될 거야.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나는 옆에서 느꼈으니까.”

 근데 이러면 내가 요시노의 첫 번째 팬인가? 죠스케는 멋쩍게 웃었다. 두서없이 한 말이지만 마음은 확실한 진심이었다. 그러나 요시노는 고개를 저었다. 죠스케가 충격을 먹자 이렇게 말했다.

 “그대가 팬이 되어주는 것은 정말로 기쁜 일-. 저 또한 그대에게 도움 받은 것이 많아 정말로 감사하오나-. 저의 첫 번째 팬은-.”

 옆에 있는 프로듀서를 바라보았다. 순간, 말을 하지 않아도 죠스케는 알 수 있었다.

 “한 번 더 확신했슴다. 요시노는 대단한 아이돌이 될 거라는 것을. 당신의 아이돌들, 아직 어린데도 정말 대단함다.”

 “네. 저도 그녀들이라면 최고의 미소를 보여주는 아이돌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프로듀서는 긍정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그런데, 히가시카타 씨.

 “후타바 씨는 17세, 요리타 씨는 16세로, 두 분 다 그리 어리지는 않습니다.”

 “……네?”

 이해에 시간이 걸렸다. 천천히 하나씩 정리해갔다. 안즈가 17세. 요시노가 16세. 죠스케 자신은 16세. 죠스케는 저도 모르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요시노가 나랑 동갑이고 안즈가 연상? 그레이트! 스탠드보다도 더 기묘하다고!”

 놀라는 죠스케를 놔두고 요시노는 프로듀서의 소매를 끌어당겼다.

 “그대-. 슬슬 잠이 오기에-.”

 “안즈도. 시간 늦었으니까 레슨은 내일부터 열심히 할게.”

 “……네. 그러면 기숙사와 집으로 바래다 드리겠습니다.”

 

 *

 

 예정보다 늦게 집으로 가는 길. 저는 프로듀서 씨의 차 안에서 창밖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원래는 이런 시간이라도 혼자 집으로 돌아가지만 오늘은 프로듀서 씨가 꼭 데려다주겠다고 했습니다. 저도 오늘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말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레슨 중에 갑자기 문이 열리고, 아무도 없는 곳에 사탕에 떨어졌습니다. 미오와 아카네가 다쳐 피를 흘렸고, 저는 정신이 끊기듯 쓰러져버렸습니다. 눈을 떴을 때는 의무실. 미오와 아카네, 프로듀서 씨가 저를 간호하고 있었습니다. 우즈키와 린도 좀 전까지 있다가 먼저 돌아갔다고 했습니다.

 세 사람의 말로는 제가 레슨 중에 갑자기 쓰러진 것 같습니다. 아마도 많이 지쳐있던 것 같다면서. 뭔가 이상함을 느꼈지만 제 기억과 달리 두 사람은 상처 하나 없이 말끔했죠. 제가 꿈이라도 꾼 걸까요? 그렇게나 생생한 꿈은 꾼 적이 없었는데. 하지만 두 사람이 다치는 것보다는 이게 나은 일이겠죠.

 “타카모리. 괜찮겠어?”

 집에 들어가려는데 프로듀서 씨가 물어보셨습니다.

 “네. 오늘은 죄송했어요. 걱정 끼치지 않도록 앞으로는 체력관리도 철저히 할게요.”

 “그래……. 그럼 됐어. 들어가서 쉬어.”

 “프로듀서 씨도 안녕히 가세요.”

 

 *

 

 타카모리를 바래다 줄 때부터 지금까지 차 안은 조용했다. 무섭고도 무거운 침묵이 몸을 짓누를 정도로. 때문에 사진 속의 남자, 내 아버지라는 인간은 내내 눈치만 보고 있었다. 집 앞에 도착하고도 한참 동안 나는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집안까지 업무나 그 외의 문제를 들고 가지 않는다. 혼자 살고 있음에도 내가 정한 규칙이었다. 때문에 현재 직면한 문제의 해결책을 생각할 때까지는 집으로 들어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시간이 좀 지나자 답답해졌는지 그가 입을 열었다.

 “요시카게. 내가 정말로 미안하다. 절대 그럴 생각이…….”

 그가 다시 입을 다물었다. 내가 노려보자 다시 눈치를 보는 것이다. 예전부터 이런 남자였다. 날 위해 뭐든 하겠다고는 하지만 내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는 쓸모없는 인간. 그 때마다 찍소리도 못하고 조용히 있는 인간. 미안하다고? 나는 분노를 담아 말했다.

 “나는 모리오초를! 내 평온한 삶을 버리고 여기까지 도망 왔어! 누가 언제 쫓아올지도 모르는 도망자의 생활을 끔찍이도 싫어하는 내가, 모든 걸 버리고 올 수밖에 없었다고! 시간이 지나서 이 생활에도 적응했고, 놈들을 뿌리치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할 때 다시 놈들이 쫓아왔단 말이야! 그런데 당신은 대체 지금까지 뭘 한 거지? 놈들을 제거하지도 못하고, 여기까지 쫓아와서는 일만 크게 만들었잖아!”

 끔찍한 상황이었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화살과 스탠드유저, 지금의 이 타이밍. 확신까지는 아니더라도 놈들은 346 프로덕션에 내가 있을 거라는 의심을 품고 있었다. 그것이 지금 더 강해졌다. 그리고 그로 인해 타카모리가 쓰러졌다.

 “젠장…….”

 혼란스러운 것은 이 상황만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혼란스러운 것은 내 마음이었다. 어째서 이렇게까지 동요하는 거지? 나는 그녀를 『걱정』하고 있는 건가? 아니야. 그녀의 성공이 곧 나의 평온한 삶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이돌이다 죠스케, 죠타로 일행과는 엮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저 그뿐이다.

 “그, 그래도 요시카게. 너무 걱정하지는 말아라. 놈들에게 화살을 뺏기지는 않았으니까. 슬로우 라이프 판타지가 사탕을 챙기고 있을 때 내가 이렇게 화살을 가져왔어. 새로 생겨난 스탠드유저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마라. 누가 어떤 스탠드를 가지게 됐는지 내가 전부 알아 오마. 분명 이용할 수도 있을 거야.”

 “당연한 말을 하는군. 당연히 그래야지. 알고 있으면 시답잖은 변명 늘어놓지 말고 얼른 가!”

 그는 도망치듯 밖으로 나갔다. 최소한 정보를 모으는 것만큼은 쓸모가 있겠지. 나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집으로 들어왔다. 스트레칭을 하고 우유를 데우며 마음을 안정시켰다. 아직 최악의 위기까지는 오지 않았다. 손톱을 깨물 필요는 없다.

 

 *

 

 늦은 식사와 샤워를 마치고 요시노는 기숙사 침대에 누웠다. 피곤했다. 어려운 레슨을 했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기묘한 힘을 찾기 위해 힘을 너무 많이 썼기 때문이리라. 스탠드를 쫓는 것은 그녀에게도 그만큼 힘든 일이었다.

 결국 사건은 해결하였으나 아직도 걱정이 남아있었다. 슬로우 라이프 판타지가 만들어낸 수많은 스탠드유저들. 죠스케가 걱정하지 말라고 하였기에 프로듀서에게도 이에 대해서는 알리지 않았다. 그녀는 죠스케를 돕고 싶었으나,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곳곳에 퍼진 기운이 너무 많아서 오늘 하루 동안 요시노는 너무 혹사를 당했다. 평소처럼 무언가를 찾는 것에는 지장이 없지만, 스탠드를 찾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새로운 감각이 강제로 열리는 과정에서 상처가 남은 것이다. 완전히 회복하기 전까지 그녀는 스탠드를 쫓아서는 안 된다.

 요시노는 눈을 감았다. 원래 일찍 잠드는 그녀였으나, 이렇게나 빠르게 잠에 드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스탠드명 – 슬로우 라이프 판타지

본체 – 후타바 안즈

 

파괴력 B

스피드 B

사정거리 A

지속력 B

정밀동작성 A

성장성 E

 

무언가를 찾는 것을 방해한다. 어디까지나 방해할 뿐 찾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그 난이도가 숨은 그림 찾기처럼 어려워진다. 오히려 군중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것도 가능. 최대 파워를 쓸 경우 코앞에 있는 적에게 공격을 맞추는 것조차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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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스탠드 배틀이 끝났습니다.

좀 더 임팩트 있는 마무리를 하고 싶었지만 아이돌을 팬다거나 때린다거나 후려치는 것 밖에 생각이 안 나서;;;;

안즈한테 참 미안한데 또 심한 짓을 할 수는 없어서 그냥 앞으로의 사건을 암시한다는 느낌으로 끝냈습니다.

너무 허무하게 끝난 것 같다고 생각하신다면 다음에는 이러지 않겠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번 화를 쓰면서 느낀 거지만 다른 작품의 캐릭터들끼리 만나면 기묘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니더군요.

그림체부터 다른 애들끼리 만나서는 몇 살인지를 따지는 순간 어떤 작품도 넘어설 수 없는 기묘함이 나왔습니다.

참고로 요시노 님은 16세이긴 하지만 고1인지 고2인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냥 죠스케하고 맞추려고 고1로 설정했죠.

 

다음 화부터는 좀 더 본격적인 이야기로 들어갑니다.

더 많은 아이돌, 더 많은 스탠드. 죠죠 일행과의 더 많은 인여.

재미있고 감동있게 쓰려고 노력하겠습니다.

 

다음 에피소드 『혼다 '더 캡틴' 미오』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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