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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히비키, 그 컨셉 언제까지 할꺼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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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18, 2017 19:53에 작성됨.

 

1.

오늘은 오래간만에 765프로 동료들이 다같이 모였다구!

하루카 치하야 미키 야요이 타카네 마미 아미 아즈사 유키호 마코토 리츠코까지

모두들 다 모였어! 오늘 방송도 '765프로 아이돌 특집'이라고?

방송도 내내 화목하고 기분 좋았다죠?

하루카, 치하야랑 미키를 지나 다음엔 내 차례였고,

중앙에 앉으신 MC 분이 내게 시선을 돌리며 질문을 보내주셨어.

 

MC 「그런데 히비키씨는 '아직도' 동물이랑 대화가 가능하신가요?」

 

히비키「응! 이누미랑 햄조랑 우사에랑 부타타랑 헤비카랑 시마오랑ㅡ」

 

MC 「그만 그만! 다 소개하려면 1시간은 걸리겠네요. (방청객 웃음) 참 재미있는 컨셉 덕에 여기까지 왔네요, 그죠?」

 

순간, 난 할 말이 없어졌어.

컨셉? 그게 뭐야?

하지만 나, 진짜로 동물이랑 대화할 수 있는걸?

옆에서 미키가 내 허벅지를 살짝 찌르면서, 입모양으로 '대답해 히비키'라고 말하고 나서야

정신이 들어서, 서둘러 대답해봤어.

 

히비키「하지만 나 진짜로 들리는걸?」

 

MC 「아 예 그러시겠죠.」 (방청석 웃음)

 

하루카 「자! 그러면 우리 히비키는 능력자인걸로!」

 

이상한 생각이 든다. 다들 왜 웃는거지?

동물과 대화하는게 이상한 일이야?

 

2.

오늘 방송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됬어.

프로듀서도 오늘 방송이 대박칠 것 같데. 헤헤

 

타카네 「히비키,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히비키 「헤헤. 다들 수고했는걸?」

 

하루카 「이예! 나 오늘은 안넘어졌다구?」

 

치하야 「그렇지. 오면서 휘청거린걸 빼면.」

 

하루카 「에 들켰어?」

 

오래간만에 다들 만나니 기분이 좋다. 

다들 서로 만나서 반가운가봐.

그런데 아까부터, 미키의 표정이 안 좋아보여.

무언가 꿍한 표정이라, 기분 나쁜게 있는 것 같아.

미키에게 다가가본다.

 

히비키 「저기 미키..혹시 안 좋은 일 있었어?」

 

미키 「아니.」

 

히비키 「에..혹시 방송이 잘 안된거야?」

 

미키 「방송은 잘 됬어.」

 

히비키 「그러면..」

 

미키는 아예 날 쳐다보지도 않고 말하고 있어.

우우, 미키가 이러는거, 처음 봐서 뭘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

처음 만났을 때의 치하야만큼이나 쌀쌀해져버린걸?

그때 미키가 내게로 시선을 돌렸어.

 

미키 「히비키, 그 컨셉 언제까지 할꺼야?」

 

순간, 대기실 안이 싸늘해진다.

컨셉이라고? 그거, 거짓말이라는 거지?

무슨 말을 해야 될지 몰라서, 난 자리에서 얼어붙었어.

 

히비키 「커 컨셉이라는게 무슨 뜻인지 잘ㅡ」

 

미키 「히비키도 잘 알잖아! 왜 모르는 척 하는거야?」

 

미키 「동물과 대화한다는 컨셉,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는거야!」

 

유키호 「저 저기 미키짱. 일단 화좀 가라앉히고..」

 

미키「유키호는 가만히 있는거야!」

 

당황스럽다. 나 진짜 대화할 수 있는데?

햄조랑 이누미랑 부타다랑 다들 나랑 대화할 수 있는걸?

다들, 그런 줄 알고 있었던거 아니였어?

ㅡ머리가 혼란해진다.

 

히비키 「하 하지만..다들 그렇게 아는거 아니였어?」

 

미키 「동물과 대화하는 사람은..」

 

미키 「아니,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은..미친거야!」

 

타카네 「미키!」(버럭)

 

타카네 「동료에게 무슨 망발입니까!」

 

미키 「다른 아이들도 다 그렇게 생각하는거야! 말을 안할 뿐인거야! 히비키 이상한거야..」

 

머리가 멍하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거야?

나 이상한 아이라고?

문득, 시선을 피하는 야요이가 보여서, 야요이를 붙잡고 물어본다.

 

히비키 「야요이!」

 

야요이 「에..예, 히비키씨?」

 

히비키 「야요이도 정말로 미키처럼 생각하는거야?

동물과 대화하는거, 정말로 이상한거야?」

 

야요이 「...(울먹) 그게 저, 저기..」

 

야요이 「으아아앙!!」

 

야요이가 울고 나서야 나도 정신이 들어와서,

다른 아이들을 살펴본다.

내 시선을 피하는 아이들의 표정을 바라보며, 난 깨달았어.

다른 아이들도, 다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하루카 「히비키, 일단 야요이 좀 달래고 올께.」

 

미키 「히비키, 잠깐 나좀 따라와줘」(정색)

 

타카네「잠깐! 히비키를 어디로 데려가시려는 겁니ㅡ」

 

미키 「잠깐만이면 되는거야! 말하고 싶은게 있어서 그런거야!

따라오지 말아줬으면 하는거야 타카네는.」

 

미키는 그대로, 내 손목을 붙잡고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2.

미키에게 손목을 붙잡힌채로, 난 방송국 옥상으로 끌려왔다.

아직은 쌀쌀한 3월의 찬 밤바람이 나와 미키를 맞이해준다.

미키의 표정이 너무 무서워서 무슨 말을 해야될지 모르고

그냥 무섭다. 미키 왜 그러는거야. 

 

미키 「히비키. 부탁이야.」

 

그리고 나, 처음으로 봐버렸다.

미키의 눈물을.

 

미키 「이제 그만해줘. 동물이 보인다거나 그러는 말.」 (뚝뚝)

 

히비키 「미..미키?」

 

미키 「사람들이 다 수근거려. 히비키 컨셉이 아니라 진짜 미친거 아니냐고 수근거리는거야.

765프로 아이들이 다들 착해서 지금까지는 아무 말도 안했지만,

나랑 다른 아이들도 모두, 햄스터랑 대화 나누고 이누미랑 웃고 떠드는 히비키를 보면

그냥 히비키가 미쳐버린 걸로만 보이는거야..(울컥)」

 

히비키 「나..미친거라고?

하지만 나, 나 진짜 아이들이랑 말할 줄 아는ㅡ

봐봐! 해 햄조랑 대화 나눌 수 있다고?」

 

주머니 속에서, 햄조를 꺼내어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는 햄조를 계속해서 불러본다.

하지만 오늘따라 햄조가 말이 없어. 계속해서 불러보는데도 답이 없고 다른 곳만 처다봐서,

햄조의 머리를 가볍게 눌러봤지만,

햄조는 내 손가락을 가볍게 물어버려서ㅡ

 

히비키「악!」

 

그리고는, 내 손바닥 위를 떠나 옥상 구석으로 숨어버렸다.

왜, 대답을 안해주는거야?

하하, 긴장해서 그런거지?

 

히비키 「헤헤, 오 오늘따라 햄조가 많이 긴장했었나봐. 그래두 평소에는ㅡ」

 

미키 「제발 히비키..(울먹)」

 

나, 미키가 고개를 푹 숙이고 펑펑 우는걸 보고 나서야,

그때서야 깨달았어.

미키, 날 걱정해서 하는 소리였다는 걸.

 

미키 「다들 마구 수군거리고, 히비키 욕하고 비웃는거 미키적으로는 진짜 싫어서..

히비키 멋지고 착한데 비웃음당하고 맨날 놀림당하고 하는거 진짜 싫어 싫어서 그런거야.

다른 아이들도 같이 싸잡아서 수근거림 받는 것도 싫은거야.

제발 이제 그만해줘 히비키..으앙!」

 

히비키 「...」

 

미키를 가볍게 안아주고는, 천천히 달랬어.

미키, 많이 괴로웠나봐 나 때문에.

 

히비키 「알았어. 그러니까..그러니까 이제 그만 울자. 뚝!」

 

미키 「..훌쩍..이제 안 그럴꺼지?」

 

히비키 「..응」

 

미키를 한참 달래고, 아래 대기실로 내려보낸 다음

햄조를 찾아본다.

햄조의 이름을 부르려다가, 미키가 하지 말랬으니까

그냥 찾아본다. 

옥상 구석의 폐물들을 뒤지다가 손이 베이고, 긁혀도

ㅡ친구들이 이때껏 나 때문에 같이 수근거림받고 놀림받았다는 것에 속이 쓰려서 눈물이 흐를 것 같아도.

억지로 꾹 참으면서.

 

타카네 「햄조, 여기 있군요.」

 

어느새 올라온 타카네가 손가락으로 어두운 구석을 가리킨다.

거기에는 말대로, 햄조가 있었다.

햄조를 조심스레 안아서, 주머니 속에 넣는다.

주머니 속에서, 햄조가 속삭인다.

 

"주인, 아까는 미안했어. 분위기가 너무 험악해서 나도 모르게 그만.."

 

"주인? 주인 주인?"

 

말 안할꺼야.

미키랑 아이들이, 너희들이랑 말하는 것 때문에 상처입었데.

그러니까 앞으로는 말 안할꺼야.

 

타카네 「..괴로워 보이십니다.」

 

히비키 「아냐, 나 그저..」

 

히비키 「나만, 생각했나봐. 헤헤.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 거니까..」

 

히비키 (울먹)

 

타카네 「괜찮습니다. 전..저희들은 언제나 히비키 편이니까요..」

 

타카네의 따뜻한 품 안에서, 조용히 울어본다.

다들 미안하고, 또 억울해서.

 

3.

오늘은 'TV 동물농장' 녹화가 있는 날인거야!

..그리고 그날 이후로, 히비키랑 다시 만나는 날이기도 한거야.

 

나 그때, 많이 속이 상했던거야.

히비키한테, 너무 심한 말 한건 아닌가 해서.

하지만, 다들 방송이 끝나면 히비키 이상하다고 마구 수근거리고,

인터넷에서도 히비키에 대해서 안좋게 쓰는거 보면 자꾸 마음이 아파서

히비키랑 같이 오래 잘 되고 싶은 마음에 그랬던거야. 정말로.

 

그런데도 나, 잘못해버린거야?

사실은 아직도, 그때 히비키가 지었던 표정이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아서,

혹시 다시 만났는데 내가 알던 히비키가 아니라

그때 그 날의 히비키처럼 슬픈 히비키면 어쩌나 하고 무서운거야.

 

나 너무 심한 말을 해버린건 아닐까?

히비키보고, 나 미쳤다고 해버렸던거야. 그날에.

친구한테 그런 말 하는건 진짜 실격인거야. 

만약에 히비키가, 나 다시는 안본다고 하면 나 어떻게 해야 하는거야?

 

허니랑 같이 차를 타고 가는 와중에도 나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던거야.

평소라면, 허니랑 같이 이런저런 이야기 많이 나눴는데

오늘은 한 마디도 못하겠는거야. 히비키 생각에.

 

프로듀서 「혹시, 히비키 때문이야?」

 

미키 「..아 아닌거야..(침울)」

 

프로듀서 「..히비키한테 그런 말을 해버려서, 침울한거구나.」

 

미키 「맞는거..앗! 허니 어떻게 아는거야?」

 

프로듀서 「난 너희들의 프로듀서니까.(미소)」

 

프로듀서 「걱정마, 미키. 히비키랑 미키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료니까.

히비키도 미키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 이해해줄꺼야.

정 미안하면, 사과하면 되는거고.」

 

미키 「..고마워 허니. 역시 허니답네. 덕분에 한시름 놓은거야(미소)」

 

하지만 그래도, 미안하고 불안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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