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말 못하는 기계와 아이돌들의 이야기 - 7 (치하야/유키호 루트 통합 파트)

댓글: 0 / 조회: 692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03-17, 2017 10:52에 작성됨.

어느 새 저녁무렵이 되고 후루사토 마을의 여름 축제 첫날이 밝았다.

765프로덕션 일행은 첫 날 저녁 공연만을 맡게 되지만 둘째 날 저녁에는 손님으로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공연을 하고도 하루가 더 있게 되는 것이었다.

 

바스티온 [루우웅. 위웅. 우위입? 삐유우웁. 윙삐유웁.]

 

바스티온도 그 공연 장소의 대기실에 아이돌들과 함께 대기하고 있었지만 2미터 이상의 키를 가진 걸어다니는 쇳덩이인지라 너무 무거워 맞는 의자가 없는지라. 결국은 바닥에 짚멍석을 깔고 퍼질러앉게 되었다.

바닥에 그냥 엉덩이를 깔고 퍼질러앉은 모습은 확실히 아이돌들에게는 조금 충격이었을까.

 

히비키 [어떤 의미로는 꼴사납다구 이거. 프로듀서.]

 

하루카 [그러게요......]

 

이오리 [어이! 거기 바보 로봇 프로듀서! 좀 도와달라구!]

 

바스티온 [삐유 쀼삐입!! 쀼삐쀼삐이이입!!!!]

 

이오리 [뭐야. 그 기분나쁘다는 듯한 투는?]

 

바스티온 [쀼삐이우 삐쀼우우입? 삐쀼웁.]

 

이오리 [하여간. 좀 도와줘. 이거 볶는 게 끝이 없다구!]

 

마미 [이오링. 너무 부려먹는 거 아니야?]

 

바스티온 [쀼삐이이?]

 

어차피 바스티온의 입장에서는 할 일도 없었던 시점인지라 조금 무시당한다는 느낌이 들기는 해도 일을 일단은 돕기로 했다.

이오리가 부탁한 일은 볶음국수와 타코야키 등의 주전부리 노점의 재료 손질과 조리를 조금 도와달라는 것.

 

문제는......

 

 

바스티온이 거기서 할 수 있는 일이 전무하다는 것이었다. 

타코야키를 뒤집는답시고 하늘로 날려버리질 않나. 볶음국수를 지나치게 기계적인 움직임으로 볶다가 흘러도 신경을 쓰지를 못해버리지를 않나.

결국은 10분만에 서빙 담당으로 나앉아 버리고 말았다만......

욕 먹은 것은 잊어버렸는지 굉장히 의욕적으로 일을 도와주는 바스티온이었다.

 

그런데 또 서빙 담당으로 쫓겨나고 나서는 별 문제 없이 나름 잘 일을 수행하는 것을 보니.

의외로 물건을 나르는 정도는 아무 문제도 실수도 없이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뭐, 적어도 양 팔에 달려있던 총을 모두 내려놓은 지금은 말이다.

 

무대에서는 금발과 파괴적인 몸매가 인상적인 15살의 소녀. 호시이 미키가 한참 여러 가지 멘트와 함께 관중들과 이야기로 분위기를 잔뜩 띄워놓고 있었다.

아무래도 잠 온다느니 뭐니 하는 말을 막 해대고 있는 것 같지만 그게 귀엽게 먹히는 것으로 보아. 역시 호시이 미키의 외모는 다소 논리나 예의에 벗어난 말조차도 개성이나 귀여움으로 보일만한 무기가 되는 것이 아닐까. 

뭐, 바스티온에게는 외모의 개념이라는 것도 딱히 없지만 말이다.

 

바스티온 [우위입? 우윕?]

 

바스티온은 웃음소리가 산발적으로 크게 터져나오는 무대와 관객석을 보면서 그저 고개를 갸우뚱할 뿐이었다.

 

바스티온 [삐쀼웁. 쀼위이이이 삐윱.]

 

이오리 [흐음. 바스티온에게는 많이 신기한 모양새인가보네?]

     

타카네 [하긴, 아무래도 그렇게 보입니다만.]    

 

이윽고 히비키의 무대 위 로데오를 위시하여 수많은 코미디와 토크가 거듭거듭 진행되고 있었다.

어느새 히비키와 미키가 내려와서 매점 일을 돕고 있었으며, 아미마미가 성대모사 개그로 판을 한껏 벌이고 있었다.

관객들의 분위기는 이미 최고조, 토크 파트는 이견이 없는 대성공으로 끝날 것 같다고 아이돌 모두가 예상했다.

그리고 얼추 그 예상이 맞아떨어졌는지 한창 분위기가 달아오를 만큼 달아올랐는지 다들 신나하고 있었다.

 

마코토 [흐음, 이대로라면 대성공이겠는데요?]

 

바스티온 [쀼이입?]

 

바스티온은 얼추 맞다는 듯한 음성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치하야 [흐...... 흐에에에엣?!]

 

유키호 [호에에에에에엣?!]

 

둘 다 충격에 빠진듯한 모습으로 의상을 넋놓고 보고있을 뿐이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폭주족의 이미지를 강하게 따 온 강렬한 검은색 유광 가죽 의상에다가 천사날개까지 달린 어찌 보면 아주 괴악한 의상이기 때문이었다.

 

리츠코 [......어라라?]

 

바스티온 [쀼삐?]

 

마미 [으왓! 이거 어떻게 하지? 유키뿅. 치하야 언니. 미안해! 옷을 잘못 챙겨왔나 봐!]

 

유키호 [히이이이이이잇!!! 난 이... 이건...... 무리라구우우우우우!!!]

 

치하야 [이... 이게 무슨......]

 

바스티온에게도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바였다.

아키즈키 리츠코가 굉장히 이것저것 돌발상황에 대해서도 쓸데없이 보일 수도 있었을 정도로 꼼꼼하게 별별 상황과 대처법에 대해 다 가르쳐 줘버린지라. 바스티온에게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는 상황이라는 것은 명명백백했다.

 

바스티온 [우위. 우위웁. 웅삐윱!]

 

그러더니 다짜고짜 유키호와 치하야의 손을 잡아끌고, 아니. 양 팔로 둘을 번쩍 집어들고 나가는 것이었다.

 

유키호, 치하야 [으에에에엣?! 무... 무슨... 프로듀서... 아니 바스티온! 지금 뭐 하는......?!]

 

그리고는 이상하리만치 빠른 속도로 뒷편의 언덕 너머로 뛰어가 둘을 내려놓는 것이었다.

 

치하야 [아니, 여기는 갑자기 왜......]

 

유키호 [바스티온 군. 왜 그래......? 갑자기......]

 

바스티온은 갑자기 길가의 꽃 하나를 가리키며 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바스티온 [우위잉? 위웁. 위웁. 우위우웁.]

 

그리고 가슴의 해치를 열어 가니메데스라 불린다던 작은 새를 내보내며 그 둘과 치하야, 유키호를 번갈아가며 가리키기를 반복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가슴을 텅텅 소리가 나도록 한 팔로 마구 치더니 이윽고 치하야와 유키호의 가슴에 두 손을 얹었다.

그리고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치하야와 가니메데스를 번갈아 가리키던 왼팔, 유키호와 꽃을 가리키던 오른팔.

치하야와 유키호는 알 수 없다는 투의 표정을 잠시 지었지만. 이내 미소를 짓고 의상을 갈아입고 준비를 끝마쳤다.

 

그런데 대체 바스티온은 과연 무엇을 전하고 싶었던 것일까.

꽃과 새에 각각 유키호와 치하야를 비교했던 것은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하지만 잠시 후......

 

유키호 [히에에에에에엣! 개는 안 돼!!!]

 

마코토 [망했다!!]

 

하루카 [안 돼!!]

 

유키호 쪽에서 또 다른 문제가 터져버렸다.

유키호는 개를 심각할 정도로 무서워하기에 객석 앞의 강아지를 보고 그야말로 멘탈붕괴가 온 것.

 

바스티온에게 매달려 개를 가리키며 벌벌 떨던 유키호의 모습을 보더니 이내 바스티온은 자신의 눈을 노란색으로 빛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바스티온은 다시 한번 자신의 가슴을 치더니. 이내 무대 맞은편 관중석 제일 앞자리로 걸어가 경계 모드로 스스로를 변환시켰다.

유키호에게는 그것이 도움이 되었을까?

 

 

-후기-

...... 여어. 오랜만이에요 프로듀서 여러분.

그런데 바스티온이 다시 깡통이 되어부렀어요......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