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사쿠마 마유 「Loveholic」

댓글: 23 / 조회: 842 / 추천: 5


관련링크


본문 - 03-16, 2017 07:00에 작성됨.

「프로듀서 씨, 녹차 한 잔 드시지 않겠어요?」

 

「오, 고마워. 안 그래도 조금 피곤한 참이었거든.」

 

어두침침하고 고요한 사무실 안에서 두 사람의 조근조근한 말소리가 들려온다.

프로듀서라고 불린 남자는 컴퓨터 앞에서 무감각한 손가락으로 열심히 자판을 두드리며 무감각한 미소를 지으며 마유가 내민 커피를 받는다.

남자의 미소에 마유가 빙긋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작게 끄덕이고는, 잠시 그와 떨어져, 사무소 안에 비치되어 있는 소파에 조용히 앉는다.

마치 남편의 일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새댁의 모습.

하지만 무감각한 프로듀서 군은 그런 종류의 감각은 전혀 마비되어 있는지, 무감각한 입을 열어 무감각한 질문을 마유에게 던진다.

 

「마유는 기숙사로 돌아가지 않는거야?」

 

「아, 그러네요. 곧 돌아가야죠오...」

 

무감각한 프로듀서다운 질문에, 마유가 알아채줬으면 좋겠다는 듯이 귀여운 소동물같은 표정을 지으며 프로듀서를 쳐다본다.

하지만 무감각한 프로듀서 군은 그런 마유의 기분은 모른 채, 옅은 미소를 지으며 무감각한 걱정하는 말투로 마유에게 말한다.

 

「사무소랑 기숙사랑 가깝다고 해도, 이런 밤중에는 혼자 돌아다니는 건 위험해.」

 

「그럼, 프로듀서 씨랑 같이 돌아가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데요오....」

 

「그건 조금 힘들지 않을까.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거든.」

 

「아, 그러신가요오...」

 

무감각한 프로듀서의 말에 마유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그의 얼굴을 쳐다본다.

어떻게 저렇게 무감각할 수가 있을까, 그런 표정을 짓는 것 같다.

잠시 무감각한 눈으로 컴퓨터 모니터만을 쳐다보고 있는 프로듀서를 잠시 쳐다보던 마유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무거운 발걸음으로 기숙사로 향한다.

마유가 막 사무소의 문을 열고 나가려는 즈음, 무감각한 프로듀서의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축 쳐져있는 마유의 등 뒤에서 들려온다. 

 

「아, 조심히 들어가, 마유.」

 

무감각한 프로듀서의 무감각한 말 한 마디일텐데도, 마유는 지금은 그것만이라도 행복하다는 듯이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무감각한 프로듀서의 시선이 등 뒤에서 느껴지는 것 같은지, 마유는 떼려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는 뒤를 돌아 프로듀서에게서 시선을 줘 본다.

하지만 무감각한 프로듀서는, 그것이 그의 일이라는 듯이 무감각한 손가락으로 컴퓨터만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마유는 무감각한 프로듀서를 잠시 쳐다보더니 다시 돌아 기숙사로 발걸음을 옮긴다.

무겁게 사무소의 문이 닫히는 소리가 마유의 등 뒤에서 들려온다.

어둑어둑한 하늘에는, 마유의 심정을 대변한다는 듯이 별빛 대신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어두운 통행로를 잠시 걸어 기숙사에 도착한 마유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마유 자신과 무감각한 프로듀서에 대한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방.

이내 곧, 마유는 피곤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침대에 누워 프로듀서의 사진을 껴안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오...」

 

「후, 후히... 그, 그런 걸 나한테 물어봐도...」

 

다음 날 아침, 잘 차려입고 자신의 방에서 나오던 마유는 이내 자신의 옆 방을 쓰고 있는 쇼코를 만나자마자 푸념을 늘어놓고는 그녀에게 매달린다.

옆 방이라 오며가며 만날때마다 푸념 듣는 것에는 익숙해져 있는 쇼코였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번 것은 왠지 넘어가면 안 되는 것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지 찜찜한 표정을 짓는다.

쇼코가 들고 있는 버섯조차도 마유의 말에 이상한 부분이 있다는 듯이 흔들거리며 마유를 쳐다보는 것 같다.

하지만 쇼코는 일단은 유닛 『언더 더 데스크』에서 마유와 같이 활동하고 있기도 하기 때문에,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질문은 일단 어른의 사정으로 넘기기로 하고 마유에게 조언 하나를 한다.

 

「아, 알아채주지, 않는다면... 공격적으로 어필하는 것도...후히」

 

「공격적으로...말인가요오?」

 

「응, 친구도 그렇게 말하고 있고...」

 

「알겠어요! 노력할게요오!」

 

마유가 쇼코의 말에 밝은 미소를 지으며 기숙사를 뛰어나간다.

힘들지도 않은지 기숙사에서 사무소까지 한달음에 뛰어온 마유가 마치 성을 점령하러 온 무장처럼 문을 열어젖히며 프로듀서를 찾아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일찍 와서 치히로 씨가 타다 준 커피를 마시며 서류 작업에 골몰하고 있던 무감각한 프로듀서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마유를 쳐다보곤 입을 연다.

 

「무슨 일이야, 마유?」

 

「무슨 일이 아니에요오. 저는 오늘 프로듀서 씨를 받아갈 거니까요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무감각한 프로듀서가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마유의 얼굴을 쳐다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다만 치히로는 드디어 그 시간이 왔다는 것을 느꼈는지 물 흐르는 듯한 민첩한 발걸음으로 적절한 핑계를 대며 사무소를 빠져나온다.

이제 사무소에 남은 사람은 두 사람.

평소에 치히로에게 감사하는 마음 따위 갖고 있지 않았던 마유였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마음 속으로 치히로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몇 번이고 되뇌이며 무감각한 프로듀서에게 다가간다.

마유가 무감각한 프로듀서에게 다가와 그 작은 몸으로 프로듀서를 껴안자 프로듀서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마유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마유가 무감각한 프로듀서의 쓰다듬에 황홀한 표정을 짓다가 이러면 안된다고 생각했는지 프로듀서의 품에서 떨어져 그를 올려다보며 입을 연다.

 

「프로듀서 씨, 프로듀서 씨는 마유가 싫으신 건가요오?」

 

「아니, 좋아하는데?」

 

「그럼 어째서 마유의 어필에 무덤덤하게 반응하시는 건가요오?!」

 

「그야, 우리 비밀연애하는 사이잖아?」

 

「...네?」

 

무감각한 프로듀서에게 따지려던 마유가 그의 말에 잠시 뇌가 정지된 듯한 표정을 짓더니 멍한 눈으로 그를 쳐다본다.

프로듀서가 괜히 부끄럽다는 듯이 뒷머리를 긁적이다 마유의 표정을 보고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나만 그렇게 생각했나?」

 

「아, 그, 그게...」

 

「...처음 만났을 때, 마유가 나한테 운명을 느꼈다고 했잖아?」

 

「아, 네에...확실히 그러긴 했지만요오...」

 

「그거, 내가 잘 부탁한다고 대답하지 않았던가?」

 

「분명히 그렇게 대답을.....어라?」

 

「나는 그거, 분명히 프로포즈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대답한건데...」

 

마유가 프로듀서의 말에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는 프로듀서의 품에 뛰어든다.

아무래도 부끄러운 모양, 프로듀서는 작은 동물처럼 자신의 품에 폭 들어와있는 마유의 머리를 슬슬 쓰다듬어주고는 왼팔을 쳐다본다.

마유의 왼팔에는 붉은 리본 따위 묶여있지 않다. 

항상 매고 다니기에는 꽤나 거추장스러운 리본 따위 없어도, 마유에게는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마유는 그것이 꽤나 안심되는지 잠시 프로듀서의 품 안에 안겨있다가 조용히 입을 연다.

 

「그럼 지금까지 왜 그런 반응을....?」

 

「음, 나름대로 신경을 쓰긴 한건데...」

「그리고 어제같은 경우에도 일부러라기보다는 일이 정말로 바빠서, 데려다 주면 시간 내에 퇴근을 못 할 것 같아서 말이야...」

 

「이제 문제가 뭔지 알겠어요오. 상무에게 가서 협....따지면 되는 거죠오?」

 

「웬만하면 그러지는 말아줄래...」

 

프로듀서가 마유의 말에 조금 식겁하는 표정을 지으며 마유를 가지 못하게 하겠다는 듯이 마유를 더더욱 품에 안아준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은, 하늘하늘하고 행복한 시간.

마유는, 운명이 보이지 않아도 괜찮은 마유는, 지금 이 시간이 너무나도 행복하다고 느끼며 프로듀서를 더욱 꼭 안는다.

 

 

5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