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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베이커리-콘치킨집?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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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15, 2017 00:40에 작성됨.

이전화들

 

“...........”

 

아무런 대답도 없이, 지독한 침묵만이 가게를 감싸 안고 돌았다. 마치 당장 폭탄이라도 터질 것 같은 일촉즉발의 침묵. 조금 뒤로 물러나 양 옆에서 상황을 관전하던 후루키와 미치루는 자신들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켰다. 그러나 그 삼키는 소리마저도 방해가 될까봐 그것을 두려워하는 긴장감이 동시에 치솟았다.

 

“......”

 

앞에 있던 사에도 당황하기는 매한가지였으나, 당사자이자 주인공인 히이라기는 전혀 개의치않고 입을 열었다.

 

“좀 부족하기는 하지만, 맘먹고 투자한다면 입점을 허락해도 좋을 솜씨입니다. 허나, 당신은 평범한 경우가 아니지요.”

 

으득-사에의 입술에서 한 번 소리가 들렸다. 그녀의 혀끝에서 비릿한 맛이 느껴질 정도였으나 그녀가 지금 맛보고있는 것은 그것을 훨씬 상회하는 것이었다.

 

“요약해서 알려드리자면, 어느쪽도 결정하지못하고 질팡갈팡하는 사람에게 제가 투자해야할 여력은 아쉽게도 없습니다.”

 

아무리 각오했어도, 직접 와닿는 그것은 너무나도 아팠다. 당연한 일이다. 상대는 지금 빵집직원이나 아는 오빠가 아닌 사업가. 당연히 자신의 사업에 맞지않는 일에는 쓴소리를 하는것이다. 그러나, 연모하는 그 목소리가 자신의 정곡을 찌르는 소리를 하는 것은 견디기 힘들 정도로 아픈 일이었다.

 

“허나, 만약 당신이 결정한다면 다른 일이지요.”

 

갑자기 뒤바뀐 말에 사에는 고개를 들고 히이라기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래도 지금 결정하라고 하면 물론 못하시겠죠. 그러니,”

 

사업계획서를 가지런히 정렬하고 케이스를 다시 잠그며 히이라기는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후루키도 조용히 앞으로서 나서서 문을 열 준비를 했다.

 

“이건 제가 맡고있겠습니다. 확인이 서시면 그때 다시 와서 말해주시죠. 한다고만 하시면, 얼마든지 지원해드릴테니까. 아쉽게도 제가 지금 일이 좀 밀려있어서 더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으로 미루어야할 것 같습니다.”

 

“아...”

 

사에는 무언가 말을 하려고했으나, 목구멍에서 턱 걸려서 말이 나오지않는다. 휠체어가 등을 보이고 기계음이 문 너머로 서서히 들어간다. 눈에 들어오는 히이라기와 미치루의 등이 서서히 얉아지다가 이윽고 냉담한 나무문만이 눈에 들어오자, 사에는 그제서야 비틀비틀 후루키의 안내를 받아 문을 나섰다.

 

돌아오는 길에서도 사에는 앞을 보거나 동료에게 인사한 마디 건내는 것도 잊어버리고 히이라기의 말에 몰두했다. 조금 옛날의 이야기지만, 히이라기가 직접 나서서 협상하는 것을 보지 못 했지만, 적어도 오오하라라는 집안은 이런 식으로 두루뭉술한 빌미를 남기는 종자들은 아니었다. 한때 가문의 후계자니 어쩌니라는 이유로 사에가 받았던 조기교육속에서 본 오오하라는 그랬다.

 

“.......헌데..어찌하여..”

 

1. 빙빙 돌려서 거절했다.

 

사에와 히이라기는 좋든 싫든 고객과 장사꾼의 관계이고, 현재는 코바야카와 본가의 압박을 여러모로 받고있어 오오하라와 교토 간의 거래 중단 루머가 업계에서 도는 와중이다. 그리고 논란의 원인에 서있는 사에도 잘 깨닫고 들은 사실이다. 그런 와중에서 사에랑 같이 엮히는 것은 당연히 거절할 것이고, 고객을 거절하는 방법으로는 빙빙돌리는 게 제격이다.

 

‘하지만 이건 앞뒤가 맞지않아요..분명히 앞에서 단언했으면서도 뒤에서 다시 말을 흐린 건...’

 

2. 문제를 던졌다.

 

솔직히 사에가 히이라기를 좋아한다지만, 때로는 그가 가진 사람을 지치게 하는 면모에 혀를 내두를 때도 있었다. 은근히 배배꼬인 하라구로인지라....

 

‘허나, 결국 알아낸 그 답들은 제게 필요했던 정답에 가까운 것들...’

 

그렇다면 히이라기는 또 다시 사에에게 조언이 될 수도 있는 장난을 던진 것일까. 그는 그녀에게 무엇을 기대한 것인가. 그날, 왜 히이라기는 사에에게 조언을 던져주었을까. 그저 무시하고 지나가도 될 12살 소녀였을텐데.

 

“........”

 

단언할 수는 없으나 사에는 한 번 경험한 그 감각을 다시 느꼈다. 히이라기는 분명 그날도 지금도 자신에게서 무언가를 기대하고있다는 것을. 단단히 결의한 채 사에는 창가로 다가섰다. 눈이 아릴정도로 밝은 보름달이 그녀의 굳은 얼굴을 내리쬐고 있었다.

 

 

한편,........모두가 흩어지고나서 '아주 중요한 일'이 있었던 히이라기는 미치루와 함께 수플레를 먹고있었다.

 

“거짓말은 안 좋은 거 아니었어, 오빠?”

 

“거짓말이라니요?”

 

“나랑 티타임을 가지는 게 오늘 일과잖아?”

 

“자고로 가족과 보내는 시간보다 더 소중한 시간은 없어요. 특히 귀여운 동생이라면 말이죠.”

 

“아...확실히..”

 

오빠랑 단 둘이 여유롭게 티타임을 즐기는 기회가 많지는 않았던 지라 미치루도 딱히 불만 없이 수플레를 한 숟갈 퍼올렸다.

 

우유에 풀어진 계란을 그대로 부풀려 놓은 듯한 두툼한 빵을 입에 넣으면서 미치루가 물었다. 부드럽지만 묵직한 저항감이 숟가락을 타고 느껴진다. 빽빽하게 가득 찬 우유거품을 살살 걷어낼 때와 같은 ‘지익-지익-’소리가 미세하게 소리가 떨리고 나서 숟가락 위를 들여다보자 그곳에서는 빵이라는 것에서 보일 법한 구멍은 보이지도 않는다. 아래 쪽은 빵으로 되어있고 중간지점의 수풀레는 촉촉하게 젖어서 살짝 차갑게 느껴진다. 크림이 녹아서 퍼지듯이 수플레는 무너져서 퍼진다음 수플레를 본래감싸고 있던 카스테라를 오히려 뒤덮고 수분을 옮겨서 천천히 녹여내린다.

 

“아, 그럼 그건 왜 그랬어?”

 

“뭐가요?”

 

“그야...굳이 더 파고들 빌미를 왜 줬냐는 거야.”

 

처음에는 촉촉함과 묵직한 부드러움만이 혀를 감싸안고있다가, 조금씩 입을 오물거리면 느린 소리를 내며 천천히 수플레가 움직인다. 천천히 흔들리면서 서서히 서서히 느껴진다. 해안을 향해 끊임없이 출렁출렁, 밀려오는 너울처럼 몰려온다. 시큼한 맛이 살짝 느껴져서 마냥 질리도록 달달할 수도 있는 카스테라와 수플레에 자극을 더한다. 달달함이 잔잔하게 울리고 시큼한 향이 기분좋게 특색을 더한다. 숟가락 하나 정도를 입에 담았지만 빽빽하게 들어찬 수플레의 묵직함과 우유와 머랭으로 인해 부풀어오른 스폰지와 같은 풍부한 식감으로 인해 그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표정이 한가득 피어오른다. 약간 수분이 부족한 카스테라는 수플레로 인해 그 맛을 회복하고 약간 푹신한 식감을 더한다. 시나브로 목구멍 너머로 흘러보내는 순간, 목 안의 여린 살결들이 치즈의 시큼함에 한 순간 찌릿-한다.

 

“아....미치루도 사에 양이 설마 아이돌을 그만둘거라고 생각하나요?”

 

콘서트가 끝나고서 무도회관을 가득메우는 침묵 속에 관객들이 그 여운과 흥분을 느끼듯, 수플레를 삼키고난 입 안에서도 여운이 맴돈다. 치즈의 시큼하면서도 고소하게 달콤한 기분이 입 안에 소리도 없이 웅웅-거리다가 서서히 잦아든다. 솔직히 말하면 무언가 느껴지지만 무언가라고 딱 단정할 수 없는 그런 느낌.

 

“그러지 않을까나? 애시당초 오빠가 빌미를 더 주는 것부터가 이해는 안 되는데”

 

“흠.....확실히 애같고 사람 귀찮게하고, 피곤한 고객님이지만...적어도 기대할만 사람이에요”

 

“흐응~”

 

미치루의 반신반의 하는 눈길을 느끼며 히이라기는 분명히 느꼈지만 한 순간의 꿈처럼 흐릿해져가는 여운을 쫓아 숟가락을 다시한번 입으로 옮긴다. 그것은 꿈인가라고 묻는다면 아니라고하겠지만 단언하지는 못한다. 그렇기에 계속 깊이-깊이-파고들면서 찾아보는 것이다.

 

“......”

 

스푼을 입에 아직 넣어두고서 히이라기는 고개를 돌렸다. 달이었다. 지독히도 밝아서 꿈을 꾸고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보름달이었다.

 

“볼 수 있을까요.....그 때, 제가 껴안아주고싶을 정도로 아찔했던 그녀를.”

 

그 순간, 입 안에서 느껴지는 맛은 확실히 단언할 수 있었다.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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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왜 이게 3편까지 늘어지지?

오늘은 치즈 수플레입니다. 머랭을 이용해 부풀리는 빵으로 효모(이스트)를 넣지않은 무발효 빵이지요. 지금 진지하게 맘에 안들지만.....치즈수플레의 맛으로 무언가를 암시해보겠다는 의도로 넣어보았습니다.

히이라기는 12살 로리의 외모를 보고 반한게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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