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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13, 2017 22:29에 작성됨.

 

上편으로

 

11월 25일

 

프로듀서.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유이를 대해주더라. 함께 있는 시간 동안, 어제 유이의 고백에 대한 이야기는 단 한 마디도 없었어. 넌지시 물어봐도 목 쓰다듬기 말고는 반응이 없네. 헤헤….

차라리 매몰차게 거절해줬으면 포기라도 할 수 있었을텐데.

 

11월 27일

 

프로듀서가 유닛곡을 하나 더 들고 왔어. [snow wings]라는 곡이래. 솔로 곡 앨범은 2월 말, 혹은 3월 초에 발매 예정이니 잠시 동안은 이 곡에 집중해달래. 집중? 그거야 유이의 특기지☆

난 언제나 프로듀서를 집중해서 지켜봐왔는데

 

11월 30일

 

오늘 프로듀서랑 가라오케 다녀왔어. 요즘 우울해 보이는데 혹시 문제가 있냐고 묻더라고. 항상 밝은 표정 유지했는데 알아채다니 정말 놀라웠어☆ 심지어 가라오케에서 나와서 웃으면서 인사했는데도 여전히 내가 어두운 분위기를 풍긴다고 지적(?)해줬어. 힘든일이 있으면 상담해주겠대.

이유라면 누구보다도 잘 알면서. 모른 척 하는걸까?

 

12월 3일

 

오늘 프로듀서가 같이 [snow wings]를 부를 멤버들을 소개시켜줬어. 하루나를 빼곤 이미 프로듀서랑 알던 사이였어. 그냥 아는 사이도 아니고 예전에 ‘뉴 제네레이션’이라는 유닛의 프로듀서로 일했었대☆

프로듀서는 말해준적 없는데…?

 

12월 10일

 

오늘 다섯이서 모여서 대화하던 중에 우즈키가 예전에 프로듀서를 좋아했었다더라. 근데 소심해서 좋아한단 말도 못하고, 결국 담당이 옮겨졌다더라. 우즈키는 얼굴이 빨개지면서 예전엔 좋아했지만 지금은 그냥 존경하는 사람일 뿐이라도 필사적으로 말하더라~☆

거짓말

 

12월 15일

 

저번에 우즈키가 프로듀서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사실 우즈키뿐만이 아니더라. 린이랑 미오도 우즈키까지는 아니지만 프로듀서에게 조그마한 연심을 품고 있다는거 조금만 얘기 하니까 바로 티나더라.

방해야 다들

 

12월 18일

 

오늘 다들 모여서 의상 피팅한채로 리허설 공연 해봤어. 프로듀서한테 아직 조금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받았어. 24일, 크리스마스 이브가 공연날 이니만큼, 열심히 해야 돼☆ 이브인 만큼 다른때보다 더 의미 있는 공연이 될 테니까!

 

12월 23일

 

내일이 바로 공연날. 하지만 아쉽게도 유이의 컨디션이 좋지가 않네. 공연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지만. 조심, 또 조심해야지☆

 

12월 24일

 

오늘 공연은 저번보다 더 대단했어, 더 넓은 무대, 더 넓은 관람석, 더 많은 관객, 더 큰 함성까지. 정말정말 최고였어☆ 공연을 마치고 프로듀서에 차에 타 집으로 향했어. 이미 해는 떨어진지 오래고 거리는 밝음을 가로등과 간판의 불빛에 의지하고 있었어. 거리에는 커플들이 정말 많더라구☆

유이도 프로듀서와 함께 저 사람들 사이에 있고 싶었는데

 

12월 25일

 

오늘 가족이랑 크리스마스 축하 파티를 열었어. 아침은 맛있는 요리와 케이크, 그 후에는 친구들이랑 쇼핑과 오락실, 가라오케, 등등! 저녁은 프로듀서랑 식사. 저녁 식사하면서 프로듀서한테 연말까지는 일정 없으니 푹 쉬고 놀아도 된다는 말을 들었어, 오늘은 max 탠션으로 즐겼고, 내일은 뭘 할까?

 

1월 1일

 

어제부터 조금 몸살 기운이 있었는데 오늘 완전 제대로 감기 걸려버렸어. 원래 오늘 저녁에 프로듀서랑 만나기로 했었는데…. 아빠가 대신 얘기해준다고 하니까, 이만 자야겠어.

 

1월 2일

 

……프로듀서가 집에 왔어. 어제 아빠의 연락을 받고 오늘 굳이 오겠다고 말했대. 죽도 사와서 유이한테 떠먹여주고, 열이 펄펄 끓는 유이를 위해 물수건도 계속 갈아주고. 또 잠이 드는 바람에 몰랐는데 프로듀서가 계속 있겠다고 고집하는걸 오후 4시 좀 넘어서 아빠가 강제로 내보냈다라구.

대체 왜 이러는건데?

 

1월 3일

 

오늘 아침이 되니까 몸이 어느 정도 가뿐해진 느낌이야. 이틀동안 푹 쉰 덕분이려나. 핸드폰을 키니 걱정하는 문자와 쾌유를 빈다는 문자가 친구들에게서 수두룩하게 온 걸 봤어. 기뻐서 하나하나 읽다가 프로듀서에게 온 문자를 발견했어.

몸 건강상태 케어가 부족했다는 점을 사과하면서 앞으로 몸이 조금이라도 이상이 오면 바로바로 알려달라고 하면서, 또 어서 건강해지길 바란다는 내용이었어. 이건 요 며칠간 유이가 무리하게 논 탓인데도 자신이 부족했다고 말하는게 정말 프로듀서다운 내용이네.

아, 그러고보니 아빠가 유이를 불러서 프로듀서가 유이한테 특별한 감정을 품은걸지도 모르니 조심하라고 충고하셨어, 그렇지 않고서야 프로듀서와 아이돌이라는 사무적인 관계인데 집까지 찾아와서 간호하겠냐면서. 사실 특별한 감정을 품은 건 유이쪽인데 헤헤☆ 프로듀서 자신은 아이돌의 케어에 최선을 다하는 거라고 말하지만 역시 주위에선 이런 식으로 보이는게 정상인거지. 그러니까…

프로듀서가 나쁜거지? 유이가 착각했던것도, 고백에 실패하고도 프로듀서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 감정도 모두 프로듀서 잘못인거지?

 

1월 5일

 

오늘 시키란 아이를 만났어. 유이를 만나자마자 달라붙어서 킁킁거렸어.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이 냄새는! 병든 아이돌의 냄새로구나!”

그러고는 쌩하고 가버렸어. 유이 감기는 다 나았는데? 프로듀서에게 말했더니, 이치노세 시키라는 이름의 아이돌인데 킁킁대는 속성이 있다네? 그리고 약학에 꽤나 정통하다고 알려줬어.

 

1월 6일

 

시키란 아이와 또 만났어. 이번엔 어제처럼 복도를 걷다가 우연히 만난게 아니라, 시키가 유이를 일부로 찾아온거래. 유이랑 대화하고 싶다면서. 다짜고짜 유이한테 유이는 프로듀서를 좋아하냐고 묻더라구. 당연히 아니라고 했지만, 자신을 속일 수 없대.

유이한테는 ‘냄새’가 난다고 해. 이 프로덕션에서 몇 번이나 맡았던, 지독한 사랑을 하는 소녀의 냄새가. 냄새가 지독한 게 아니라 지금 품고 있는 사랑이 지독하다는 의미래. 그런말을 들으니까 이젠 유이가 궁금해져서 시키한테 적극적으로 말 걸려고 했는데, 오늘은 바쁘니 내일 또 만나서 얘기하자고 하곤 가버렸어. 뿌뿌☆

 

1월 7일

 

음…. 오늘 놀라운 물건을 받았어. 시키한테. 오늘 대화한 내용 기억나는 것까지만 써볼까?

“다 알고 있어. 유이는 프로듀서한테 고백한 적 있지? 그리고 거절당했지?”

“그, 그걸 어떻게 알았어?! 대단해☆”

“시키만 맡을 수 있는 유이의 몸에서 풍기는 냄새, 사랑하는 소녀의 냄새치고는 조금 지독해. 그건 병들었다는 증거야. 마음이. 사랑하는 마음이 병드는 것은 거의 대부분 거부당했을때거든.”

“와우☆, 그런데 시키가 유이한테 말거는 이유가 뭐야? 냄새 때문에 흥미가 생겨서?”

“아니. 시키는 이 프로덕션의 사랑의 징검다리거든. 자, 이거 받아.”

“응? 뭐야 이 약병은?”

“미약이야.”

“…어?”

“쓸 지 안 쓸지는 유이의 자유야. 그럼 시키는 이만 갈게~.”

유이가 그걸 받아든 채로 어리둥절하는 동안 시키는 달아나버렸어. 근데 미약이라니… 진짜일까?

 

1월 17일

 

열흘간 시키의 정보를 모았어. 아니 정확히는 들은 거지만. 녹색 옷을 입은 사무원, 치히로 언니한테 들었어. 이 프로덕션의 지하는 의외로 깊고 넓다고, 거의 출입이 없다시피해서 아예 존재도 모르는 신입들도 있대. 시키는 이 프로덕션 지하의 방 중 하나에 자신만의 실험실을 만들어서 여러 가지 약품을 만든대. 그 물품은 프로덕션 내부에서만 비밀리에 유통되고 있고, 유이한테 준 것도 진짜 미약이래. 치히로 언니가 프로듀서들에게 공급해주는 힘나는 스테드리도 시키의 작품이라나? 참고로 이거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안전은 보장못한대. 웃으면서 말했지만 조금 무서웠어.

……진짜 였구나, 이거. 이걸 프로듀서한테 먹이면 유이를 좋아해줄까?

 

1월 20일

 

못하겠어. 도저히. 몇 번이나 몰래 넣을 기회는 있었지만, 프로듀서를 떠올릴때마다 죄책감이 들었어. 역시 미약을 쓴다는 건 잘못 된 거겠지. 그래. 한 번 거절했다고 완전히 기회가 없는 것도 아니니까! 계속 프로듀서한테 대쉬하다보면 언젠가 프로듀서도 정말로 유이를 좋아해줄지도 모르니까.

그래도 받은거니까 약은 보관해 둬야지. 헤헷.

 

1월 21일

 

오늘부터 프로듀서 사흘간 휴가래. 하긴, 연말에도, 연초에도 계속 출근했다고 들었으니까. 그러고 보니까 프로듀서는 유이의 집을 아는데 유이는 프로듀서 집을 모르네. 다음에 한 번 물어봐야겠다☆

 

1월 23일

 

오늘 프로듀서를 봤어. 카페 안에 있었어. 바로 달려갈려고 했지만 할 수 없었어. 프로듀서 앞에 모르는 여자가 있었거든. 게다가 얼마 안가 일어서더니 둘이서 나란히 걸어갔어. 설마… 맞선………? 아니겠지? 아닐꺼야. 내일 프로듀서한테 물어봐야겠어.

 

1월 24일

 

프로듀서한테 어제 뭐했냐고 물어봤어. 프로듀서가 성실히 대답해줬지만 어제 그 여자에 대해선 교묘하게 빼고 말했어. 이거 일부로 숨기는 거 맞지?

 

1월 27일

 

프로듀서를 거리에서 봤어. 23일에 봤던 사람이랑 함께 있더라. 그런데 그 사람 표정이 엄청 밝았어. 프로듀서도 싫은 기색 없이 웃고 있었어.

……용서 못해.

 

1월 28일

 

어떻게 약을 써야할까. 미약이라곤 하지만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도 모르고, 무엇보다 프로듀서가 버틸 수도 있어. 단 둘이 있는 상황에서 써야할텐데. 그리고 프로듀서가 죄책감을 느끼지 않게 해야 돼. 프로듀서라면 사고치고 죗값을 치르겠다며 경찰에 자수할 수도 있어. 그건 최악이야.

 

2월 5일

 

솔로곡 녹음에 대한 설명을 들었어. 그 앨범에 유이 말고도 4명이 더 참가하는데 그 중 한 명은 전에 만난 유미도 포함되있더라. 유닛 의상은 따로 준비된 게 있지만, 개인 의상은 원하는 걸로 준비해주겠대. 녹음 날짜랑 녹음 장소도 알려줬고, 유이의 곡도 미리 들었어.

이거다

 

2월 6일

 

프로듀서가 유이가 요청한 의상에 목을 쓰다듬으면서 정말 괜찮겠냐고 되물었어, 당연히 그렇겠지. 거의 수영복 급 의상이니까☆ 이번 기회는 하늘이 주신거야. 각자 준비된 개인 대기실이니까 방해받을 염려 없고, 노출도가 있는 의상이지만 앨범 촬영을 위한거라면 넘어갈 수 있고, 시키한테 묘한 분위기를 생성해주는 향을 받아서 미리 틀어두면 자연스레 분위기 연출 할 수 있고.

문제는 어떻게 가장 중요한 미약을 먹이냐는 건데…. 커피 같은데다가 주면 너무 티나잖아. 유이가 그런 짓을 했다는 걸 프로듀서가 알면 미움받을지도 모르니까.

 

2월 20일

 

우우우! 사흘 뒤면 촬영인데 아직도 먹일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어. 어떡하지, 이 천재일우를 놓치면 안 되는데!

 

2월 21일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두뇌회전이 빨라지는 걸까? 드디어 떠올랐어 방법이. 잊기 전에 적어둬야지.

1. 프로듀서가 오기 전에 알사탕의 안쪽에다가 주사기로 미약을 주입해둔다.

2. 프로듀서가 들어오는 타이밍에 맞추어 알사탕 봉지를 뜯는다. 미약을 주입한 사탕은 손에 숨겨둔상태로.

3. 프로듀서도 사탕 먹으라면서 프로듀서에게 보이지 않게 비닐을 뜯는다.

4. 미약이 든 사탕을 건넨다.

5. 유이도 하나 먹어야겠다며 사탕을 하나 더 꺼내 먹는다.

6. 하나 남는 사탕은 비닐과 함께 교묘히 쓰레기통에 넣는다.

7. 대화를 하면서 시간을 끌면 사탕속의 미약을 프로듀서가 흡수한다.

8. 미약+단 둘 뿐인 개인실+수영복급 노출 의상 아이돌+야릇한 향=???

음. 좋아 좋아. 주사기는 내일 시키한테 주문했던 향을 받으면서 빌리면 될거고. 모레가 기다려지는걸?

 

2월 22일

 

드디어 내일이야☆ 준비는 완벽해. 원하는대로 흘러가면 좋을텐데. 정말…. 헤헤…… 사실 유이는 이런 방법 같은 건 쓰고 싶지 않았는데, 프로듀서가 다른 누군가와 사귈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눈앞에서 보니까 머리가 어떻게 된 걸지도 몰라. 아냐, 이건 모두 프로듀서 잘못이야. 사춘기 청소년 여자애의 맘을 가지고 놀았으니까. 무의식이니까 더더욱 죄질이 나빠. 응, 유이는 잘못한 거 없어.

 

2월 23일

 

성공~☆

 

2월 24일

 

오늘 출근하니까 프로듀서가 유이 앞에 도게자하면서 평생에 걸쳐 속죄하겠다고 했어. 유이는 프로듀서를 좋아하니까 너무 죄책감 갖지 말라고 따뜻하게 위로해줬어. 지금처럼 유이 곁에만 있어주면 충분하다고. 그러니까 프로듀서가 유이가 원한다면 평생 함께 하겠다고 했어. 책임지겠다고. 이거 프로포즈? 꺅! 부끄러워☆

바로 OK하고 싶었지만 조금 망설이는 척, 흔들리는 척하다가 평생 함께 해줄거냐고 물어봤어. 프로듀서가 유이만 좋다면 반드시 그렇게 하겠대. 그래서 받아들여줬어. 오늘부터 1일?이라고 장난스럽게 말해줬지. 정말 오늘 기분 최고야~☆

 

2월 28일

 

프로듀서랑 정식으로 사귀고 있지만 아직 프로덕션이나 세간엔 비밀이라 조심하고 있어. 대신 단 둘이 있을 땐 알콩달콩~☆ 프로듀서는 아직도 많이 부끄러워하지만 조금씩 받아들이는 거 같아.

 

3월 2일

 

오늘이 앨범 발매일이래. 프로듀서가 CD를 따로 구해줬지만 유이는 직접 가서 보고 싶어서 프로듀서랑 같이 가게로 향했어. 적당히 모자랑 선글라스로 위장하고, 살짝 팔짱도 꼈어. 살짝 움찔했지만, 이젠 프로듀서도 익숙해졌는지 팔을 빼려고 하진 않았어. 가족들에게 돌릴려고 여러 장 샀어. 계산은 내가 하려고 했는데 프로듀서가 순식간에 해버리더라구☆

 

3월 17일

 

날씨도 조금 풀렸고 모처럼의 오프이기도 해서 프로듀서랑 둘이서 유원지 갔어. 시설이 다양하진 않았지만, 재밌었어. 아, 그러고 보니 프로듀서 귀신을 무서워하나봐. 분위기 잡으려고 귀신의 집에 들어갔는데 프로듀서가 떠는게 팔을 통해 느껴지더라. 그 덩치와 얼굴에 귀신같은걸 무서워하다니 후훗☆

 

3월 24일

 

내일 프로듀서가 집으로 놀러오기로 했어. 부모님은 각자 일 때문에 아침 일찍 나가셔서 저녁에나 오신다고 하셔서. “내일 집에 부모님 안계셔.”라고 말하니까 얼굴이 빨개지면서 또 목을 쓰담더라. 저 버릇 진짜 못 고치나보네. 너무 감정을 알기 쉽잖아. 내일 프로듀서가 방에 들어올 수도 있으니까 깨끗하게 치워놔야지☆

 

3월 25일

 

내가 마실거리를 준비하는동안 방에 가 있으라고 했어. 그리고 준비가 끝나고 방으로 가져갔지. 이때부터였던것 같아. 프로듀서가 약간 굳어 있었거든. 표정도 조금 이상하고, 거기다가 급한일이 생겼다면서 원래 놀기로 했던 시간보다 더 일찍 자리를 떴어. 의아해 했는데 일기를 쓰려고 한 순간 알았어.

누가 펼쳐본 흔적이 있더라.

 

3월 26일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프로듀서가 내 일기를 봐 버린거 같아. 오늘 몸이 편찮다는 핑계로 프로덕션에 안 갔는데 프로듀서한테 전화가 왔어. 몸상태를 걱정해줬지만, 마지막에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단 둘이서 만날 수 있겠냐고 물었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분명히 본 거야. 일단 미루고 미뤄서 29일 밤 10시에 프로덕션 입구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시키, 시키에게 상담해봐야겠어.

 

3월 27일

 

오늘 시키랑 만났어. 시키가 유이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대. 첫 번째는 ‘프로듀서를 만나고 모든 죄를 고백하는 것. 유이의 프로듀서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으니까, 잘하면 용서해줄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이 선택을 하면 아마 유이가 프로듀서와 함께하는 행복은 두 번 다시 없게 될거라고.’ 유이가 “두 번째는?”이라고 물어보니까 시키는 종이 박스 하나를 건네 주었어. 내용물은 전기충격기, 근육이완제, 수갑, 밧줄 등등…마지막으로 이 프로덕션 지하의 방 중 하나의 열쇠. 시키는 이 박스를 내밀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하지만 유이는 ‘이해’했어. 이 물건들이 의미하는 것을.

 

3월 28일

 

내일 밤에 프로듀서랑 만나기로 했지. 유이는 계속 고민했어. 유이의 앞에 놓여진 두 선택지를 시키와 상담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유이는 프로듀서를 정말 좋아해. 그래서 프로듀서가 괴로워하는건 보기 싫어.

첫 번째 선택지를 고른다면 프로듀서라면 어쩌면 유이를 용서해줄지도 몰라. 하지만 그게 끝. 두 번 다시 프로듀서는 유이에게 다가갈 틈따윈 주지 않겠지. 바라보기만 하던 때로 돌아가게 될거야. 아니 그보다 더 괴로워질거야. 더 이상은 희망조차 없을테니까 ……싫어.

두 번째 선택지를 고른다면 유이는 프로듀서와 계속 함께할 수 있을거야. 하지만 프로듀서는 괴로워할거야. 유이가 진정으로 원했던 관계도 지속되지 않아. 그저 함께 있을 뿐. 프로듀서는 얼마 안 가 유이를 미워하고 증오하게 될 거야. ……이것도 싫어.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약 같은 건 쓰지 않을텐데. 그러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가능성이 적어도 계속 프로듀서와 함께 있을 수 있었을텐데.

 

3월 29일

 

이제 나갈 준비는 끝냈어. 고민하고 또 고민했어. 유이가 고른 선택지를 유이는 언젠가 후회…할지도 몰라. 하지만 그 선택지야 말로 유이에게 가장 잘 맞는 선택지인거 같아.

……병든 사랑을 한, 그래서 이젠 병들고 만 유이에게, 가장 알맞은 선택지.

 

4월 4일

 

프로듀서를 이곳에 가둔지도 벌써 일주일이네. 프로듀서에 실종에 관해서는 치히로 언니가 사표 쓰고 종적을 감춘 것으로 처리해줬어. 결국 유이는 두 번째 방법을 택했어.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아. 이런 방법이어도 프로듀서와 함께 있을 수 있으니까. 집에는 프로덕션 내 기숙사에서 지낸다고 말해뒀어. 프로듀서는 감금 첫 날부터 유이를 설득했어. 몇 번이나 넘어갈 뻔한 탓에 지금은 프로듀서한테 마스크를 씌워 말을 못하게 하고 있어. 밥을 먹여줄때는 유이가 대신 귀마개를 하고.

더 이상 프로듀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뻐. 그정도는 프로듀서를 사랑한 대가로 치고 감수할 수 있어.

유이는 지금 무지무지 행복하니까. 그 어느때보다도.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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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한달 만의 下편. 늦어서 죄송합니다...

행복'한' 끝을 맞은 유이, 행복'이' 끝난 프로듀서. 제목 잘 지은거 같지 않습니까?

이번 글을 쓰면서 패션은 얀데레로 만들면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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