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달의 사각 上

댓글: 1 / 조회: 370 / 추천: 1


관련링크


본문 - 03-10, 2017 01:43에 작성됨.

야심한 밤마저 잠들어버린 깊은 새벽. 당신이 있는 사무소는 아직까지도 잠들지 못했는지 은은한 빛들로 사무소를 깨우고 있었다.
혈안이 된 눈, 축 처진 어깨, 헝클어진 머리칼. 아마 정신마저 온전치 못한 녹초가 된 몸으로 신입 아이돌들의 차트를 정리하고 있는 당신. 금방이라도 쓰러지지 않고 버티는 게 용할 정도다.
당신은 잠깐 고개를 돌려서 시계를 본다. 시계는 이미 2시를 넘어서 3시를 향해 내달리고 있는 중이었다.
이대로 있으면 안 되겠다 생각했는지 당신은 자리에서 허리를 이리저리 돌리다 일어서서 기지개를 켠다.
어느 정도 피로가 풀렸는지 다시 자리로 돌아와 정리하던 차트를 다시 훑어보는 당신은 어느 아이돌의 취미 부문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독서’
발광하는 모니터 안에서 마우스 포인터와 작은 바만 글자를 외롭지 않게 꾸며준다. 홀리기라도 했는지 당신은 그것을 지긋이 바라보다가 눈시울을 붉힌다.

시간은 3시라는 목표 지점을 넘어서 더 먼 곳으로 도약하기 시작한다.
당신은 마지막으로 차트를 저장하고는, 의자 위에 걸쳐 뒀던 코트를 접어 옆구리에 끼고는 사무소 밖을 나선다. 이제야 본모습을 찾은 사무소는 고요한 새벽에 젖어 잠에 빠진다.

‘독서’ 아련한 울림이다. 돌아가는 와중에 당신은 그런 생각을 한다. 발걸음을 빠르게 옮기던 중 가로등에서 애련한 울림이 입 밖으로 나온다.
“후미카..”
애잔한 울림이 가로등 안을 채운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져 나올 것 같은 눈을 찔끔 감고는 당신은 집으로 향한다.

금방이라도 비명횡사할 것 같은 몸을 재촉해 집 앞으로 끌고 온 당신은 코트를 정리할 새도 없이 그 자리에 쓰러져 곤히 잠든다. 그런 와중에도 그녀가 생각이 나는지 유리알 같은 눈물을 자꾸만 쏟아내는 당신은 계속해서 그 이름을 부른다.
“후미카.. 후미카.. 후미카..”
부를수록 더욱 비참해진다. 이미 어두운 방을 더 어둡게 만드는 당신의 울음소리가 방 안을 가득 메우고 푸른 달만이 당신의 눈물을 닦아내준다.

“으으..”
떡이 돼 부스스한 머리를 만지며 작은 신음을 내뱉는 당신. 졸린 눈을 한참을 비비다 이제야 정신이 들었는지 소스라치게 놀라며 당신은 시계를 확인한다.
‘10시 30분’
한순간 얼굴이 흙색이 되더니 미처 몸도 다 가누지 못한 채로 허겁지겁 나설 채비를 하고는 당신은 다시 사무소로 향한다.
달이 있던 자리엔 대신 태양만이 우두커니 서서 온 세상을 조망하고, 바로 그 아래엔 당신이 사무소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사무실까지 뛰어가고 있는 당신을 들숨과 날숨이 괴롭히면서 정신이 몽롱해진다. 그럴 때마다 당신은 무심코 내뱉은 그 이름을 되뇌어본다.
주변에 부산스러운 소음들은 이제 들리지 않는다. 당신을 죄어 오는 운율 감 없는 호흡도 타들어 갈 것 같은 태양의 눈길도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그녀’의 존재만이 당신의 감정을 옭아맬 뿐이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미처 추스르지 못한 애타는 감정을 억지로 삼키고는 터질 것만 같은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잠시 숨을 고르고는 현재 시간을 확인한다.
‘10시 57분.’
애석하게 멀어진 시침을 무심하게 쳐다보다가 당신은 발걸음을 돌린다. 느껴지지 않았던 주변의 부산스러움이 다시 나타나고는 당신의 격정적인 감정이 점차 누그러든다.

사내는 이미 많은 아이돌들과 프로듀서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입구 쪽에서 바로 보이는 거울을 통해 몸을 단정히 정리하고는 부서로 돌아가려는 당신 눈앞에 익숙한 얼굴의 아이돌이 보인다.
“아리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예의 대답을 하는 아리스.
“타치바나입니다만.”
‘타치바나 아리스’ 후미카와 같이 아이돌 활동을 했던 소녀이다.
당신은 후미카와 같이 들어왔을 때의 아리스를 생각해본다. 어린 나이지만 앳된 몸가짐과 수려한 외모로 사내를 술렁이게 했던 그 때를.

“그래서 무슨 일이시죠? 프로듀서 씨.”
퉁명스럽게 말을 건네는 아리스. 당신은 그런 아리스를 다시 한 번 찬찬히 살펴본다.
그 때와 변한 것이 없다. 아리스는 여전히 수려하며 앳되고, 청초하며 의젓했다.
“아니, 딱히 일이 있는 건 아니고.”
고슴도치 같은 아리스의 뾰족한 말을 당신은 부드럽게 받아친다.
“아무 일도 없으면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
무심한 듯이 대답하는 아리스.
“수고하세요. 프로듀서 씨.”
금방이라도 이 자를 뜨고 싶은지 당신에게 성급히 인사를 건넨다. 돌아서서 걸어가는 아리스한테서 당신은 어쩐지 후미카의 모습을 엇비쳐 본다. 가려던 아리스를 바라보다가 머릿속에서 헤엄치던 생각이 조심스레 입을 통해 빠져 나갔다.
“후미카..”
아리스가 도중에 멈춰 선다. 그러고는 서서히 당신에게 다가간다.
사색에 사로잡힌 당신은 아리스가 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는.

당신의 바로 앞까지 온 아리스가 정강이를 걷어찬다. 둔탁한 충격과 함께 욱신거림이 몰려와 무릎을 굽히고는 이제야 당신의 바로 앞까지 온 아리스를 바라본다.
“당신이란 사람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짓는 아리스를 본 당신은 고개를 푹 숙이고는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지, 그저 충격이 가시지 않은 정강이만 쓰다듬고 있었다.
“아리스, 그,그게 아니라.”
당신은 앞까지 온 아리스를 보지 않고 무안한 듯 말한다.
“프로듀서 씨.”
냉정하다 그러면서도 어딘지 구슬픈 목소리가 당신을 부른다. 고개를 들어 아리스를 바라보니 아리스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다시는 후미카 언니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세요.”
은하수 같은 눈물이 아리스의 눈 안에서 넘실거린다. 당신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사과하려 말을 건네지만.
“그러니까, 그게..”
아리스의 말이 단칼에 당신의 말을 끊는다.“프로듀서는 아무것도 몰라요.”
당신은 그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구차한 변명거리를 내뱉으면 뱉을수록 아리스나 당신이나 추하고 우울해질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인지 당신은 입을 다물고 있을 뿐이었다.
들고 다니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친 아리스가 당신을 바라본다. 밤색의 아름다운 눈 그렇지만 왠지 모를 슬픔이 눈동자라는 호수에서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었다.
“어째서 프로듀서를 감싸 돌았는지 전혀 이해가 안 돼요.”
말이 비수가 되어 당신의 가슴에 박혀 파고든다. 눈앞의 아리스는 이제 보이지 않는다. 당신은 그저 하염없이 그 이름을 되새길 뿐이다.

‘후미카’ 당신이 처음으로 맡았던 아이돌이자, 이제는 볼 수 없어진 그녀.
죄책감이 가슴을 억누른다. 억지로 참고 있었던 그날의 격렬한 감정이 당신의 머리를 바수어버리고 그 자리에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그날’을 뿌리 깊게 박는다.
못 볼 것이라도 본 듯한 표정으로 서 있던 아리스는 가면서 당신에게 나지막이 의문을 던진다.
“혹시 아직도 기억하고 계신가요? 후미카 언니가 했던 그 말.”
당신은 의아해 하며 묻는다.
“그 말이라니 무슨?”
진력이 난 듯한 아리스가 당신을 노려보며 말한다.
“진짜로 어처구니가 없네요. 프로듀서랑 얘기하고 있으면 정말이지 미칠 것 같아요.”
당신은 그저 우두커니 서서 후미카가 말했던 것을 천천히 되짚어보고 있었을 뿐 아리스의 대해선 잠시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를 노린 듯한 아리스의 매서운 독설이 당신의 온몸을 꿰뚫는다.
“당신 같은 사람이 알아채 줄 거라고 생각하고 말했던 후미카 언니가 더욱 불쌍해질 지경이에요.”
사색에 몸을 내던져 허우적대는 당신은 아리스의 날카로운 독설을 다시 한 번 받는다.
“다시는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프로듀서 씨.”
매정한 한 마디를 던지고 떠나는 아리스의 뒷모습을 당신은 허탈하게 탐망하며 그러는 와중에도 ‘그 말’에 부합하는 기억의 잔재를 찾기 위해 머릿속을 이리저리 들춰보고 있었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당신은 상사에게서 쓴 소리를 듣는다. 상사가 윽박지르는 와중에도 당신은 아리스가 했던 말의 의미를 곱씹으며 후미카의 추억을 하나둘 되짚어 본다.
기억날 리가 없다. 혹시 당신이 ‘그 말’을 알고 있었더라면 후미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지만, 상사의 귀 아픈 잔소리가 그것을 조용히 묻는다.
언제 끝날 지 알 수 없었던 상사의 쓴 소리가 끝을 맺고는 당신은 당신이 일하던 자리로 돌아간다. 자리로 돌아온 당신은 어제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차트들을 정리하면서도 그녀의 이름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차트를 다 정리한 당신은 목을 뒤로 젖혀 다리를 쭉 뻗는다. 당신 나름의 피로를 푸는 행동이지만 누군가를 베낀 것에 불과한 그 행동을 그대로 말이다.
‘후미카.’ 당신의 버릇까지 파고 들어와 이제는 의식마저 장악해버린 그녀에 대해서 작은 희망이라도 있을까 하며 몽상해보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당신은 그저 전보다 협소해진 사무소 책상 위에서 일하고 있으며, 어린 티를 벗어내 성장해버린 아리스는 후미카를 그리워하며 당신을 미워하고, 후미카는 그저 돌아올 수 없는 애석한 상황에 있을 뿐이다.
사내 특유의 퇴근을 알리는 시끄러운 알림이 사무소 안을 쏘다닌다. 하나둘씩 자리를 비우며 사내를 정갈하게 정리하는 사무실이 공석을 모은다. 마지막에 일어난 당신이 텅 빈 공간을 잠시 보다가 이내 나가려는 순간에 익숙한 음성이 당신을 붙잡는다.
‘프로듀서 씨.’
당신을 부르는 낯익은 소리에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지만 눈 씻고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적막한 공간만이 당신의 외로움을 쓰다듬는다.

집으로 돌아온 당신은 이미 밖의 시간과는 일그러져버린 어둠이 범람하는 방문을 열어젖혔다.
벽면을 더듬거리며 당신은 조심스레 불을 켠다. 집안은 폭탄이라도 맞은 것처럼 온갖 물건들이 파편처럼 흩어져 있었다.
작은 틈 사이로 발을 비집고는 방으로 향하는 당신의 눈에 정겨운 물건이 책이 들어온다.
“이건..” 바닥에 묻힌 보물을 꺼내듯이 조심스레 퍼 올린 그것은 ‘후미카’의 ‘책’이었다. 당신과의 이별을 예상이라도 한 듯이 그 책을 넘기고는 홀연히 사라진 바로 그 때를 간직한 물건이 그 자리에 놓여 있었다.
당신은 유심히 책을 살펴본다. 양질의 가죽 커버와 함께 새겨진 문양들이 어딘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마치 그녀와 같은 그런 책이었다.
뭔지 모를 이끌림에 몸을 맡긴 당신은 책을 펼쳐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화려한 색체의 문장에서 그녀의 정취를 느끼지만, 당신이 원하는 그녀의 흔적은 없었다.
허탈함이 가득 묻어나는 얼굴로 다음 페이지를 넘겼을 때 페이지 사이에서 무엇인가 흘러나왔다.
당신은 그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 페이지 사이에 흘러나온 그것은 당신이 ‘후미카’에게 선물했던 책갈피였다.
책갈피에는 그녀의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달무리’


당신은 머릿속에서 떨쳐내지 못한 그녀의 이름을 애타게 그리워하며 달무리의 의미에 대해 진중히 생각해본다.
그렇지만 몸이 그것을 뒷받침 해주지는 못했다. 당신의 녹초가 된 몰골이 무릎부터 천천히 고꾸라진다. 이내 지고 있는 석양보다 붉은 눈이 서서히 감긴다.

‘프로듀서 씨. 아름답지... 않나요?’
‘보세요... 프로듀서 씨.’
‘오늘은 달무리가... 예쁜 날이에요.’
아무것도 없어진 듯한 깜깜한 공간 안에서 당신은 눈을 번뜩이며 일어난다. 갈아입지 않은 코트에선 퀴퀴한 냄새와 함께 이곳저곳이 구겨져 어쩐지 당신과 비슷한 처지처럼 보인다.
구겨진 코트를 옷걸이에 걸고는 당신은 방으로 들어간다. 아직 피로가 덜 풀려져 곤약같이 뭉그러진 몸을 침대에 눕힌다. 그러고는 당신이 꿨던 꿈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다, 괴성을 지르는 몸을 달래며 조용히 잠에 빠져든다.


달이 세상을 깨우는 수려한 밤. 그곳에 나와 후미카가 고즈넉한 공원에 같이 있고 후미카는 나를 바라보며 웃는다.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은 황홀한 정취를 머금은 밤에 후미카가 나에게 말을 건넸다.
“프로듀서 씨.. 달 좀 보세요..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이제는 다시 못 볼 아름다운 달이 나와 후미카를 비춘다. 나는 후미카를 보며, 후미카가 더 아름답다고 말을 보태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저 있을 수 없는 일인 듯 후미카를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
그러한 상황을 의식하기라도 한 후미카는 나에게 눈웃음을 지어 보낸다. 후미카의 화답을 받은 나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몸을 흠칫 하고는, 나와 후미카를 비추는 달을 바라봤다.
정말이지 눈을 못 뜰 정도로 미려한 그 달은 태초에 태양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게 할 만큼 눈부시고 아름다웠다. 그런 아름다운 달 아래에서 후미카가 나에게 말했다.
“옛날 사람들은 달을 보고.. 신부 같다고 표현했다고 하네요..”
“신부의 작은 얼굴이 신랑을 보고.. 붉어지는 것을 부끄러워한 달이 달무리로 분을 칠하고 자신의 얼굴을 가리는 거라고 생각했나 봐요..”
“달을 보고 신부를 상상하던 옛 사람들의 생각이 재치 있게 느껴져요..”
잠시 숨을 고른 후미카가 어딘가 애처로운 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렇지만..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실은 외로운 거예요.. 달은..”
“외로움을 참지 못한 달은.. 울고 있는 거지요..”
“자신이 우는 모습을.. 알지 못하게..”
“ ‘달무리’란 이름의 장막으로 가리는 거예요..”
구슬픈 음색의 악기가 마지막 음을 연주하듯 후미카는 나지막이 마지막 말을 읊조린다.
“가장 가까이 있는 저희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말이죠..”
그 말을 들은 나는 입가에 미소를 띤다. 그리곤 말을 건넨다.
“후미카는 재밌는 말을 하네.”
그 말을 들은 후미카는 나에게 눈웃음을 지으며 대답한다.
“그런가요..”
그 말을 이후로 나와 후미카 사이의 침묵이 이어져갔다. 왠지 모를 정겨운 분위기가 밤에 녹아들고 우리를 포근하게 덮어준다.

“프로듀서 씨..” 죽 늘어지는 침묵을 깨고 나에게 말을 건네는 후미카.
“왜 후미카?”
잠시 우물쭈물 하더니 말을 잇는다.
“프로듀서 씨는 책 좋아하세요?”
그런 후미카의 질문을 나는 단호하게 끊어버린다.“아니.”
대답을 듣고는 침울해진 후미카. 맥없는 목소리로 말한다.
“그런가요..”
침울한 감정을 빨리 지운 건지 후미카가 나에게 넌지시 질문을 던졌다.
“기회가 되신다면 제가 갖고 있는 책 읽어보시지 않겠어요?”
내키지는 않았지만 후미카가 주는 선물이라면 무엇이든 좋다.
“후미카가 주는 책이라면 기꺼이.”
그 말에 만족했는지 후미카는 싱긋, 웃음을 짓는다.
“고마워요.. 프로듀서 씨.”
하지만 굳이 왜 책인 것일까? 궁금해진 나머지 후미카에게 물었다.
“근데 책은 갑자기 왜?”
얼굴에 미소를 만연한 후미카지만, 어쩐지 서글픈 목소리로 답변하는 후미카.
“언젠가 프로듀서 씨에게 꼭 필요할 것만 같아서요..”
영문 모를 후미카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물어보지만.
“나한테? 필요할 것 같다고?”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미소를 띤 후미카는“네.. 프로듀서 씨.”
하고 말하고는 어딘지 쓸쓸한 듯 웃음을 지어 보냈다.
밤은 그 의미를 무색하게 만들 만큼 아름다운 달에 가리어지고 우리는 그 달을 한참동안 바라보며 서로의 온기를 감싸 안았다.
하늘에 수놓인 무수히 많은 전구들이 빛을 발산하고 그 중심에 서 있는 달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아래에 놓인 우리에게 차가움을 머금은 밝은 빛들이 한자리에 모여든다.

처음 써서 올려 보네요. 많이 부족한 글이지만, 모쪼록 재밌게 즐겨주시길.

1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