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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ER ONE CINDERELLA STORY 2 - 키라 요시카게는 조용히 프로듀스 하고 싶다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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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09, 2017 22:06에 작성됨.

(이전화 링크)

 

키라 요시카게는 조용히 프로듀스 하고 싶다 ②

 

 

 정오의 햇살이 하루 중에 제일 강하듯이 여름 햇빛이 가장 강한 시기는 어느새 계절의 중반으로 접어들었을 때이다. 부도가오카 고등학교는 이제 곧 방학을 맞이한다.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처음 맞는 방학은 문자 그대로 청춘의 현장이자 정열의 시간.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어디로 놀러가자는 권유가 왔지만 나는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책상 앞에 앉아 사진이나 정리하고 있는 신세였다.

 기온도 습도도 올라가서 후텁지근한 날씨는 땀을 멈추게 할 틈을 주지 않는다. 차가운 음료를 벌컥 들이켜도 그 때 뿐. 오히려 너무 많이 마시면 머리와 배가 아파온다. 그나마 구세주는 에어컨 밖에 없지만 오래 틀어두면 냉방병 걸리고, 전기세라던가 지구온난화라던가 하는 문제 때문에 잔소리를 듣기 마련이다. 그러면서도 차가운 바람의 유혹에서는 벗어날 수 없지만.

 눈이 빠질 정도로 사진만 들여다보다 잠깐 시계를 봤다가 벌써 이렇게 됐어? 하면서 라디오를 트는데 키시베 로한이 들어왔다.

 “코이치, 도와주는 건 좋은데 농땡이를 피우지는 말라고.”

 “지금 잠깐 일어난 거예요. 그리고 저는 도와주겠다고 한 적도 없는데 로한 선생님이 강제로 시키고 있는 거잖아요.”

 내 불만 따위는 묵살하며 키시베 로한은 책상 앞에 앉아 늘어져 있는 사진에 돋보기를 갖다 댔다. 당장이라도 광선이 발사되어 돋보기와 사진을 뚫어버릴 것만 같은 눈빛이지만 그의 직업은 사립 탐정 같은 게 아니다.

 16살에 데뷔해 소년 점프의 인기 작품인 ‘핑크다크의 소년’을 그리고 있는 천재 유명 만화가. 친구들한테 ‘나 사실 키시베 로한이랑 아는 사이야!’ 라고 말한다면 모두 부러워하면서 사인을 받아달라고 할 정도다. 모종의 사건으로 부상을 입어 한 달 동안이나 연재를 쉬게 되었지만 말이다.

 사실 부상 자체는 이미 다 나았으나 당장은 연재를 재개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우리가 조사하고 있는 사진들과 관련이 있다. 모리오초와 외부를 연결하는 모리오 역에서 찍은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사진. 로한 본인이 위험을 무릅써가며 며칠 동안 열심히 모은 사진들 말이다.

 억지로 한다는 듯이 말하긴 했지만, 이건 키시베 로한을 넘어서 모두에게 중요한 일인 만큼 나도 열심히 돕고 있는 중이다.

 “몇 시간 동안이나 정리했는데도 단서로 보이는 건 코빼기도 안 보였어요. 진짜로 그 안에 있는 걸까요? 『키라 요시카게』가.”

 “있다고 해도 우리는 알아볼 수 없겠지. 녀석은 얼굴을 바꾸고 용의주도하게 정체를 감추고 있으니까. 하지만 혹시 모르는 곳에서 찾아낼 지도 몰라. 시간대별로, 위치별로 정리를 해둬야지.

 네가 도와줘서 정말 다행이야, 코이치.”

 순순히 고맙다고 말해준 건 좋지만 그보다는 얼른 집에 돌아가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괴팍한 성격의 만화가에게 말해봤자 듣지 않겠지만. 대신에 나는 잠깐의 휴식 시간을 가져다주는 라디오에 귀를 기울였다.

 모리오초에는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방송하는 ‘모리오초 라디오’ 라는 인기 있는 라디오가 있지만 지금 듣고 있는 것과는 다르다. 지금 듣고 있는 건 ‘느긋나긋 타임’ 이라는 인기 아이돌 타카모리 아이코가 진행하는 라디오다. 산책하며 듣기 좋은 곡이 인트로로 깔리다가 아이돌의 목소리가 마음을 폭신폭신하게 해주기 때문에 꽤 즐겨 듣고 있다.

 “정말 좋네요, 아이코의 목소리. 아, 로한 선생님. 이번에 게스트로 나온 ‘sweetches’ 라는 유닛이 홍보하는 케이크 가게가 상가에도 생겼거든요. 기간 한정 스페셜 케이크가 엄청 맛있다고 죠스케가 그러더라고요. 신곡도 할로윈의 놀이동산 같은 분위기라서 괜찮더라고요.”

 “관심 없어. 아이돌도 케이크도. 그리고 히가시카타 죠스케가 좋아한다면 어느 정도 수준일지 안 먹어봐도 알겠군. 그보다 코이치, 빨리 정리를 도와줬으면 하는데.”

 누가 사람이랑 만나기 싫어서 만화가를 한 사람 아니랄까봐. 입 밖으로 뱉은 건 아니지만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평소에도 그런 쪽에 관심 있어 할 사람은 아니지만, 죠스케의 이름이 나와서 그런지 히스테리를 더 팍팍 부리기 시작했다. 결국 나는 라디오를 들으며 사진 정리에 임했다.

 정리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니지만 라디오에 집중하다보니 궁금증이 들었다. 이런 라디오를 만드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하는. 방송국의 작가나 총괄하는 CP, 라디오의 진행자…… 이 경우에는 아이돌, 그리고 아이돌을 서포트 하는 프로듀서는 어떤 사람일까?

 이미지대로라면 뭔가 지적이고 세련된 느낌이지만 실제로는 의외로 개성적인 사람들이 많다고 들은 것 같은데.

 그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라디오가 끝날 때쯤에는 실제로 아이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제일 잘 나가는 765 프로덕션 올스타즈라던가, 타카모리 아이코 같은 346 프로덕션의 아이돌들, 특히 신데렐라 프로젝트라던가.

 만약 만난다면 최고의 여름 방학이 될 텐데, 같은 생각을 하던 중 전화가 걸려왔다.

 “죠스케. 무슨 일이야? 응, 아직 여름 방학에 예정 같은 건 없는데. …… 뭐? 죠타로 씨가? 자, 자, 잠깐만! 여기 로한 선생님도 있으니까 얘기 좀 해볼게!”

 이 때, 나는 갑작스럽게 잡힌 예정에 얼떨떨해졌다. 소원이 이뤄진 것 같은 기쁨 뒤에서 기묘한 불안을 느낀 것이다. 과연 이것은 행운일까, 아니면 불행일까.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것은…….

 

 *

 

 어느 곳에서나 그렇겠지만 도쿄의 아침은 특히 바쁘게 시작한다. 할 일이 많은 만큼 체감 시간이 빨라지는 것이라고 한다. 항상 평온하고 여유로운 삶을 지향하는 나로서는 체질에 안 맞는다고 할 수밖에 없다.

 전에는 늦어도 11시에는 잠들어 8시간 이상 숙면을 취했지만 프로듀서 일을 시작한 뒤로는 그러지 못 하고 있다. 아직 일에 적응하지 못 했을 뿐더러 갑자기 이사까지 하면서 생활 습관이 많이 바뀌어버렸다. 퇴근 시간이 불명확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도 자기 전에 따뜻한 우유를 마시고 스트레칭을 하는 것은 잊지 않고 있다. 다행히 업무 자체는 무리가 오지 않기도 하고. 그럼에도 출근 시간을 자체적으로 조금 앞당겼기 아침은 역시 바쁘다. 익숙해질 때까지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저기, 그러니까……. 음……. 그래, 리코 씨? 아침 만드는 것 좀 도와줘.”

 얼마 전부터 동거를 시작한 리코는 다정다감하고 괜찮은 여자였다. 나처럼 시골에서 홀로 도쿄까지 올라와 부모의 손을 벌리지 않고 기운차게 일하는 당찬 여자. 공통점을 발견한 덕인지 우리는 빠르게 친해졌다. 지금도 함께 요리를 하는 중이다. 오랜만에 만들어 본 크림 스파게티는 생각보다도 맛있었다. 리코 씨는 요리도 잘 하는구나.

 식사를 끝내고 그릇을 치웠다. 아직 여유가 있는 시간이라 설거지를 해도 될 것 같았다. 그녀와 함께 하려고 일어났는데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 이런, 리코 씨.

 “벌써 썩고 있는 거야? 모처럼 집에 들여온 건데. 아쉽게 됐어.”

 등 뒤에서 킬러 퀸을 꺼내 스위치를 눌렀다. 그녀가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긴 『유해』는 폭발과 함께 사라졌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진하게, 아주 진하게. 예전에는 겨우 손 하나 둘 갖고 이러지 않았지만, 이것도 생활환경이 변하면서 어쩔 수 없게 된 일이다.

 썩어가는 손의 『처리』를 잘못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정확히는 그 손을 발견한 『목격자』의 처리를. 임기응변으로 곤란한 상황은 벗어났으나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나는 이 모양 이 꼴로 지내게 되었다. 카와지리 코사쿠라는 이름도 그 때문에 쓰게 되었다.

 지금의 생활에 익숙해질 때까지 살인은 자제하기로 했지만, 얼마 전에 참지 못 하고 리코의 손을 가져왔다. 다행히 그녀는 인지도가 낮은 무명 아이돌. 부모나 친구가 그녀의 행방불명을 수상히 여긴다 해도 모든 혐의는 함께 사라진 디렉터에게 향할 것이다. 또한 『진짜』 카와지리 코사쿠는 작은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었기 때문에 며칠 동안은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그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없어. 꽤 멀리까지 도망쳤지만 또 살인을 저지르는 것은 리스크가 커. 제길, 이 키라 요시카게가 마음속의 욕망을 억눌러야만 하다니…….’

 아쉬움을 뒤로하고 출근길에 올랐다. 예정대로 8시 30분에 사무실에 도착했다. 우선해야 하는 것은 사인. 이것도 이 생활에 익숙해지기 위한 일환으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30분 동안은 노트에 이름을 쓰며 카와지리 코사쿠의 필체를 흉내 낸다.

 그 다음은 일정 확인. 담당 아이돌인 타카모리 아이코의 일정은 언제나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지만 만에 하나라도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수정사항이나 확인사항이 있다면 바로 그쪽 업체에 전화해 얘기한다. 이 순간이 하루 중에서 가장 싫은 순간 중에 하나다.

 카와지리 코사쿠는 능력도 없는 주제에 출세욕이 강해 상사나 협력 업체 등에 굽신 거리는 성격이었다. 녀석도 일을 시작한지는 얼마 안 됐으니 어느 정도는 내 뜻대로 해도 되지만, 의심받지 않고 생활하려면 놈을 연기할 필요가 있다.

 다른 부서와의 협의, 기획회의, 보고 등을 끝낸 다음에는 점심. 식사는 언제나처럼 혼자 해결하지만 너무 겉돌기만 하면 오히려 눈에 띌 수 있으므로 적당히 대화에 어울리는 척을 할 필요도 있다.

 오후부터는 바깥에서 활동한다. 스튜디오나 세트장에 미리 가서 상황을 지켜보거나 요구 사항을 알리고, 다음 일거리를 찾아 움직인다. 그러다보면 슬슬 하교 시간. 타카모리 아이코를 데리러 그녀의 학교로 간다.

 “방학식은 내일이었던가?”

 “네. 내일은 끝나자마자 바로 프로덕션으로 갈 테니까 프로듀서 씨는 오지 않으셔도 돼요.”

 오늘의 스케줄은 여름화보 촬영. 생명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육해공 세 가지 사진을 찍는데, 타카모리가 맡은 것은 육지. 신록이 우거진 숲과 아름다운 꽃을 배경으로 촬영을 할 것이다. 촬영 장소인 식물원에서는 대부분의 준비를 끝낸 상태였다. 남은 것은 모델들의 준비지만 촬영 파트너는 이미 메이크업까지 끝내고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코! 기다리고 있었어!”

 “늦어서 미안해요, 유미.”

 아이바 유미는 같은 346 프로덕션 소속의 아이돌로 꽃을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타카모리와는 함께 유닛도 결성한 적이 있고,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있는 만큼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녀의 꽃에 대한 지식은 곧 촬영 컨셉에 대한 이해로 이어졌고 동시에 타카모리를 돋보이게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취향과 분위기가 맞는 둘의 조합은 스텝들에게도 좋은 평을 얻었다.

 “이건 물망초야. 꽃말은 나를 잊지말아주세요. 독일의 루돌프라는 기사가 사랑하는 여자 벨타와 강을 산책하다 발견하고 꺾어주려고 했대. 하지만 강을 건너려다 그만 물에 휩쓸려버렸고 루돌프는 마지막 힘을 다해 벨타에게 나를 잊지말아달라고 했어. 그래서 물망초는 신의와 우애의 상징으로도 쓰여.”

 “안타까우면서도 애틋한 이야기네요. 벨타 씨는 그 후로 어떻게 됐나요?”

 “죽은 루돌프를 생각하며 평생 동안 물망초를 지니고 살았다고 해. 소중한 사람을 잊지 못 하고 평생 기다리는 감정……. 그 사람과의 추억이 소중할수록 더 잊기 힘들겠지.”

 “하지만 아름다운 꽃 덕분에 힘든 기억이 조금은 나아지겠죠.”

 “아이코는 역시 긍정적이네. 그래, 그래서 벨타도 꽃을 가지고 있던 게 아닐까?”

 그녀들이 꽃을 구경하며 휴식하던 중 감독이 외쳤다. 오늘 촬영은 끝났습니다! 여기저기서 수고하셨습니다, 하고 인사가 잇달았다. 그녀들도 자신의 사진을 체크, 스텝들에게 다시 감사를 전했다.

 “멋진 일을 잡아준 아이코의 프로듀서에게도 인사를 해야지. 자, 선물로 이거 줄게.”

 아이바 유미의 손에 한 송이의 꽃이 들려있었다. 스텝의 허락을 받아 소품 사이에서 가져온 것이었다. 수레국화. 꽃말은 행복감. 중심에서부터 바깥으로 퍼져있는 연보라색 꽃잎이 인상적이지만 내 시선은 꽃 따위에 가 있지 않았다.

 꽃을 들고 있는 그녀의 손이 온실 창문으로 들어온 빛을 받아 반짝였다. 줄기가 꺾이지 않게 살며시 받치고 있는 다섯 개의 손가락. 가느다랗게 쭉 뻗었으면서 또한 자유자재로 구부러지는 유연한 구조. 인류의 문명을 일군 가장 위대한 도구. 인간의 신체에서 가장 표현해내기 어려운 아름다움을 가진 그것이, 모두의 동경을 받는 아이돌의 손이, 나에게로 다가왔다.

 잘라내고 싶다. 그런 욕망이 솟구쳤다. 리코의 손을 폐기하면서 다시 『손톱이 자라는 시기』가 왔다. 지금 여기서 그녀의 손을 가지고 싶다. 그녀를 죽이고 그녀의 아름다움을 『취하고』 싶다.

 간단하다. 꽃을 받는 척하며 그녀의 손을 잡는다. 그리고 킬러 퀸의 스위치를 누른다. 모두의 눈앞에서 그녀는 사라지고 오로지 맞닿은 손만이 남게 된다.

 하지만.

 “저, 프로듀서 씨?”

 “왜 그래? 긴장한 거야?”

 “……아니. 이제 슬슬 돌아가야 하니까.”

 자라나는 손톱을 감추며 돌아섰다. 참아야 한다. 리코와 달리 그녀는 사회적인 인지도가 높은 아이돌. 정말 탐나는 손이지만 건드려서는 안 된다.

프로듀서로 일하면서 가장 힘든 순간은 지금 같은 때. 주위에 아름다운 손이 넘쳐남에도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이다. 견디기 어렵지만 도리가 없다.

 

 남은 업무의 마무리를 위해 프로덕션으로 돌아왔다. 아이바 유미는 중간의 역까지 바래다줬고, 타카모리는 기획회의 때문에 함께 돌아왔다. 남은 업무라고 해봤자 마침표를 찍는 수준의 간단한 일 뿐. 중요한 건 기획회의다. 프로듀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돌의 보조니까.

‘ 최대한 빨리 끝내고 기획회의에 들어간다. 오늘은 오랜만에 퇴근 후 느긋한 저녁을 즐길 수 있겠군.’

 그렇게 생각하며 자리에 앉았을 때 서류 사이에 묘한 것이 보였다. 눈에 잘 띄지 않게 접혀있는 쪽지. 뭐지? 내용을 확인하자마자 자연스레 동공이 커졌다.

 

 ‘같은 층에 있는 창고로 와라, 요시카게.’

 

 요시카게. 그것은 나의 본명. 성은 키라吉良, 이름은 요시카게吉影. 이 이름을 안다는 것은 나의 정체를 안다는 뜻. 누구지? 추격자인가?

 아니야. 나를 붙잡으려는 거라면 쪽지로 불러낼 이유가 없다. 오히려 도망갈 시간만 벌어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인물은 아군인가? 그것도 확실치 않다. 내 정체를 알아낸 방법은 둘째 치고 이렇게 불러내야 하는 이유는 뭐지?

 한 번 더 쪽지를 확인했다. 요시카게. 이 인물은 나를 요시카게라고 부르고 있다. 성을 떼고 이름으로. 그렇다면 짐작 가는 인물이 있다. 바로 창고로 움직였다.

 먼지 쌓인 소품이 가득한 창고에는 나를 기다리는 인물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오래 있으면 수상하게 보일 테니 금방 돌아가려고 했는데 목소리가 들렸다.

 “요시카게. 여기다, 요시카게!”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그곳에 사람은 없었다. 이벤트에서 사용한 사진들이 가득했다. 잘못 들은 것은 아니다. 사진 무더기 속에서 누군가 말한 것이다. 내가 다가가자 폴라로이드 사진 한 장이 튀어 올랐다.

 사진에 찍힌 노인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오오! 나의 아들, 요시카게! 이런 곳에 있었구나!”

 키라 요시히로. 혈연 상으로 우리는 부자 관계. 즉, 이 남자는 나의 아버지. 그런 우리가 이런 기묘한 재회를 하는 것은 그가 이미 『12년 전에 죽은 유령』이기 때문이다. 그가 나와 같은 스탠드라는 능력을 지녔기 때문에 유령이 되어서도 사진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건 중요치 않다. 나는 눈물을 펑펑 쏟아내는 사진 속의 남자를 떼어내고 조용히 물었다. 내가 여기 있는 걸 어떻게 알았지?

 “나는 모리오초를, 당신이 성불 못 하고 들러붙은 집과 평온한 삶을 내팽개치고 도쿄까지 왔어! 그런데 어떻게 당신이 여기 있는 거지?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아낸 거야? 설마……. 차마 말하기도 싫은 최악의 상황이 일어난 건 아니겠지?”

 사진 속 남자는 이를 갈았다. 이건 그 자신도 나만큼이나 분함과 증오가 쌓여있다는 뜻. 그가 말하지 않아도 나는 확신했다. 그리고 그의 다음 말이 내 확신이 맞았음을 증명했다.

 “그래, 오고 말았다! 요시카게! 놈들이, 『쿠죠 죠타로』와 『히가시카타 죠스케』 일행이 여기까지 쫓아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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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는 아이돌이 별로 안 나오고 죠죠 인물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다음 전개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 정도라서 큰 사건도 안 나왔고...... 반성하겠습니다.

대신에 유미를 내보냈으니 봐주세요.

 

아, 유미......

좋아하는 캐릭터이긴한데 본격적으로 다뤄본 적은 없어서 연구가 필요했습니다.

꽃말도 좀 알아보고, 아이코랑 같이 나오는 아인헤리아 커뮤도 참고하고.

일단 쓰기는 했으나 유미P분들이 보시고 바꿀 게 있다면 알려주세요.

 

근데 아이헤리아하니까 그 때 제가 데레스테를 안 한 게 후회되네요.

그렇게나 멋지고 비장한 표정을 짓는 아이코를 언제 볼 수 있다고...... 이벤트 SR도 복각 좀......

 

그리고 이번 화부터 피드백 마크를 붙이기로 했습니다.

일단 라이트하게,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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