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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미시로 프로덕션 ~니나와 함께하는 주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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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09, 2017 18:17에 작성됨.

"니나의 기척이.... 사라졌어?"

 

차드의 기척이 사라진 것 처럼 니나의 기척이 사라졌다. 마치 블리치가 소울 소사이어티 편에서 연재가 끝나버린 듯 한 공허감이 나나의 빈자리를 가득 채워버렸다. 상무의 명을 받들어 니나의 추적에 나선 사쿠야히메의 사쿠마 마유가 니나의 기척이 사라진 걸 느끼고 골목길 너머 대로변을 쳐다보았다. 니나가 사라진 방향은 그쪽이 아니지만 신경쓰면 지는 거다.

 

"그야 뭐, 니나도 기척 정도는 지울 수 있겠죠."

 

마유의 의문에 카나코가 싱겁게 대답했다. 너 그렇게 쿨시크한 아이였니. 너 큐트 속성이었잖아. 어쩌다가 그렇게 쿨시크한 아이가 된 거야. 마유도 널 어이없다는 듯이 보잖아.

 

"저기.... 니나는 카나코랑 같은 일반인인데요오."

 

"....정말?! 몰랐어, 미안! 그런데 없어진 건 큰일이잖아?! 어떻게 해?!"

 

아, 쿨시크한 게 아니라 니나가 미시로 프로덕션의 왜곡된 어린아이인 줄 알았던 거 같다. 하기사, 같은 인형옷 계열인 우에다는 게 옷을 입으면 그을린 호수 바닥 게딱지가 되어버리고 드래곤 옷을 용체석 대신 쓰고 솔데로카 옷을 입으면 솔데로카 님이 되어버리는 무시무시한 아이니까 카나코가 니나도 그런 류의 능력자일 거라고 착각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어쩔 수 없지 뭐.

 

"기척을 스스로 지웠다기보단, 누군가가 니나의 기척을 지워주고 있는 거 아닐까요?"

 

5품천사 치에리엘님께서.... 아니, 오가타 치에리가 말했다. 사람 눈에 안 띄는 골목길 안쪽, 날개를 숨길 생각도 없이 펼쳐놓은 치에리가 말했다. 5품천사 씩이나 되시는 분이 진여신전생 세계관도 아닌데 골목길 구석에서 나타나도 괜찮은가 싶긴 하지만 그래도 신의 행동에는 다 계획이 있다던가 없다던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던가 삶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다던가. 아무튼 치에리가 지극히 당연한 말을 하였다.

 

"하지만 기척을 지우는 것 치곤.... 너무 부자연스럽네요. 특히 누군가를 숨기는 방식으로는. 기척이라는 걸, 이렇게 그 공간을 싹둑 잘라낸 것 처럼 숨겨버리면 들킬 수 밖에 없다고요."

 

노노를 잡느라 기척 감지 등의 추적 능력이 한결 더 높아진 사치코가 말했다. 이미 기척 운운 수준이 아니라 레이더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역탐지 기능이랑 재밍 기능도 달려있다. 역시 생존왕 사치코다.

 

"혹시 니나를 데리고 공간이동 같은 걸 한 게 아닐까요?"

 

이 인외괴물들의 이야기에 질린 카나코가 대충 아무거나 말했다.

 

"그건 더더욱 있을 수 없어요. 공간이동 같은 걸 했다면 진작에 알았을 거에요. 솔직히, 우리 사무소의 아이돌들을 공간이동 정도로 떼어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준다면 일이 빨라지죠. 노노가 공간이동을 안 쓰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거에요."

 

"마유항이 말한 대로지예. 그런 아들 장난같은 걸론 도망 못 쳐예."

 

그리고 한 때나마 보너스에 눈이 멀어 노노를 쫓으려 한 자신을 책망했다. 카나코 이 바보. 양심없는 년. 카나코 넌 계속 도망쳐도 도망치지 못하다 결국엔 이상하게 변해버린 노노한테 대체 무슨 짓을 하려했던 거야. 끔찍한 것, 너보다 더 심약한 아이가 필사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데, 어쩌면 같은 신세라고 할 수 있는 네가 그렇게 배신해야 했던 거야? 공간이동까지 배운 아이를 그렇게 쫓아가야 했냐고!

 

"괜찮아. 카나코 탓이 아닌걸."

 

지상에서의 생활비 조달 및 활동폭을 넖이기 위해 아이돌이 된 치에리엘 님께서 미무라 카나코의 죄를 사하여주시었다. 카나코는 아무런 잘못도 안 했는데 왜 죄를 사하여 주었냐고? 그야 천사니까 사람의 고민 정도는 해결해준다고. 그리고 치에리엘 님께선 9품 맨 밑바닥 그냥 천사에서 하급간부 수준인 5품 직책까지 올라오신 분이다. 어린양 하나를 인도하지 못할까보냐.

 

"내는 말이제, 요건 고냥 미숙했던 게 아닌가 싶은지라~"

 

치에리와 카나코가 안즈 없이 캔디아일랜드를 찍는 동안, 순위권마저 무시하시는 푸쉬의 아이콘께서 쥬니히토에 3세트보다 무거운 입을 여셨다. 역시 푸쉬의 여왕님, 은근슬쩍 남들 디스하는 솜씨가 길가던 래퍼 뺨싸다구에 리 108식 대사치를 약손에서 맥스초필로 바로 이어갈길 정도다.

 

"....미숙?"

 

"모두 잘 느껴보는 게 어때예?"

 

울트라 재패니스 푸쉬의 산증인님의 말에 모두(카나코 제외)들 눈을 감고 니나의 기척을 찾기 시작했다.

 

".......이건 미숙하다는 정도가 아닌데요?"

 

가장 먼저 이상함을 눈치챈 건 사치코였다. 역시 공식의 과도한 푸쉬 담당과 태그를 짜고 소심한 아이들 곡 뺏어먹은 년은 통하는 게 있나 보다. 그런데 왜 히메카와 유키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걸까. 아 맞다 걔는 매일같이 행복하느라 사리가 쌓여서 득도했기 때문에 안 통하는구나.

 

".....이 정도로 미숙하면, 미시로 프로덕션 사람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손을 댄 거일수도 있어요."

 

와후 추장과 염소가 대결하거나 말거나 프로듀서 일직선인 마유가, 조금 머리를 굴리다가 가장 있어선 안 될 가능성을 내놓았다. 그러고보니까 지난 화에 LMBG 소속의 요한나라고 자신을 밝힌 괴인이 니나에게 다가왔지. 그 괴인이 니나에게 뭔 수를 써서 지금 니나의 기척이 사라진 거고.

아무튼, 갑자기 모두의 눈빛이 시리어스하게 변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망가타임 키라리에 갑자기 히라노 코우타 씨가 연재를 시작한 수준으로. 요괴 목내놔처럼 변한 사쿠마 마유가 니나의 기척이 사라진 곳을 쳐다보았다. 가부키쵸 방향이었다.

 

"에, 저기 갑자기 왜 진지해지는 거야? 혹시 진짜로 다른 사람이....."

 

"카나코, 지하철을 통해서 미시로 프로덕션으로 돌아가세요. 지금 당장."

 

갑자기 엄청 시리어스해졌다. 사에가 기모노 소매에서 화려하게 장식된 방울과 이상한 주문이 적힌 종이를 꺼냈다. 사에가 방울을 한 번 흔들자, 종이들이 알아서 접히며 식신으로 변했다. 우와 쩔어. 콘치키친이 아니라 도망세망이었어. 그 사이 마유는 품 속으로 손을 넣었다. 언제든지 품 속에서 칼을 꺼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발도술에 있어선 와카야마 타마미보다 더 뛰어난 기량을 가진 마유였다. 프로듀서를 노리는 도둑고양이를 재빨리 처리하기 위해선 암살술과 같은 발도술을 익히는 게 좋았던 거지. 그리고 치에리는 어느 새 하늘로 날아가버렸다. 하늘 위에서 동료들에게 시야를 제공하고, 5품천사 버체의 이름으로 내리는 축복과 기적을 통해 동료들을 지원할 생각인 것이다. 모두 순식간에 임전태세를 갖추었다. 카나코는 동료들의 갑작스런 분위기 전환에 자신이 익숙해져 있다고 전에 말한 적이 있지만, 아무래도 그건 자신의 착각이었던 거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겠지.

 

"아.... 여러분? 야가미 마키노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지금 니나는 그새 또 사라졌다고 하네요. 그리고 니나 근처에 있던 LMBG와 리카가 교전중"

 

".....로리콘의 여동생 죠가사키 리카가, 니나를 노린다?"

 

"네. 그리고.... 립스는 프레데리카를 제외한 나머지가 전멸했고요. 미카한테."

 

 

 

---

 

 

 

시퍼런 영체가 휘두른 푸른 섬광이 칼이 되어 가로로 넓게 휘둘러진다. 다크소울 3 최종보스 우리들의 화신이 찌르기 폼에서 페이크로 야구배트 휘두르는 것과 같은 모션이었다. 잠시 후, 사사키 치에가 같은 모습으로 푸른 마검을 휘둘렀다. 직후, 치에가 칼을 다시 가로로 휘두르며 뒤로 크게 뛰었다.

 

"치잇....."

 

치에가 도망친 자리를 리카(R+, 호랑이 옷 입은 그거)의 손톱이 훑고 지나갔다. 미쿠보다 더 고양이처럼 날렵하게, 좁은 골목길 안쪽을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며 사사키 치에의 공격을 피해다니며 치에를 몰아붙이는 리카가, 공격이 맞지 않아서 안타깝다는 듯 으르렁거렸다.

 

"리카, 방해야...."

 

"누가 할 소린데 그래?"

 

사사키 치에가 다루는 것은 쿨 타입 특유의 아이올라이트 파워이다. 온갖 괴력난신의 침소인 심연에서 끌어낸 푸른 힘을 다루는, 쿨 타입 아이돌들의 상징이자 특권이라고 칭할 수 있는 힘이다. 하지만, 그것도 다루는 사람 나름이다. 사사키 치에는 어린 나이에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쿨스러움을 지닌 아이돌이지고, 걸어다니는 것 만으로도 근처의 잠재적 로리콘들을 전부 다 죽여버리는 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결국 미시로 프로덕션 안에선 그런대로 강한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아 이 강하다는 건 이능력자들 기준이다.

그리고, 리카는 왠지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능력을 지니고 있다. 치에리가 5품천사인데 나레이션이 태클을 안 건 시점에서 알겠지만 신경쓰면 지는 거다.

 

"치에, 비켜. 니나를 언니한테 데려다 줄 거야."

 

"헤에, 정말 눈물겨운 가족애네. 치에는 그런 기분나쁜 로리콘이 언니였으면 무심코 베어 버렸을지도 몰라."

 

빛이 들지 않는 그림자 진 골목길. 어둠 속에서 푸른 섬광만이 몽환적인 그림자를 아지랑이처럼 펼친다. 그 빛이 사라진 순간, 치에의 푸른 안광이 리카를 향해 쇄도한다. 심연은 예로부터 교활한 쿨의 침상이었나니 모든 혐성의 근원이 그곳에 있었다. 비틀리다 못해 원본의 흔적조차 남지 않게 된 2차장작의 잔재가, 푸르디 푸른 심연이 되어 패션의 여동생을 찌르기 위해 날아온다.

 

"죠가사키 가의 여식인 이상, 그런 비틀림은 운명 같은 거라서 말이지..... 로리콘인 언니도 멋지다고. 아하하하하☆"

 

리카가 니노미야 아스카 같은 대사를 날린 다음 흥겹게 웃었다. 시스콘이 좀 과하단 수준이 아니다. 리카는 날카로운 송곳처럼 쇄도하는 푸른 검을 한 손으로 쳐서 날려보낸 다음, 쏜살같이 치에의 간격 안으로 파고들어간다.

 

"가족이라기보단 충견이네. 혹시 이 이야기 알아? 중국의 고사인데. 개가 토끼를 잡은 다음엔 어떻게 되더라?"

 

"언니가 날 삶아먹는다면 그건 그것대로 멋지네! 정말 기분나빠! 최악이야! 하지만 멋져☆"

 

미시로의 아이돌이란 것들은 어딘가에서 결락이 생기기 마련이고, 평소에 드러나지 않던 비틀림은 어느 계기를 통해 일어나게 된다. 혹시 리카가 정상인 포지션인 줄 알았습니까? 쟌넨, 이미 왜곡된 리카입니다! 하지만 언니 일만 아니라면 멀쩡하고 제정신인 아이입니다 여러분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평소엔 제정신이고 자기 본성을 제대로 숨길 줄 아는 착한 아이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마유보다 더 냉철하고 이지적인 아이에요. 이능력이 관련된 일만 아니라면 기분나쁨류 죠가사키과 모드인 언니에게 물 흐르듯 딴죽을 거는 착한 아이입니다.

 

"광녀 자식..... 하아.... 하아..."

 

몇 번 서로 공격을 주고받으며, 먼저 지친 기색을 보인 것은 치에였다. 힘든 숨을 내 쉴 때 마다 갑작스레 사나에 씨의 실적이 늘어나고 로리콘들이 자해를 시작했다. 숨결 한 번 만으로 수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파멸로 몰고가는 악의없는 마성의 유아가 이곳에 있었다. 더러운 소아성애자 자식들, 전부 다 죽어버려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을지도 모르지만 소아성애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 너희들은 피의 자오선 속에 쓰레기처럼 묻힐 거다.

 

"흥, 존재 자체로 세상을 파멸시키는 탕녀가 할 말은 아니지. 언니가 매일 밤 그렇게 고뇌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라니까?"

 

"에? 무슨 소리야? 탕녀라니? 혹시 야한 이야기야?"

 

봐봐, 치에는 순수하다고. 썩어 빠진 소아성애자 로리콘 페도필리아 변태 쓰레기 혼모노 오타쿠 새끼들이 멋대로 닛타 미나미의 뒤를 잇는 걸어다니는 XX니 뭐니 하지만 치에는 착하고 올바른 아이라고. 아이올라이트의 힘을 좀 다룰 수 있을 뿐이고, 그저 어른을 좀 동경할 뿐인 어린 여자아이일 뿐이야. 상종 못할 변태새끼들이 치에한테 쓰레기같은 자신만의 망상을 투영하고 있을 뿐인데 왜 치에가 그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 거냐고!! 오타쿠 사이에서 여동생이랑 처녀빗치가 유행하는 이유가 뭔 줄 알아?! 그게 다 자기들의 망상을 투영하기 좋은 가상의 존재라서 그래! 비슷한 말로는 경력 풍부한 신입사원이 있지!

 

"엑. 하지만 치에는....."

 

"저기.... 어른이 되고 싶긴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좀...."

 

"하, 하지만 로리콘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잖아?!"

 

"사회상식 선에서 말이야.... 별로 알고 싶지 않았어. 하아....."

 

치에도 아이돌이야 아이돌! 자기가 인터넷에서 어떤 소리를 듣는지 신경은 쓰고 산다고! 그래서 치에가 너희 같은 로리콘 변태 오타쿠를 그렇게 혐오하는 거라고!! 이것은 정당한 혐오입니다!! 정치적으로도 올바른 표현입니다!!

 

"아무튼! 니나는 이번 주말엔 우리랑 같이 놀 거라고!!"

 

"시끄러! 니나는 이번 주말에 언니랑 후히히★ 할 거야!"

 

"......니나랑 놀지 못하게 되더라도, 적어도 죠가사키 가의 광년들만큼은 막겠어! 나는 하늘, 나는 강철, 나는 치에. 나는 한 자루의 아이올라이트로 니나를 지키고 로리콘을 멸한다! 이자, 오시떼마이루!"

 

크으! 역시 우리 블루 나플레옹의 막내딸이다! 힘내라! 응원하고 있어!

.....그리고 치에가 여기서 리카를 막는 동안, 이 아라키 히나께서 니나에게 영재교육을 시켜주는 거지.

 

 

 

---

 

 

 

"....같은 생각을 할 께 뻔하지. 예상대로구만. 캣보살이랑 다를 게 없네. 수준 낮아서 못 상대해주겠어."

 

"카와시마... 미즈키.... 당신..."

 

"배신이라는 소리는 하지 말아줬으면 해. 어른이란 원래 냉정한 법이야."

 

냉정해야 할 어른이 니나를 탈취하기 위해서 동료를 배신하고 폭주를 일으키는 상황이지만 말이지.

 

"사나에, 그쪽은 어때?"

 

[안경충은 제압했어. 의외로 강하긴 했지만.]

 

카미죠 하루나. 뭔가 아무렇지도 않게 리타이어. 이것이 안경 캐릭터의 한계였던 모양이다.

 

"다친 곳은?"

 

[없어. 그나저나 니나는 찾았어?]

 

카와시마 미즈키가 고개를 숙이며 입을 다물었다. 무전기 너머, 카타기리 사나에가 침묵의 의미를 깨닫고 한숨을 쉬었다.

 

[일단 무라카미구미를 움직여서 찾아다니고 있지만, 어딜 갔는지 보이질 않아.]

 

"마키노한테서도 연락 없어?"

 

[없어.]

 

서로가 서로를 적대하는 데스매치. 이 혼란스러운 와중에 니나를 쉽게 찾아낼 수 있을리가 없었다.

 

[요시노님은 크게 관심 없다고 하시고, 노노는 또 도망쳤고.... 슬슬 진짜로 걱정되기 시작하는데.]

 

불길한 가능성이 어른들의 머리를 잠시 스치고 지나갔다. 하지만 둘은 이내 고개를 흔들며, 자기들이 모르는 곳에서 니나가 당해버렸을 가능성을 부정하였다.

 

"죽었으면 코우메나 치에리가 연락을 해 줬겠지."

 

참 흉흉한 발언이다. 하지만 여기는 미시로. 죽은 어린아이도 다시 살려낼 수 있는 괴물도 있다. 그 과정에서 조금 인간이 아니게 된다던가 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지만 뭐 그게 대수인가. 시대는 중2병이고 인간 관두더라도 영생과 초월을 바라는 건 인간의 오랜 비원이자 욕망이기도 하다. 고대 연금술사들이 바라던 경지는 현대의 아이돌이 이룩해버렸다. 와우 판타스틱.

 

[그것도 그렇네. 그럼 계속 수사... 가 아니라 수색 부탁해. 나도 다른 곳으로 옮커헉!]

 

"에? 사나에?! 무슨 일이야?! 대답해!!"

 

그리고 혼란한 상황 속에서 갑자기 급전개가 또 전개되었다. 그 카타기리 사나에가 당한 것이다. 기습이라는 형식이긴 하나, 미시로의 무투파 중에서도 굴지의 강함을 자랑하는 저 맥주중독자 전직 경찰 겸 양아치가 당한 것이다.

 

[....나다.]

 

"....미, 미카?"

 

[지금, 니나를 찾으러 가겠다.]

 

......카타기리 사나에를 뒤에서 기습해 쓰러트린 것은, 그 죠가사키 미카였다. 미시로 프로덕션이 자랑하는 초식동물이자 로리콘인 그녀가, 평생의 적으로 삼고 있던 카타기리 사나에를 드디어 쓰러트린 것이다! 아아, 이 얼마나 오랜 악연이었던가. 수 많은 탄압 속에서, 죠가사키 미카는 드디어 방해물 하나를 치워버린 것이다! 하지만 카타기리 사나에를 쓰러트리는 것 따윈, 그녀에게 있어서 과정의 하나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그녀의 궁극적인 목표는 예나 지금이나 어린아이었으니까.....!!

 

 

 

---

 

 

 

그것은, 사쿠야히메의 아이돌들이 니나를 찾으러 가자고 결의한 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발도술 따위, 어차피 한 순간의 암살에밖에 쓸 수 없죠."

 

그녀의 습격을 가장 먼저 받아낸 것은 마유였다. 그녀를 보고, 마유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정확히는, 자기 목 앞까지 들어온 칼을 바라보고 있던 것이다. 칼을 뽑는 게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지금쯤 목이 달아났을 거라는 사실 앞에, 마유가 죽음의 공포를 느끼기 시작했다.

 

"무슨 생각이죠? 설마 혼자서 저희 다섯을 상대할 생각은 아니시겠죠?"

 

사치코가 말했다. 그러자 카나코가 놀랐다. 그야 자기를 전력에 넣고 있던 거니까 놀랄법도 하다. 저는 쓸모없는 카나코 샌드위치입니다의 그 카나코가 말이다.

 

와카야마 타마미가, 대답 대신 칼을 거둬들였다. 칼은 여전히 뽑은 채로, 마유만을 노려보고 있었다. 카나코가 허둥대는 사이, 마유는 순식간에 안정을 되찾고 냉정하게 타마미를 응시하기 시작했다. 마유도 자세를 잡았다.

 

"......무슨 바람이 불은 건가예?"

 

사에가 물었다.

 

"기회가 있길래, 지금까지 미뤄두었던 승부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그런가. 코바야카와 사에는 잘 이해하진 못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마유가 납득했다는 듯 자세를 고치고, 비정한 검사의 표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앞은, 검사들만이 알 수 있는 영역이리라.

성질 더러운 교토 여자가 가장 먼저 자리를 피했고, 이어 코시미즈 사치코가 뒤로 물러났다.

 

"에, 에?!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하는거야?! 혹시 나만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야?!"

 

카나코가 놀라서 두리번거렸다. 그러다가 사에가 도톰한 입술에 검지손가락을 세워 데고서 '쉬잇'이라고 하였다. 아무래도 이 속에서 멀쩡한 건 자신 뿐일 지도 모른다. 카나코는 그렇게 생각한 건지 울상이 되어 하늘을 보았다.

 

"자, 잠시만요! 기다리지 않으면 쵸, 춉이에요!"

 

하늘에 있었다. 그녀의 뜻을 알아줄 천사님이. 아아 찬미하라 주 예수 그리스도. 우리는 모두 원죄를 지고 태어났지만 타치카와 근처에 부처와 함께 사실 법한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매달려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셧나이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하나일지어니 카나코를 구원하기 위해서 신께서 천사를 보내오신 것이다! 믿으라! 믿으라 믿으라 믿으라! 그리고 회개하라! 곡과 마곡이 음부의 구석에서 악의 권세를 떨치며 일어나는 아마겟돈이 가까워졌나니! 허나 신께선 카나코를 구원할 것이다!

 

"치에리....."

 

"이, 이 결투는 저 치에리엘이 공증인으로서 참가합니다! 이, 이의는 없..... 죠?"

 

"없습니다." "없습니.... 아, 그 전에 하나만요. 타마미쨩은 어디 편이에요? 마유는 상무님 편인데."

 

"그건.... 타마미를 이긴 후에 들으시죠!"

 

"그럼 시작할께요... 준비..... 땅!"

 

신은 뒤졌다 - by 미무라 카나코

 

 

 

---

 

 

 

[LMBG 전원, 응답하세요!! 지금 당장!! 니나가 행방불명이에요!!]

 

사쿠라이 가의 당주님께서 상정 외의 사태에 패닉에 빠져선 소리쳤다. 그녀는 이어폰의 음량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카타기리 사나에의 기척이 사라진 곳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사나에 언니, 당했구나. 시간벌이라도 해 줬으면 하는데."

 

"응? 갑자기 무슨 개소리 하는 거에여?"

 

"아무것도 아니야. 가자 니나쨩."

 

"알겠어여! 오늘은 귀여운 미리아와 같이 노는 거에여!!"

 

"귀엽다니.... 미리아는 언니라고? 정말이지 니나는... 그럼, 두근거리는 게임을 시작할까?"

 

이미 니나는 가부키쵸를 벗어난 지 오래였다.

어둠에서 춤추듯 내려온 천재, 아카기 미리아가 싱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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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아는 로맨틱한 아이입니다.

로맨틱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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