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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석받이P ㅡ 후타바 안즈 "사탕보다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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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09, 2017 02:11에 작성됨.

"괜찮아, 후타바? 저번처럼 무리하면 안된다니까?"

 

"정말, 괜찮다니까? 안즈는 어린애가 아닌데..."

 

"그래도..."

 

"므으..."

 

 후타바 안즈는 잘나가는 아이돌이다. 가정도 부유하고 개인의 능력도 좋은데다 나름 요령도 있고 대인관계도 나쁘지 않은 편에 속하는, 이른바 엄친딸 같은 소녀다. 다만 유일한 단점이 있다면 그녀는 니트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일하지 않고 먹고 자고 놀 수 있으며 그것이 당연시 되는 매일매일을 꿈꾸고 있다. 물론 부모가 가진 재력을 물려 받게 된다면 그것들을 이용해 적당한 수준에 머무르며 니트 생황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정도는 그녀도 안다.

 문제는 그녀의 부모가 그런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

 

"하지만 후타바는..."

 

"또 그런다, 안즈가 저번부터 말했지? 성은 어색하니까 이름으로, 그리고...안즈는 자기 앞가림은 알아서 해. 걱정 안해도 된다니까..."

 

 그렇기에 후타바 안즈의 부모는 그녀를 홀로 살게 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니트가 아닌, 스스로가 진심으로 바라는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게 했다. 정작 그녀에게 그런 길을 찾을 의욕이 없었던 것이 계산 착오라면 착오겠지만.

 물론 그럼에도 그녀는 지금 일하고 있다. 우연이 길에서 마주쳤던 사람에게 스카우트 된 것을 계기로.

 

"이름으로 부르는 건 어색해서..."

 

"미카랑 리카는 성이 같으니까 이름으로 부르잖아? 안즈한테도 그런 느낌으로 하면 돼."

 

"아, 알았어. 후타...안즈. 응..."

 

"정말, 프로듀서도 칠칠치 못하네. 그럼 다녀올 테니까, 나중에 '그거' 부탁할게!"

 

끄덕-

 

 여전히 그녀를 걱정하는 마음을 떨쳐낼 수 없는 것인지, 프로듀서는 대답 대신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여전히 불안함이 담긴 표정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그런 프로듀서를 보며 안즈도 조금 불안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이 아닌 자신의 프로듀서 때문에 그런 것이다.

 

'프로듀서는 걱정이 많다니까...저번에는 조금 살이 까진 걸로 응급 세트를 가져오고...'

 

 그녀가 아이돌이 되고 상당한 시간이 흘렀고 그녀는 이제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의 수가 더 많다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자리와 인기를 붙잡았다. 하지만 태생이 니트를 바라는 그녀에게는 언제나 한계가 존재했고, 그 한계선을 넘는 일을 하려고 하면 몸이 거부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그녀는 되도록 일을 자제한다.

 일을 자제한다는 표현이 웃기긴 하지만, 그녀의 프로듀서가 괜히 신신당부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예전에 조금 무리를 해서 프로듀서가 잡아온 스케줄을 억지로 전부 소화하려다가 한 번 쓰러진 적이 있었고, 그 때문에 여러가지로 걱정을 끼쳐버렸다.

 

'뭐, 그때의 경험 덕분에 '그거'를 알게 된 거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후회하지 않는다. 자신의 인생을 뒤바꿔 놓았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중요한 '그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후타바 안즈, 잘 부탁해요~"

 

 오늘도 어김없이 카메라에 최대한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웃음을 내보이며 아이돌 후타바 안즈를 연기한다. 솔직히 그녀에게 있어 아이돌의 삶은 나름 재밌기도 했다. CD를 내면 그걸로 인세를 벌어 생활에 보탤 수 있다. 거기다 최근엔 인터넷을 통한 방송도 사람들에게 가깝게 자리 잡아 보다 돈을 벌기 쉬운 구조가 되어있다.

 그러한 부분을 그녀는 프로듀서에게 어필해 다양한 인터넷 방송을 해보는 것도 제안한 적이 있었지만, 의외로 거절 당했었다.

 

'아이돌과는 거리가 멀다고 했지...'

 

 아이돌은 말 그대로 우상이라는 의미도 갖고 있지만, 동시에 닿을 듯 말 듯한 거리에 있는 빛을 의미하기도 한다. 인터넷 방송은 분명 사람들과 쉽게 거기를 좁힐 수 있지만, 인간이라는 생물은 간사해서 거리가 너무 좁혀지면 상대에 대한 배려나 존중을 잊어버린다.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반드시 안하무인을 드러내는 이들이 나오는 것이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방송의 녹화에서도 그런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는 일들이 일어나는데, 하물며 일상의 모습으로 접하기 쉬운 인터넷 방송은 더할 것이기 때문에 프로듀서는 그것을 걱정해 만류했다.

 

'안즈도 프로듀서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뭐...상관 없지. 안즈는 인세랑 '그거'만 있으면 되니까.'

 

 방송에 임하는 내내 분위기에 녹아들어 웃거나 힘들어하거나, 잔꾀를 부리거나 활약을 하는 등 그녀는 다양한 모습을 내비치지만 속 마음은 언제나 한결 같다. 모든 것은 니트에 최적화 된 삶을 위해서! 그리고 자기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후타바, 수고했어."

 

"안즈라고 부르라니까? 프로듀서도 정말 익숙해지질 못하네~"

 

"아, 으응..."

 

 출연자 대기실에 찾아온 프로듀서를 보며 안즈는 미소를 짓는다. 평상시에는 사무소에서 업무를 보거나 영업을 다니느라 좀처럼 시간이 맞지 않아 자신이 일하는 곳에 찾아오는 일이 드물어진 그에게, 어쩐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단 생각이 든 것이다.

 

"오늘 방송은 어땠어?"

 

"언제나와 같지~. 조명은 뜨겁고 방청객 중에는 왜 왔는지 모를 휴대폰만 보는 녀석에...지 애인이랑 꽁냥대는 녀석들이랑..."

 

"아, 아하하하..."

 

"그래도 다른 출연자들은 안즈한테 친절했어. 뭐, 어차피 다 업무상의 친절이니까 프로듀서랑 비교하면 별 것 아닌 정도지만."

 

"안즈..."

 

"왜? 안즈는 사실을 말했을 뿐인걸?"

 

 그녀는 창피함을 느끼게 하는 말들을 싫어한다.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에서도 등장인물이 멋대로 착각해서 사건을 진행하는 느낌의 에피소드는 질색을 한다. 애초에 그녀의 성격이 그런식의 표현과 맞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프로듀서에게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을 싫어하진 않았다. 아니, 오히려 적극적인 편이다. 마치 아이가 부모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처럼 당연한 것이다.

 

"몇 번이고 말하지만 안즈는 프로듀서가 아니었다면 아이돌 따위 안했을 거야. 안즈가 지쳐서 포기하려고 할 때마다 프로듀서가 옆에 있어줬고, 다른 모두랑 친하게 지내면서 서로 의지하고 지탱할 수 있게 해줬으니까. 안즈는 여기까지 온 거라구!"

"그, 그렇게까지 말하면 역으로 좀 쑥스러운데..."

 

"여튼! 안즈는 그런 프로듀서에게 감사하면서 열심히 일했으니까, 오늘도 '그거' 해줘."

 

"응, 안즈는 그걸 정말 좋아하는구나?"

 

"무, 뭐 어때..."

 

 프로듀서가 웃으며 묻자 부끄러운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해온 그녀가 처음으로 얼굴을 살짝 붉히며 시선을 피했고, 그런 그녀에게 다가간 프로듀서는 도저히 17살의 소녀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작은 그녀의 몸을 품에 끌어 안으며 자상하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늘도 잘해줬어, 우리 안즈. 자랑스러운 우리 안즈."

 

"우으...응..."

 

'프로듀서가 아니면 이런 부탁 못하지...'

 

 사람의 온정이란 가까우면서도 멀다. 나이가 들며 점점 스킨십에 어색해져가고 그것이 타인이라면 더더욱 그러하게 된다. 그녀 역시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며 사람의 온기를 느낄 일이 줄어들었다. 그러던 어느날 스스로도 무슨 바람이 분 건지 모를 정도로 조금 무리해서 레슨을 하다가 컨디션 조절에 실패 해 쓰러진 적이 있었다.

 다행이 병원 신세를 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트레이너에게 혼이 났고 다른 아이돌들도 자신 때문에 놀라고, 또 레슨을 할 시간을 빼앗겨 버렸기 때문에 그녀는 미안함을 느꼈었다. 그러나 그때, 그녀의 프로듀서는 그녀를 품에 안아주며 오히려 격려하고 위로해주었다. 그녀는 그때 받았던 따스함을 잊을 수가 없다.

 

"하으..."

 

"...안즈는 이걸 정말 좋아하는구나."

 

"으응...좋아해."

 

"얼마나?"

 

"...사탕보다 좋아해."

 

"그렇구나..."

 

 프로듀서는 아마 평생 모를 것이라고 안즈는 생각한다. 자신에게 있어 사탕보다 좋은 게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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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감성으로 쓰기 때문에 매번 느낌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재밌게 보셨다면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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