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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ER ONE CINDERELLA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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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05, 2017 13:03에 작성됨.

 한 집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당연한 것이지만 불이 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이 난 이유를 알아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누군가의 핏자국과 어질러진 현장, 흩뿌려진 담뱃재와 꽁초 정도.

 그러니 화재의 원인은 담뱃불에 의한 것으로 정리될 것이다. 범인은 요즘 성행한다는 속옷 도둑이라는 식으로. 그리고 화재 사건을 다룬 신문 기사의 마지막에는 기묘한 의문을 담은 문구가 남을 것이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안에서 폭발의 흔적이 있었다고.

 화재 신고를 받은 소방대원들과 구급대원들은 신속히 출동하여 자신들의 할 일을 했다. 소란이 커지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한창 출근 시간이라 바쁠 텐데도 멈춰선 사람들이 꽤 됐다. 한가한 것인지, 아니면 그 만큼의 여유가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남자에게는 그런 건 중요하지 않겠지만.

 화재가 일어난 집에서 꽤 가까운 곳에 남자가 한 명 있다. 화재의 피해를 받은 것인지 남자는 상처투성이, 피투성이였다. 하얀 양복에는 핏자국이 남아있고, 어깨에는 하트 모양의 유리 파편이 박혀있다.

 남자는 절망했다. 현재의 상황에. 절망해서 남자는 몸을 가누지 못 하고 쓰러졌다. 화재가 난 집 마당에서 나온 가쿠란을 입은 학생 두 명과 초등학생 한 명이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 중 한 명은 남자 이상으로 심하게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다른 방향에서도 키 작은 학생 하나와 성인 남성 두 명이 다가오고 있었다. 남자는 마음속 깊이 절망했다.

 안전모를 벗으며 여자 의사가 남자에게 다가왔다. 들려요? 지금 구급차가 와요, 이제 괜찮아요, 그대로 움직이지 말아주세요! 남자에게 다가가던 이들이 당황했다. 초등학생 남자애가 소리 질렀다.

 남자는 자신을 걱정하는 의사의 손을 덥석, 붙잡았다. 잠시 자신을 노리는 이들을 노려보다 의사의 손에 관심을 보였다. 매끄러운 관절과 피부, 하얗고 귀여운 손가락. 그녀의 손을 칭찬하다 뺨에 대고 비빈다. 우우우우. 마치 사랑을 나누는듯한 태도였다. 오늘 처음 만난, 그저 손이 아름다울 뿐인 여성을 상대로.

 남자는 장황한 말을 뱉었다. 부상 때문에 정신 착란이 온 것인지, 횡설수설 하듯이 말했다. 심지어 의사의 손을 핥았다. 의사는 놀라서 남자를 뿌리치려했으나 남자는 더 강하게 의사를 붙잡았다. 그녀에게 바짝 달라붙어 자신의 이름을, 숨겨왔던 은밀한 비밀을 말했다.

 남자를 노리던 이들이 다급하게 달려들었다. 남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자세를 취했다. 오른손의 주먹을 쥐고, 엄지를 살짝 들었다. 마치 손에 들린 스위치를 누르려는 것 같은 자세였다. 어느새 남자의 등 뒤에는 유령 같은 것이 나타나 남자와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의사와 소방대원들, 구경 중인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보이지 않았다.

 킬러 퀸의 스위치를 누르게 하지 마! 부상 입은 소년이 소리 질렀다. 이에 맞서듯이 남자가 외쳤다.

 “아니! 한계다! 누르겠다!”

 스위치를 누르려는 순간 갑자기 남자의 손이 땅에 처박혔다. 무게 40~50kg의 추가 자유 낙하하여 남자의 손을 짓누른 것만 같았다. 키 작은 학생의 곁에 어느새 학생과 비슷하게 키 작은 유령이 나타나 기묘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남자가 욕설을 뱉었다. 억지로 손을 들어 올려 스위치를 누르려 했으나, 다음 순간 남자는 저 혼자 튀어 올라 피를 뿜으며 날아가다 땅에 떨어졌다. 남자는 중얼거렸다.

 “지금이다! 눌러주마……. 눌러주지……. 지금! 스위치를……. 『바이츠 더 더스트』는 작동하는 거다…….”

 누군가 소리쳤다. 어이, 스톱! 거기 누군가 쓰러져 있어! 후진하는 구급차가 남자에게 다가왔다. 아니, 구급차가 후진하는 길로 남자가 날아온 것이다. 의사가 비명을 질렀다. 모두가 한 순간 조용해졌다. 남자를 쫓던 이들도 얼굴이 새파래져서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구급차 바퀴 아래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급히 구급차를 움직여 남자를 빼냈으나 그는 이미 죽어있었다. 지면과 타이어에 쓸려서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처참한 꼴로.

 키 작은 학생이 말했다. 『사고사』인가……. 녀석의 최후는 『사고사』……. 초등학생 소년은 우울한 표정으로 남자가 들고 있던 서류가방을 꼭 끌어안았다.

 남자의 시신은 금방 구급차에 실려 갔다. 그의 오른손은 주먹으로 난타라도 당한 것처럼 망가져서 손가락이 불가능한 방향으로 이리저리 꺾여있었다. 그리고 기묘하게도 엄지는 마치 강제로 구부린 것 마냥 검지의 두 번째 마디에 닿아있었다.

 

 *

 

 정신을 차렸다고 해야 할까, 이때부터 존재하기 시작했다고 해야 할까. 알 수 없는 감각에 순간 ‘눈이 뜨였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미 눈을 뜬 채로 걷고 있었음에도.

 뭐하는 거야, 카와지리? 라고 말하며 누군가 내 옆을 슥, 지나갔다. 양복을 입은 남자였다. 여기에도 저기에도, 나도 양복을 입고 있었다. 출근길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방금 전 남자의 말을 이해하지 못 하고 있었다.

 혼자 속으로 되뇌었다.

 ‘카와지리……. 카와지리……. 아, 그렇지.’

 아무 것도 아닌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고 걷기 시작했다. 왜 그런 의문이 들었던 건지는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사람은 가끔씩 자신이 뭘 하고 있었는지 잊어버릴 때가 있는 법이니까. 특히나 익숙지 않은 일이나 생활환경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라면 더더욱. 그렇다고는 해도 내가 이런 일을 겪게 되다니. 뿌득, 하고 이를 갈았다.

 입구를 지나쳐 들어갈 때 여름 햇빛에 눈이 찌푸려졌다. 아직 아침인데도 이렇다니. 본관 문 앞에 놓인 새까만 안내판도 반짝거렸다. 블록으로 쌓은 성 형태의 로고, 그 밑에 쓰인 회사의 이름은 『미시로 그룹』. 346이라고도 쓰지만 한자로는 美城.

 아름다운 성이라는 뜻대로 본관은 고풍스러운 건물, 실질적인 업무가 이루어지는 신관만 해도 30층. 신관으로 향하는 연결통로 밖으로는 이게 다 같은 회사인가? 라는 의문이 저절로 들 정도로 커다란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사진으로 밖에 못 봤지만 봄에는 회사 안에 벚꽃이 만개한다고 한다.

 영화와 드라마, 영상 콘텐츠의 기획까지 하는 초대형 기업. 그 중에서 내가 속한 부서는 아이돌 부서.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된 부서지만 대기업의 노하우나 인맥, 자본 덕에 빠른 속도로 성장 중. 나는 이 회사에서 별로 주목도 못 받는 말단 사원에 지나지 않지만, 그러한 직위에는 오히려 만족 중이다. 문제는 직책.

 업무상 필연적으로 수많은 여성들과 만날 수밖에 없고, 그녀들 특유의 개성에 시달릴 때마다 수많은 충동에 휩싸인다. 처음에는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다행히 지금은 괜찮아졌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바깥의 따가운 태양빛과는 다른 따스한 햇살이 맞아주니까. 이 일을 하면서 유일한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아, 프로듀서 씨. 좋은 아침이에요.”

 오늘은 그녀가 생각보다 빨리 와 있어서 조금 놀라고 말았다. 가볍게 인사를 하지만 업무에 들어가면 사적인 얘기는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한다. 가끔 스케줄에 대해 묻거나 차를 가져다주면 그 뿐. 철저히 담당 프로듀서와 아이돌로서 서로를 대한다.

 “먼저 가 있으면 좋겠는데. 나는 자료를 준비해서 갈 테니까.”

 현재 시간 8시 30분. 업무를 시작하기에는 여유가 있는 시간. 원래는 출근 시간에 딱 맞춰서 움직였지만, 최근에는 일부러 평소보다 일찍 출근하고 있었다.

 가방에서 노트를 꺼내 글자를 적었다. 나의 이름, 아니. 누군가의 이름을 그 누군가의 필적을 흉내 내서 적고 있다. 아직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그녀를 먼저 보낸 것도 이 준비를 위해서다.

 “히가시카타 죠스케…… 쿠죠 죠타로……. 그 녀석들 때문에 이런 꼴을…….”

 놈들에 대한 원망을 중얼 거리며 이름을 적다보면 길게 자라 있는 손톱을 발견하게 된다. 참는다. 충동이 올라오지만, 손톱을 물어뜯으며 참는다. 이제 겨우, 하루가 시작되었을 뿐이니까.

 

 나의 이름은 키라 요시카게. 33세. 독신. 직업은 346 프로덕션 아이돌 부서 소속 프로듀서. 담당 아이돌은 ‘타카모리 아이코.’

 

 

 

@NOTHER ONE CINDERELLA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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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처음 구상한 것은 아마 1월 쯤이었을 겁니다.

죠죠를 정말 좋아했고, 전부터 죠죠마스도 좋아했기 때문에 '나도 써보자' 라는 생각을 했죠.

 

어떤 스토리를 해야 할까? 개그? 시리어스? 배틀? 일상?

궁리를 하다 '키라 요시카게가 프로듀서를 하는 이야기' 를 생각했죠.

이 때가 한창 4부 애니메이션이 끝난지 얼마 안 되어 인지도가 높아진 시기이기도 하고,

일상적인 배경이 많은 4부니까 신데마스, 특히 애니메이션과 섞기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키라가 타케P의 신분을 뺏어 CP 담당이 된다는 이야기도 구상했으나,

제가 타케P 빠라서 관뒀습니다.

 

어쨌든 이 팬픽은 죠죠 스포일러가 아주 많을 것입니다;;;;; (데레애니 스포는 당연한 거고...)

또한 그 특성상 독자들에게 높은 죠죠력을 요구할 것이기에 써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 좀 했죠.

그래서 분량을 좀 쌓고 생각하자~ 하다가 이번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제목은 저번에 죠죠 팬픽 제목이 생각 나지 않는다고 징징대는 글에서 어느 분이 추천해 주신 제목을 살짝 변형해서 썼습니다.

아이돌마스터 시리즈의 상징인 @와 죠죠 4부 마지막 스토리를 장식하는 스탠드 바이츠 더 더스트를 합쳤죠.

뜻은 '또 하나의 신데렐라 이야기' (번역기 돌림)

덕분에 프롤로그라 할 수 있는 이번 편에서 이야기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대략적으로 파악하신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X 죠죠의 기묘한 모험 제 4부 다이아몬드는 부서지지 않는다

어떻게 굴러갈지는 저도 장담 못 하겠으나 정말 좋아하는 두 작품을 크로스오버한 만큼 혼을 담아서 쓰겠습니다.

여러분의 열렬한 반응을 기대하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확인한 댓글에는 거의 무조건 답글이 달아드리니 궁금하신 점 등이 있으면 바로 물어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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