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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 미식가 6화 - 야키니쿠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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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04, 2017 20:33에 작성됨.

프로듀서의 아침은 빠르다.

이보다 일찍 일어나는 사람은, 새벽에 일어날 사람밖에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빠른 기상.

프로듀서도 인간이라 피곤하긴 한지 길게 하품을 하고는 세면실로 가 몸을 일하기 좋을 정도로 따뜻한 물에 푹 담그고는 나온다.

긴 샤워 타올로 몸을 가린 프로듀서가 휴대폰을 켜 간밤에 혹시라도 급한 일로 왔을 수도 있는 문자를 찾아보고는, 아무 일이 없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옷장을 열어 옷을 고른다.

옷장 안에는 꽤나 많은 수의 양복이 있었지만, 그 색들은 모두 약속이나 한 듯 검은 색이다.

프로듀서는 별로 고를 것도 없어보이는 양복들을 잠시 살펴보다가, 한 품 정도 그 자신의 몸보다 커 보이는 옷을 고르고는 소파 위에 둔다.

휴대전화를 이리저리 조작하여 스케쥴을 확인하던 프로듀서가 무언가를 쳐다보고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나갈 준비를 서두른다.

자신의 차를 운전해 한 건물로 들어선 프로듀서가 아무도 없는 사무소의 문을 열고 잠시 서 있다가 안으로 들어가 컴퓨터부터 켜 메일을 확인한다.

잠시 메일을 확인하는 중에 사무소의 서포트를 담당하고 있는 치히로 씨가 밝은 미소를 지으며 프로듀서에게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프로듀서 씨."

 

"안녕하세요, 치히로 씨. 오늘은 한층 더 아름다워 보이시네요."

 

"어라, 프로듀서 씨, 오늘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아뇨, 뭐, 별로 그렇진 않은데요?"

 

프로듀서의 말에 치히로가 그럴리 없다는 듯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자신의 사무작업을 시작한다.

잠시 일을 하던 프로듀서가 아, 하고 발연기를 선보이더니 입을 연다.

 

"그러고보니 오늘, 시즈쿠의 목장 관련 프로그램 일이 있었군요."

 

"아, 그렇네요. 언제 이와테로 가실 건가요?"

 

"시즈쿠가 도착하면 바로 갈 예정이에요."

 

"네~ 오이카와 시즈쿠, 지금 사무소에 도착했습니다~"

 

프로듀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밝은 목소리와 함께 세계급, 혹은 우주급 폭발적인 몸매를 가진 아이돌, 오이카와 시즈쿠가 나타난다.

프로듀서가 시즈쿠를 보고는 기다렸다는 듯이 책상에서 일어나 대충 가방을 챙기고는 시즈쿠 쪽으로 다가간다.

시즈쿠가 프로듀서의 빠른 반응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가 치히로를 쳐다본다.

치히로는 시즈쿠의 시선에 난감한 미소를 지으며 그저 잘 갔다오라는 듯이 손을 흔들어주고는 입을 연다.

 

"안녕히 다녀오세요, 프로듀서 씨-."

 

"네, 다녀오겠습니다!"

 

프로듀서가 상기된 듯한 목소리로 기운차게 대답하고는 시즈쿠의 손을 잡는다.

시즈쿠가 프로듀서의 갑작스런 움직임에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그를 쳐다보지만, 그는 다른 곳에 생각이 가 있는지 그녀를 보고 있지 않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도 행복하게 만들었을까, 시즈쿠는 전혀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다.

 

*

 

아침 일찍 운행하는 신칸센을 타고 도착한, 이와테의 이와테누마쿠나이 역.

거기서부터 미리 전화로 빌려놓은 렌트카를 타고 조금 더 도로를 달린 프로듀서와 시즈쿠는, 이내 맑은 공기를 타고 풍겨오는 싱그러운 풀냄새를 맡으며 한 농장에 들어선다.

소들을 이리저리 몰고 있던 목장견들이 컹컹하며 짖어대자 농장 안의 건물에서 한 사람이 나와 시즈쿠와 프로듀서를 맞이한다.

시즈쿠는 그 사람에게 달려가 그를 꽉 껴안으며 귀여운 딸의 표정을 짓는다.

 

"돌아왔니, 시즈쿠?"

 

"돌아왔어요, 아버님!"

 

"프로듀서 씨도 오랜만이군요."

 

"아, 네. 오랜만입니다."

 

건물 안에서 나온, 시즈쿠의 아버지가 고개를 숙여 인사하자 프로듀서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오늘 시즈쿠가 할 일은, 자신의 고향에 있는, 자신이 자란 농장을 소개하는 특별한 일.

프로듀서와 시즈쿠가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이내 각종 촬영 장비들이 목장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하고, 이내 성질 급한 촬영 감독에 의해 프로그램의 녹화가 시작된다.

전혀 쉴 타이밍도 주지 않는군, 프로듀서는 몇 년이나 일해왔지만 역시나 촬영 감독의 저 성질머리는 따라가기 힘들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카메라의 렌즈에 띄지 않는 한쪽 구석에서 시즈쿠를 쳐다보며 촬영에 대해 간단한 느낌을 수첩에 써내려간다.

신칸센을 타고 오느라 꽤나 피곤할텐데도, 시즈쿠는 너무나도 즐겁다는 듯이 밝은 표정을 짓고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촬영에 임한다.

저 촬영 감독은 시즈쿠의 저 미소를 좋아하는 거군, 프로듀서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촬영을 하다보니 어느새 점심 시간, 촬영팀도 식사를 하러 근처의 식당으로 돌아가자 프로듀서도 천천히 일어나 시즈쿠에게 다가간다.

시즈쿠는 조금 지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프로듀서가 다가오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연다.

 

"역시, 이 프로그램을 촬영하는건 즐거워요-!"

 

"그러네. 시즈쿠, 좋은 미소를 짓고 있어."

 

"그런가요-?"

 

"응. 그나저나, 우리도 간단히 점심을 먹어야 할텐데...."

 

프로듀서가 무언가를 바라는 듯한 눈으로 시즈쿠를 곁눈질로 쳐다보며 발연기를 한다.

시즈쿠가 프로듀서의 모습을 보고는 작게 웃더니 미소띈 얼굴로 대답한다.

 

"아버님께서 점심은 프로듀서님과 야키니쿠를 먹을 거라고 하셨어요-."

 

"좋았어!"

 

프로듀서가 시즈쿠의 말에 자신이 이와테에 온 목적이 달성되었다는 듯이, 온 세상의 환희란 환희는 다 표현하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주먹을 불끈 쥔다.

시즈쿠는 그런 프로듀서를 잠시 쳐다보다가 조금 잠잠해지자 자신의 집으로 그를 데리고 간다.

시즈쿠가 문을 열자 그녀의 가족들이 화롯불에 소고기를 굽는, 그야말로 극상의 냄새가 프로듀서의 후각 세포를 타고 뇌 속으로 파고든다.

프로듀서가 냄새만으로 반쯤은 홀린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 앉자 시즈쿠의 아버지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잘 구워진 소고기 한 점을 권한다.

프로듀서가 입에서 침이 흘러내리려는 것을 간신히 막아내며 감사의 말을 하고는 잘 구워진 소고기를 하나 집어 입 속에 넣는다.

소고기의 등심 부위인 듯, 야들야들하면서도 기름기 넘치고, 육즙이 살아있어 소의 힘이 느껴지는 고기의 맛이 프로듀서의 입 안 가득 차오른다.

프로듀서가 이제는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구워진 소고기들을 쓸어담듯이 먹기 시작한다.

밥과 함께 허겁지겁 먹어치우는 프로듀서를 보며 시즈쿠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가족들을 쳐다본다.

가족들은 프로듀서가 이런 식성을 가지고 있는지는 몰랐다는 듯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그를 쳐다본다.

그 시선에 눈길 하나 주지도 않고 소고기를 먹던 프로듀서가 마치 리미트가 사라져버린 폭주기관차의 표정을 지으며 외친다.

 

"오오오! 지금 나는 아카네조차 뛰어넘었어!"

 

"아카네쨩조차?!"

 

프로듀서의 말에 시즈쿠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프로듀서를 쳐다본다.

프로듀서는 이제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는 듯이 고기를 쳐묵쳐묵하고 있다.

아, 프로듀서는 이러기 위해 이와테에 같이 따라가겠다고 한거구나.

시즈쿠는 그런 생각을 하자 조금 슬퍼져서, 자신의 앞에서 노릇노릇하게 구워지고 있는 소고기를 깨작깨작 집는다.

미친 듯이 고기를 먹던 프로듀서가 이제 슬슬 배가 차는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시즈쿠의 옆으로 다가와 질문을 한다.

 

"왜 그래, 시즈쿠?"

 

"아, 아무것도 아니예요."

 

"기껏 이와테에 같이 왔는데 나는 고기에 환장한 사람처럼 먹고 있어서 그런거지?"

 

프로듀서가 시즈쿠의 생각 정도는 알고 있다는 듯이 날카롭게 핵심을 찌른다.

그 바람에 시즈쿠는 젓가락으로 집고 있던 고기를 놓쳐버린다.

 

"아, 아까워라. 맛있는 고기인데."

 

"어, 어떻게 제 생각을...?"

 

"나랑 시즈쿠랑 같이 있었던 시간이 얼마나 되는데. 그 정도는 안다구. 뭐, 한순간이라도 고기에 팔려 있던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프로듀서 씨..."

 

"미안, 시즈쿠. 조금 외롭게 해버렸네."

 

"아, 아니예요. 가족들과 같이 밥을 먹고 있고..."

 

"하지만 이와테에서 나와 같이 밥을 먹고 싶어서, 나한테 따라오지 않겠냐고 말한 거잖아?"

 

프로듀서의 말에 시즈쿠가 더 이상은 숨기지 못하겠다는 듯이 난감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시즈쿠의 머리를 잠시 쓰다듬어주던 프로듀서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젓가락으로 잘 구워진 고기를 집어 시즈쿠에게 건넨다.

시즈쿠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프로듀서를 쳐다보자 그가 집은 고기를 먹으라는 듯이 시즈쿠에게 상냥히 권한다.

시즈쿠는 이 순간, 왠지 모르게 너무나 기쁜 기분이 들었다.

 

*

 

"촬영 수고했어, 시즈쿠. 피곤하지 않아?"

 

"괜찮아요-!"

 

"그런가, 이와테에 와서 좋았지?"

 

"정말로요!"

 

"그런가. 그럼 또 같이 이와테에 올까."

 

"네! 그래주신다면 기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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