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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제 8장 - 구세주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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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27, 2017 21:12에 작성됨.

우즈키는 욕실에서 나와 타올로 몸을 감싼다. 오늘도 여전히 적절한 온도와, 적절한 안정감으로 갑갑한 기분을 조금이나마 녹여주는 휴식이다.

그녀가 하는 일이 많냐고 하면 그것은 또 아니지만, 그녀를 둘러싼 시선 자체가 짐이자 커다란 부담감일 것이었다. 그것이.. 다름아닌 한 종교의 구세주적인 존재가 되어 있으니까. 그녀가 거리를 노니는 것 만으로 범죄의 억제이며 사람들의 선망이 뒤쫓아오는 파도처럼 높고 많다.

그녀의 빛이 다친 이들을 치유 - 이 능력은 태양이 되기 전부터 우즈키가 갖고있던 능력이다. - 한다는 말이 넓게 퍼지자 안그래도 뉴제네레이션 기사단 시절부터 줄을 잇던 불우한 이들이, 더욱이 곳곳에서 솟아나와 도움을 구해왔다. 물론 타인을 돕는것은 그녀에게 있어서 지고의 행복 중 하나였으나..

 

' 역시 지치네... '

 

우즈키는 타올로 몸을 닦고서 걸어두고 대신 가운을 걸친 채 욕실에서 걸어나온다. 욕실 문을 도로 닫자마자, 출입문 너머로 점잖은 남성의 육성이 들려온다. 아마도 문 앞을 막고서있는 성기사들 중 하나일 것이다.

 

" 이곳은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돌아가십시오. "

" 하지만, 저는 우즈키짱에게 긴히 상담하고 싶은게 있습니다 ! "

" 감히, 영광의 태양...그 존함 함부로 언급하다니 ! "

" 화내는건 그쪽입니까 ! 납득이 안되네요 ! 누우우우웃... ! "

 

당찬 여성의 목소리와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다투고 있었다. 우즈키는 여성의 목소리 주인이 누군지 알았기에, 곧바로 문까지 달려가 벌컥 열어젖힌다. 동시에, 주변의 성기사들이 깜짝놀라 한걸음씩 물러선다. 오로지 우즈키가 아는 목소리의 주인만이 물러서지 않았다.

 

" 들여보내주세요. " 우즈키는 단호하게 말하였다.

 

" 하지만.... " " 제가 괜찮으니까요. " 성기사의 우물쭈물하는 태도를 한번 더 강하게 밀어붙인다. 아직 정식 성기사가 된지 얼마 안된 것 처럼 보이는 풋풋함이 마치 기사단장에 부임한지 이틀 되던 시절에 관료들과 이야기를 하려하던 자신이 보인다. 척 보기에도 어리숙해 보이는 그의 이후 반응은 우즈키가 예상하는 대로였다.

 

" 드, 들어가시죠.. "

 

아카네는 성기사들이 좌우로 물러나며 열린 출입문 안으로 들어선다.

우즈키는 가운을 입은채로 아카네의 손을 잡고서 함께 나란히 침대에 앉는다. 왠지 모르게 아카네는 평소의 기운넘치는 모습이 아니라 사뭇 진지하 차분한 표정을 하고 있었기에 우즈키의 궁금증은 점점 커져만 간다. 어떤 연유로 그녀가 자신을 찾은 것일까 ? 그녀의 복장은 아직 제대로 숙소에 들르지 못한것인지 곳곳에 영지 바깥에서 뭍혀온 흙먼지들이 남아있다.

 

" 미안하네요 괜시리.. 우즈키짱을 난처하게 만든거 같아서. "

 

" 에엣?! 전혀 난처하지 않아요 ! 오히려 쓸쓸한데 와줘서 기쁜걸요. "

 

그녀의 말대로, 숭배의 대상이 되고난 뒤에 이전에 알던 모든 인간관계와의 접촉을 차단당했다. 종전부터 지금까지 수발을 들어와줬던 코히나타 미호는 핑크체크 스쿨의 대장으로 승격됨과 동시에 시마무라 우즈키와의 개인적인 만남이 허용되지 않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왕실의 중신들이나.. 심지어 카와시마 영주라던가 우사밍 여왕도 교단에서 허가하지 않는 한은 우즈키를 만날 수 없게 됬다.

이는 접촉의 대상이 되는 쪽에서 적극적으로 주장한다면 해결 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혹여라도 권력의 남용과 부패로 이어질까 두려워한 시마무라 우즈키 본인의 조심스러운 태도로 인하여 전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있다. 사실 아카네가 저택의 입구 즈음에서 더 들어오는걸 그만뒀다면 우즈키가 이렇게 직접 이야기를 할 일은 없었겠다만.. 아카네는 아무래도 저택의 성기사들을 물리치고 이곳까지 온 듯 보였다.

그 증거로 창밖에 성기사들이 엄숙한 표정으로 열을 맞추어 저택 앞에 우르르 몰려서있다.

 

" 아... 이건. "

" 괜찮아요. 제가 잘 말할게요... 해본적은 없지만. 걱정하지 말아요. "

 

우즈키는 애써 창문쪽에 시선을 두지 않으려 하며 아카네의 손을 부여잡았다. 그녀에게서 나오는 미미한 후광과 그녀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번갈아보며 아카네는 뭔가 망설이는 듯 우물쭈물 거리다가, 이내에 마음을 굳힌 듯 목을 가다듬고 침을 꾹 삼켰다.

 

" 우즈키짱. 이건 아무래도 우즈키짱하고만 이야기 해야겠다 생각해서 온거에요... 저를, 원래대로 되돌려준 우즈키짱이기에. "

 

" .....네. " 우즈키는 침을 삼킨다.

그 히노 아카네가. 생각에 근접한 속도로 행동부터 실천하고 보는 히노 아카네가 심사숙고하여 생각한 안건이 과연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피어난다. 그녀는 한번 길게 숨을 내쉰 뒤에... 조심스레 이야기를 시작한다.

 

" 제가 이전에, 화(和)의 마을에서 겪었던 일들.. 대략 알고 있죠 ? "

 

' 역시 거기서부터 시작되는건가 ' 우즈키는 생각했다.

 

" 거기에서 요시노씨를... 쓰러트리고 나서 만났던 금발. 그 새빨간 눈동자로... 저를 보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

 

 

 

" ' 이미 별을 섬기고 있구나. ' 라고. "

 

" 네...?! "

 

우즈키가 아연한 표정으로 아카네를 바라봣다. 아카네의 턱에서 땀 한방울이 떨어진다.

 

" 그리고나서... 저는 납치됬어요. 제가 끌려간 장소는, 그 장소는... 저는.... 으... 으우우우.... ! "

 

아카네가 쉽사리 말을 잇지 못한다.

암전된 공간. 검은 물질. 커다란 유리용기, 그 속에 담긴 무언가들. 꿈틀거리며 신음하는 기형 생물들.

 

그 역겨운 풍경을 떠올리자 눈쌀을 찌푸리진다. 우즈키는 그런 아카네의 손을 세게 쥔다.

동시에, 선명한 황금색의 빛이 손에서 손으로 전해져간다. 고통스러워 하는 아카네의 온 몸으로 금색의 빛은 미미한 온기와 함께 퍼져가며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힌다. 아카네의 떨리는 초점이 안정을 찾아 다시 우즈키를 응시했다.

빛에 의해 안정되긴 했지만 여전히 그 눈동자 속에는 아직도 두려움이 남아있는 듯 보인다.

 

 

" 그러니까...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

 

 

한번 더 침을 삼키고서, 히노 아카네는 다시금 조심스레 입을 연다.

 

 

" .... 미오짱이.. 살아있을지도 몰라요. "

 

.

 

.

 

 

혼다 미오.

뉴제네레이션 기사단의 단장이자 언제나 기사단을 이끌던 리더의 표본.

 마치 활력의 화신이라도 된 것 같이 언제나 기운찬 모습으로 모두에게 기운을 나눠주었다. 그리고 그 활기참은 전투 속에서는 그칠 줄 모르는 용맹함으로 승화되었다. 타카가키 카에데의 음모로 인해 역모죄로 몰려 쫓겨났을 때에도, 왕국을 되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혁명세력을 결집한것 역시 그녀였으며, 제국과의 전쟁에서 앱솔루트 나인과 함께 제국의 주력 전선을 상대로 밀려나는 일이 없었다.

 

하지만, 최후의 싸움이 있던 날.

황제가 직접 내려온 날.

 

그녀의 운명은 정해져버린 듯 했다.

 

" 시마무, 위험해 !! "

 

" ?! "

 

알아채기도 전에.. 이미 거대한 태양을 실은 옥체는 지면을 파괴함과 동시에 우즈키의 앞에 다다라 있었다.

압도적인 거격(巨擊). 그것에 적중하면 말 그대로 압살.

무카이 타쿠미는 본연의 능력이 지닌 효과 덕에 죽음을 면했지만.. 시마무라 우즈키는 달랐다.

그대로 였다면 분명 산산조각나 흔적조차 남지 않았으리라.

 

" 미오짱 !!! "

 

황제와 자기 사이에 미오가 있음을 깨닫는다.

호노카 대제의 강격은 미오의 무기와 함께 복부를 용서없이 파열시켰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태양이 가득한 주먹은 미오를 허공에서 지면으로 처박았다. 드래곤조차도 일격에 으스러뜨리는 경이적인 위력을 두번이나 맛보면서도 미오는 의식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 뿐이었다.

처박으면서 일어난 충격으로... 땅이 갈라지고 길다락 절벽이 형성되어, 미오는 그대로 그 절벽 사이로 추락하였다.

 

' 흥. ' 황제는 콧방귀 낀다. 감히 자신의 거격을 막아선 무모함에 대한 조롱인가. 아니면 그 용기에 방해받아 불쾌함을 표하는 것일까.

 

" 안돼애 - ! 미오짱, 미오짱... !!! "

 

그리고, 시마무라 우즈키는 절규했다.

 

.

.

이후에, 늦게나마 당도한 시부야 린과 함께 사력을 다해 싸운 덕분에 대제 호노카는 마침내 쓰러졌지만, 그 모든게 미오의 헌신이 아니었다면 불가능 했었으리라... 시마무라 우즈키는 회고한다. 동시에 죄책감이 옥죄여 왔다.

자기를 지키기 위해 대신... 죽었다고 생각되던 미오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직접 본것도 아니라 아카네가 짐작한 것이기에 실제로는 그러지 않을 가능성이 한없이 높지만서도 그럼에도 가슴이 고동쳤다.

 

 

.

.

.

.

같은 시각.

카와시마 영주의 성.

 

" 폐하, 그리고 영주님. 블루 나폴레옹 특무대장 야가미 마키노. 방금 돌아왔습니다. "

 

안경을 사랑하는 어느 영주처럼 안경을 썻으나... 그쪽에 비해 지적으로 보이는 여인이 가볍게 귀족식 인사를 올리고서 몇걸음 물러선다. 맞은편에는 옥좌에 앉아있는 여왕과, 그 좌우를 각각 지키고 서있는 영주와, 실눈 여인의 모습이 유독 부각된다. 왕궁 알현실의 정적이고 간결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그곳에는, 은백색의 갑주를 입은 왕실 친위대들 대신 푸른 제복으로 차려입은 영주의 사병대가 엄중하게 좌우로 늘어서있었다.

 

" 고생이 많았습니다. " 여왕은 형식적으로 그리 치하하였다.

 

" 영광입니다, 여왕폐하. "

" 마키노 대장. 현황 보고를. "

 

카와시마 영주가 옥좌의 위치보다 살짝 나서서 명한다.

 

" 현재, 역병이 추가적으로 퍼지는 것을 막기위해 인근 도시 및 촌락지역 사람들을 모두 방역 및 피난시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와 동시에, 태양의 젤러시교 성기사단과 연계하여 국경지대를 넘어오는 감염자들 및 그들이 거주하던 구역에 대해 대대적인 정화작업을 실행하는 중에 있습니다. "

 

" 정화라 하면... ? " 여왕은 의문을 표했다.

 

" 예. 그것에 대해서.. "

" 거기까지. "

 

여왕의 물음에 대해 마키노가 답하려 하자, 옥좌의 다른편에 있던 여인.. 클라리스가 손짓으로 그것을 제지하고 대신하여 여왕의 앞쪽으로 나와 아뢴다.

 

" 폐하. 제가 감히 말을 올리자면, 감염자들은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이 통설입니다. 때문에 '정화' 라 함은 즉, 구제하는 것이지요. "

 

" 그렇다면, 사람들을 모두.. "

 

" 이는 더 많은 피해가 생김을 예방하기 위한 것입니다. 어영부영 대처한다면 그거야 말로 소탐대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

 

클라리스가 가볍게 허리를 숙였다.

부디 자신들이 내린 방침에 대해 헤아려 달라고 하는 일종의 부탁 비스무리한 것이리라....고 여기고싶어도.

여왕, 나나 드 우사밍 17세는 그것이 부탁이라는 이름의 강압이라는 것 즈음은 알고 있었다. 자기 주변을 둘러싼 모든 것들이 이미 자기를 끌어안는것에서 모자라 집어삼켜가고 있음을. 그들이 모두 그저 자신을 우세로 국정을 휘젓고 있다는 것 즈음은 눈치채지 못하는것이 이상한 것이었다.

 

허나, 그걸 안다고 하여도 지금의 자기에게 뾰족한 수단이 잇는것도 아녔다.

가장 든든한 아군이었던 후타바 안즈는 실종됬고.. 모로보시 키라리는 의식불명의 중태에 빠져있다.

당장은 그들이 의도하는대로 휘둘리는 수 밖에.... 

 

" 그대의 말은 잘 알겠습니다... "

 

" 감사드립니다, 폐하. "

" 감사드립니다. "

 

마키노와 클라리스가 깊게 고개를 숙인다. 형식적인 예우, 형식적인 감사의 자세.

옆에 서있던 카와시마 영주가 물러나라 손짓하자.. 그 둘은 그대로 걸음을 돌려 알현실 밖을 나선다. 문 밖으로 나오자, 마키노의 시선은 클라리스를 바라본다. 그리고서 하염없이 둘은 복도를 따라 걸어간다. 창 밖으로 보이는것은 왕국에서 살아남아 정착한 관리들과, 그런 그들이 쉽게 정착할 수 있게 도왔던 카와시마 영지의 신하들이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받들며 영지이자 나중에 새로이 왕도가 될지도 모를 카와시마의 땅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이들.

 

한대 어울려 떠드는 모습들을 둘러다보던 클라리스의 걸음이, 어느정도 거리에서 멈춰선다.

 

" 마키노. "

 

" 네, 클라리스님. "

" 카미조 영지에 대한 건은 마무리 되었나요 ? "

" 재화 대신에 공장에서 생산되는 병기를 헌납받게 될 것 같습니다. 카미조 하루나에게서 딱히 수상한 행보는 포착되지 않았구요. "

" 후후후... 좋아요. 사쿠라이 영주를 상대로는 힘들더라도, 카미조 하루나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협력을 받아내야합니다. 이건 모두 역병을 차단하고 광인들을 축출해내기 위한 성전의 일환이니 말이죠. 그 외에도 다른 영주분들께 '협력' 을 더 받아내도록 하세요. "

" 명심하겠습니다. "

 

다시금 발걸음을 옮기려다가 그녀는 한번 더 멈칫 한다.

 

" 그리고 특무대 몇명을 선발해두세요. 저랑 직접 갈 곳이 있으니. "

" 네. "

 

마키노는 슬쩍 고갤 들어, 클라리스의 얼굴을 응시하고서 곧바로 걸음을 돌린다.

 

그녀는 슬쩍 보고서 알았다.

클라리스의 살짝 뜨인 눈동자가, 성벽 너머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부하인 자신이 영주의 최측근이자 사실상 넘버2인 사람에게 뭐라고 함부로 물음을 던질 수 있는 입장또한 아니라는걸 안다. 말단일 시절부터, 클라리스의 의도에 의문을 직접적으로 제기했다가 소리소문도 없이 없어진 이들을 몇이나 보아왔다. 지금의 그녀가 이렇게 특무대의 대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윗선 사람들이 거의 다 없어져버렸기 때문이기도 하니.

그렇기에 그녀는 아무런 말 없이 묵묵히 특무대들이 집합해있는 장소로 향한다.

 

카와시마 영지는 넓지만, 전쟁의 여파로 사람들이 거주하는 영역은 생각보다 넓지 않았다.

그렇기에 카와시마 영주는 농경지로 활용되는 토지가 아닌 지역을 대상으로 지하 공동을 파서 다듬어 해당 구역을 개통하는 일에 치중하였다. 제국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인한 화기(火氣)로 거주지를 잃은 주민들이 살아가기 위한 지하도시.

 

허나, 단순히 그런 의도 뿐만은 아니었다.

 

 

 

 

 

영주 성의 지하 어딘가.

 

온갖 총과, 중화기들이 사방팔방으로 정렬되어 늘어선 거치대에 놓여있다. 그리고 그 어두운 공간 한다운데에, 횃불 너머로 까마귀를 연상시키는 마스크를 쓴 이들이 질서정연하게 서서 침묵으로 일관한다.

마키노 본인 역시, 옆 벽걸이에 걸려있던 까마귀 마스크를 집은 뒤 얼굴에 뒤집어 쓴다. 다른 까마귀들이 일제히 가면을 쓴 마키노를 바라보는 모습은 영락없는 까마귀 무리의 거대화... 미묘한 공포감조차 들 정도이다.

 

" 전원 주목. "

 

두 개의 플라스틱 글래스 너머로 보이는 풍경 속에서.. 블루 나폴레옹 특무대의 대장, 야가미 마키노는 선별을 시작한다.

 

.

.

.

 

한 시간 전.

남서부, 두캇과의 국경지대.

 

국경지대라는 말이 무색하게 군사군 군 자도 보이지 않고 눈에 띄는거라고는 지평선까지 펼쳐진 황량한 평아... 그리고 주황색의 수정들 뿐.

수정이 피어 수정벌판이라고 명명해도 될 정도로 무성해진 대지를, 힘껏 짓밟는 모습이 있다.

휘어진 양뿔을 달고있고.. 볼륨감 있는 머리를 가진 여인. 그녀는 땅 위로 솟아올라온 수정들을 그리브 신은 발로 힘껏 짓밟으며 나아가고 있었다.

짓밟힌 수정들로부터 나오는 연기 혹은 가루같은 것들이 여인의 주변을 맴돌며 일렁이다가 마치 피부 모공사이로 들어가기라도 하는듯 모두 빨려들어간다. 수정에서 나온것들을 흡수한 여성은 제자리에서 몇번 신음하다가, 숨을 고루쉬었다.

 

" 슬슬 단서가 잡혀가. " 여인은 아무도 없는 벌판에서 혼자 그리 말했다.

 

" 하산한 보람이 있었네 ? 제자군. "

다른 여인의 목소리.

그걸 듣고있던 다른 여성의 목소리가 있다. 옥색과 청색의 오드아이를 한 여인.. 찢어발겨진 허름한 드레스 차림의 그녀는 초췌해보이기는 커녕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고풍스러움을 뽐내고 있었다.

 

" 그. 니. 까. 제자군이라 하지 말라 했잖아 ! 나 참, 천하의 타카가키 카에데라도 용서 안한다구. "

 

양머리의 여성은 얼굴이 빨개져서 태클을 넣었다. 

여인은 키득거리며 대놓고 웃음을 흘린다.

 

" 그래. 나오쟝~ ? 후후훗. "

 

" 뭐 아무튼.... "

 

나오. 카미야 나오. 양뿔머리를 달고있는 나오를 둘러싼 공기가 순식간에 가라앉는다.

사뭇 진지한 표정을 내비친다. 카에데 역시 입가에 웃음기를 싹 가셨다.

 

" 오니기리 교 놈들... '영지' 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어. "

" 영지라... 짐작가는게 하나 있네, 별이 아니라 다른 것. "

" 다른 것 ? "

 

" 하지만 그 전에, 네 친구를 찾아야겠지 ? 지금 아마도, 큰 위기에 처해있는 것 같으니까. "

 

그렇게 말하는 타카가키 카에데의 한쪽, 청색 눈동자는 선명한 푸른빛을 발하고 있었다.

 

 

 

 

 

- 다음 장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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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가미 마키노

블루 나폴레옹 특무대의 대장. 나름의 영향력과 입지를 가진 인물. 블루 나폴레옹은 총 지휘관은 카와시마 미즈키 영주이기에, 그녀는 고위 간부 정도의 위치에 있다. 카와시마 미즈키와, 행정관인 클라리스의 직접 명령만 받으며, 특무대로서의 업무를 하고있지 않을 때엔 자신의 능력으로 수집한 개인정보들을 바탕으로 수많은 인사들의 약점을 축적하는데에 열중하는 취미가 있다.

그렇기에 자동적으로 영주들의 약점도 잡아내었으며, 카미조 영주를 비롯한 수많은 영주들의 '협력' 을 얻어내는 대에 공헌한 일등공신.

 

 

카미야 나오

전(前) 트라이어드 프리무스 부대장 출신. 현재는 탈옥의 죄로 수배가 걸려있다.

타카가키 카에데로부터 자신에게 각인된 '별의 기억' 을 활용하는 훈련을 받았는데... 그 일련의 결과인지는 몰라도 악마를 연상시키는 양뿔이 달리게 됬다. 다만 본인은 잠잘 때 이외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이 '별의 기억' 을 활용할 수 있게 된 영향으로 사건이 일어난 장소에(허공에) 손을 내미는 것 만으로도 그 장소에 있던 기억들을 읽어낼 수 있는 능력적인 상향사양도 추가되었다.

 

 

히노 아카네

포지티브 패션의 '임시 대장'. 한 때 화의 마을에 파견되었다가 실종됬고, 광인이 되어 나타나 시부야 린을 습격했다가 우즈키의 활약으로 '최초로 광기로부터 벗어난' 인물이 되었다. 정상인 모습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그 사이에 보고 들었던 기억들의 일부가 결손되어 그 탓에 한동안 정서불안으로 치료와 안정속에서 지내다가 최근들어 도로 일선에 복귀했다.

이후 깊은 곳의 교단 심문관이나 왕실의 관리들에게 광인이 되었을 때의 기억들을 털어놓길 강요받았으나, 개인상의 이유로 모두 거절하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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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주는 끝입니다.

 

그리고, 바로 9장으로 이어집니다 ! 카에데의 저 대사에서 말이죠.

 

자, 사실상 현황과 사건들의 태동을 알리는 8장을 지나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아카네가 말하는 미오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의 진의와, 카에데가 말하는 '영지' 란 대체 무엇인지... !

 

그러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9장에서 뵙도록 하죠.

 

 

여기까지 봐주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

신데렐라 판타지는 여러분의 참여와 관심을 언제나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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