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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제 8장 - 구세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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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18, 2017 10:08에 작성됨.

왕국의 서쪽 끝, 제국의 동쪽 끝 국경지대.

 

메마른 땅 위로 먼지실은 바람이 지나간다. 바람의 아래, 땅 위에 깔린 무수한 백골들은 참담함을 일궈낸다.

곳곳에 아직도 재 사이로 불씨를 머금은 땅이 시커멓게 물든 그대로 한 때 그곳에 불의 비가 내렸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화기가 만연하여 동식물이 제대로 살 수 없는 폐허가 되버린 땅 위에 흰 제복을 차려입은 여인은 선다. 한 손에는 석궁, 맞은 편에는 누군가의 머리채를 쥔 채로.

 

" 대장. 더 이상 내려오는 광인들은 없는 모양이에요. "

 

그녀의 뒤를 따라오던 부대장... 타카모리 아이코는 나지막하지 그리 보고했다.

쥐고있던 머리채를 백골들 위로 내던지고 그녀는 석궁의 끄트머리를 이미 생명잃은 몸체에 조준한다. 노리쇠를 당기고 볼트가 발사되어 시체에 닿자, 창백한 피부와 생기잃은 눈은 삽시간에 타오르는 불을 위한 불쏘시개가 되어간다. 이윽고, 머잖아 주변에 널린것들과 같이 그을린 백골이 되었다.

 

" 전부 소각처리하고. 수정은 발견하는대로 전부 부수라고 전하도록. "

" 네. "

 

대답하는 좁은 어깨는 유달리 힘이 없어보인다. 닛타 미나미의 피폐하고 날카로워진 눈매는 그걸 놓치지 않았다.

 

" 전부 전달한 후에, 조금 쉬도록 해. "

 

" .... 고마워요.. "

 

초췌해진 얼굴에 작은 미소가 피었다. 진심이 담긴 것인지 어떤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에인헨야르는 요 2주간 5000명의 광인을 죽였다.

 

모두 국경지대와 인접하거나 조금만 북쪽으로 올라가면 있는 중소규모 촌락의 주민들이었다. 그녀가 아까 불태웠던 시체도 본디 북쪽에 있는 작은 마을의 아낙네였다가... 광인이 되어버린 불쌍하고 저주받은 생명 이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이성을 잃고 별빛의 꼬리를 향해 부르짖으며 달려드는 이들. 이런 자들을 자신이 구해줄 수는 없다.

그저 한시라도 빨리 그 미쳐버린 삶을 끝장내주는 것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도리다. 눈앞에 널린 백골들은, 오늘 '정화'한 2백명 가량의 유골인 것이다.

이전까지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에인헨야르가 당도했을 땐 이미 그들은 광인으로 전락한 상태였다. 마을 자체가 미쳐서 별을 숭상하는 광신을 표하고 있었다.

 

미나미는 백골이 되어 불씨도 모두 사그라든 백골더미를 등지로 발걸음을 옮기려다, 문득 옆을 돌아보았다.

 

한 겨울의 동면을 마치고 땅굴에서 나오는 토끼처럼, 주먹만한 크기의 주황빛 수정이 조곤조곤 솟아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순간, 닛타 미나미의 미간이 일그러지며 그에 연동해 쇠뇌의 끝이 수정을 조준하고 망설임없이 볼트가 쏘아진다. 쏘아진 볼트는 솟아오른 수정의 가운데에 깊에 박히고, 이윽고 귀가 떨어져 나갈듯한 폭음과 함께 산산이 부서져 흩어졌다.

 

" 빌어먹을... " 미나미가 거칠게 혀를 차며 걸음을 옮겼다.

 

산산조각나 흩어진 수정 파편들 속에서, 비명과 절규가 비춰지다가 사그라든다.

 

황옥 수정.

'인간의 혼' 을 정제하여 만든, 있어서는 안되는 물질. 투박하게 피어난 수정의 안에는 수십~수백 명의 혼이 갇혀 무언가의 동력으로 쓰일 날을 기다린다. 먼 옛날 고대시대 왕국에서는 흔히 쓰였다고 하는 이 수정들을 보며 닛타 미나미는 쇠뇌의 끝을 수정에 조준한다. 그리고 이런 자원을 만들어낸 고대인들에 대한 경멸을 가득 담아 볼트를 쏘았다.

 

이 수정을 정제하는 '기술' 과 '주술' 을 아는 이가 분명히 존재하리라, 뮤즈의 일원인 소노다 우미는 그리 말하였다.

수정이 만연하면 만연할 수록, 많은 생명이 스러진다는 의미라고도 말했다.

 

숲의 무덤에서 자기에게 속삭였던 것의 위세가 강해짐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미나미는 해골 사이에서 피어오르는 주황색의 작은 수정들을 쇠뇌로 터뜨리며 소거를 계속해간다. 이렇게 파괴된 수정에서 해방된 인간의 혼은, 머잖아 다시 수정을 정제하는 이에게 붙들려 도로 수정으로 변하겠지만 이렇게하도 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온 천지가 주황색 수정으로 덮이고 말 것이다.

 

북상하여 동쪽으로 퍼져가고있는 역병은 사람들을 광인으로 만들어가고, 그 광인의 목숨을 빼앗아 죽은 이들을 늘리는것으로 수정은 점차 많아질 것이다. 우선은 역병의 근원을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그 전에.... 그녀가 끝장내기로 했던 것.

 

" 대장님 ! 시부야 린의 위치가 파악됬습니다 ! "

" .... ! 어디냐 ? "

 

닛타 미나미의 낫카롭게 벼려진 눈매가 미세한 생기를 띈다.

 

 

 

 

왕도에서 재앙이 일어나기 전, 왕국의 환경 복구프로젝트의 일환이었던 서부 국립공원은 왕도가 몰락한 이후 땔감, 목재를 갈구하는 탐욕스러운 이들의 손에 의해 황폐화 되었다. 이미 국립공원이라는 말은 뒷전. 말라붙은 가지들과 녹이 슨 나뭇잎들만 우거져 불길함을 자아해낼 뿐이었다.

 

부서진 나무들과, 무너진 그늘 가운데 그루터기를 벤치삼아 앉은 로브를 뒤집어 쓴 이가 있다. 작은 몸집에 품 안에서 꺼내드는것은 넓은 나뭇잎에 쌓여진 말라붙은 빵조각. 한눈에 보기에도 빳빳하게 말라 과연 먹을것이라고 봐도 좋을지 의문이 생길 그것을 로브 쓴 이는 허겁지겁 입에 쑤셔넣었다. 빵 겉면이 오도독 소리를 내며 부서지고 내부는 질기고 탄성이 강하여 몇번이고 이로 곱씹어 끊어낸다.

 

허겁지겁 빵을 먹어치우는 사이, 바람이 불어와 로브의 후드부분이 벗겨진다.

 

벗겨지며 드러난 푸른 안광과 헝크러졌지만 길게 늘어진 생머리가, 그녀를 시부야 린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 켁.. 켁..! "

 

질기다 못해 딱딱해진 부위를 차마 넘기지 못하고 도로 게워낸다. 마실 물도, 함께 먹을 기름진 것도 없는 폐허에서 이런 빵조각이라도 발견한것이 어디인가. 그리 여기며 그녀는 분비가 더딘 침샘을 애써 다듬고 도로 거친 빵을 씹는다.

그녀가 입고있는 갑주고, 망토도.. 검집도 이미 블루 나폴레옹과 에인헨야르에게 쫓기며 몇번이고 피격받아 넝마짝 꼴이 된지 오래.

그나마 쓰는 무기조차도 반이 부러진 것에 더해 마모되고 이가 나가 살상력도 없다시피 변해버린 검.

 

시부야 린은 말 그대로 '거지꼴' 인 상태다.

 

말라붙은 빵조각을 포장하던 잎사귀와 함께 겨우 목구멍 너머로 넘긴 뒤 린은 그루터기에서 일어선다. 그녀가 차고, 입고있는 것 중에서 유일하게 멀쩡한 상태를 유지하고있는, 머리에 달린 푸른 꽃모양 브로치만이 그 눈동자와 같은 푸른 빛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그렇게, 어디론가 발걸음을 떼려던 순간.

 

" 찾았다 ! 「변절자- 시부야 린 」 ! "

 

변절자 - 시부야 린. 영지를 전복시키고, 영주를 살해하고, 최근들어서는 국가 중직의 관리를 살해했다는 명목까지 추가되었다.

왕도가 몰락한 후에도 그녀에 대한 죄는 잊혀지거나 사라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새롭게 실권을 잡게 된 카와시마 영주와 그녀의 중신들에 의해 100만 쥬엘 이라는 입이 벌어질 정도로 거금의 현상금이 걸렸다. 그녀에게 이와같이 거금의 돈이 걸렸다는 사실이 퍼지자, 현상금 사냥꾼들과 그들을 중개하는 사냥꾼 중개인들의 라인을 통해 국경을 초월하여 정보가 알려졌고.. 그 결과 온 세계에 내로라 하는 자신감있는 현상금 사냥꾼들을 몰락해가는 미시로 왕국으로 이끄는 계기가 되었다.

 

사냥꾼들은 왕국으로 유입되면서 경제순환에 이바지하였고, 점점 암울해져 추락해가는 생활수준이 어느정도 완만한 하락곡선으로 바뀔 정도였다.

 

그리고, 시부야 린의 앞에 선것 역시 그 유입된 현상금 사냥꾼들 중 한 명 이었다.

린은 몸을 완전히 틀지 않고 고개만 살짝 뒤돌아봐 그의 모습을 훑었다.

 

갈색에 두터워 보이는 피부. 이국적인 복장. 본 적 없는 양식의 무기.

어림잡아 추정하길 사막국가 중 한곳에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 그 푸른눈은... 틀림없는 진짜로군. 100만 쥬엘의 시부야 린. 너를 잡기위해 넘어왔다. 생포하면 100만을 더해 200만. 하지만 시체를 가져와도 100만 쥬엘이면.. 이 짓을 은퇴해도 충분한 금액이지. "

 

" 흐-응. 당신도 날 잡으러 온 사냥꾼 ? "

 

슬금슬금 옮기는 듯 하더니, 한순간만에 몸을 확 틀어 마주선다.

 

" 뭐, 나쁘진 않네. "

" 나를 평가하긴 아직 이르지 않나? 목이 날아간 후에 평해도 늦지는 않는다구? "

 

이국적인 남자는 허리춤에서 칼과 흡사하게 생긴 것을 뽑아들었다. 칼날이 마디마디 작은 사슬로 이어진, 채찍같은 모양새를 하고있었다.

그는 길다란 자루를 두 손으로 잡고 늘어진 칼날을 뒤로 한번 뺀다. 시부야 린 역시 다리를 슬슬 벌린다.

 

" 나는 사복검의 아톨. 그럼, 간다 !! "

 

" 하압 ! "

 

부러진 애검(愛劍) 네버 세이버를 빼어들고 린은 맞서 질주한다.

허나 기세좋게 칼을 뽑은지 얼마 안되어, 채찍처럼 휘둘러지는 칼날채찍에 맞서 휘두르는 검의 칼날이 사슬과 칼날들에 휘감긴다. 삽시간에 유일한 날붙이가 봉인당한 린은 애써 칼늘 빼내보려 하지만 마음대로 쉽게 되지 않는다.

 

아톨, 이라고 자칭한 남자의 사슬이 오히려 점점 조여오다가 이윽고 시부야 린 마저 당겨오는 구도가 된다.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아톨은 놀고있는 반대편 손으로 뒤편에서 뭔가를 꺼내든다.

 

" ....총 ! "

" 이건 결투가 아니라 사냥. 나쁘게 생각하지 말길. "

 

[ 탕! ]

 

경쾌한 소리와 함께 엄지 마디만한 구멍에서 쇠구슬이 화약가스에 밀려 발사된다. 사출된 총알이 그녀의 목 옆, 쇄골부위에 깊숙이 박히며 피를 튀긴다.

 

" 끄으윽...! "

" 작은 몸집에 비해 힘이 넘치는군. 썩어도 아이돌 이라는 건가. "

" 얕보지... 마!! "

 

린은 검을 꾹 쥔채로 정면으로 달린다. 남자는 사복검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사슬칼날들로 그녀에게 이런저런 생체기를 입혀보지만 치명적인 피해는 되지 못하는 듯 느려짐 없이 린은 계속 달리다가, 그 속력 그대로 남자의 면전에 플라잉 니킥을 꽃아넣는다.

 

" 쿠억... !! "

 

남자가 충격으로 자루를 놓치자 검을 뱀처럼 감싸고있던 칼날사슬이 헐렁하게 풀려 늘어진다.

 

쇄골 사이로 파고든 총알이 자극하는 욱씬거림을 애써 참으며, 린은 칼날을 거꾸로 집어들었다. 그리고 면상을 걷어차이고 기절한 아톨에게로 다가간다. 그대로 칼을 흉부에 꽃아넣으면 잠시나마 평온을 가지는 것이다. 린은 입술을 꽉 물고 역수로 쥔 칼을 부들부들 떤다.

 

그녀는 눈을 꾹 감고.

 

 

 

 

칼을 거둔다. 이어서 걸음을 돌린다.

 

황폐해진 숲의 흔적을 지나 그녀는 다시 공원단지를 벗어나 임의의 장소를 향했다.

현상금 사냥꾼이 자신의 위치를 찾았을 정도라면, 그 네트워크를 꿰고있는 에인헨야르는 당연하게도 파악하고 움직이고 있을 터이다.

거점을 옮겨야한다. 가급적이면 동떨어진 곳으로.

 

카미조의 영지를 거점으로 서쪽을 향해 움직이고 있는 블루 나폴레옹의 탐색망을 피해 제국령 도쿠가와의 방향으로 간다면 한동안은 또 안전할 수 있을것이라고 추정된다. 무엇보다도 그쪽은 제국측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곳인지라 왕국병력이 진입하려면 특정한 외교상의 합의가 있어야 할텐데 지금 국면에서 그걸 제국측에서 허락해줄 리가 만무할테니.

 

' 말을 걸어오지 않은지 몇주나 된 것 같아... '

 

몇주 전까지.. 자기 머릿속을 괴롭혀오고 꿈속에서조차 나타났던 소녀의 형상과, 울리는 목소리를 떠올린다.

누더기를 걸치고 바람을 가르며 황야 한가운대를 질주하면서 그녀는 뭔가 알 수 없는 불길함에 가슴을 졸였다. 어쩌면 단순히 환각이라던가 착란의 일종이었던 것이 나은 것일수도 있다. 심적으로 부담되고 견디기 어려울정도로 정신이 불안할 때에 나타났었는데... 여전히 가슴 한켠이 불안불안한 지금은 아무런 낌새도 없다.

 

' 와쿠이 루미.. 그 사람은 잘 지낼까 ? 그 마경에서 무사히 빠져나갔겠지 ? '

 

루미를 떠올려본다. 늠름하게까지 보였던 그사람의 모습. 뭔가 많은것을 알면서도 감추는 듯한 기묘함.

 

' 후미카도 잘 있어야 할턴데. '

 

사기사와 후미카. 그녀의 상태가 호전되었는지 어떤지 전혀 알 도리가 없으니 내심 걱정이 앞선다. 그렇다고 서쪽으로 가기에는 주둔중인 에인헨야르와 제국군을 감당할 부담이 너무나 크다. 심지어 아지트의 위치도 정확하게 생각나지 않으니.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 우즈키.... '

 

들리는 소문으로는 카와시마 영지에 태양이 입성하였다 했다. '일단은' 무사하다는 소리라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속이 타들어갔다.

어두운 기운이 솟구치던 구덩이에서 재회하고서 얼마되지 않아... 후타바 안즈와 성기사들에 의해 도로 헤어졌다. 이후에 자신은 기절했다가 이름없는 큰 숲의 한가운데서 눈을 떴고. 마치 기억이 통째로 손실 된 것 같은 막연함과 갑갑함이 느껴진다.

 

뭔가가 일련의 사건을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것 같이 캥긴다.

 

이와 같이, 여러가지 생각과 만감을 훑어가며 달려나가는 사이에 그녀는 길게 늘어진 목책을 발견하고 가볍게 뛰어넘는다.

이토록 긴 목책이 있다는 것은 여러 사람이 있거나 혹은 있었던 흔적이라는 것.

그렇다는 건 즉, 주변에 마을이나 마을이었던 터전이 있다는 얘기다.

 

돌과 가죽으로 만든 것 같은 푸석푸석한 빵 반조각으로 배가 채워졌을리가 만무했고, 여지없이 린의 뱃속에서 천둥소리가 울렸다.

 

목책을 넘고, 황야 한가운데에 그나마 정리된 길이었던 흔적을 따라 쭉 나아가다가, 시부야 린은 멈춰선다.

 

 

 

 

' 마을이.... '

 

 

 

연기가 피어올랐다. 자욱한 연기가.

 

이미 타버리고 남은 잔해에서 나오는 비실비실한 연기 실같은 것이 아녔다. 선명하게 발화하며 나오는 시커먼 연기였다.

마을이 뭔가의 공격을 받고있다는 소리가 되고, 시부야 린의 마음속에 남은 기사로서의 정의감은 그걸 그대로 흘리지 않았다.

 

' 구해야해 ! ' 그녀는 망설임 없이 발돋음해 마을로 질주했다.

 

" 구해드리러 왔습니다 ! "

 

당당하게 소리친다. 마을을 공격하는 이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고의성이 다분한 외침이었다.

그러나.. 마을 안에는 비명소리는 커녕 새나 쥐의 소음도 일절 들리지 않았다.

 

그 이유는 금방 알 수 있었다.

 

린의 눈앞에 바싹 타들어버린 채, 시커멓게 숯이 된 채로 앉아있는 사람이었던 형상.

벤치에 앉아, 서로에게 이야기 나누는 시늉을 하고있는 숯덩이 두 개. 린이 근처에 다가가자 바스락 소리내며 부서져 내린다.

그리고 그 앞으로 마을 중앙의 광장에 있는건... 각자의 의무에 충실하다가 그대로 숯덩이가 되버린 마을 사람들로 추정되는 상들.

 

일순간의 고열로 자기가 죽는 줄도 모르고 숯더미가 되었으리라.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눈치채지도 못했을 것이리라 여겨질 정도의... 기형적인 참상이었다.

 

" 이런건..... " 처음본다.

 

이런건 누구라도 처음 보는 광경일 것이다. 마을의 모든 움직이고 살아있는 것들이 자기들의 일을 하다가 뭔가의 영향으로 행하던 그대로 숯덩이가 되어 굳어버렸다. 린이 살짝이라도 닿은 형상들이 힘없이 부서져 바닥에 낮게 깔렸다. 

망연한 걸음걸이로 살아있는 것들은 연소되고, 나무과 벽돌만 타들어가고있는 마을 광장의 중앙으로 향했다.

 

그리고 시선을 다시 집중하는 순간, 서서 불탄 숯더미들 너머로 뭔가 움직임이 포착된다.

 

허망해하던 린의 얼굴에 한가닥 희망이 싹튼다.

 

" 저기.... ! "

 

저도 모르게 큰 소리를 내고말았다.

하지만 관계없다 생각했다. 분명 생존자일 것이니.....

 

생존자 일 것이라고.

 

" .... ! "

 

그 형상은, 린의 얼굴을 경악으로 일그러뜨리고, 불탄 숯덩이들을 쳐내며 모습을 드러낸다.

일렁이는 파란 불꽃을 등에 달고서.. 그것은 린을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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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옥 수정

취옥 수정, 혈석 수정이 각각 엘프와 흡혈귀의 혼을 재료로 정재한 수정이라면, 황옥은 아이돌을 포함한 인간의 혼으로 정제한 수정을 뜻한다.

먼 옛날 제국이 건국되기도 전의 고대국가들이 사용했다고 하는 동력원을 일종이었다고만 전해진다. 그 기원은 역사의 흐름에 따른 문명 손실로 인해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으며, 정재하는 방법 역시 수수께끼에 싸여있다.

현 시대에 와서도 어엿하게 존재하는 물질이지만, 기껏해야 혈석이나 취옥, 아쿠아 마린 같은 종류가 극소수만 귀금속으로 취급되며 잔존해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왕국에서 정체불명의 참변이 일어난 이후로 왕국 영토 곳곳에서 이 주황빛 수정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게 무엇을 뜻하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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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미 - 린 찾았다 ! 잡고말겠으 !

 

린 - 한동안 잠잠하더만 이게 뭐야 ?! 

 

 

구세주 2편 !!

에인헨야르와 린의 근황 ! 그리고 새로운 사건의 발화점 !

 

.....하지만 새로운 사건은 제 9장부터 진행될 것이라는거.

8장은 전체적으로 7장 이후 2주라는 시간이 흐른 뒤의 현황을 소개하는 느낌이 강하게 될 예정입니다.

마지막편이자 3편인 다음편도 물론 그렇게 될 예정이죠.

 

느그막하게 스포아닌 스포를 하자면, 페이즈 2는 이야기의 진행하는데 스케일이 좀 커질것이라는 것만 이야기해 드리지요.

 

아, 사실 구세주라는 제목에 큰 뜻은 없습니다 '~' 그냥 이야기에 나오는 요소란 연관되는 단어를 붙여버리는 거라서...

 

 

 

그러면 다음 편에서 뵙도록 하죠 !

 

신데판에 관심가져주시고 사랑해주시는 보든 여러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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