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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17, 2017 14:04에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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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

 

오늘부터 유이는 일기를 쓸거야~. 이유? 응. 딱히 없어. 갑자기 생각났을 뿐이고. 굳이 붙이자면 새해가 됐으니까? 어차피 이건 유이밖에 안 볼테니까 굳이 격식차릴 필요는 없겠지? 물론 매일매일 쓰는 건 아니고 생각날 때, 기념할 만한 무언가가 있을 때마다 쓸 예정이야. 오늘은 딱히 쓸게 없네. 그러니까 이만~☆

 

3월 20일

 

오늘부터 봄방학! 하지만 유이가 3달만에 일기를 손에 잡은건 그게 이유가 아니지! 일기를 쓴 이유는 유이가 명함을 받았다는 것! 하교 후에 친구들이랑 오늘 뭐하고 놀지 떠들며 가던 중, 키 크고 무섭게 생겼고, 딱딱한 표정을 한 사람한테 아이돌에 관심이 없냐는 말과 함께 명함을 받았어. 친구들이랑 놀기로 해서 명함만 받고 헤어졌지만. 근데 이거 혹시 위험한 건 아니겠지? 여자애들 아이돌 시켜준다고 꼬셔서 이상한 비디오에 출현시킨다거나. 조금 무섭네.

 

3월 21일

 

어제 고민했지만, 결국 유이는 전화 안 하기로 했어. 아이돌이란 것도 동경하지만 친구들과 만나기 힘들어질지도 모르니까~☆

 

4월 1일

 

있지있지. 오늘 정말 만우절에 걸맞게 농담 같은 일이 벌어졌어.

아침에 일어나서 적당히 씻고 산책을 나갔는데 저번에 명함을 건네줬던 사람과 마주쳤어. 유이를 만나자마자 “아, 맞게 찾아 왔군요.”같은 알 수 없는 말을 하면서.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냐는 말에 같이 카페에 갔어.

카페에서 얘기를 나누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아냈지. 이 사람은 유이를 찾기 위해 기억하는 교복 모습만으로 학교를 찾고 주소를 찾아, 오늘 만나러 왔다는거야. 이정도면 거의 스토커 수준인데? 왜 그렇게 유이를 아이돌로 만들고 싶냐는 질문에 “당신의 미소입니다.”라는 말을 들었어.

그 말을 듣고는 유이도 모르게 꺄르르 웃어버렸어. 그러니까 바로 기습 들어오더라. “예. 바로 그 미소입니다.”라고. 솔직히 그 뒤는 기억 안 나. 유이, 얼굴이 달아오르는게 느껴져서 바로 뛰쳐나가버렸거든.

그 딱딱한 표정과 절도 있는 동작을 하나도 안 바꾸고 부끄러운 대사를 치는 건 완전 반칙이라니까. 조금 시간이 지나니까 조금 부끄러워져서 미안하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오히려 저쪽이 더 미안하다며 사과하더라.

 

4월 9일

 

아직 아이돌이 될지 안 될지는 정하지 못했어. 명함을 건네준 사람하고는 가끔 문자를 보내고 있지만. 그가 보내는 문자를 읽을때마다 점점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커져가지만.

 

4월 18일

 

오늘 완전 기념비적인 날이야. 어제 밤에 부모님이 아이돌에 반대한다는 얘기를 문자로 보내니까, 본인이 설득하고 싶은데 자리를 만들어줄 수 있냐고 답장이 왔어. 유이는 완전 농담인 줄 알았지. 그래서 마침 휴일인 오늘로 잡아주겠다고 했는데 진짜 와 버린거 있지. 게다가 한 2시간 넘게 거실에서 아빠랑 이야기 하더라고.

대화 내용은 못 들었지만 몇 번이나 아빠의 목소리가 커지더라고. 화를 내셨던 걸까. 아빠가 대화를 마치고 유이를 부르더니, 내게 아이돌이 정말로 되고 싶냐고 물으셨어. 유이는 기운차게 “응”이라고 해줬지. 그러자 아빠가 작게 한숨 쉬시더니 그렇다면 해보라고 허락해주셨어. 그러면서 그 사람한테 “내 딸을 톱 아이돌로 만들지 못하면 각오하게.”라고 하시더라.

 

4월 19일

 

어제 허락도 받았겠다. 정식 계약을 위해 그 사람이 일한다는 곳으로 갔어. 오늘 유이는 아이돌에 첫 발을 내딛었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아직 진짜 데뷔해야 첫 발이려나? 스카웃 해준 사람이 내 담당이라고 했어. 이름을 물어봤지만, 그냥 프로듀서라고 불러 달라더라.

 

4월 25일

 

으악. 정말 후보생이 되고나서 몸이 쑤시지 않는 곳이 없네. 트레이너 언니들은 정말 자비가 없어. 하지만 나와 함께 훈련하는 다른 애들이 열심히 하는걸 보면 오기가 생기더라고. 유이도 힘내야지. 아, 절대로 고된 훈련 끝날 때마다 준비해주는 사탕 때문에 열심인건 아니야.

 

5월 3일

 

프로듀서가 일감이 들어왔다고 전해줬어. 화보촬영이래. 유이도 본 기억이 있는 잡지의 촬영이더라고. 유이를 실을 코너는 고등학생용 패션 코너이니만큼 고등학생을 쓰고 싶다는 요청이 있어서 바로 받아왔대.

 

5월 6일

 

오늘은 촬영일. 준비된 옷을 입고 지시하는 포즈를 취했어. 진짜‘프로’라는 분위기에 눌려서 미스를 몇 번 냈지만, 프로듀서가 실수는 누구나 하는 거니까 상심 말고 진짜 유이를 보여 달라는 응원에 기운이 나서 열심히 했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프로듀서가 그 사진사 아저씨들이 여름 수영복 화보에도 유이를 넣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해줬어.

어쩔거냐고 묻는 프로듀서에게 “프로듀서는 유이의 수영복 보고 싶어?” 라고 물어보니까 당황하더라고. 표정은 최대한 유지하려고 했지만 유이의 눈을 속일 수 없어! 프로듀서는 곤란해 하거나 당황할 때마다 뒷목에 손을 얹는다는 것을~☆

 

5월 7일

 

오늘은 유이의 생일. 애들한테도 축하받고 엄마,아빠한테도 축하받았어. 하지만 무엇보다 기쁜건 프로듀서가 해 질 무렵에 찾아와준거지. 바쁜일이 있어서 파티에는 참가하지 못하고 선물만 주고 간게 아쉬웠지만. 프로듀서가 준 선물은 어제 촬영에서 내가 가장 맘에 들어 했었던 옷. 바로 방에 들어가서 입어봤지. 나한테 딱 맞았어. 물론, 정말 고맙다고 문자 보내는 것은 잊지 않았어☆

 

5월 13일

 

오늘 레슨을 끝내고 쉬는데 프로듀서가 희소식을 들고 왔어. 유이가 공연을 한다더라. 곡명은 『너에게 잔뜩☆』. 5명이서 유닛을 짜서 하게 될 거라고 하더라. 유이를 뺀 나머지 사람들의 명단을 주더라고. 전부 아는 사람이었어. 입이 조금 험하지만 귀여운 니나, 야구 좋아하는 유키 언니, 꽃을 좋아하는 유미 언니, 그리고 전 경찰이었던 사나에 언니. 만나는건 내일이라고. 기대되네.

 

5월 15일

 

오늘 5명이서 모였어. 리더는 유미 언니, 우리 유닛 이름은 ‘sunflower’로 정했어. 다들 기운차서 의욕 넘치고 좋았어. 한 달 후쯤에 공연이 있을거라니까 힘내야지. 아, 프로듀서가 일단은 이번 유닛 담당을 맡기로 했대.

 

5월 16일

 

우우, 오늘 유미 언니의 철저함에 대해 깨달았어. 쇼핑가서 사온 미니 해바라기로 슬쩍 넘기려고 했는데 안되더라구. 유키 언니랑 엄청 열심히 고생했어….

 

5월 20일

 

오늘 니나랑 유키랑 프로듀서랑 넷이서 놀기로 했는데 유키가 안 나왔어~! 결국 셋이서 게임센터도 가고 신나게 놀았어! 니나랑 프로듀서는 먼저 돌려보내고 유키네 집에 갔더니. 어휴 자고 있던거 있지! 게다가 옷도 제대로 안 입고! 프로듀서랑 같이 왔으면 큰일 날 뻔 했다구~!

 

5월 24일

 

오늘은 의상 피팅일이었어. 무대 의상을 보니까 사나에 씨 취향 잔뜩 들어간 기분이야. 뭐, 그렇다고 해서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유미는 조금 부끄러워하더라고. 그러고보니 엊그제 사나에 씨가 니나랑 유미에게 바디콘을 입혔다고 하던데….

 

 

6월 2일

 

오늘은 의상 촬영일~☆ 프로듀서가 우리 다섯 데리고 촬영장에 갔어. 딱히 트러블도 없이 잘 마쳤지. 브이☆ 시간도 넉넉해서 바로 프로덕션으로 향하지 않고, 우리가 공연할 장소에 들렀어. 무대를 보니까 가슴이 막 뛰었어. ‘다다음 주에 우리가 저 곳에서 공연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니까 조금 중압감 같은게 느껴지더라.

 

6월 15일

 

오늘… 정말 최고. 이 말 밖에 나오지 않아. 유닛은 이제 해산이지만 함께 해서 정말 정말 즐거웠어~! 탠션 맥스! 같은 느낌이려나☆ 유닛 해산이라는게 아쉬워서 앵콜 공연도 하고 싶었지만 무리~! 그래도 며칠 뒤에 즐거운 엔터테인먼트 즐기러 가기로 했으니까 참지 뭐! 프로듀서한테 공연 소감에 대한 대화는 후훗.

“오늘 어땠어? 프로듀서?”

“…좋은 미소였습니다. 정말로 좋은….”

“에이! 그거 말고 유이의 섹시 의상과 댄스 본 소감은?”

“아… 그, 그게, 정말 아름다우셨습니다.”

“또 보고 싶을 정도로?”

“예. 그렇습니다.”

“그럼 다음에 프로듀서 앞에서 그 의상 입고 단독 공연 해줄게☆ 단 둘밖에 없는 좁은 방에서.”

“예…예?!”

“응? 가라오케인데? 혹시 프로듀서 조금 엉큼한 생각했어? 응?”

“노…놀리지 말아주십시오….”

얼굴 빨개지면서 뒷목에 손 갖다 대는건 정말 귀여웠어. 이런 걸 갭모에라고 하는걸까나~?

 

6월 20일

 

오늘 다 같이 간 곳은 야구장. 유키가 소개했을 때부터 예측했어야 했어! 뭐 하지만 야구관람과 여러 음식!(사나에씨랑 유키는 맥주일까나). 다 같이 즐긴 뒤풀이는 즐거웠으니 괜찮은 거겠지☆

끝나고 오면서 프로듀서한테 언젠간 유이도 저런 야구장만한 돔에서 공연하고, 그 자리를 꽉 채울 수 있는 아이돌이 되고 싶다고 했어. 그러니까 프로듀서가 “오오츠키 씨라면 반드시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선택받은 아이돌이니까요.”라는거 있지~! 유이가 프로듀서한테 선택받았냐고 하니까 아니라더라. 그럼 누구냐고 물으니 편지 몇 장을 내밀었어. 저번 공연의 관객들의 팬레터였어. 전부 읽고 나니까 프로듀서가 말해줬어.

유이는 그들의 별이라는 걸. 아직은 많은 사람이 찾지는 못했지만, 곧 모두가 유이라는 별을 보고 알게 될 거라고.

 

7월 2일

 

오늘은 5월에 찍었던 잡지에 또 출현하게 됬어. 이번엔 수영복 모델. 노출도는 중간 정도이려나? 평범한 비키니였어~! 촬영하면서 프로듀서 쪽을 슬쩍 보니까 얼굴은 이쪽을 향해 있어도 눈은 살짝 돌리고 있더라구☆ 얼굴도 조금 빨갛고. 정말. 언제 봐도 재밌다니까. 저 반응은~☆

 

7월 5일

 

좀 우울하네. 오늘 인터넷에 유이에 대한 글을 찾아 읽다가 조금 부정적인 글을 몇 개 봐버려서. 외모 가지고 욕하는 것도 있고. 성희롱 글도 있고. 하지만 무엇보다 가슴 아픈 건 거대 프로덕션의 빽으로 승승장구 하는 아이돌이란 글이었어. 유이의 노력이 부정 당하는게 마음 아파 하나하나 읽어보니까 왠지 그럴 듯 하다는 기분도 들고…. 정말 …우울하네.

생각해보면 별이란 건 결국 주변이 어두워야만 빛날 수 있는거니까. 정말로 유이가 프로덕션을 등에 업고 성공한 걸까?

 

7월 6일

 

오늘 프로듀서랑 사무실에서 만났어. 우울한 마음을 달래지 못해서. 투정 좀 부리고 싶었거든. 유이가 한 노력은 모두 부질없는 것이었냐면서 아무 잘못도 없는 프로듀서에게 괜히 소리도 질러보고. 하지만 프로듀서는 묵묵히 내 얘기를 들어주었어. 중간에 말을 끊지도 않고. 내 말이 다 끝난 다음에 입을 열었어. 뭐라고 한 줄 알아?

 

“오오츠키 씨. 당신의 말씀대로 별이란 건 주변이 어두워야만 빛날 수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십니까? 온천지를 밝게 비추는 태양도 지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 본다면 하나의 별이라는 걸. 주변이 어두워야만 볼 수 있는 별이라 불리는게 싫으시다면 그들 곁으로 다가가 태양이 되어 주면 되는 겁니다. 제가 곁에서 느낀 당신의 빛이라면 분명히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그들에게 다가갈 힘이 부족하시다면 제가 데려다 드리겠습니다. 반드시.”

 

유이. 그때 이성을 잃어버리고 프로듀서에게 뛰어들어서 안겼어. 그리고는 펑펑 울었어. 프로듀서의 말에 맘속의 불안감과 우울함은 모두 날아가고, 그 자리를 대신 채우는 말 못할 감정 때문에. 평소에 유이가 달라붙으면 당황한 목소리로 떨어져 달라고 하던 프로듀서도 이번만큼은 유이를 조용히 안아줬어. 헤헤

 

8월 10일

 

어제 나흘치 휴가도 받았는데 하루 맘껏 놀고나니 딱히 할 게 없어져서 사무실에 놀라갔었어☆ 근데 유이 전용 사탕이 꽤 줄어든 기분이 들어서 프로듀서를 추궁했어~☆ 사실대로 안 말하면 먹던 알사탕 입속에 넣어주겠다고 하니까 바로 말해주더라고. 니나랑 친구들이 들어와서 먹고 조금 가져갔다나?

프로듀서는 사탕을 싫어하는 편은 아니래. 그럼 왜 전에 사탕 주니까 거부한거냐고 물어보니까 유이가 먹던 거니까 그런거래. 그래서 오늘 생각난 김에 유이가 알사탕 하나 프로듀서 입속에 손수 집어넣어줬어. 미소녀 아이돌이 직접 먹여주니까 기쁘지? 하고 물어보니까 작게 미소 지으며 “예 기쁩니다.”라고 하는거 있지. 영락없이 얼굴 빨개지면서 횡설수설할 줄 알았는데. 한방 먹었어☆

 

8월 20일

 

10일 이후로 프로듀서랑 그날 처음 만나면 입에 사탕 하나씩 넣어주고 있어! 프로듀서는 커뮤니케이션의 일종으로 받아 들인거 같아. 답례로 프로듀서에게 유이의 입에 사탕 넣어달라고 부탁도 하는데 가끔씩 손가락까지 빠는 장난 치고 있어. 프로듀서 얼굴 빨개지는게 귀여우니까. 그런데… 유이도 빨개지나봐. 치낫땅이 내 얼굴이 완전 홍당무라고 말하더라구☆ 유이도 조금 부끄러운 걸까나?

 

9월 2일

 

맨날 프로듀서에게 신세만 지는게 미안해서 오늘 같이 식당에 갔지롱! 유이가 쏜다고 말해놓고 음식 잔뜩 시킬 뻔 했다는 해프닝이 있었지만~☆ 음식은 진짜 맛있었어. 그런데 계산하려고 하니까 프로듀서가 화장실 다녀온다던 핑계로 계산을 미리 했더라구~. 뿌뿌. 대신 디저트 카페 비용은 이번에야말로 유이가 냈지~!

 

9월 10일

 

뭐랄까 요즘 프로듀서랑 함께 있는게 정말 즐거워. 프로듀서한테 말하니까 프로듀서도 그렇다네. 물론 예전엔 안 즐거웠다는건 아니지만, 요즘은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질 정도로 행복함을 느끼니까. 인터넷에다가 익명으로 글 올렸는데 사랑이라는 답변이 올라왔네. 꺗! 부끄러워~☆

 

9월 12일

 

오늘은 프로듀서의 생일. 생일 선물로 뭘 준비해야할지 고민한 끝에, 결국 프로듀서랑 같이 쇼핑가서 옷 사주는걸로 했어. 아무 옷이나 사줬다가 사이즈가 안 맞거나, 마음에 안 들어하면 낭패니까. 근데 프로듀서가 유이의 옷도 사줬어. 게다가 유이가 프로듀서에게 사준 것보다 더 비싼거. 오늘은 유이가 아니라 프로듀서의 생일인데 이래선 안될거 같아서 거절하려 했는데 감사의 표시라며 건네주니까 뭐라 못하겠더라☆

 

9월 15일

 

사랑이라는 답변을 보고난 뒤, 프로듀서를 더 의식하게 돼. 프로듀서의 얼굴을 멍하니 쳐다보게 되고. 일 있어서 자리를 잠깐 비운다고 하면서 떠나면 일어나서 소매를 잡고 싶고. 정말 유이는 프로듀서 좋아하는 걸까?

 

9월 18일

 

오늘 프로듀서에게 넌지시 물어봤어. 나한테 매력이 있냐고. 프로듀서는 내 질문과 함께 거의 7분간 쉬지도 않고 내 매력을 말해주더라. 기쁘긴 한데 직접 들으니까 부끄러웠어☆ 프로듀서의 칭찬을 다 들은 다음에 말했어. “그럼 프로듀서는?”이라고. 사실 그걸 듣고 싶었어. 다른 사람이 아닌 프로듀서가 내게 매력을 느낄 수 있는지.

“예. 오오츠키 씨는 제 눈에도 매력적이십니다. 당신의 그 미소가, 당신의 활기찬 기운이. 정말 매력적입니다.”

 

너무너무 기뻐!!! 프로듀서도 날 매력적으로 보는거구나!

 

9월 20일

 

어제는 바빠서 못 만났지만 오늘부터 프로듀서의 정보를 캐내야지. 우선 직접적으로 물어봤어. 여친 있냐고. ‘지금’은 없대. 대학 시절에 1년 정도 사귄 경험이 끝이래. 일단 첫 번째 단계 클리어! 좋아하는 타입 있냐고 물어보니까, 가장 참고 안 되는 대답이 나왔어.

“글쎄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일까요?”

그게 뭐야~! 뭐, 유이는 착하다고 소문난 아이니까 이것도 괜찮겠지? 두 번째도 클리어. 세 번째 단계로 같은 직장인 프로덕션에 속한 사람이 고백한다면 사귈꺼냐고 물어보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바빠서 거기까진 못 물어봤네. 내일 물어봐야지~☆

 

9월 21일

 

우우. 프로듀서 갑자기 출장 잡혔대. 24일쯤에나 돌아온다나? 오늘 물어볼꺼 있었는데….. 뭐 라이벌이 있는것도 아니고 24일에 물어보면 되겠지?

 

9월 24일

 

세 번째 단계 클리어!!! 프로듀서가 같은 회사의 사람이라도 마음만 맞는다면 사귈 수 있대! 자! 그럼 정리해볼까?

  1. 프로듀서는 현재 여친이 없다.
  2. 좋아하는 타입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
  3. 같은 프로덕션에 소속된 사람과도 마음만 맞으면 사귈 수 있다.

좋아좋아. 그럼 이제 유이로 맞춰볼까?

  1. 유이도 현재 사귀는 사람 없다.
  2. 유이는 착하다.(마음이 따뜻)
  3. 유이는 프로듀서와 함께 계속 일해 왔으며 트러블도 없었다.(마음이 잘 맞음)
  4. 프로듀서가 저번에 유이를 매력적이라고 말해주었다.
  5. 이 모든 걸로 봐서 유이는 프로듀서와 사귈 수 있다.

완벽! 유이가 생각해도 정말 완벽한 공식이야.

 

프로듀서가 먼저 고백해줬으면 하지만, 프로듀서는 워낙 부끄럼이 많으니까 유이가 먼저 나서주는 수밖에 없겠지! 언제 고백할지는 모르겠지만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지☆

 

11월 23일

 

……분명 유이 9월달에 고백에 대해 고민했었는데 어느새 2달이나 지나버렸네. 좋은 타이밍에 좀처럼 잡히질 않아서… 헤헷☆ 그런데 오늘 프로듀서가 일을 끝내고 퇴근하기 전에 유이한테 내일 희소식이 있다고 전해줬어. 아마 유이가 엄청 기뻐할거래. 굳이 서프라이즈로 하지 않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된거! 유이도 내일 고백해야지!

 

1124일

 

오늘 프로덕션에 가니까 프로듀서가 기다렸던 희소식을 전달해줬어! 바로 유이가 앨범을 낸다는 것! 그룹이 아닌 솔로곡!정말 기뻐! 드디어 유이도 솔로 곡을 내는구나. 헤헷! 오늘 완전 해피한 날이었어. 작사/작곡은 전문가에게맡길 수 있지만 유이의 곡이니만큼 유이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싶으니까 원하는 가사와 곡 분위기가 있으면 말해달래. 며칠 고민해보고 답하기로 했어☆

오늘은 일기를 쓰기가너무 힘드네. 계속 젖어버리니까….

프로듀서… 유이의 고백을거절했어. 유이는 프로듀서에게 소중한 아이돌이지만 이성으로는 생각할 수 없대. 유이도 참 바보네. 항상 곁에 있었으면서 그걸 몰랐네. 프로듀서는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상냥하다는 걸.

이만 바보가 되버렸네. 자리에선 장난이었다고 웃어보였지만, 집에 들어오니까눈물이 멈추질 않아…. 유이는 어쩌면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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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악. 두번다시 일기 형식 글 안써.

마지막에 굵은 글씨체와 기울임체는 일기장에 흘린 유이의 눈물에 젖은 글씨를 표현하려고 합겁니다.(읽기 힘드시다면 죄송합니다.)

여기에 나오는 프로듀서는 '키가 크고 얼굴이 조금 무섭게 생겼고, 팔자주름과 살짝 삐친 머리가 특징이고 겉모습과는 다르게 상냥하며 포스있게 명함을 건네고 아이돌의 미소를 좋아하며 곤란해할때마다 뒷목에 손을 대는 버릇이 있고 표정하나 안 바꾸고 부끄러운 대사를 술술 풀어내며 성우가 붙는다면 97년생의 성우 [X케우치 슌스케]를 쓰고 싶을' 어디에나 있을법한 p입니다.

下는 언제나오냐구요? 글쎄요...? 저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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