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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 메이커 [프로듀서를 만들자.] - 11편

댓글: 1 / 조회: 289 / 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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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16, 2017 12:08에 작성됨.

"어디보자.."

집에서 몇년을 사용했는지 모를 노트북으로 홈페이지를 들어가 얻은 사실은 346과 765의 서류접수 날자였다.

346은 오늘 접수하면  +1 일 후에 서류결과가 나온다는것 같고, 765는 +2일 후에 서류결과가 나온다는 거네.
좋아 일단 서류접수라도 해둘까.
그래야 면접이든 또다른 사내 시험이든 볼수 있을테니까.
 
얼마전에 정성껏 기록한 것들을 복사해서 접수하는것에 성공했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보내면 끝인줄알았는데 두 회사다 아날로그틱하구나.
심사하시는분들은 엄청 바쁠지도.

'긴장되는건 마찬가지네. 두군대네 넣었지만 말이야.'

그러고보니 아버지에게 문자가 왔었지. 유서장난을 쳐서 미안하다는 뜻과함께 사회로 첫걸음을 띄우는 나에게 무언가 선물을 보내주신것 같았다.
그 선물의 내용은-- +3

+1  주사위 [십의 자리와 일의 자리를 더한만큼의 일 수.]
+2  위와 동일.
+3  여러분이 히미츠에게 주고싶은 선물. 현실적인것으로 부탁합니다.


54

34

엄마가 사용했던 브로치(천사의 날개모양 한쪽)


브로치일까.
소중히 포장되어 도착한 아버지의 선물은 천사의 한쪽 날개모양으로 생긴 예쁜 브로치였다.
그렇네. 정장을 입게된다면 브로치는 필요할지도 몰라.
자그마한 쪽지가 발견되어 들어올리자 그것엔 아버지의 글씨로 어머니가 사용하셨던 브로치라고 적혀있었다.

그렇구나. 엄마도 이 브로치를 착용하고 사회생활을 하셨던거겠지.
이제 나도 어엿한 성인. 사회에 첫 발걸음을 내딛는 햇병아리일지 몰라도 엄마와 함께라면 무섭지 않아요.

나는 소중히 브로치를 움켜쥐며 다짐했다.
반드시 멋진 프로듀서가 되자.
훌륭하고 존경받는 프로듀서가 되자고.

브로치를 다시 상자에 넣어둔 후, 다시금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알아보자 346의 결과는 9일. 765의 결과는 7일에 발표가 난다는것 같았다.
그동안에는 무엇을 하고 있어야할까.
그 순간 타케우치 씨에게 문자가 왔다.
바쁘셔서 먼저 연락이 오는건 크게 기대하고 있지 않았었는데.

'오늘부터 서류접수가 시작됩니다. 히미츠 씨라면 반드시 멋진 프로듀서가 될 수 있을거라고 믿어의심치않습니다.'

마치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것만 같아서 작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예의 코토리 씨에게도 765의 정보를 알려주신것을보면 나는 과분한 연줄을 두고 있는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다.
346의 결과는 2일 후 발표.
먼저나온 765의 서류접수 결과는--

1. 합격
2. 불합격

+3까지 다수결로 정합니다.  여기서 합격된다고해도 346도 합격될수 있겠지요. 결국 나중에가서 둘중 한곳을 선택해야한다는 거겠지만요.


.......1

음....1로 하지 이번은

1

 

에에.. 붙었구나.
합격통보를 받은채 멍하니 있었다.
아차차, 이걸로 끝이 아닐텐데.
분명히 면접심사는 +1 일 후였으니까.

분명 당장의 업계 영향력은 765가 엄청나지만 346은 대기업이니만큼 무서운속도로 치고올라오는 중이었고, 실제로 대우도 아직까진 중소기업인 765에 비하면 346이 대우는 더 좋을거라고 생각한다.
당장 경쟁률만 보더라도 346이 조금 더 높아보였으니까.
765가 된만큼 346도 된다면 어딜갈까하는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을테지만 말이지.

그리고 2일 후, 346의 서류결과가 나왔다.

+1  주사위 [십의 자리와 일의 자리를 더한만큼의 일수.]

+2 , +3, +4    [346의 합격, 불합격을 말해주세요. 과반수의 결과대로 가겠습니다.]


42

합격이다. 히미츠...칫

합격


6일 후.. 그러니까 346의 결과를 본 지금의 4일 후구나.
765의 면접 심사까지 고작 4일 남았어!
지난번에 견학차 들른적이 있지만 전혀 무게감이 달라!
벌써부터 긴장된다.. 어떡하지.
아참. 내 정신좀 봐. 346의 면접은 +1 일이니까, 그것도 대비해 준비해둬야만해.

그리고.. 765 면접당일날에 어떻게 준비를 해서 가야할까.

1. 이제는 익숙한 샬롱의 전문가에게 모든것을 맡긴다. [소지금 대량 소비, 매력 70]
2. 이가없으면 잇몸! 어떻게든 구한 정장과 어머니의 브로치로! [소지금 적당한 소비, 매력 60]
3. 요즘 젊은사람들은 면접때도 편한 차림이거든요? 예? [프리스타일, 소지금 소비 없음. 매력 46]


+1  주사위 [십의 자리와 일의 자리를 더한 값.]
+2, +3, +4 투표. 과반수대로 갑니다.


79

2 안정적으로 갑시다!

2

 

세상에! 내가 대기업 서류심사를 통과하다니! 이게 꿈이야, 생시야.
346의 면접은 16일 후니까.. 4일 후 765의 면접을 보고나서 12일 후라는거네.
시간은 나쁘지않은것같아.
나는 당일에 착용할 양복을 세탁소에 맡기도 나왔다.
4일 후, 765의 면접때 입고가야했으니까.
그리고 난 혼자가 아니다.
상자에 놓여있는 브로치를 바라보며 나는 스스로를 다독였다.
도와주세요, 엄마.

4일 후.
당일날이 되었다.
이렇게 정식으로 양복을 입고 바깥으로 나가는건 처음같네.
조금 어색하지만 이젠 익숙해져야하겠지.
두근두근 긴장하며 765 앞에 도착하자, 보여지는 것은 꽤나 많은 수의 대기자들.
아마 이들 모두가 면접을 보러 온것이 틀림없다.

"우오오오! 더블 바이 샙스!"

난데없이 근육을 자랑하시는 남성분도 있고..
세상은 넓구나.
그것보다 부끄러워서 저쪽을 못보겠잖아.

사람이 많기 때문인지 비교적으로 줄이 빨리 빠지기 시작했다.
대학교 입학할떄처럼 몇가지 질문만 하고 끝나는 형식같다.
그래도 이것까지 통과한다면 정말로 프로듀서가 되는거니까.
이왕 여기까지온 거, 최선을 다해야만 해.

"158번 카미죠 히미츠 씨."

코토리 씨가 줄을 서고있는 대기자를 호명했다.
라기보다 나였다.

"네, 넷!"

으으, 긴장해버린것 같아.
코토리 씨의 안내를 받아 들어간곳은 이미 한번 들어간 적이 있던 사장실.
즉, 회의실이었다.

그곳엔 아카바네 씨와 사장님, 리츠코 씨가 앉아있었다.

"아아, 편히 앉아도됩니다. 카미죠 씨."

사장님의 말씀에 따라 덩그러니 놓여있는 의자에 앉았다.

"3명의 심사위원인 만큼 1가지 씩 물어보고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아, 네!"

그리고 그들이 물어온 것은 다음과 같았다.

"당신이 상상했던 프로듀서의 일과 현장의 괴리감은 꽤나 클것입니다. 이에대해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  +1  "

"아이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2  "

"이제 발돋음하는 만큼 모르는 아이돌들을 스카우트 해야할수도 있습니다. 자신있습니까?"
"    +3  "


나는 그렇게 대답했고, 내 순서는 그렇게 끝이 났다.

+1  대답
+2  대답
+3  대답


"수고하셨습니다. 최종결과는 +4일 후에 알려드리죠."
"네."

+4  주사위 [십의 자리와 일의자리를 합한 값.]


포기하지않고 계속 나아갈 것이다. 그럴게 프로듀서는 그녀들을 위한 요정이니깐요

미소

자신은 없습니다. 하지만 두려움도 없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 위에 놓이게 된다면, 함께 나아가며 같이 성장하며 공백을 채워나가면 됩니다.

47


히미츠가 떠난 후-

사장은 드물게도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대답이 하나같이 걸작이구만. 어떤가."
"으음. 이상은 높지만 그것을 끝까지 끌고 갈수 있을까요."

현실적인 리츠코의 일침에 아카바네는 서류를 훑어보며 말을 꺼냈다.

"능숙도는 모르겠지만 10개정도의 외국어라니. 프로듀서 말고 다른 길을 갔으면 뭐라도 되었을지도 몰라."

나는 영어 하나로도 힘들었거든. 리츠코에게 은근스레 말하자, 그녀는 그당시 문서 번역이 떠오른 모양이다.  카미죠 히미츠는 팔방미인이 틀림없다.
하지만, 곧바로 아카바네는 미소를 지워내며 말했다.

"예전처럼 아이돌 시장이 과포화 되지않았다면 카미죠 씨를 망설임 없이 채용했을지도 모르지만 이제 아이돌들과 함께 커나가기엔 추격자들이 너무나도 크고 무섭지. 그것이 걸리는 부분이야."

나도 아이돌과 성장한 프로듀서로서 이제와서 무슨소리냐 싶지만 말이지. 하지만 그의 말에 리츠코도 사장인 타카기 까지도 별다른 토를 달지 않았다. 그의 말에 어느정도는 공감하고 있다는 뜻일터다.

"하지만 확실한 열정과 그녀가 지향하는 이상이 뚜렷한 만큼 프로듀서로는 100점만점에 100점을 주고 싶을정도에요. 기술적인 부분을 제외한다면 말이죠."
"하하. 리츠코군. 자네의 수완도 엄청나지않나. 류구코마치라는 유닛을 만들어내기도 했으니 말일쎄."

그들은 카미죠에 대한말을 이쯤으로 해두기로 했다. 곧이어 코토리가 다음 면접자를 들여보냈기 때문이다.

....
..
.

10일 후에 결과를 보내준다니..
12일 후에 346 면접이 있는데!?
만약에 붙는다면 다행이지만 떨어진다면 내가 과연 무사히 346의 면접을 볼 수 있을까?

부우웅-
시간은 놀랍도록 빠르게 흘러 10일이 흘러갔다.
결과가 나오는 날이구나.

아참. 문자가 왔으니까 봐야지.
혹시 하는 마음에 본 문자에는 역시나 결과가 들어있지 않았다.
그것도 그렇겠지. 대학교 합격 불합격도 문자로 통보하진 않는데, 회사에서 그렇게 발표할리가.
문자를 보낸 사람은 타케우치 씨였다.

'서류심사를 통과하신것 같더군요. 면접도 훌륭하게 보신다면 반드시 입사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답다면 그다운 짧고 정직한 내용에 나도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조금은 긴장이 풀렸을지도.

"좋아. 그렇다면 2일 후 346 면접을 어떻게 볼지에 대해서 생각해볼때네."

아, 그러고보니 오늘 편지를 확인 안해봤네.
허둥지둥 편지함을 확인하자 보란듯 봉투하나가 놓여져있었다.

765 프로덕션.
카미죠 히미츠 님 에게.

내 편지구나.
이 안에 결과가 있는거겠지.
그렇게 필사적으로 심호흡을 하며 뜯어낸 봉투 안에는-

+1, +2, +3  합격, 불합격 정해주세요. 과반수로 갑니다.

[살롱 예약비가 없으므로 346면접 의상은 자동으로 정장과 브로치입니다.]


80  짝수면 합격 홀수면 탈락

99 짝수면 불합격 홀수면 합격

축하드립니다.
귀하께서는 저희 765프로덕션에서 시행한 공채 시험에서 합격하셨습니다.
앞으로 귀하와 함께할 날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합격이라니!
너무 놀라면 소리조차도 못지르는게 사실이었구나.
하지만 아무리 보고 또 봐도 적혀있는 내용은 변하지 않았다.

'축하드립니다.
귀하께서는 저희 765프로덕션에서 시행한 공채 시험에서 합격하셨습니다.
앞으로 귀하와 함께할 날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346을 반드시 붙어야한다는 압박감에서 조금은 해방되었기 때문일까.
안도의 한숨이 이제야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아버지에게는 일단 346의 결과까지 보고나서 연락을 드리도록 하자.
만약에라도 346까지 붙어버리면 둘중 한군데를 선택해야하기도 했으니까.

엄마의 브로치를 착용했기 때문일까?
좋아! 346에서도 그대로 밀고 나가는거야!

그렇게 나는 오래간만에 푹잘 수 있었다.

2일 후.
당일 날이 되자, 타케우치 씨의 힘내라는 문자를 등에 업고서 346에 찾아갔다.
그리고 건물을 보자마자 느낀것은..

"크, 크다..."

엄청난 크기의 빌딩에 압도되어버릴것 같았다.
그리고 이 빌딩 어딘가에 타케우치 씨가 있을 수도 있다는거겠지.

면접자 수는 765때보다 더 많아보였다.
그 대신이라고할까 3명씩 들어가는 모양이다.

긴장감에 침조차 제대로 삼키지 못할때쯤이었다.

"32,33,34번 면접자분들께서는 이쪽으로 들어와주세요."

초록빛 제복에 한쪽으로 땋은 머리.
사무원으로 보이는데 뭐야 저 미모는!
아이돌이라고해도 믿겠어.

'나, 나같은 평범녀는 안되는 곳인걸까.'

그렇게 그녀를 뒤따라가고 면접장에 들어섰다.
대기업이니만큼 765와는 또다른 압박 면접이나 공격적인 면접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와 함께 들어가는 남성 두분도 나와 상태는 비슷한 모양이다.

"이마니시 부장님. 다음 면접자 분들입니다."
"아아, 수고했어요. 치히로 씨."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문을 닫는 치히로라는 분.
그 후, 무거운 공기와 공격적인 눈빛으로 우리들을 압도하는 좌,우의 사람들과 한가운데에서 동네 할아버지처럼 푸근한 인상의 한 신사가 우릴 반겨주었다.

"긴장들 할것 없습니다. 자, 이쪽에 앉아보시지요."

그의 말을 따르며 셋은 나란히 앉았다.
765처럼 1사람당 1가지 질문씩하고 그 대답을 듣는것으로 하는 모양이다. 다만 1:1이 아닌만큼 그 시간은 더 짧고 촉박하다.
앞선 두사람이 끝나고 내 차례가 돌아왔다.
내 이력서를 유심히 들여다보는 세사람.
그리고 그들에게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10가지나 외국어를 할줄 안다고했는데 실제로 원어민과 자유롭게 의사소통이 가능한 언어는 몇개인가? 일본어 제외 가장 자신있는 언어 3가지를 대어보게나."
" +1 "

"프로듀서와 아이돌의 관계를 이상적으로 잡았군. 하지만 이곳은 회사라네. 자네가 원하지 않든, 아이돌이 원하지않든 위에서 명령은 내려올지도 모르고 자네와 아이돌은 그것을 이행할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 +2 "

"우리들이 아이돌들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무엇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 +3 "


....
..
.

면접을 보고 나오자, 치히로라는 분이 우리에게 말했다.

"3일 후 결과를 통보해드리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싱긋 미소짓는 미녀 사무원을 뒤로하며 나는 집으로 되돌아왔다.


+1  대답
+2  대답
+3  대답


중국어 독일어 프랑스어

미소

믿음과 신뢰


"오늘 하루 수고하셨습니다. 이마니시 부장님."
"이야..요즘 젊은이들은 하나같이 빛이 나더군. 경제가 어렵다고해도 저런 인재들이 와주니 346도 이렇듯 날로 성장할 수 있는거겠지."

애연가인 그는 창문을 활짝열고 담배를 찾기 시작했다.
사내에는 별다른 흡연실이 구비되어있지 않은데다, 피기 위해선 1층까지 내려가야하는 수고스러움 때문이었다. 평소라면 안된다고 말했을 치히로도 참가자들의 이력서를 보며 고민에 잠겨있는 이마니시 부장을 바라보며 그 말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후우.. 늙은이에게 너무한 일을 주는구만."

뉴욕에서 머물고있는 손녀인 미시로가 이 업계를 물려받는다는 말이 회사 내에선 정설이 되어가고있다.
아직 그렇게까지 크지않은 규모고 장래성이 있는 사업부인만큼 실전 경험을 쌓게 하고싶은 회장의 생각인듯 하고, 그의 측근 중 한명인 이마니시 부장은 타케우치를 입사시켰다는 실적아래에 이번 대규모 공채의 면접관이 되어버린 것이다.

"어디. 그 손녀에게 어울릴만한 프로듀서가 있나 봐야할텐데."

타케우치도 재미있는 청년이었고, 실제로 그 미시로도 좋게 평가할만한 인재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몇명의 면접자들이 있었다.

"중국어, 독일어, 프랑스어를 원어민처럼 사용한다라. 외국 유학경험도 없는데 독학으로 이정도까지라니. 천재는 천재인가보군."

그녀 스스로는 잘 못느끼는 모양이지만 말이지. 그 외에도 회사 방침에서도 아이돌을 위해서라면 핵우산이 되어줄것이라고 말한 부분이나, 회사가 아이돌을 위해서 믿음과 신뢰를 보내줘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실로 웃음을 참기 힘들었다.

"이런 젊은이가 아직도 있었구만."

젊다는 것은 무모하다는 것과 같다지만 그 친구는 이번 면접이 아마 처음인것 같은데 너무 솔직해도 되려 독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예외일지도 모르겠군.'

그녀의 순수함과 이상과도 같은 것을 이 회사에서 유지할수 있을까?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녀는 능히 일류 프로듀서가 될것이 틀림없다.

'뭐, 아직 다른 후보들도 많으니까 천천히 생각해봐야겠지. 일단은 미시로와의 호흡보단 그 타케우치의 프로젝트를 도와줄만한 인성을 겸비한 사람을 뽑는것이 먼저인가.'

인성이 좋아도 인재가아니라면 그 손녀는 거침없이 목을 날릴테지만 말이야.
늘어가는 담배개피만큼 반대로 후보자들이었던 이력서는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민끝에 가려진 합격자는--


....
..
.

3일이 지났다.
부우웅-
'
면접은 잘 보셨는지요.'

문자가 왔다.
타케우치 씨에게는 괜찮다고 말은 했지만 765와는 비슷하지만 다른 느낌의 면접이었다.
가운데의 분은 내 대답이 재미있었는지 미소를 지어주셨다지만 양 옆의 면접관들은 약하지만 눈썹이 일그러지신것도 같았는데.. 내가 무슨 말실수라도 한걸까.

부르르릉-

오토바이 소리가 멈췄다가 멀어졌다.
우체국 아저씨인게 틀림없어.
나는 허겁지겁 편지를 들어올렸다.

346 프로덕션, 카미죠 히미즈 님께.

제대로 왔구나.
나는 떨리는 가슴을 감추지 못하며 집 밖이라는 것도 까먹은채 곧바로 개봉했다.
그리고 적혀있는 결과는--

+1 , +2, +3  합격/불합격을 기입해주세요. 다수결로 가겠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전 히미츠가 미시로 프로덕션에 붙었으면 좋겠군요. 고로 합격.

54 주사위가 3의 배수일 때 합격의 문이 1차로 열린다.

합격


"!?!!"

바깥인줄도 모르고 발을 동동구르는 나.
집안이었으면 온 집안을 뒹굴거렸을지도 모른다.
내가.. 내가 346에 합격했다고!?

그런데 시간이..
765든 346이든 한곳을 선택해야만했다.
내 몸은 당연히 하나였고, 가질 수 있는 직장도 한곳 뿐이다.
크기로보면 중소기업이지만 아이돌 업계의 선봉장이자 유학까지 다녀온 베테랑 프로듀서 아카바네 씨가 있는 765.
대기업이지만 이제막 아이돌 사업에 뛰어든 신참내기. 하지만 타케우치 씨와 카에데라는 아이돌의 기세가 여타 사무소를 꺾고 765만을 매섭게 따라붙는중인 346. 그리고 타케우치 씨 말로는 아이돌 프로젝트가 준비되고있다고 했었지.

객관적으로 보자면 대기업인 346으로 가는것이 옳겠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다.
내 장래에 관한 일이니만큼 아버지와 상담을 해봐야겠다.
코토리 씨든 타케우치 씨든 이 결정이 끝난후에 인사를 드리는것이 맞는 모양새인듯 했으니까.

나는 곧바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래간만의 전화로 간단히 안부를 물어본 후, 용건을 꺼냈다.
현재 765와 346에 합격을 해놓은 상황.
그리고 각 사무소의 사정과 상황.
모든것을 말했고 아버지께서 잠시동안 생각하시더니 하시는 말씀은--

+1, +2, +3  765/346    숫자로 투표해주세요. 최중요분기 이벤트네요. 다수결로 가겠습니다.


9 짝수면 765 홀수면 346이다.

6 위와 동일.

346

 

'346에 입사하는게 어떻겠느냐.'
"그렇네요. 여러 조건을 봐도 그렇고, 대기업 안에 자리잡아가는 부서에서 지금 타이밍에 입사하는것은 정말로 괜찮은것 같으니까요."
'다시한번 정말로 축하한다. 대기업에 입사하다니. 꿈만같구나.'

나도 꿈같은데 아버지는 오죽하실까.
첫월급을 타게되면 꼭 아버지를 모시고 맛있는거 사드려야지.

나는 곧바로 잠시 망설인 후, 코토리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 카미죠 씨! 결과는 어떻게 되었나요? 리츠코도 아카바네 씨도 사장님도. 모두 제대로 확저오디기 전에는 결과를 알려주지 않는다고해서요!'

정말 너무하지않아요? 기다렸다는듯 말을 꺼내는 코토리 씨에게 잠시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공과 사는 구분해야했으니까.

"혹시 사장님 계신가요?"
'아, 네. 바꿔드릴까요?'
"부탁드릴게요."

잠시 후 사장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흐음. 카미죠 씨군요. 무슨일로..'
"사장님. 정말 죄송하지만 저는 346으로 가겠습니다."

내 말에 잠시동안 침묵을 지키던 사장님은 사람좋은 웃음소리를 내시며 답해주셨다.

'죄송할것이 무엇이있겠습니까. 저였어도 카미죠 씨처럼 했을겁니다. 더 좋고 훌륭한 직장이 있다면 그곳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너무 신경쓰지 마시지요.'
"사장님.."

마치 가족과도 같이 걱정해주고 충고를 해주는 사장님 때문에 나는 조용히 눈물을 삼키며 전화를 듣고있을수밖에 없었다.

'지금 이자리엔 없지만 리츠코 군이 많이 기대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그 아이도 충분히 이해해줄겁니다. 어엿한 성인이니까요. 아카바네 군은 제대로 카미죠 씨를 키우겠다고 했는데. 아이돌 보는 눈보다 프로듀서를 스카웃하는것이 더 힘들줄은 몰랐습니다. 하하하. 뭐, 농담은 이쯤하도록 하지요.'

그는 잠시 목소리를 정돈한 뒤에 말했다.

'경쟁사라는 것을 제쳐놓고서 축하드립니다, 카미죠 씨. 앞으로도 좋은 관계가 지속되길 바랍니다. 바쁘시겠지만 가끔씩 우리쪽 아이들도 봐주시길. 하하하!'
"네..감사합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그가 보지는 않지만 나는 그대로 90도로 인사하며 핸드폰을 끊었다.
친구운은 조금 모자랐을지언정 사회에서 쌓아올린 인연은 하나같이 소중하고 나에게 햇빛같은 존재들이다.
모두 빠짐없이.

한동안 격해진 마음을 진정시킨 후, 나는 타케우치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인간은 변덕의 생물이라고 했던가.
아까까지 우울했던 마음은 어느새 사라지고 나는 기쁘고 격앙된 마음으로 타케우치 씨가 전화받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타케우치 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타케우치 팀장님. 346 프로덕션 신입 프로듀서 카미죠 히미츠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크게 숨을 삼키는 소리가 났다.
옆에서는 익숙한 목소리라면 익숙한 목소리인 카에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 전화에요 프로듀서 씨?'

그녀의 목소리를 뒤로하며 타케우치 씨가 답했다.

'네! 잘 부탁드립니다!'
'프로듀서 씨도 웃을 줄 아셨네요? 후훗. 그렇게 웃으면 우수해요.'

카에데는 아..아저씨 개그도 하는구나.
그래도 기쁜듯 한동안 축하한다는 말만 계속 말하던 타케우치 씨는 시간에 늦겠다는 카에데의 현실적인 말에 떠밀려 전화를 끊게되었다.
뭐, 망상이겠지만 타케우치 씨의 반응을 보면 마치 내가 오기만을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던것 같은 착각이 드네.

나는 한동안 멍하니 집에 앉아있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사람이 정말로 기분이 좋으면 미친사람처럼 뜬금없이 헤실헤실 거린다는 것이다.
바로 나처럼.
아~ 기분좋구나!

346에 확인통보를하자 1주일 후 신입연수를 받으러 오라고한다.
그것을 받고나서 출근하면 나도 어엿한 프로듀서가 되는거다.

히힛.

"잘자요!"

듣는이는 없지만 괜스럽게 하는 대사.
나는 곧바로 잠들었다.
내 다가올 346 프로듀서 생활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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