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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R ETERN@L BLUE』 -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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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14, 2017 21:28에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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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이 있습니다."

 

타카네를 따라 이동한 지 시간이 좀 지났다. 그 결과, 일명 란스의 수해라는 거대한 숲에서 밤을 보내게 된 모두. 치하야는 모닥불 근처에 앉아있는 타카네를 바라보며, 따지는 듯한 어조로 말을 걸었다.

 

"네. 말씀해주세요."

"이 곳은 항구 마을 달튼으로 향하는 길이 아닌 걸로 보입니다만."

"아, 그러고보니 그렇네. 달튼은 서쪽에 있다는데 여긴 북쪽이고."

 

근처에 앉아, 벌써 잠든 이오를 무릎에 앉혀두고 있던 하루카가 동의를 표했다. 타카네는 예상했다는 듯 자연스럽게 답변을 해주었다.

 

"우리가 달튼으로 향했을 거라는 건, 히비키라면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을 겁니다. 바로 붙잡히고 말겠지요. 그래서 다른 루트를 선택했을 뿐입니다."

"그렇습니까."

 

치하야는 유심히 타카네를 살폈다. 다행히, 거짓말은 아니다. 의문도 풀렸다. 더 이상 용무가 없어진 치하야는 그들과는 다른 곳으로 몸을 틀어, 캄캄한 어둠을 눈에 담았다.

 

"치하야쨩, 자두는 게 좋아. 불침번이라면 나하고 타카네 씨가 설테니까."

"그렇습니다. 혹여 무슨 일이 생기거나 하면 바로 깨우도록 하죠."

 

두 사람은 치하야에게 휴식을 권유했다. 얼마 있지도 않은 예능력을 단번에 너무 많이 소모해버렸으니 그에 따르는 게 합당했다. 의도하지 않아도, 스르륵 감기려는 두 눈. 하루카가 그대로 깜빡 졸아버릴 것 같은 치하야를 보고는 급히 두르고 있던 망토를 벗어 바닥에 깔았다.

 

"자, 이 쪽이야."

 

치하야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얼마 없는 망토의 면적에 최대한 몸을 구겨넣었다. 어느덧 자기 머리 위에 놓여있는 이오에 닿지 않게 조심하면서 자세를 적당히 조정하는 사이, 주변에서 불침번의 순서를 정하는 말소리가 들려왔다.

 

"하루카가 먼저, 그 다음이 저. 마지막은 이오입니까."

"네. 치하야쨩, 꽤 피곤해보이니까 푹 자게 놔두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그러도록 하죠. 먼저 수고해주십시오."

"에헤헷, 맡겨주세요."

 

그렇게까지 피곤한 건 아니니까, 나중에라도 불침번을 맡을 수 있다. 치하야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잠깐 거스르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수마가 전신을 격하게 짓눌렀기 때문이었다. 결국, 치하야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

 

"마을은 맑은 빛깔♪ 마음도 활짝 개여- ♪ "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걸까. 뒤척이는 일 없이 새우잠을 자고 있던 치하야는, 지척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이끌려 살며시 눈을 떴다. 아직 흐릿한 시야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주변은 아직 어두웠다.

 

아직, 밤인가. 점점 명확해지는 치하야의 시선이, 이따금 타닥거리는 소리를 내며 여전히 타오르는 모닥불로 향했다. 그리고, 바닥에 편히 앉아 노래를 즐겁게 흥얼거리는 소녀에게로 이동했다.

 

"언제나 웃으면서- 지낸다면 좋겠네 ♪ "

 

치하야는 들어본 적 없는 노래였다. 그런데 어째서일까. 잠깐 귀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아주 그리운 기분이 들었다.

 

"주위 같은 건 신경쓰지않고- 나는 나답게 오늘도♪"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원 노래와는 조금 다른 것만 같은 불안한 음정. 소녀, 하루카의 노래는 솔직히 잘 불렀다, 라고는 평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하루카는 노래, 좋아하는 건가요."

 

치하야는 반쯤 몸을 일으키며, 소녀를 불렀다. 그 안에 담긴 포근함을 전부 부정할 수는 없었다. 치하야가 일어나는 걸 본 하루카는 순간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곧 얼떨떨한 미소와 함께 치하야를 맞이했다.

 

"앗, 미안해. 내가 깨워버리기라도 한걸까."

"괜찮습니다."

 

아직 만전의 상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다시 잠을 청해야할 정도는 아니었다. 치하야는 뻐근한 어깨를 움직이며, 조금 남아있던 피곤함마저 억지로 날려보냈다. 그러고는 완전히 자리에 일어나, 하루카한테 다가갔다.

 

"응? 왜 그래? 혹시 자기가 불편하다던가....."

 

하루카는 치하야를 올려다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치하야는 고개를 크게 내저었다. 하루카가 영문을 모르고 두 눈을 깜빡이자,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에?"

 

언제까지나 이들에게 의지할 수는 없었다. 치하야는 비어있는 자리를 가리키며 보충 설명을 했다.

 

"저는 적절한 휴식을 취했으니 이젠 하루카 당신이 쉴 차례입니다. 어느 한 쪽만 계속 밤을 지샐 수는 없을테니까요."

"아, 그거라면.....괜찮아. 나, 아직 졸립거나 하지 않으니까. 거기다 타카네 씨하고 이오가....."

"저 혼자 열외라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비록 원했던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같이 행동하게 된 이상 저도 책임을 져야할 것입니다."

 

하루카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치하야가 딱 잘라 말했다. 하루카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렸다.

 

"채, 책임이라니.....그런,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

"어찌되었던 간에, 앞으로의 여정을 생각하면 미리 휴식을 취해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자기를 생각해주는 말에, 하루카는 고마움을 느꼈다. 비록 그것이 다소 강요에 가까운 딱딱한 말투였긴 해도, 겉치레는 결코 아니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도. 하루카는 자기를 무섭게 내려다보는 치하야에게 진땀을 흘렸다. 저래서야 도로 자라고 설득할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그 말대로 따르기는 싫었다. 본인은 모르는 것 같아도, 하루카가 보기에 치하야 쪽이 좀 더 쉬어둘 필요가 있었다.

 

"아, 아하하.....그, 그렇지. 치하야쨩 아까, 노래 좋아하냐고 했었지?"

 

바로 위에서 내려꽂히는 날카로운 시선이 너무나 부담스러웠던 하루카는, 치하야가 좀 전 일어나면서 했던 말을 떠올리고는 그 쪽으로 급히 대화의 방향을 바꾸었다.

 

".....그렇습니다만."

 

다행히도, 치하야는 바로 그 쪽을 덥썩 물어버린 것 같았다. 혹시라도 다시 추궁이 돌아오기 전에, 하루카는 서둘러 그 쪽으로 완전히 쐐기를 박기로 했다.

 

"응, 맞아. 나, 노래 정말 좋아해. 부르는 것도, 듣는 것도."

"그렇군요."

"그러고보니 치하야쨩은, 노래 엄청 잘 부르네. 푸른탑에서도 조금 들었긴 했지만, 전에 그 히비키 씨랑 싸울 때 불렀던 노래는 정말 대단했어."

 

어떻게 다양한 노래를 자유자재로 부를 수 있는 거야? 거기다 무척 잘 부르기까지! 싸우는 것만 아니었더라면, 그 자리에서 쭈욱 듣고 싶었을 정도라니까. 하루카는 초록빛 두 눈을 반짝이며 정신없이 떠들어댔다. 치하야는 거기에 끼어들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다가, 겨우 하루카의 말소리가 잦아들 쯤에 작게 입을 열었다.

 

".....감사합니다."

 

다물고 있는 편이 좋았던 걸까. 치하야는 뒤늦게 후회하고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두었다. 하루카는 그런 치하야를 바라보며 미소짓고는 자기 옆 자리를 두들겼다. 치하야는 순간 멈칫하다가도 그 신호에 순순히 따라 나란히 앉았다.

 

서로를 마주보는 일 없이, 모닥불을 바라보는 둘. 그 뒤로 이어지는 잠시만의 침묵.

 

"저어, 질문이 있습니다."

"응? 뭔데?"

 

일렁이는 불꽃을 바라보던 치하야가 그 침묵을 깨트렸다. 하루카는 옆을 돌아보는 일 없이 목소리만으로 긍정을 표시했다.

 

"방금 그 노래는, 뭔가요? 루나의 민요입니까? 저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노래군요."

"아, 그거라면 미우라 님의 노래야."

"네?"

 

치하야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미우라는, 자기가 알던 그 사람은 이런 노래를 불렀던 적이 없었다. 하루카는 치하야가 속으로 놀라고 있는 것을 모르고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아주 오래된 고문헌 속에서 발견한거야. 가장 좋아하셨던 노래였대!"

".....그렇, 습니까."

 

치하야는 머릿 속에서 그 노래의 멜로디를 재생해보았다. 밝고, 경쾌한 느낌. 조금 불안정해도 못 들어줄 정도는 아니었다. 적어도 72% 이상, 한 83%까지는 원 노래에 근접해있는 것 같았다.

 

그 사람이 이런 노래를 불렀을 리는 없는데. 이런 노래를 가장 좋아할 리는 없을 텐데.

 

기억 속에 남아있는 미우라에 대한 정보들과는 맞지 않는 정보가, 새롭게 들어와버렸다. 과연 그게 사실일까 아닐까. 그걸 검증해보기도 전에, 하루카가 치하야에게 말을 또 걸었다.

 

"이 쪽도 치하야쨩의 노래는 처음 들어봐. 아니, 우리 루나 사람들은 아마 전부 치하야쨩의 노래를 모르고 있을 걸? 그건 무슨 노래야?"

 

치하야는 눈만을 움직여 하루카의 얼굴을 살폈다. 반짝이는 초록색 눈에는, 호기심과 기대감이 잠들어 있었다. 치하야는 입을 몇 번 달싹이다가, 꾹 다물어버렸다. 굳이 알려줄 필요는, 없었다.

 

"미안, 내가 괜한 걸 물어본 걸까....."

"....."

"그, 그게 있지. 그 때 치하야쨩은, 정말 미우라 님 같았어. 아, 아직 만나본 적은 단 한 번도 없긴 한데.....아하하, 이제 곧 만나러 가니까 괜찮을까나. 하여튼 그 노래는, 정말 굉장했다니까."

 

하루카가 쏟아내는 말은, 전부 진심이었다. 아주 오랜만에 접하는 순수한 호의. 치하야는 능숙하게 받아내지 못하고 그와 정반대로만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보니 미우라 님은 과연, 어떤 톱 아이돌이었을까?"

 

상냥하고, 밝고, 아름답고, 노래를 좋아하고, 또 노래도 잘하고. 하루카는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가만히 읊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걸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직접 만나보는 게 가장 좋은 걸까나.

 

".....상냥한 사람이었습니다."

 

그걸 조용히 듣고 있었던 치하야는 밤 하늘 저 멀리, 여전히 푸르게 빛나고 있는 별을 올려다보고는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것은 하루카가 알고 있는 것과, 자기가 알고 있는 것 중에서 가장 공통되는 점이라 생각되는 것이었다.

 

"에...."

 

하루카가 놀라서 옆을 바라보았다. 치하야는 푸른별에서 모닥불에게로 시선을 떨어트리고는 말을 아꼈다.

 

"치하야쨩은 그, 미우라 님의.....친구, 였던 거야?"

 

치하야는 고개를 저었다.

 

"그럼?"

"그 이상 그 쪽에 말해줄 필요는 없습니다."

 

치하야는 언제나 그랬듯, 단호하게 선을 그어버렸다. 이대로 대화를 끝내고 싶지 않았던 하루카는 다른 화제를 찾아 질문을 던졌다.

 

"저기 있잖아, 치하야쨩도 노래 좋아해?"

 

아니. 하루카는 급히 숨을 삼켰다. 굳이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나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노래를 좋아하지 않을 리는 없을 것 같았다.

 

"제게 있어서 노래란.....전부, 였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예상과는 달랐다. 하루카는 잠깐 생각에 잠겨있다가, 곧 다시 입을 열었다.

 

"있지, 괜찮다면 노래 하나만 불러주지 않을래?"

"무슨 이유로?"

"그냥, 듣고 싶어져서. 싸울 때만 노래를 들을 수 있다니, 그건 좀 아깝지 않을까."

 

그 말에 치하야는 다시 모닥불에 시선을 두더니, 몇 번 숨을 고르고는 노래 한 곡조를 뽑아내기 시작했다.

 

"먼 거리에서 온 이방인, 당신의 눈동자는 무엇을 보고 있나요♪"

 

그건 이 루나에 있는 노래하고는 물론이요, 전에 들었던 것하고도 달랐다. 유달리 쓸쓸한 음색, 그와 어울리는 가사에 하루카는 조용히 눈을 감고 몸을 맡겼다.

 

"끝없는 머나먼 세계? 꿈이 기다리고 있나요?"

 

아직 새까만 밤, 인적없는 숲 속에서 가늘게 울려퍼지는 이방의 노래.

 

"분명 떠나가요, 여기서부터 어딘가 먼 곳에....."

 

하지만 그 노래는 중간에 끊기고 말았다. 하루카는 아쉬움이 담긴 눈빛으로 노래를 멈춘 이를 돌아보았다. 치하야는 고개를 숙여 바닥을 내려다보고는 작게 중얼거렸다.

 

"선곡을 잘못 했군요. 이 노래는, 여기서 부를 것이 아닙니다."

"그래? 아주 특별한 노래인가보네."

 

치하야는 그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하루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지 않겠습니까?"

"응?"

 

대신, 다른 쪽으로 화제를 돌렸다.

 

"지금은 따돌리는데 성공했긴 하지만, 언제 또 그 사람이 우리를 쫒아올지 모릅니다. 단단히 벼르고 있는 모양이니, 다음에는 무사히 끝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말하는 중간부터 다시 할 필요 없는 말을 해버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멈출 수 없었다. 왜. 어째서. 하루카를 걱정할 필요는 없는데. 한다면, 자기를, 아니 자기에게 주어진 사명을 이룰 수 있는지 없는지를 걱정해야할텐데.

 

푸른별의 재생.

 

그것이야말로 내가 바라는 것, 내가 해야할 것.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

 

치하야는 짊어지고 있는 사명의 무게를 어떻게든 실감하려고 애를 썼다.

 

"괜찮아. 착각하고 있는 그 사람이 나쁜 거인 걸. 나는 꼭, 치하야쨩하고 같이 가고 싶어. 미우라 님을 만나러."

 

하지만 그 때, 하루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치하야는 두 눈을 몇 번 깜빡이더니, 한숨을 푹 쉬었다.

 

"단순히 내버려둘 수 없다, 그것만으로 모든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것입니까?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나한테 있어서, 그 편이 더 즐거울테니까."

 

아니, 나 뿐만이 아니라 이오한테도. 어쩌면, 타카네 씨한테도. 하루카는 그렇게 말하며 씩 웃었다. 치하야는 미동도 없이 똑바로 누워있는 타카네와, 망토 위에서 세상 모르게 잠든 이오를 순서대로 바라보고는 다시 하루카를 응시했다. 그 이유도, 이해할 수 없는 건 마찬가지. 그리고 또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적어도, 이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은데요."

"이오는 조금 솔직하지 않은 것뿐이야. 전에 치하야쨩이 쓰러졌을 때만 하더라도, 무지 걱정했었어."

 

하루카는 킥킥 웃음을 터트리더니, 입가에 급히 손을 가져다대고는 소근거리며 말했다.

 

"방금 그거, 이오한테는 비밀이야."

"네, 뭐 그렇다면야....."

 

하루카가 말하는 것에는, 거짓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것은 단순한 그 쪽이 그렇다고 단단하게 믿고 있을 뿐인가. 아니면, 정말로 그렇다는 건가. 과연 어느 쪽인지 알 수 없는 채, 치하야는 목에 걸려있는 크고 둥근 메달을 만지작거렸다.

 

"치하야쨩."

"네."

 

하루카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 쪽으로 향했다. 하루카는 치하야를 불러 전부터 은근 신경 쓰이던 그 물체의 정체를 물었다.

 

"선물 받은 거에요."

"선물!? 누구한테!?"

 

하루카가 그대로 튀어나갈 듯이 어깨를 들썩였다. 괜히 말해버렸다. 치하야는 후회했지만 그렇다고 없던 걸로 할 수는 없는 법이었다. 하루카는 본 적 없는 목걸이에 시선을 고정시키며 대답을 기다렸다.

 

".....푸른별의 사람들한테서."

"그렇구나.....앗, 그럼 혹시 지금 푸른별에는 치하야쨩 말고도 다른 사람들도 살고 있는 거야? 다들 어때? 치하야쨩처럼 이상한 옷 입고 있거나 그래?"

 

마구 쏟아지는 질문에, 치하야는 얼굴을 굳히고는 짧게 답했다.

 

"저 혼자였습니다."

 

그 말에 하루카의 눈이 커졌다. 저 담담해보이는 목소리에는 아주 무겁고도 슬픈 마음이 실려있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뭔가 사정이 있었던 게 분명해. 나, 그만 저 애의 아픈 곳을 찔러버리고 만걸까.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한참 고민하던 하루카는, 검은 하늘을 수놓고 있는 푸른별을 올려다보고는 중얼거렸다.

 

"그렇구나.....혼자여서, 외로웠겠네."

"......"

 

거짓말은 할 수 없었다. 치하야는 메달을 쥔 손을 풀어버리고는, 조용히 하루카와 같은 곳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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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지~는 전개. 언제쯤 초반부 탈출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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