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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R ETERN@L BLUE』 -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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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11, 2017 00:08에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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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있잖아. 좀 전에 타카네가 할 말이 있다고 했는데, 뭐였을까?"

 

치하야를 찾아서 마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닌지 몇 시간이 지났을까. 쭈욱 하루카 곁에서 걷고 뛰고 하던 이오가 도로 품 안으로 뛰어들며, 그렇게 물었다.

 

".....글쎄?"

"원래라면 서로 볼일이 끝났으니 작별하는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음, 그도 그렇네. 치하야쨩은 저주가 다 풀렸고, 타카네 씨는 딱히 보수는 안 받으신다고 하고. 이제 헤어져야할 시간이긴 하지."

 

잠깐 앉아서 쉬고 있던 하루카가 이오를 안은 채 벌떡 일어났다. 타카네가 왜 그러는 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가장 급한 게 남아있었다.

 

"하아.....대체 어디로 가버린 걸까. 설마 벌써부터 이 마을을 뜬 건 아니겠지."

"서, 설마....."

 

세상에, 그렇게 돌아다녔는데도 아직도 치하야를 찾지 못했다. 관련된 이야기만은 이것 저것 들었지만서도.

 

검은 옷을 입은 여자아이? 아아, 그 어딘가 모르게 쓸쓸해보이는 아가씨. 슬쩍 지나가는 건 봤는데. 어디로 갔냐고? 몰라.

아, 그 녀석이라면. 미우라 님을 만나러가야한다고 안달이 나 있던데. 어디 신단 녀석 아니야? 이 쪽은 그런 거 모르니까, 전혀 대답해줄 수는 없었어도.

치하야? 아 그 괴상한 검은 옷을 입은 애. 그 애라면 좀 전에 저기서 풀밭을 보고 있었던 것 같아. 나참, 뭐가 그리 신기하다고 보고있는 건지. 여기가 아무리 사막이라도 그렇지, 그런 게 하나도 없을 줄 아나.

아- 젠장. 뭐야 그 여자. 하필 저기 구석에서 오즘싸고 있는데 마주쳐서는.....젠장, 나를 더럽다는 눈길로 쏘아보곤 가버렸어. 열불나 죽겠네!

 

아침 내내 돌아다녀도 이 이상의 성과는 없었다. 결국 하루카와 이오는 도로 술집에 들어가보기로 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 다 재치고 그 주인장과 대화한 끝에, 의외로 간단히 치하야의 행방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다.

 

"아, 그 아가씨. 신단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던 모양인지 자꾸 미우라 님과 만나는 방법을 묻길래, 저기 촌장님한테 가보라고 알려줬어. 우리 마을 촌장님은, 뭐든 알려주거든. 대신에, 그만큼 돈을 받긴 하지만야."

 

처음부터 이 쪽으로 와볼 걸 그랬나. 하루카는 지금까지 헛고생한 게 아닐까하고 조금 후회하면서도, 그래도 아예 정보를 얻지 못하는 것보다는 나았다는 생각으로 밝게 웃었다.

 

"아....그랬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 그럼 보답으로 이 아저씨한테 뽀뽀?"

 

라파 사람들은 다 좋은데, 아니 실은 좋은 점은 별로 없지만. 하여튼 그 중 저런 게 제일로 나빴다. 하루카와 이오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술집을 나서는 걸로 대답했다. 하하, 뻥이야. 귀여운 리본 아가씨라는 말이 늦게서야 귓가를 스치고 지나갔지만, 그걸로 나아질 기분은 아니었다.

 

촌장의 집은 딱히 다른 이들에게 수소문 하지 않아도 금방 알 수 있었다. 라파 마을의 맨 꼭대기에 세워져있는 2층 저택. 신전과는 다른 의미로 라파답지 않은 건물이었다. 술집에서 나오는 즉시 이오를 안고 그 쪽으로 달려갔던 하루카였지만, 들어가기 직전에 그 발걸음을 멈췄다.

 

"왜 그래? 빨리 안 들어가고."

"우, 우리.....이런 데, 들어가도 되는 걸까?"

"니히히, 뭐야. 하루카는 겨우 이런 곳 가지고 쪼는 거야?"

 

이런 건 잘 사는 축도 못 들어. 이오는 자신만만하게 외치고는 하루카 대신 저택의 문을 두들겼다.

 

"네, 들어오세요."

 

이렇게 된 이상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하루카는 골렘도 부럽지 않을 딱딱한 움직임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혹시 메이드 지원하러 왔어?"

 

통로에는 자주색 메이드 복 차림의 여성이 있었다. 처음 들어오라고 말한 사람인 그녀는 하루카를 보고는 그렇게 물었다.

 

"네? 제가요?"

"어머 그러니? 그 쪽도 아닌가보네."

"그 쪽도 아닌가보네, 라고 하는 건 혹시 전에 여자아이가 다녀간 적이 있었나요?"

 

하루카가 급히 물었다. 그러자 그 메이드는 한 쪽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더니, 주위를 살피고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실은 말이지, 검은 옷을 입은 여자애가 왔었거든. 촌장님을 만나보고 싶다길래 보내줬더니, 잠시 후에 우리 쪽으로 와서 그만 메이드가 되었지 뭐니!"

"엑, 그, 그게 정말인가요!?"

 

하루카는 말도 안된다는 표정으로 메이드를 바라보았다. 이오는 그 말에 잠깐 메이드 복장을 한 치하야를 상상하고는, 고개를 돌리고 큭큭 거렸다.

 

"촌장님께 정보를 들은 건 좋은데, 돈이 없댄다! 그래서 잠깐 일해줘서 할당량을 채우고 가버렸어. 그 애, 일은 정~말 못해서, 우리 쪽 입장에서는 빨리 나가주었으면 했지만."

 

메이드도 끝에가서는 그만 깔깔 웃어버리고 말았다. 그에 하루카도 어색한 웃음으로 답하며 그 뒤의 행방을 물었다.

 

"그럼 지금쯤은 어디로 가버렸을까요?"

"그렇게 찾고 있는 걸보니, 둘이 무슨 친구라도 되는 것 같구나."

"그, 그런 거죠, 뭐."

 

친구, 라고 하기에는 아직 거리가 있는 관계였지만, 하루카는 대충 둘러대었다.

 

"그런 칙칙한 애랑 친구라서 너도 참 고생이겠다, 얘."

"그래서 어디 있는데? 우린 빨리 그 녀석을 찾아야한다고!"

 

지지부진한 회화를 듣고 있던 이오가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어머~ 얘! 인형인 줄 알았는데, 말도 하네!"

"그러니까-!"

"넌 어디서 왔니? 뭐하는 애고?"

"부탁이니까 제발 그 녀석이 있는 곳을 알려주기만 해....."

 

끝이 보이지 않는 대화를 겨우 헤쳐나간 끝에, 하루카와 이오는 이제서야 치하야의 마지막 행방을 알 수 있었다. 치하야는 모래선이 오고가는 항구 쪽으로 갔다는 듯 했다.

 

.....

 

어느덧 시간은 해질 무렵이 되어있었다.

 

"치하야쨩!"

"치하야!"

 

메이드가 알려준 대로, 항구로 가보니 검은 옷을 입은 소녀가 드디어 눈에 보였다. 하루카와 이오는 소녀의 이름을 있는 힘껏 부르고, 손을 크게 흔들며 그리로 달려갔다.

 

"윽, 우와악!"

 

쿠당.

 

그 과정에서 하루카는 넘어지고, 이오만이 치하야한테 도착했다.

 

"겨우 찾았다! 치하야도 참, 이런 데 있었구나!"

 

걱정했었잖아! 이오는 빔을 쏘는 대신 마음을 담은 말들만을 두다다 쏟아내었다. 자기를 부르는 소리에 진작부터 돌아보고 있던 치하야는 그걸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아야야.....치하야쨩, 어딜 그렇게 돌아다녔던거야. 아, 그렇지. 이제 몸은 괜찮아?"

 

하루카가 까진 무릎을 툭툭 털고 치하야한테 다가갔다. 치하야는 그제서야 살짝 입을 열었다.

 

"네. 원래만큼은 아니지만요. 그렇다 해도 신기하군요. 아무리 신관이라는 존재들이 미우라의 힘을 빌려온다고 하나, 그게 저주를 풀 수 있을 정도가 된다는 게....."

 

그러고는 다시 등을 돌렸다. 뜨뜻미지근한 모래바람에, 치하야의 가는 어깨를 덮는 검은 케이프가 조금씩 흔들리고, 푸른 기 도는 머리카락 또한 휘날린다.

 

"불가사의한 세계.....아무 질서도 없는 어수선한. 그러면서도 따뜻함이 느껴지는......"

 

여기가, 인간이 사는 대지.....미우라가 만든 세계. 치하야는 처음, 푸른탑을 나와 정원에 서 있을 때를 떠올려보았다. 고요하고, 차분하고. 조파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아무 잡음도 없었던 그 곳. 이 라파라는 마을은 그와 완전 정반대.

 

그리고 이 루나라는 세계에는, 푸른탑에 가까운 곳보다는 이 라파에 가까운 곳이 많은 것 같았다.

 

그것이 몹시 이상하고, 불쾌하고, 싫다.

 

그런데 또 묘하게 기분을 들뜨게 하는 것이 있다.

 

치하야는 발 밑에 있는 이름모를 들꽃을 내려다보았다. 그리 화려하지는 않은 것. 아마 이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을 법하게 생긴 것.

 

그러나, 얼어붙어버린 푸른별에서는 어떻게 해도 볼 수 없는 것.

 

"치하야쨩."

"저는, 미우라와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을 뿐입니다."

 

치하야가 다시 석양을 등지고, 하루카 쪽을 바라보았다.

 

"그런 건 우리들하고 같이 다녀도 찾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그럴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치하야는 하루카에게 작별을 고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하루카. 저는 이제 가야만 합니다."

"가겠다니? 너 혼자 미우라 님을 만나러 가려고?"

 

이오가 치하야 바로 앞까지 쪼르르 뛰어왔다.

 

"네."

"잠깐! 미우라 님이 어딘지도 모르는데 혼자 가겠다는 거야?"

".....성도 펜타그리아. 여기서 서쪽에 있는 달튼이라는 항구마을에서 미우라가 있다는 그 도시로 통하는 배가 있다더군요."

 

치하야는 하루카 일행이 타카네한테 들었던 것보다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입에 담았다.

 

"치하야쨩, 그럼 아까 촌장님 집에 간 건......"

"조금, 푸른별의 아이돌 후보생으로서는 맞지 않는 일을 했습니다만, 덕분에 귀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해버린 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무시하기로 하자. 치하야는 정말로 꺼내야 할 말을 마지막으로 입에 담았다.

 

"잘 있어요. 신관, 타카네하고 고고학자 리츠코에게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주시길."

"기다려!"

 

방금이라도 등을 돌리려던 치하야에게 하루카가 뛰어들어 그 팔을 붙잡았다.

 

".....어째서입니까? 저는 저주가 풀리면 혼자서라도 갈 의향이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랑 같이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도 말했잖아."

"그러나 좋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앗, 정말! 어차피 같은 목적을 위해 행동하는 거잖아! 그럼 같이 행동하는 게 여러모로 좋지 않겠어? 나한테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이오까지 치하야의 다리에 달라붙었다. 치하야는 곤란한 얼굴로 고개를 몇 번 가로로 저었다.

 

"어쩌면 같이 행동해서 얻는 이익보다, 저랑 같이 해서 얻는 불이익이 더 클 수도 있습니다. 죄송하지만 그 쪽은 다른 루트를 선택해주길 바라는 군요."

"불이익이 커도 좋아. 같이 가고 싶어."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당신은 왜 굳이 저랑 동행해야하는 겁니까?"

"그, 그건....."

 

하루카가 망설이는 사이, 치하야가 잡힌 손을 빼려고 했다. 하지만 하루카는, 그렇게 놔두지 않겠다는 듯 팔을 더욱 단단하게 잡았다.

 

"있지, 나.....널 처음 봤을 때부터.....뭔가 내버려둘 수 없다고 생각했어."

"고작 그런 이유로 저랑 동행했다간, 어떤 위험과 마주할 지 모릅니다."

 

잠깐, 내가 지금까지 무슨 말을? 치하야는 당황했다. 도움을 받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 사람을 걱정해줄 필요는 없었다. 도움에 대한 감사는 표했으니까. 거기다, 사실은 이 순진하고 착해빠진 인물을 최대한 이용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쪽이, 미우라와 만나는데 더 유리했다.

 

"우리들이 함께라면, 그 위험도 넘어보일 수 있다고 생각해."

 

치하야의 말에 하루카는 그렇게 말하며 방긋 웃었다. 치하야는 그 웃음을 보면 안될 것 같아 고개를 숙였지만, 거기에는 이오가 버티고 있었다.

 

"하루카가 그렇대잖아. 너도 정말 어지간히 고집 부리지 그래."

"....."

"그렇지, 타카네가 우리들한테 할 이야기가 있댔어. 혼자 갈지 우리랑 갈지 결정하는 건, 우선 그 이야기를 듣고나서 결정해보는 게 어때."

"저에게는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저주를 풀어준 사람의 부탁을 매정하게 거절할 생각?"

 

그 말에 치하야는 하루카와 이오를 더는 떼어놓을 수 없게 되었다.

 

".....어쩔 수 없군요."

"니히힛, 그래. 그렇게 나와주셔야지."

"그러고 있으니 뭔가 우리들, 굉장히 나쁜 사람 같지 않아?"

"조용히 해."

 

조금 망설이던 치하야가 고개를 끄덕이려는 순간이었다.

 

"네가 그 치하야로구나."

 

돌연 뒷편에서, 대화하고 있던 셋 모두가 들어본 적 있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당신은....."

"한참 찾고 있었다고.....마왕!"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미우라 신단의 백기사, 히비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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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마왕(?)과 용사(?)의 대면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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