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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무라 우즈키는 다시 17세로 되돌아간다 - 3

댓글: 5 / 조회: 678 / 추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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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09, 2017 18:49에 작성됨.

- 3 【시마무라 우즈키는 반가운 사람과 처음 만난다】

한 번 아이돌을 포기하고 살아가던 시마무라 우즈키는 어느날 17세 시절로 타임슬림 했습니다.

그녀는 미시로 프로에 다시 들어와 아이돌로서 동료들을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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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을 하기 싫지만 슬슬 연습은 질렸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라는 말이 아이덴티티인 시마무라 우즈키라는 소녀가 질렸다는 한다는 건 그건 보통 사람에게는 심각할 정도로 지겨운 이라는 말이 된다.

나도 사람이니까, 양성소 시절이나 아이돌 후보생 시절 하던 레슨에 지겨움을 느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결코 그런 걸 크게 자각 한 적은 없고 설사 누군가에게 그렇게 말하고 싶었던 적은 없다. 나에게는 그런 걸 한 다는 발상도 없고 그런 걸 할 여유도 없었다.

아니, 이 해 내내 나는 여유가 없었던 건지 모른다.

꿈꾸던 목표가 구체적으로 다가 왔고 그러는 만큼 자신이 생각하던 목표라는 건 제대로 된 모습이 없는 애매모호한 것이라는 것도 더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조급했던 건지 모른다.

시마무라 우즈키라는 소녀는 이 세상에 존재할지도 모르지만 아마 어디에 있는지도 어떤 이름인지도 모를 사람을 찾고 있다는게 겉으로 들어나기 시작했으니까. 나는 분명 겁을 먹고 있었던 거다. 무의식 적으로 피하고 있었을 거다.

미오나 린이 나를 가끔 바보나 헤타레 취급 하는 건 상관 없다. 하지만 자신이 얇팍한 인간이라는 걸 들어내는 건 싫다.

나도 인간이니까.


“ 시마무라씨, 최근 레슨은 어떻습니까? ”

“ 네, 매일 매일이 즐거워요 ”


아마 예전에도 그에게 이런 문답을 주고 받았던 것 같다. 하지만 내 대답에 담긴 의미가 이전과는 전혀 다르다. 프로듀서가 그런 질문을 한 의미도 이전과는 좀 다를 것 같다. 그렇다면 여기선 이런 말이 필요 할지도 모른다.


“ 저기, 프로듀서씨. 혹시 저에 대해서 알고 싶으신가요? ”

“ ――――음.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싶니까? ”

“ 프로듀서씨가 그런 얼굴을 하시고 계셨으니까요 ”


움찔.

이 만사에 무덤덤할 것 같은 바위 같은 인상의 남자는 실은 자신이 동요하는 걸 그다지 잘 숨기지 못 한다. 놀란 티를 내지 않는 건 그렇다 치고 누군가의 시선이 갈 때 한 번 움찔 반응해버리면 그 뒤로 아무리 안 그런척 인내해도 소용 없으니까.

그가 그 사실에 눈치채려면 얼마나 더 걸릴까. 적어도 올해가 다 가기 전까지 놔둘 생각은 없지만 한동안은 그대로 두고 보고 싶다. 예상치 못하고 허를 찔린 그의 모습은 생각보다 약간 귀여운 면이 있으니까.


“ 귀엽다기 보다는……챠밍, 일까요. ”

“ 네? ”

“ 아무것도 아니에요, 프로듀서씨. 그보다 저에 대한 걸 알고 싶으시면 언제든지 말해주세요. 얼마든지 알려드릴께요. 그리고 저도 프로듀서씨에 대한 걸 더 알고 싶으니까요 ”

“ 그, 그건… ”


그가 곤란한 얼굴을 하면서 뒷목으로 손을 가져간다. 딱히 장난을 치거나 그를 곤란하게 만들고 싶은 건 아니다. 그럴 생각이 없냐하면 마냥 그런것도 아니긴 하다.

그래도 이 말은 나에게 꽤나 중요하다.

그건 내가 아이돌 생활을 그만 두기 직전, 그가 내 프로듀서로써 나에게 말한 마지막 지시였으니까. 십수년 전 희미한 기억 너머에서 그가 내 상태를 보고 상당히 다급했던걸 기억한다. 그렇기에 아마도 그 지시는 프로듀서의 진심이 아닐까 한다.

프로듀서가 아이돌을 대하는 본래 방법.

그게 어떤 말인지 이제는 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움직일지 제대로 털어놓지 못하면 신뢰를 얻지 못 한다. 보통 사람들은 오랫동안 공유하는 시간과 경험을 만들거나 그 사람의 본질을 판단할 수있는 중요한 사건에 마주할때 그걸 얻는다. 그냥 말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다.

나의 프로듀서는 자신의 아이돌과 신뢰 관계로 묶어서 서로가 예상치 못한 행동이나 감정이 어긋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걸 중요시 한다.

그건 내가 신데렐라 걸즈 프로젝트에 들어오고 나서 한번도 겪어본적 없는 방법이다. 하지만 린은 그 방법을 겪어봤고 미호도 자신의 프로듀서와 그런 방법을 겪어봤을 거다. 미오의 경우엔 조금 다르지만 비슷 할 거다.


“ 어떠신가요. 프로듀서씨? ”

“ 으음. 그, 무척이나 감사한 말입니다만 아직 시간은 많이 있습니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알아가도록하죠 ”


아직 안 될려나. 그와 만난지 보름 정도 밖에 안 됐다.

두 남녀가 사랑에 빠져서 인생을 함께 하는 맹세를 위해서라면서 3주면 충분하다고 하지만 아이돌이 되고 싶어하는 여자와 무뚝뚝한 프로듀서 사이에서 신뢰가 생겨나려면 역시나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안 된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순 없는 법. 차선책으로 들어가자.


“ 그렇다면 어쩔 수 없겠네요. 그럼 저로부터 한가지 부탁하고 싶은게 있는데요. 들어주실수 있으신가요? ”

“ 부탁 입니까? ”


네, 단지 사무원씨에게 말 한 마디만 하면 되는 간단한 얘기 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나는 똑같이 미시로 프로의 12층, 연습실 동의 B실에서 어제 처럼 레슨을 반복했다.

첫날 이후 부터 나를 레슨 시키는데 그다지 내키지 않았던 아오키 세이씨, 미시로 프로 내에서는 통칭 베테랑 트레이너로 통하는 그녀가 오늘 만큼은 상당히 기분이 좋은 듯 했다.


“ 자아, 따라 해봐라. 원, 투, 쓰리, 포, 파입, 씩, 세븐, 엣 ”

“ 원- 투- 쓰리- 포-. 파이브- 식스- 세븐- 에잇-”


느릿하고 몸을 조금 어렵게 꼬는 동작에서 착- 하고 강하게 몸을 뻣는 동작으로 전환. 전체적으로 역동성은 없지만 타이밍에 따라서 힘이 많이 들어가고 그런 상태로 자세를 오래 유지해야 한다.

리듬에 맞춰서 스탭을 밟는 걸 선호하는 나에게는 까다로운 타입의 안무다. 금방 따라잡기가 어렵다. 그것도 그다지 익숙하지 않다면 더욱더 그렇다.


“ 동작이 틀렸다. 시마무라. 처음부터 다시다 ”

“ 넷, 시마무라 우즈키. 열심히 하겠습니다 ”

그녀가 기분이 좋으면 나오는 묘하게 혀짧은 영어가 그 증거다.

그녀가 내 레슨을 맞게 된 직후부터 반복하는 일과가 있다. 쭈욱 어떤 곡을 가지고 나오면 내가 그 춤과 안무를 시연 해보이고 거기에 자신의 마음에 안 드는 버릇이 보이면 그것만 하루종일 반복 시켜서 고치게 하고, 그래도 고쳐지지 않아서 나중에는 신경질을 부리지 않도록 꾹-꾹- 눌러참는 것.

간만에 그걸 하지 않아도 되서 그녀는 조금 기쁜 것 같다.

그렇다고 레슨의 강도가 낮아진다던가는 없고 오히려 더욱 어려워져서 드디어 나도 체력 배분을 신경써서 능숙하게 레슨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 오전 레슨 12 세트를 소화 한다는 강행군으로 나는 땀범벅으로 반쯤 나가 떨어져나갔고 베테랑 트레이너는 애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마도 들떠서 가감을 하지 못한 것을 후회 하는 걸까.


“ 시마무라. 오후는 조금 쉬엄 쉬엄 하자. ”

“ 괜찮아요, 아오키씨. 즐겁게 춤을 출 수 있는 걸요. 오후에도 그래도 부탁드릴께요 ”

“ 으음, 뭐…, 네가 괜찮다면 그걸로 좋다만 ”


베테랑 트레이너도 나에게 체력을 신경 써서 그만 하라는 얘기는 못 하는 것 같다.

대신 그녀도 나에게 뭔가 말하고 싶은 게 있는 듯 입가를 조금 늘렸다 줄였다 하고 있다. 말 할 타이밍을 가듬 하는 걸 보면 내가 들어서 그다지 좋은 일은 아닌 걸까.

하지만 그녀의 그 노력을 끊듯.


“ 음, 누구지? ”

“ 미안, 언니. 여기 조금 써도 될까? ”


연습실을 열고 누군가가 들어 왔다. 베테랑 트레이너와 쏙 닮은 여성. 그녀와 마찬가지로 운동복을 입고 있는 비슷하지만 베테랑 트레이너 보다는 살짝 여성스러움이 묻어나는 사람이 미안한 듯한 표정으로 문에서 반쯤 몸을 빼고 있다.

아오키 메이. 베테랑 트레이너인 아오키 세이의 여동생이자, 4자매 중 셋째. 미시로 프로에서는 통칭 트레이너씨로 통하고 있다. 주 담당은 4,5인 단체 그룹 곡 연습, 보컬 트레이닝이다. 반면 베테랑 트레이너는 개인 곡 연습 전문에 댄스 트레이닝이 주 담당이고.


“ 무슨 일이지? ”

“ 언제나 쓰던 연습실C를 지금 다른 팀이 쓰고 있어서. 나, 얘기 들은 게 없는데 ”

“ 아아, 센카와씨가 급하게 프릴드 스퀘어의 연습 일정이 잡혔다고 하더군. 그 4명은 내가 레슨 시킨 적 없으니까 말이야. 급하게 레이 언니한테 부탁했다. ”

“ 으응, 그런가. 센카와 씨도 참…. 한마디 해주면 좋을텐데 ”


아마도 갑작스러운 연습 스케쥴 트러블은 대형 기획사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다. 그런 걸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회사는 아오키 자매한테 여러가지 권한을 주거나 하는 것 같지만, 점점 소속 아이돌의 숫자가 늘어나면 단지 권한이 늘어나는 것만으로는 조금 부족해진다.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 근래에 아오키 자매의 막내씨가 미시로 프로에 이적 해온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때까지 문제가 일어나는 건 어쩔 수 없다.


“ 그래서, 몇 명? ”

“ 한 사람.”

“ 으음…. 뭐, 마침 잘 됐군. 신인과 같이 레슨을 해도 좋다면 이쪽은 OK다. ”


하고 베테랑 트레이너는 나에게 시선을 옮긴다. 나도 문제 없다는 듯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자, 문에서 몸을 조금 뺀 트레이너씨가 '잠시만' 이라며 다시 문을 닫고 어디론가 갔다.

그리고 5분 후에 그녀는 다시 이 연습실B를 찾아왔고 옆에는 한 사람 더 있었다.


“ 안녕하세요 ”

“ 안녕하세요, 다. 코히나타. 레슨 인가? ”

“ 네, 같이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베테랑 트레이너씨. ”

“ 감사해야할 건 이쪽이지. 시마무라에게도 좋은 자극이 될꺼야. ”


새로 방에 들어어온 소녀는 그렇게 말하고 연습실 바닥에 앉아서 쉬고 있는 나에게 다가왔다.


“ 처음 뵙겠습니다,못 보던 얼굴이네요. 당신도 우리 프로덕션의 아이돌이신가요? ”


그 한마디에 나는 내심 경악 하다 싶이 했다.


“ ……처음, 뵙겠습니다. 이번 달 부터 미시로 프로에 들어온 시마무라 우즈키 라고 합니다. 코히나타 미호씨. 코히타나씨에 비해서 아이돌로서 아직 한참 모자라지만 앞으로 잘 부탁 드려요 ”

“ 아뇨. 저도 모두의 도움을 받아서 간신히 아이돌을 하고 있는 걸요. 저야말로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시마무라 우즈키씨. ”


서로 인사를 나누고 그녀는 자신의 스포츠백에서 음료를 꺼내서 나에게 건내고 나는 두 손으로 공손이 받는다.

미시로 프로에서 아이돌 끼리는 선후배라고 하는 건 금지. 하지만 먼저 데뷔 한 사람에 대해서 선배를 대하듯 예의를 갖추는 건 필요한 일이다. 적어도 친해져서 서로 조금은 거리낌 없어지기 전까지는.


“ 계속 휴식 하고 계세요. 저는 저대로 스트레칭을 하고 있을테니까요. 충분히 회복 되시면 알아서 레슨을 재개 하시면 제가 맞출 테니까요. ”

“ 알겠습니다. ”

“ 알았다, 코히나타. 나도 다음 걸 준비를 해두지. 너도 알아서 시작해라 ”


하고 코히타나 미호는 자신의 짐을 내려놓고 손끝 발끝부터 천천히 돌리면서 준비운동을 시작한다. 베테랑 트레이너씨도 트레이너씨와 함께 오후 레슨을 어떻게 할지 기재를 준비하면서 의논 한다.

나도 가만히 있을수 없기에 호흡을 조금 빠르게 조절하면서 눈을 감고 가만히 30 정도 세아린 후에, 트레이닝 복의 지퍼를 열고 타올로 전신의 땀을 꼼꼼히 닦은 후에 몸을 일으켜 세우고 그녀가 준 스포츠 음료를 두 모금 정도 들이킨다.

그리고 그녀가 하는 트레이닝을 따라하면서 천천히 그녀의 호흡에 맞춘다.

다른 걸 신경쓰지 않고 전력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를 한 오전과 다르게 오후는 체력 배분을 신경 쓰면서 레슨에 임하기로 한다. 오전에 했던 걸 그대로가도 상관 없지만 그녀도 트레이너씨들도 아마 같이 같은 곡으로 연습하는게 더 났다고 생각하겠지.

자고로 한 사람이서 한 사람을 보는 것 보다는, 두 사람이서 두 사람을 보는게 더 나으니까.


“ 괜찮나, 시마무라. 오전에 꽤나 무리 했을텐데? ”

“ 열심히 하는데는 자신이 있어요. 베테랑 트레이너씨가 괜찮다면 시작 해주세요 ”

“ 그런가, 그렇다면 코히타나도 있으니 한 세트는 천천히 시작하지 ”


그 말에 나도 그녀도 스트레칭을 천천히 끝마치면서 정 자세로 취한다. 그렇지만 스테레칭을 하면서 만든 리듬을 속으로 그대로 이어가면서 어긋 나지 않게 한다.

무대에 오를 때 처럼 의식해서 연기에 들어가는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이것도 오랜 절친에게 배운 요령 같은거다.


“ 일단 시마무라가 코히나타에 맞춰 따라가는게 좋겠지. 그 다음에 개인곡으로 넘어가지. ”

“ 전진하라☆소녀여 인가요? ”

“ 네이키드 로맨스 보다 한 템포 느리지만 전체적으로 빠른 곡이니까. 그럼 메이. 시작해라. ”

“ 넷. 그럼 두 사람 다, 일단… ”


그 다음 안무와 곡 구성에는 특별히 어려운 건 없었다.

이미 몇 일 전에 베테랑 트레이너와 함께 연습해봤던 곡이고 그녀의 마음에 들지 않는 버릇도 그때보다 많이 죽어서 안무를 소화하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함께 춤을 추는 사람에 맞춰서 가는 데는 예상외로 조금 걸렸지만 그래도 두 세트를 넘기지않았고.

애당초 코히타나 미호와 함께 이 곡을 맞춰 보는 건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 시마무라씨, 능숙하네. 1시간도 안 되서 딱 호흡이 맞았어 ”

“ 미시로 프로에 들어오기 전에 쭈욱 연습 했으니까요. ”


적당히 말한 것 뿐이지만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코히나타씨" 쪽이야 말로 낯선 나에게 금방 맞추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거다. 그것 때문에 트레이너는 그후 얼마간 더 같은 곡을 반복해서 연습하게 만들었다.

코히타나씨의 개인곡의 레슨은 그만큼 늦어졌지만 트레이너는 그쪽이 맞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 좋아. 겨우 모양새가 갖춰졌나. 다음은 네이키드 로맨스다. 시마무라. 코히나타가 하는 걸 잘 봐라. 저번에 지적 받은 걸 제대로 하면 어떻게 되는지 제대로기억해놔 ”

“ 넵, 시마무라 우즈키. 열심히 하겠습니다 ”

“ 베테랑 트레이너씨가 그렇게 말하시니까, 시작하기 전부터 조금 부담이 될지도-. ”


그런 식으로 코히나타씨가 나의 주목을 받으며 어색하하면서 자신의 곡 레슨을 시작한다.

얼마 안가서 나도 그 곡을 같이 따라가기 시작하고 간간히 트레이너들에게 동작이나 시선에 대한 걸 지적 받으면서 계속해서 이어나간다.

지적은 받지만 그대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곡을 반복하는 거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이미 안무와 곡을 숙지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 하는 레슨이다.

자잘한 실수를 고치는 건 곡을 소화하는 반복 된 흐름 안에서 해결하고 고쳐나가는게 더 났다는 판단이다. 그게 그 날 레슨이 끝날때까지 계속 이어졌다는 걸 생각하면 아마도 이번 레슨을 나름 성공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게 아니라도 적어도 레슨이 끝난 후에 코히타나씨가 이런 말을 해준 걸로 충분했다.


“ 시마무라씨. 오늘 레슨, 좋은 느낌이었어. 괜찮으면 다음에 또 레슨 같이 해도 괜찮을까? ”

“ 저는 언제라도 좋아요. 코히나타씨. ”

“ 응, 기대하고 있을 께 ”


겨울이라서 금방 해가 떨어지고 밖은 벌서 어두컴컴해진지 오래. 우리들의 레슨은 금방 끝나버렸다. 적어도 내 체감 상으로는. 코히나타씨에게 인사를 하고 트레이너들에게도 인사를 한 후에 나는 퇴근 하기 전에 프로듀서를 만나러 직접 사무실에 갔다.

체감상으로 좀 일찍 끝났으니 그만큼 돌아가기 전까지 프로듀서와 좀더 오래 있어도 상관 없겠지.


연습실에서 옷가지와 타올을 다 정리해 넣고, 같은 층에 있는 샤워실을 빌려서 간단히 씼은 후에 머리카락을 충분히 말린 후에 엘리베이터로 27층으로 올라가 프로듀서가 있는 사무실로 찾아간다.

그의 사무실이 있는 곳은 26층이지만 처리할 업무가 많으면 프로듀서들이 각 부서 관계 없이 자기자리를 가지고 있고 회의실도 딸려 있는 27층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곳이 따로 없으면 미시로 프로의 아이돌 부문에는 치히로씨 같은 사람이 백명이라도 부족할테니까.

그리고 예상대로 오늘도 그는 거기에 있었다. 아마도 아직 나에 대한 방침이 안 정해진 걸꺼다.


“ 오늘 레슨은 어떻셨습니까? ”

“ 코히나타씨랑 같이 레슨 하게 되서 무척 즐거웠어요. 배울 수 있는 것도 많이 있었고요. ”

“ 그렇다면 저도 다행입니다 ”


프로듀서는 아주 살짝 이마에 들어간 힘을 뺀다. 그렇지만 그걸로 그의 험상 굳은 이미지가 변할 일은 없다.


“ 코히타나씨가 괜찮다면 또 같이 레슨을 받고 싶다고 하는데요 ”

“ …그렇습니까? ”


이마에 다시 힘이 조금 들어간다. 짧은 시간에 내 한 마디에 이 뻣뻣한 남자가 변하는 모습은 재미있다. 그걸 아는 사람이 얼마 없는 점도 살짝 득을 보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진다.

역시 이 남자는 귀엽다.


“ 후훗~♬ ”

“ 저기, 시마무라씨. 뭔가 좋은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

“ 프로듀서씨가 저를 위해서 노력 하는 걸 보고 있으니까,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

“ ………. ”


이런. 너무 이런 소릴 하면 안 된다. 여자라면 누구라도 자기가 아무에게나 눈웃음 짓는 사람이라고 남자에게 생각되길 원하지 않을 꺼다.

설사 그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웃으며 춤추고 노래하는 아이돌이라고 할지라도. 불특정 대다수에게 하는 것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그러는 것은 조금 다르다. 아는 사람에겐 더 그렇고, 사정상 자주 보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럴꺼다.

미호도, 마유도 그런 것 때문에 나중에는 많이 고생했다. 특히 미호가 그런 일로 응어리가 쌓이면 그걸 받아주는 건 내 역할이었으니까, 적어도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


“ 시마무라씨. 혹시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게 있으십니까? ”


그래서 갑자기 프로듀서가 그런 말을 물어왔을때 나는 살짝 놀랬다.


“ 어째서 그런 걸 물으시는데요? ”

“ 시마무라씨가 그런 얼굴을 하고 계셨기에”


에엣. 나는 웃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가 보기에는 마냥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에 대해서 자세히 얘기할 수 없었다. 이해하기 쉽게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내가 왜 그러는지 알고 싶다면 프로듀서는 좀 더 나에게 다가와 줘야 한다. 나로서는 부디 그가 나에게 관심을 가졌기를 바란다. 적어도 그가 다시 내가 탈 호박 마차의 바퀴로 만족하는 건 싫으니까


“ 소중한 친구가 생각났어요. ”

“ 소중한 친구, 입니까? ”

“ 반평생을 알고 지낸 내 둘도 없는 그런 친구요. ”

“ …………. ”


하지만 프로듀서가 나를 신뢰하려면 내가 먼저 다가가는 것도 좋겠지.


“ 알고 싶은 가요, 프로듀서씨? ”

“ 아, 아뇨. 프로듀서로써 담당 아이돌의 프라이버시는 제대로 선을 긋고 지킬 생각입니다 ”


그렇지만 이 딱딱한 사람은 이런 부분도 확실하다.

하지만 뒤집어 말해서 이 사람은 이 시절부터 아직 이런 느낌이었다. 후에 미오와 린에게 마음을 열고 조금씩 다가가게 되기 전. 그 시절 이 남자는 아직 과거의 실수에 매여 있다.


“ 역시 프로듀서씨는 저랑 닮았네요 ”


“ …네? ”


나도 그러니까. 나도 지금 과거의 실수에 매여 있으니까.


“ 프로듀서씨. 혹시 궁금하시면 저한테 물어주세요. 저는 제대로 대답할테니까요 ”

“ ………알겠습니다. ”


그를 더 곤란하게 만들긴 싫으니 이쯤이 적정선일거다. 아직 시간은 더 있다. 트레이너들의 말 처럼 여유를 가져도 괜찮을 터. 그 후 나는 좀더 편안한 마음으로 프로듀서와 오늘 레슨에 있었던 자잘한 일에 대해서 좀 더 잡담을 나눈 후에 퇴근 했다.


“ 그럼 저는 돌아갈께요. 오늘 하루 고생하셨습니다. 프로듀서씨. ”

“ 시마무라씨도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조심해서 돌아가주세요 ”

“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늘, 저의 부탁을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


그리고 홀로 오모테산도역까지 천천히 걸으면서 오늘 있었던 일을 머리속으로 정리했다. 10대 후반의 신입 아이돌과 아라사의 낙오자의 사고방식을 둘다 가지려면 머리가 쉴 여유가 없다.


“ 아니, 그런 게 아니잖아. 우즈키. 자기 한테 거짓말을 한다던가, 그런 건 시마무라 우즈키 답지 않아 ”


그렇게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자책 한다. 어째서인가 하면 오늘 있었던 일 때문이다.


실은 어제, 프로듀서에게 부탁해서 일부러 미시로 프로의 연습실B를 오후 중에 누군가가 사용하게 만들도록 부탁했다. 프로듀서씨는 그걸 치히로씨에게 부탁해서 한 아이돌 유닛이 그 연습실B를 쓰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그 연습실 B를 오후에 사용하던 한 아이돌이 레슨을 할 장소가 없어진다. 그럼 자연스럽게 연습실 중에서 여유가 있는 곳에서 같이 레슨을 하게 될 거다.

연습실 6곳 중에서 혼자서 연습실 하나를 통째로 사용하는 건 신인인 나 하나 밖에 없다. 혼자서 사용한다는 건 단지 신인이라서 뿐만이 아니라 내가 미시로 프로 아이돌 부문의 '그 프로듀서'의 '담당 아이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프로듀서'의 동기인 프로듀서의 담당 아이돌이, 연습실을 공유해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프로듀서 끼리의 친분으로 어떻게든 된다. 무리한 일은 아니다. 그쪽 이건 이쪽이건.


요컨데 나는 프로듀서에게 아이돌 코히나타 미호랑 같이 연습하게 해달라고 부탁한 거다.


그리고 프로듀서에게는 이런 걸 부탁한 이유로, 내가 양성소 시절부터 동경하던 아이돌이라서 꼭 한번 같이 연습해보고 싶었다고 변명을 해두었다. 이 시절 시마무라 우즈키라는 소녀가 좀 더 적극적이었다면 부탁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덧붙여서 이 부탁을 프로듀서가 들어줄 거라고 생각한 확실한 이유도 있다.

프로듀서는 그 시절, 신데렐라 걸즈 프로젝트의 맴버들이 각자 활동으로 뿔뿔히 흩어지고 프로젝트 크로네와 협력 체제로 나아가게 됐을때, 방황하기 시작한 나를 다른 누구도 아닌 '코히나타 미호'와 함께 활동하도록 추천했으니까.

그의 입장에서 가장 부탁하기 쉬운 아이돌은 그녀고, 승낙을 받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 하지만 그때 미호와 같이 활동하도록 권유한 건 그것만이 아니였어. ”


단지 십수년간은 내 추측에 불과했다.

하지만 오늘 직접 만나고 나서 나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알고 있다. 머리로 이해하기 무척이나 쉬운 일이다.

하지만 내 기억들은 그걸 부정하고 싶었을 거다.


하나 고백하자.


시마무라 우즈키라는 사람에게 코히나타 미호라는 사람은 내 오랜 지기였고 서로 험담이나 웃을 거리나 괴로운 일들, 추억, 그리고 술버릇을 공유한 내 친구였다.

나는 그녀가 카메라 앞에서 얼굴 개그를 치는 걸 무척이나 하고 싶어하는 비밀을 알고 그녀는 내가 세상에 누구보다 방을 빠르게 어지르고 그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비밀을 안다.

『 우즈키, 너 시집 가긴 글렀네. 』

『 우리 엄마만 꽝-을 밟은 거지. 미호야 말로 이 사진, 트위터에 올리면 다시는 구마모토로 못 돌아가는 거 아니야? 』

그렇게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 밤새 술을 마시고 대낮까지 좁은 소파에서 서로 밀쳐내며 잘 곳을 찾는다던가. 그보다 더 한심한 꼴을 서로 보여준 사이였다. 누군가가 코히나타 미호와와 시마무라 우즈키가 친구였던 증거를 말해보라 라고 하면 나는 당장 두, 세가지를 떠오를 수 있다. 방금 그랬으니까.


“ 처음에는 동정심 때문에 그랬는지 몰라. 하지만… ”


그녀는 구마모토에서 올라와서 아이돌로 데뷔하기까지 그녀가 참기 힘들 정도로 많은 적의를 받았다. 고향에서는 겪어보지 못한 일이다. 그녀가 받은 건 호의 속에 감춰진 적의.

그녀는 호의에 익숙하다. 익숙하기에 그 밑에 있는 적의를 알아차리기도 쉬웠다. 그렇지만 그녀는 적의에 익숙하지 않다. 그 적의를 참아내기 위해서 그녀는 자신을 감싸는 것을 더욱 두껍게 했다. 일종의 가면 같은 거다.

실은 그녀가 사복 센스가 엉망이라고 듣는 데도 그걸 고치려고 하지 않는 거라던가 그녀가 구마모토 사투리를 완전히 감추고 있는 것도 그 가면에 연관 되어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녀가 그 가면을 슬그머니 벗는 상대가 몇 있었다. 처음에는 그녀의 프로듀서였다. 그녀가 프로듀서를 사투리가 담긴 어감으로 부르는 건 의미가 있다.

이건 언젠가 그녀에게서 직접 들었던 말이니까 신용해도 좋다.


『 처음 뵙겠습니다,못 보던 얼굴이네요. 당신도 우리 프로덕션의 아이돌이신가요? 』


그렇지만 이만큼 가면이 두꺼우리라고 생각도 못 했다. 모르는 사람에겐 모른다. 하지만 17년 가까이 그녀를 봐온 나에게는 알 수 있다. 그녀는 연약한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숨이 막힐 정도로 두꺼운 가면을 쓰고 있다.


“ 미호, 너 말이야. 이 정도로 심각했던 거야? 프로듀서랑 동료들한테 마음을 열었다고 하지 않았어? ”


마음 속으로 무심코 눈 앞에 있던 그녀에게 그렇게 묻고 싶을 정도로 나는 동요했다. 그녀가 가면을 쓰고 있다는 걸 나에게 밝힌 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었는지 나는 끝까지 이해하지 못 했던 거다.

이 시절 코히나타 미호는 인간미가 안 보일 정도로 타인과 벽을 쌓고 있다. 다른 사람 앞에서 그녀는 철저하게 '누군가'를 연기하고 있다는 소리다. 어떤 사람이 보면 살짝 어리숙하거나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로 보일지 모른다. 그녀를 그렇게 본 사람들은 그녀를 깔 볼 것이고 그에 대한 디메리트는 그대로 그녀가 감수해야한다.

그녀는 손해를 볼 걸 알 면서도 세상에 대해 벽을 쌓고 있다. 심각할 정도로.

나는 오늘 코히나타 미호와 만날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이 시절로 돌아온 나에게는 더 이상 그 절친은 존재하지 않는다. 괴로울때 나와 아무런 거리낌 없이 거친 소리를 주고 받으면서 그러면서도 나를 이해하주고 지지해주는 그런 사람을 다시는 만날 수 없다.

만약 이 시대의 코히나타 미호가 그런 내 절친이라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나는 무척이나 기쁘다.

그렇지 않더라도 나는 이 시대에 사는 미호를 닮은 누군가와 예전 처럼은 아니라도 그래도 어느정도 친한 친구가 될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오늘 여러가지 수고를 들여서 만난 코히타나 미호는 이런 나 조차 친구로 받아들일 수 없는 철저한 겁쟁이었다. 이래서야 미호를 다시 만나는 건 이제 불가능하다. 그녀가 뭣 때문에 가면을 얉게 만든 건지 나는 모른다. 어쩌면 그녀가 나에게 이미 알려줬는지 모르지만 나는 아직도 알아차리지 못 했다.

인생의 반을 함께한 친구가 사라진다는 건 이런 기분이구나. 아이돌을 은퇴하고 십 수년간 나를 지지하던 기둥 하나가 뽑혀나간 듯 했다.


“ 이제 정말로 혼자 할 수 밖에 없어. 프로듀서가 나를 신뢰해주는 그때까지 나 혼자 ”


지금 저 코히나타씨와 혹여나 친해진다고해도 한동안 자신에 대한 걸 털어놓는 건 불가능하다. 믿어주지 않아도 좋다. 헛소리로 치부해도 좋으니까 단지 들어줬으면 한다. 그렇지만 그녀는 그런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상태 조차 아닌 것 같다.

그러니 나는 이제 정말로 혼자다.


“ 이제 어떻게 하지, 신데렐라 프로젝트가 시작 되려면 아직 4달이나 남았는데 ”


4달. 연초 겨울에서 봄이 한창인 시기까지.

린과 만날 그 벚꽃이 핀 놀이터에 갈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질지, 나는 가늠하기가 두려웠다.

◆ Side : P


“ 오늘 시마무라씨의 모습이 별로 안 좋아 보였습니다만, 무슨 일 있었습니까? ”

“ 으음. 뭐라고 해야할까, 실망하고 있었던 것 같네요. ”


미시로 프로의 타케우치 프로듀서는 오늘 자신의 담당 아이돌이 유독 자신과 오래 얘기를 하려는 걸 보고 뭔가 이상해서 다시 그녀의 레슨 담당인 베테랑 트레이너를 불렀다.

그리고 그녀의 대답은 아마 그가 예상하는 것과 일치했다. 앞 부분만.


“ 시마무라는 아마 코히나타에 대해서 실망하고 있었습니다 ”

“ 코히나타씨에 대해서 말입니까? ”


신인 아이돌이 현재 미시로 프로 아이돌 부문 안에서도 꽤나 잘 나가기 시작하는 현역 아이돌과 직접 레슨을 하고 난 후 그녀에 대해서 실망을 하다니.

왠만해서는 보통 반대 일 것이다.

프로의 실력과 마음 가짐을 보고 자신의 뒷떨어지는 부분이나 안 좋은 점을 자각 할 거다. 특히 상대가 자신이 양성소 시절 동경하던 아이돌이라고 하면 더욱 그렇다.


“ 시마무라씨의 실력은 그 정도입니까? ”

“ 아니, 그렇지 않아요. 잘 해야 작년 말의 코히나타와 겨우 '비슷' 할 정돕니다. 처음 봤을대 평한 것과 그리 차이는 없죠. ”

“ '비슷'? ”

“ 아무리 그래도 현역으로 한참 뛰고 있는 코히나타를 뛰어넘을 수 있을린 없습니다. 하지만――. ”


베테랑 트레이너는 머리를 조금 고민한다.


“ 제가 보기에 시마무라는 코히나타와 직접 레슨을 하기 전까지 그녀를 깔…실례, 친근하게 봤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제대로 마주한 시점에서 자신이 생각한 것과 다르다고 보고 한 발짝 물러나서 대등하게 거리를 잡은 것 같아요 ”


베테랑 트레이너의 말을 듣고 프로듀서는 조금 전 그녀의 담당 아이돌이 "친구" 라고 말했던 걸 떠올렸다.


“ 시마무라씨는 아마 코히나타씨에게 누군가를 겹쳐 보고 있던 건지 모릅니다. ”

“ 동경하는 누군가 입니까?”

“ 그것 보다는, 아마……. 어쩌면 코히나타씨는 몰라도 시마무라씨는 예전에 그녀를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군요. 아마 일방적인 관계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겁니다 ”

“ ―――그렇다면 자세한 건 타케우치씨가 직접 들어야겠군요. 당신의 아이돌이니까요.”


베테랑 트레이너는 한 순간에 자신의 아이돌의 내면을 재어낸 그를 보고 새삼 감탄 했다. 괜히 그 나이에 이만한 직책과 프로젝트를 맡은 인재가 아니다.

그가 한 말은 아마 완벽히 정답은 아닐지 모른다. 그렇지만 요점은 거이 같으리라. 그녀 스스로도 사람 보는 눈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최전선에 서는 사람에게는 당해낼 수 없는 것 같다.


“ 그리고 다음을 생각 하는 건 제가 해야겠군요. 타케우치씨. 저는 가까운 시일 내에 시마무라를 다른 아이돌과 같이 연습 시키려고 합니다. ”

“ 다른 아이돌 입니까? ”


하지만 프로듀서가 보지 못 하는 걸 보고 말 해주는 건 사무원들이나 트레이너의 일이기도 하다. 다른 아이돌 사무소라면 또 몰라도 현재 미시로 프로덕션은 그런 방식으로 운영 되고 있다. 새로가 서로에게 자신의 표면상 직책보다 많이 관여 된다는 의미에서.


“ 오늘 코히나타와 같이 연습 시킨 건 시마무라 본인의 의사에 타케우치씨의 의사도 더해서죠? ”

“ 네, 시마무라씨에게 부탁을 받았을때는 저도 좀 당황스러웠습니다만 곰곰히 생각 해본 결과, 나쁜 생각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센카와씨에게 부탁했습니다 ”

“ 하지만 실제로는 좋은 생각이 아니었습니다. "열심히 하는 애"를 코히나타와 같이 연습 시키는 건 코히나타에게 안 좋아요. ”


그 말에 프로듀서는 제대로 답변하지 않고 말을 줄였다. 이건 베테랑 트레이너가 프로듀서인 그에게 실수 했다고 지적하는 거니까. 하지만 타인의 위치에 관계없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 할 수 있는 건 그의 강점이다.

그런 강점을 가진 그가 프로듀서로서 현재 미시로 프로에서 중용 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물론 때에 따라서 위치에 신경쓰며 얘기를 가려 들어야 할때는 조금 못 믿게 될테지만.


“ 시마무라는 재능은 그다지 없어도 "100m단거리" 와 "마라톤"이 둘 다 가능한 녀석일 겁니다. 하지만 코히나타는 "마라톤"에 선수고 그걸 위한 재능도 있고 훈련을 받았습니다. ”

“ 저는 시마무라씨의 노력가인 면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코히나타씨가 거기에 영향을 받아서 모든 시간을 노력에 쏟아 부어선 안 된다는 거군요 ”

“ 네, 코히나타가 "100m단거리"의 재능이 있거나 스펙적으로 시마무라보다 위라면 상관 없는 얘기입니다만. "동등" 하다면 조금 문제죠 ”

“ 성격 상 두 분 다 서로를 다 독여 성장해나가는 타입이니까요. ”


두 사람은 같은 의견을 가졌다고 다시금 이해했다. 이 다음부터는 단순한 군소리다.


“ 개인적으로는 둘 사이에 "타인에 신경써주는 사람"을 넣으면 균형이 맞는다고 생각합니다만 ”

“ 생각나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스케쥴이 힘들겠죠. ”

“ 그렇다면 차라리 이쪽에 맞겨 주지 않겠습니까? 저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요 ”


베테랑 트레이너는 그리고 이렇게 한마디를 덧붙였다.


“ 오늘, 드디어 시마무라가 전혀 모르는 곡을 찾아냈습니다. 그 곡의 주인이랑 같이둬보죠 ”


프로듀서는 그 말을 하는 아오키 세이의 얼굴을 보고 자신의 뒷목을 잡는다.

그녀의 얼굴에는 조금 장난끼가 섞여 있었으니까.


“ 네가 오늘부터 나와 함게 할 시간의 방황자인가. 서로 다른 말은 필요없겠지. ”


다음날.

나, 시마무라 우즈키는 연습실의 창가에서 등을 기대고 자세를 잡고 있는 한 소녀와 조우하고 전율했다.


“ 니노미야 아스카다. 함께 비뚫어진 선율에 몸을 맞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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