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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댓글: 2 / 조회: 888 / 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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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08, 2017 03:29에 작성됨.

당연하지만 실제 설정과는 무관합니다. 그저 프레데리카로 시리어스를 한 번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왠지 강해보이는 자일수록 상처가 많다고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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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프레데리카.

지금 꽤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이다.

프랑스인과 일본인의 혼혈이지만 프랑스어는 못하는 아이돌. 늘 엉뚱한 생각을 하는 4차원의 재미있는 아이돌. 누구에게나 장난을 치는 귀찮지만 친근한 아이돌. 항상 웃고 다니는 아이돌.

그것이 프레데리카의 인상이고, 실제로도 그럴 것이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생각하기에 그녀를 좋아하며, 그녀와 이야기하고, 그녀에게 장난을 치고,

 

 

 

그녀를 비웃는다.

그녀를 가지고 논다.

그녀를 비난한다.

 

어차피 웃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어차피 괜찮을 거라 생각하기에

그들은 그녀를 비웃는다.

그들은 그녀를 온갖 이야기로 가지고 논다.

그들은 그녀를 비난한다.

어차피 웃어넘길 테니까.

어차피 상처 입지 않을 테니까.

 

 

그렇지만, 그 어떤 것도 상처를 입게 마련이다.

그것이 아무리 단단하더라도, 아무리 강하더라도.

상처 입지 않는 것은 없다.

상처 입지 않는 자는 없다.

 

 

 

 

그녀는 매우 자유로운 인물이다.

여러 상황에서도 신경 쓰지 않고, 자기의 페이스대로 놀고, 장난을 친다.

어두운 분위기에서조차 장난을 친다.

 

그러나 실은 자유롭지 않다.

그녀도 눈치는 있으며, 분위기가 어두운지 밝은지는 쉽게 파악한다.

그럼에도 구태여 장난을 친다.

자유롭기 때문이 아니라, 그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그렇기 때문에 장난을 치며 웃는다.

자신 또한 그 분위기에 억눌릴 것 같음에도 그녀는 움직인다.

그녀는 장난을 친다.

그 분위기를 걷어내기 위해서, 모두가 웃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그래서 실은 조용히 있고 싶을 때조차, 어둠에 잠겨버릴 것 같을 때조차,

그녀는 장난을 친다.

모두를 위해서, 자신의 자유를 희생한다.

그렇지만 누구도 그녀를 걱정하지 않는다.

그녀가 자유롭게 행동한다고 생각하기에.

 

 

그녀는 해맑고, 천진난만한 인물이다.

항상, 어느 상황에서조차 웃고 즐겁게 다닌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못 알아들을 만큼 어리석지는 않다.

그들의 비웃음을 들으며, 그들의 비난에 상처도 입는다.

그저 그녀는 그것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뿐이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웃을 뿐이다.

그렇게 가벼워 보이면서도 강한 마음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강한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기에 결국은 부러진다.

 

그녀는 강하다. 그렇기에 흔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기에 흔들리지 않는 만큼 상처가 쌓여간다.

흔들리지 않는 만큼 부서져 내린다.

그 상처는 얼핏 보기에는 작아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젠가는 나무를 쓰러뜨린다.

언젠가는 그녀를 무너뜨린다.

 

 

 

 

 

집으로 가다가 그녀는 우연히 자신을 비웃는 소리를 들었다.

사실 이전까지도 자주 있었던 일이었다.

길을 걷다가 듣기도 하고, 방송 중에서 농담으로 나오기도 하고, 그녀에게는 이런 것이 어쩌면 일상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자주 겪은 일이었다.

하지만 그런 자신을 좋아해 주는 이도 있었기에 괜찮았다.

 

아니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늘 그랬듯이 웃으면서 지나가고자 했다.

하지만 그녀는 웃을 수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듯이 웃을 수가 없었다.

행복하다는 듯이 웃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더는 웃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내색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집으로 향했을 뿐이었다.

 

 

 

 

모두가 그녀를 좋아할 수는 없다는 것은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웃고 장난을 치니까.

그래서 눈치가 없고, 상황 파악도 못한다고 생각할 테니까.

그런 사람을 모두가 좋아할 수는 없겠지.

그러니 그녀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실은 그녀도 눈치는 있으며, 상황도 파악할 줄 안다. 그러나 분위기가 아무리 무겁더라도 웃으며 장난을 치곤 한다.

그러면 곧 모두 “어쩔 수 없지.” 라고 생각한다.

그야 그녀는 늘 웃고 다니고, 늘 장난을 치니까.

분위기와 상관없이, 항상 자유로운 사람이니까.

그리고 나면 분위기는 뒤바뀐다. 어두웠던 분위기는 다시금 밝아진다.

 

무의식적인, 자연스러운 행동이 아니다.

알고 있기에 장난을 치는 것이다.

모두를 웃게 하기 위해서.

그것을 위해서 늘 웃고 다닌다. 늘 장난을 친다.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은 듯 자유롭게 행동한다.

실은 온갖 것에 얽매여 있음에도.

 

 

마치 어릿광대처럼,

마치 피에로처럼,

그녀는 항상 웃는다. 웃고 싶지 않을 때조차.

그녀는 항상 자유로운 듯 행동한다. 실은 많은 것들에 얽매이고 있음에도.

마치 웃는 것 말고는 다른 감정은 없는 것처럼.

마치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것처럼.

 

 

그렇지만 그녀는 19세의, 성인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소녀이다.

항상 행복할 수는 없다. 사소한 것에도 상처받고는 한다.

그러나 상처를 보이지 않는다.

항상 자유롭지는 않다. 많은 것을 신경 쓰며 얽매인다.

그러나 얽매인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다.

수많은 비웃음과 비난 앞에 그녀는 상처 입는다.

그러나 항상 웃는다.

 

 

그녀는 웃어야만 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을 좋아하고 있으니까.

늘 웃고 있는 자신을.

 

 

그렇기에 그녀는 웃는다.

상처를 입어도 웃는다.

비난을 받아도 웃는다.

비웃음을 받아도 웃는다.

웃는다.

 

웃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들이 그녀를 좋아할 테니까.

그들이 그녀에게 바라는 건 웃음이니까.

늘 웃고 있는 그녀만을 바라니까.

상처 입은 그녀는 누구도 바라지 않을 테니까.

누구도 봐주지 않을 테니까.

 

 

그렇기에 그녀는 지금도 웃는다.

약간 찡그린 듯한 표정으로 홀로 웃어본다.

서글픔이 느껴지는 표정으로 웃어본다.

마지막으로 다시 웃어본다.

 

 

 

 

 

 

 

 

이제 그녀는 다시는 웃지 못할 것이다.

모두가 늘 웃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웃지 못할 것이다.

그녀의 웃는 모습은, 이제는 사진에서만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그녀가 웃지 않는 사진은 없을 것이다.

 

그녀는 상처를 보이지 않았으니까.

그녀는 늘 웃고 다녔으니까.

 

그리고 이젠 그녀를 볼 기회가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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