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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Memory of 닛타 미나미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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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06, 2017 21:28에 작성됨.

http://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create&wr_id=90575&sca=%EA%B8%80&sfl=mb_id%2C1&stx=msh2star (1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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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넘어가 3월이 될 무렵.

우리 남매와 아나스타샤는 완전히 가족과 같은 생활을 하게 되었다.

아버지도 사용인 신분인 아냐와 우리가 치근덕거리는걸 좋지 않게 보았지만, 그동안 쌓아온게 있지 않은가.

나는 아버지의 말대로 그녀가 왕국의 예절에 맞게 생활할 수 있도록 교육했고, 동생은 어린 나이임에도 착실하게 성과를 쌓아왔었다.

 

훌룡하게 맡은 바를 해내온 자식들의 소박한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부모는 없다.

 

그리하야 동생과 함께 아버지를 설득한 끝에 아나스타샤는 우리 남매와 같은 방에서 자면서 함께 지낼 수 있게 됬다. 이제 더 이상 쓰이지 않는 뒷마당 말뚝과 목줄은 버리고서. '친구' 로서 말이다.

 

" 미나미. 타이치. "

" 응... 아냐누...가 아니라, 아냐짱. "

 

동생은 아냐의 키가 나와 비슷하길래 처음에는 누나인 줄 착각했었다. 자기보다 3살이나 어리다는걸 듣고서 놀라는 얼굴은 지금 떠올려봐도 웃겼다.

 

" 아냐짱, 오늘은 피크닉이야. "

" 피...쿠 - 니익.. ? "

" 응. 피크닉, 경치 좋은곳으로 놀러가는거야. "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동생에서 확인했다. 당시에는 내가 솔선수범 하는 습관이 없었기에 대부분 동생에게 맡겼었으니.


" 타이치. 도시락 가져왔지 ? "

" 으, 응.. ! 물론이지. "

 

동생, 타이치는 병치레를 자주했었지만 '병으로 쉰 만큼 더 열심히 해야해' 라는, 일종의 강박관념이 있었던지라 건강할 때엔 모든것에서 남들보다 많이, 더 잘하려고 했다. 어떤 날은 주방장에 찾아가 요리장에게 과외를 받았고, 다른 어느 날엔 예법복습을 한다고 부모님께 조언을 받은 적도 있다.

평소에도 물론 과도하게 열심인 아이지만, 아냐와 제대로 대면하게 된 이후로 유독 그 경향이 심해졌던 걸로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그렇게 도시락과 돗자리를 들고, 언젠가 동생이랑 놀러가려고 짐작해두었던 장소로 향했다.

호수가 아래로 보이는 가파르지 않은 언덕 위에 펼처진 초원.

닛타 가 소유의 그린벨트 지역에 걸친 사유지이다. 말 그대로 가문의 소유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민간인들은 출입할 수 없어 청정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던 곳이었다. 동생도, 아냐도 둘 다 눈과 입이 떡 벌어져서는.

 

" 이런곳이 있었어 ?! "

" 아냐... 놀랍니다.. 입니다 ! "

 

" 후후~ "

 

나도 모르게 웃었다. 둘이 얼빠진 얼굴이 웃겼던 것도 있지만, 나보다 뛰어난 아이와 나보다 예쁜 둘이 모르는것을 나만 알았었다는거에 우쭐했었던 것 같았다. 초원 한가운데에 홀로 솟아있는 나무 아래에 자리를 펼치고 앉아, 동생과 아냐, 그리고 나는 삼각형으로 둘러앉아 가운데에 도시락을 찬찬히 펼쳤었다.

 

" 아냐짱.. 침 ! "

 

예절교육을 어느정도 해줬지만 그렇게 금방 머릿속에 각인되지는 않는지, 무방비하게 턱 아래로 침을 늘어뜨리는 습관이 드러났다.

동생은 황급히 손수건을 꺼내어 아냐의 턱밑에 댄다.

 

" 아, 아냐. 침 질질... 입니다. 죄송 입니다. "

" 아니야 아니야. "

 

동생의 얼굴은 아냐랑 마주칠 때 마다 새빨게졌다.

아냐는 그런 동생의 이마에 자기 이마를 대고, 열을 재는 시늉을 했다. 하루 언저리긴 하지만 아냐가 몸살이 났을 때 내가 했던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었겠지만 동생이 받아들일만큼 평이한 행동은 아니었다. 결국 동생의 홍당무처럼 된 얼굴은 활화산 마냥 더 빨갛게 되었다.

 

" 우아아아아.... "

" 타이치. 열, 있습니까 ? 아픕니까 ? "

" 아아아아아니 - 그런건 아니고, 저, 거, 저..... "

 

" 자 자, 아냐짱. 동생은 쑥쓰러워서 그런거야. " 나는 솔직히 털어내면서 아냐를 동생과 살짝 떨어트렸다.

소풍 온 건 맞지만, 이렇게 부끄부끄 파티면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을테니까.

 

그 이후에는 순탄했다.

동생이 만든 요리솜씨를 맛보고 이러이렇게 동생이 힘냈다는걸 아냐에게 적나라하게 설명하면서 동시에 동생도 괴롭히고, 동생은 얼굴이 금새 또 빨개지고. 나는 사과하며 여유를 즐긴다. 그러던 중.

 

 

" 앗, 차가 다 떨어졌네. "

 

가져온 간이용 주전자의 물이 다 떨어져 아냐와 동생을 둘이서 두고서 차를 가지러 간다는 명목으로 자리를 비운다.

사실 차는 일부러 적게 가져왔던 것이며, 동생과 아냐를 친하게 이어주자는 어린 생각에서 나온 잔꾀였다.

 

그렇게 자리를 뜨려는 순간, 다리가 평상시보다 월등히 깊은곳으로 내려가도 딛어지지 않았다.

다리가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것 같은 감각.

 

" 꺄아아아아 - ! "

 

 

" 누나? 누나 - !! "

" 미나미 !! "

 

.

.

.

어두운 구덩이였다.

땅굴. 그 표현이 적절했다. 

 

몬스터였다. 몬스터가 있었다. 책에 그려져 있는것만 봤지 실제로 그 모습을 본적은 없었다.

다리가 여섯..개.. 옹골란트. 지금 떠올려보면 그것은 분명히 옹골란트였다.

 

그것도 거미줄을 펼치고 살아가는 통상의 종이 아니라 땅거미계열의 짐승.

한산한 초원 아래 땅굴에 그런 몬스터.. 주변에 야생 동물이 아무거도 없던 이유는, 그곳이 옹골란트 변종의 사냥터였기 때문이었다.

 

거미가 따각따각, 턱을 열닫으며 다가왔다. 따각따각, 입에서는 체액같은것이 흘러내려 흙바닥을 적셨다.

따각따각. 따각따각.

싫어싫어싫어. 이런거 싫다. 싫다. 싫다.

 

허벅지에 침이 들어갔다. 고통은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침이 깊에 파고드는것이 너무나 확실하고 선명하게 보였다.

다리에 감각이 순식간에 사라져갔다. 창백하게 색이 빠져서 움직여지지 않았다.

이미 두 눈에서는 눈물이 자글자글 흘러내리고 있는데도 목소리는 조금도 나올 생각이 없었다.

 

나의 머리 속에 이미 도망간다거나 빠져나갈 수단따위는 남아있지 않다.

타인의 구조가 오리라는 희망적인 꿈도 없었다.

 

나의 뇌리에 스쳐가며, 머릿속을 가득 채운 그것은.

 

 

 

살고싶다.

 

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살고싶어 - .

 

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죽기싫어 ─── !

 

나의 손은 거미에게 닿았다.

 

거미가 그 톱니같은 입으로 집어서 씹어먹을 것 같은 상황에서 어째서 솓을 뻗었는지는 모른다.

 

내 손이 닿자 거미는 경련을 일으켰다.

다리에 침을 박은 그대로 발버둥치면서 날뛰다가... 수십초 정도 후에 가만히 멈춘다.

 

미동도 하지 않았다.

다리에 침에 박혀있는것은 그대로였다. 억지로 침을 위로 끄집어냈다. 침을 뽑은 부분에서 걸쭉한것이 흘러넘치고, 다리에서 아무 감각도 느껴지지않았다. 죽고싶지 않았다.

 

◆ (3인칭)

 

누나가 빨려들어간 구덩이로 들어가려는 아냐를 제지하면서 거리를 벌린다. 이미 소풍은 파탄난지 오래였고, 누이의 생사마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

걱정이 태산처럼 쌓인 채로 닛타 타이치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냉정한 사고를 돌리면서 차분하게 구덩이로 다시금 다가갈 무렵이었다.

 

◇ (미나미)

 

밖이다. 빛이다. 빛이 있었다.

머리가 멍하고 제대로 보이는 것이 없이 모든 사물이 흐리게 드문드문 단편만 보였지만 빛만은 확실하게 느껴졌다.

 

" 누나 ! "

 

동생의 목소리. 

 

" 미나미 ! "

 

아냐의 목소리. 나는 필사적으로 기어나온 후 그대로 뻗어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짐덩이같은 다리의 반절정도는 아직 구덩이에 걸처져있던 것 같았으나 당시에는 감각을 전혀 느낄 수 가 없어서 몰랐던 것 같았다. 정신이 몽롱하고 시야가 흐린데도 소리는 제대로 들리는 탓에 더더욱 무서웠다.

동생이 옆에서 어떻게 할지 당황해하는 것이 역력하게 들렸다.

 

" 다리에... 이거, 독 ? 책에서 본 것 같은데.. 옹골란트의 독 ?! "

" 옹..골 ? 미나미 아픕니까 ? "

 

" 집의 약품 진열칸에 해독제가 있었는데, 아냐짱 ! 집에 돌아가서 사람들에게 말해줘 ! "

 

" 아냐, 다녀옵니다 ! "

 

 

" 타이... 치... "

 

나는 동생의 이름을 불렀다. 제대로 불러지지 않는다.

 

" 누나 ... ! 누나, 죽지마... 조금만 참아.. ! "

 

정신이 점점 몽롱해진다. 그 도중에도 소리만큼은 너무나 잘 들린다는게 더 두려웠다. 그러다가 소리도 갑자기 들리지 않게되는게 무서웠다.

아아, 그렇다.

 

나는 살고싶었다.

 

죽고싶지 않았다.

 

죽고싶지 않다.

 

무의식중에 내 손은, 동생을. 타이치를 붙들었다.

 

" 어... ?! "

 

타이치의 당황. 무엇때문에 당황하는지, 그 때 당시의 나는 몰랐다.

 

뒤이어, 동생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했던 것이 너무 무서워.. 울었던 것 같았다.

 

 

울고, 울고, 울다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게되었다.

 

 

 

 

.

.

.

 

그 날 이후.

동생은 원인 불명의 쇠약 증세에 시달리면서, 족히 4년동안을 침대에서만 지내게 되었다.

 

나는, 아이돌로서 개화하였고... 그 사건이 있던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의 능력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거기에 더해 내가 동생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도.

 

 

동생이 침대에 누워있던 4년 중 3년째 되는 해.

개화하며 급등하는 신체능력을 바탕으로, 나는 군에 지원하였다.

군에 지원한다는 것은... 귀족으로서 후계자리를 포기하겠다는 선언과도 같았다. 본디 차기 영주 자리는 나의 것이었으나, 동생에게 양보했다.

그것이... 그나마 할 수 있는 속죄니까. 동생은, 타이치는 괜찮다고 언제나 그랬지만. 나는 괜찮지 않았다.

 

아나스타샤는 나와 함께 군에 동반으로 들어왔다.

함께 들어와, 훈련 과정과. 장교로서의 이수 과정을 모두 거치고 정식으로 ' 러브라이카 ' 에 편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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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미가 능력을 개화하게 된 계기입니다. '~'

 

그래서 아냐의 비중은 적습니다.

미나미의 능력에 대한 설정은 추후 창작 이야기판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미나미 단편을 봐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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