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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카 「침묵」

댓글: 14 / 조회: 743 / 추천: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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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03, 2017 23:22에 작성됨.

 「─은 무서운 거야. 어딜 봐도 말이지」

 

 

 

 

 아스카는 말했다.
 얕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무슨 이야기?」

 

 나는 물었다.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잠깐, 자연스럽게 만지지 말아줄래」
 「사무실에서 허락도 없이 남의 무릎에 올라탄 사람이 누군데」

 

 42kg.

 상당히 무겁다고.

 

 「지금 무겁다고 생각했지」

 「...능력자냐?」

 「말해주기 싫은데」

 「말해주면 고맙겠는데」

 

 지금까지 들키지 않았다고 자부하던 내 망상들이 전부 부정당하는 느낌이니까.

 

 주로 야한 짓이라던가, 야한 짓이라던가, 야한 짓이라던가─

 

 「...찍은 거야. 우연히 들어맞은 거고」
 「그러냐」
 「응」

 

 아스카가 웃었다. 싱긋-하고 웃었다. 머리의 각도 때문에 잘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역시.

 

 

 

 웃음, 지었다.

 

 「귀여워」

 「!」

 

 펑.

 

 도리도리.

 

 「...흐, 흥. 어차피 빈말이겠지? 물론 다 알고 있─」

 「귀여워」

 

 펑

 

 「귀여워」

 

 펑

 

 「귀여워」

 

 펑

 

 

 펑, 펑!

 

 

 

 「귀여워귀여워귀여워귀여워귀여」
 「그, 그만해!」

 

 ─아아, 부끄러워하는 중학생의 모습은 최고구나.

 

 몸을 돌려 내 가슴을 투닥투닥하는 아스카를 바라보며,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14살에게 모에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미 인간을 벗어난 듯한 기분도 들지만... 알 게 뭐야. 나이 따윈 숫자에 불과하니까.

 

 「그러니까 결ㅎ...아니, 말이 헛나왔네」
 「?」

 

 ...순진하게 내 얼굴을 바라보는 아스카의 맑은 눈동자가 너무나도 양심에 찔렸기에, 나는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

 

 「─침묵이 무섭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결혼은 만 16세부터 가능해」

 

 실패했다.

 

 「─침묵이 무섭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왜 말을 돌리는 거지?」

 

 2연속으로 실패했다.

 

 「─침묵이 무섭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나 화낼거야」

 

 3연벙!

 

 「─침묵이 무섭다니, 그게 무...알겠어, 알겠으니까 때리지마」

 「칫」

 

 본격적으로 너클을 끼려하는 아스카를 제지했다. 살인무기니까, 그거.

 

 「괜찮아. 단순히 얼굴 반쪽을 박살낼 뿐이니까」
 「전혀 괜찮지 않은데...이 나이에 안면 장애인이 되기는 싫어」
 「어라, 그 말은 얼굴 이외라면 문제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는 걸까?」
 「그건 또 어떻게 되먹은 사고방...! 응? 나의 귀여운 아스카가 이렇게 폭력적일 리가...?」
 「무카이 선배에게 배웠어」
 「야!! 타쿠미!!!」

 

 너냐!! 순수했던 우리 아스카를 망쳐놓은게!!

 

 「후훗, 꽤나 유용한 지식들이 많더라구?」
 「돌아오면 볼기짝을 때려줄테다─기대하고 있으라고, 망할 폭주족」
 「...가끔씩 선배들이 불쌍해질 때가 있어. 그 나이에 볼기짝이라니」
 「이건 정당한 보복이야. 정당한 심판이야. 정당한 성추행이야」
 「마지막에서 본심이 드러나고 있는데...뭐,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만」

 

 꽉.

 

 오른손을 붙잡혔다.

 

 「자─ 결혼이라니, 무슨 뜻이야?」
 「...」

 

 단 한번의 실수가 이런 상황으로...

 

 「적절한 답변을 기대하고 있어」

 「그런 말을 들어도 말이지...」

 

 어떻게 답해야 이 주제를 벗어날 수 있을까.

 

 어떻게 답해야 이 논점을 이탈할 수 있을까.

 

 어떻게 답해야 이 테마를 교체할 수 있을까─

 

 「아, 거짓말은 용서하지 않을 거야」
 「...한번만 봐주라. 아직 마음의 준비도 안됐다고」
 「준비? 무슨 준비가 필요한데?」

 

 아스카는 그 청명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며─ 아니, 두번 속지 말자. 일부러 나를 놀리고 있는게 분명하다.

 

 「말하기 싫은 거야?」
 「...」
 「그게 아니면, 말할 수 '없는' 거야?」
 「...」
 「그것도 아니라면... 단순히 부끄러울 뿐이라던가?」
 「...으음」

 

 ......

 

 아마도 전부인 것 같아.

 

 「...」
 「프로듀서」
 「응?」
 「─『침묵』은 무서운 거야. 어딜 봐도 말이지」
 「...하?」
 「당신의 침묵, 질문에 대한 침묵...은 상상력을 불러일으켜. '잘못된 질문이었을까?', '잘못된 내용이었을까?', '잘못된 어조였을까?', '잘못된 행동이었을까?'─같은」
 「아니, 그렇게까지 잘못되지는 않았「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거야」

 

 전달하지 않으면, 모르는 거야.

 

 아스카는 진지한 어조로 그렇게 말했다.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감정을 가지는지,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지? 어떻게 간파할 수 있지?」
 「...그야, 평범하게 생각하면」
 「평범하게 생각하는 건 평범한 인간들 뿐이야. 긍정적인 사람은 긍정적인 생각을, 부정적인 사람은 부정적인 생각을... 미쳐버린 사람은 미쳐버린 생각을 하게 되어있어」
 「...」
 「모두 다 자신에게 이로운 면만 보며, 그렇게 본래의 사실은 왜곡되고─ 남는 건 억측과 궤변 뿐. 자, 우리는 이걸로 뭘 할 수 있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야?」

 

 당최 알아들을 수가 없네.

 

 「말을 하란 이야기야. 마음 속에만 담아두지 말고, 누군가가 잘못 판단하지 않도록. 정확하게, 확실하게」
 「그렇다고 해도...못하는 말도 있는 거고, 하고 싶지 않은 말도 있는 거고. 나중에 해도 되는 말도,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말도 있는 거잖아?」
 「그럼 할 수 있는 말을 해」
 「...」

 

 하고 싶은 말을 해.

 

 지금 해야만하는 말을 해.

 

 하지 않으면 안되는 말을 해.

 

 「던질 수 있던 질문을 던지지 않은 것, 하고 싶었던 대답을 하지 않은 것, 했어야 했던 감사를 하지 않은 것, 해야만 했던 용서를 하지 않은 것─」

 

 전부, 우리 모두가 후회하고 있는 일들이야.

 

 

 「......」
 「─프로듀서, 어제 란코에게 고백받았지?」
 「─~~!?!?!?」

 

 그그그그그그그그걸 어떻게!?

 

 「'그걸 어떻게'─라는 표정이네. 프로듀서의 그 얼굴, 정말로 보기 좋아」
 「갑자기 사디스트 속성을 보고받아도...아니,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도대체 어떻게 안 거야!?」
 「나도 정보망이라는게 있으니까. 안심해, 아직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
 「어떻게 되먹은 정보망이길래 밀실과 한밤중이라는 이중 장벽을 뚫을 수 있는 거지...?」
 「니노미야 아스카의 신(新) 정보망. 통칭 『아스카 휴민트(Asuka Human Intelligence)』」
 「쓸데없이 멋있잖아!」
 「단순히 엿들었을 뿐이지만」
 「쓸데없이 평범하잖아!」

 

 12시까지 집에 안가고 뭐하고 있었던 거야! 설마 그거 하나 엿들으려고 사무소에서...!?

 

 「후후, 란코의 언동을 주의깊게 살피길 잘했어」
 「너희는 대체 얼마나 사이가 좋은 거냐...」
 「프로듀서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
 「으, 으음...」
 「대답, 아직 안해줬지?」
 「...」

 

 .......

 

 「프로듀서, 다시 한번 말하지만─ 『침묵』은 무서운 거야. 어딜 봐도 말이지」
 「이렇게 이어지는 거냐...」

 

 설계 한번 굉장하네.

 

 「란코는 불안해하고 있어. 정해지지 않은 미래에─ 흔들리고 있는 불확실성에」
 「...」
 「대답하지 않는 편이 좋을 거라 생각했어? 그 편이 란코에게, 또 프로듀서에게 이로울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어? 이건 내 주관이지만, 만약 그렇다면 말야─」

 

 ─당신은 실격이라고. 남자로서도, 프로듀서로서도.

 

 「...하아」
 「한숨만 내쉴 일이 아니잖아」
 「아스카, 너는 내 마음이 어떤지 잘 알면서」
 「아니? 난 전혀 모르겠는데?」
 「...」

 

 야.

 

 「지금 장난치는 거야?」
 「장난이 아니라 진심이야. 프로듀서가 란코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대답을 해주고 싶은 건지- 내가 무슨 수로 알 수 있다는 거지?」
 「그러니까 평범하게 생각하면...!」
 「평범하게 생각하지 않아, 나는」
 「...」
 「나는, 니노미야 아스카는...아무것도 몰라」

 

 프로듀서가 란코에게 품은 감정.

 

 프로듀서가 나에게 품은 감정.

 

 프로듀서가 란코를 바라보는 마음.

 

 프로듀서가 나를 바라보는 마음.

 

 「한번도...말해준 적 없잖아. 매번 피하기만 하고, 매번 도망치기만 하고」
 「...」
 「오늘은...정말로 기뻤지만. 『귀엽다』고 말해줘서─ 정말로 기뻤지만. 그 다음 말은 또 피해버렸잖아. 도망쳐버렸잖아」
 「...아니, 그건 피하는게 당연」
 「그러니까!」

 

 나는 계속해서 모르는 채라고.

 「프로듀서가 침묵하니까─ 입을 다물고 있으니까. 프로듀서가 란코를 좋아하는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를 좋아하는지... 모르겠어. 아무것도 모르겠어」
 「...」
 「아아, 알고 있어. 란코는 귀여우니까, 란코는 아름다우니까. 분명 그쪽으로 마음이 쏠려버린거겠지, 그러니까 대답할 수 없는 거겠지」
 「...야, 그건」
 「억측일 수도 있어. 착각일 수도 있어. 그래도 그런 생각이 들어버리는걸... 어떻게 하란 말야. 아무것도 모르는데, 아무것도 알 수 없는데」
 「...」
 「불안해」

 

 불안해.

 

 불안해.

 

 불안해.

 

 「불안하고불안하고불안해서─ 미쳐버릴 것만 같아. 이미 미쳐버린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너무나도 불안해.

 

 「...힘든 상황이라는 건, 솔직히 나도 잘 알고 있어. 아무리봐도 선공을 빼앗긴 내 쪽이 불리하니까」
 「아스카」
 「─그래도 대답해줘. 선택해줘. 우리들의 감정이 끝을 맺을 수 있도록...더이상의 착각도, 혼동도 하지 못하게」
 「...」

 

 

 ......

 

 

 「프로듀서」
 「...하아아아아아아...」
 「프로듀서, 오늘은 한숨이 많네」
 「많을 수밖에 없잖아.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되면...」

 

 이게 뭐야.

 

 어딘가의 하렘남도 아니고.

 

 「...정말로 난감하네. 나보고 어쩌라는 걸까」

 「단순하게 선택하면 되는 문제잖아?」
 「전혀 단순하지 않은 것 같은데」
 「단순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신이 끌리는 대로 하면 되니까. 선택하는 건 프로듀서고, 받아들이는 건 나 자신의 문제야」
 「...」

 

 ...이녀석, 진심으로 내가 자신을 버릴 거라고...

 

 「굉장히 슬플텐데?」
 「괜찮아. 그런 감정은 어차피 한순간일 뿐, 시간이 지나면 전부─」

 

 잊혀지겠냐.

 

 가장 친한 친구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뺏어갔는데, 그 아픔이 잊혀지겠냐.

 

 「인간이라는 건 망각의 동물이니까. 절대 잊혀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일들도, 언젠가는 잊혀져버리고 마는 법이니까」
 「평생 잊혀지지 않는 일도 있어」
 「...그 때는 어쩔 수 없지만. 그렇게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빌어야지」
 「...어이, 아스카」
 「프로듀서」

 

 ...

 

 「나는...나는 괜찮으니까. 프로듀서, 나는 괜찮으니까」

 

 그 표정으로?

 

 「...너, 울고 있」
 「나는 괜찮으니까. 프로듀서, 나는 괜찮으니까─」
 「대체 어디가...!」
 「─그러니까 선택해줘. 란코의 고백... 받아들일 거야?」
 「......」

 

 

 

 ......하아.

 

 정말이지, 어린애같은 중학생이다.

 

 혼자 불안해하고.

 

 혼자 두려워하고.

 

 혼자 착각하고.

 

 혼자 슬퍼하고.

 

 「...」

 「...우, 우읏」

 

 ...거기다 이상한 곳에선 어른스러워서, 쓸데없이 참으려들고.

 

 쓸데없이 견디려하고.

 

 쓸데없이 맞서려하고.

 

 쓸데없이 부서져버리고...

 

 

 「...그런거,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

 「...」

 

 떨구어진 고개.

 

 정면을 향하지 못하는 눈.

 

 헝클어진 머릿결.

 

 불규칙한 숨소리.

 

 「읏」

 

 ...그리고, 굳게 다문 입술.

 

 

 

 

 

 

 

 

 

 「─『침묵』, 싫어한다고 했었지?」
 「...~~─읍!!??」

 

 혀를 갖다대었다.

 

 조금씩 입술을 문질렀다.

 

 살짝 빨아보았다.

 

 츄웁-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 웁...!」

 

 반대쪽의 혀를 두드렸다.

 

 조심스레 휘감아보았다.

 

 세게 빨아보았다.

 

 츄릅-하는 소리가 들렸다.

 

 「...후...앗...」

 

 조금 더 깊게.

 

 조금 더 깊게.

 

 조금 더 깊게.

 

 조금 더─

 

 ...

 

 

 

 

 

 

 「...파하」
 「...─프, 푸로듀서!?」

 

 살짝 꼬인 발음이 귀여웠다.

 

 「아스카」
 「서, 성범죄야! 성추행이야! 성폭력이야!!」
 「아스카」
 「신고할거야! 신고해서...그러니까, 신고해서...!」
 「이런 『침묵』─은 어때?」
 「...!」

 

 적어도 나는 싫지 않았는데.

 

 「...우...읏...」
 「사랑해」
 「!」

 

 착각하지 않도록, 혼동하지 않도록.

 

 슬퍼하지 않도록, 불안해하지 않도록.

 

 「너를 사랑해. 다른 누구보다─란코 뿐만이 아니라, 그 누구보다도. 나는 너를 사랑해」
 「......」
 「아스카」
 「...으, 으아...」
 「─그러니까 대답해줘, 아스카. 내 연인이 되어줄래?」

 

 평생토록 함께할.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

 

 「...」
 「아스카」
 「...읏...」
 「침묵은 끝났어. 이제는 네 차례라고」
 「...!」

 

 

 아스카가 얼굴을 붉혔다.

 

 아스카가 입술을 깨물었다.

 

 아스카가 고개를 숙였다.

 

 아스카가 손끝을 모았다. 그리고─

 

 

 

 

 

 ─아스카가 입술을 열었다.

 

 

 

 

 「...뭐, 나쁘지...않으, 려나....///」

 

 

 

 

 

─────────────────────────

 

 

 

 

 「다녀올게」
 「...응」
 「...」
 「란코...실망하겠지?」
 「그렇겠지」

 

 울거야, 아마도.

 

 여린 그녀석 성격이라면.

 

 「...」
 「네가 슬퍼할 필요는 없는데」
 「...그, 그래도」
 「선택은 내가 했어. 란코도 각오는 하고 있을 거고...그 아이는 너처럼 눈치 없는 녀석이 아니니까」
 「...읏」
 「애초에 말야─ 아마도 너밖에 없었을 거라고. 이 사무소에서 내 마음을 몰랐던 건」
 「나, 나는 둔감녀가 아냐」

 

 맞거든. 어딜봐도.


 「...그럼 간다. 조금 있다 보─」
 「자, 잠시만!!」
 「또 뭔데... 아, 혹시 가지 말라고 할 거라면」
 「양다리는 안돼」
 「그쪽이었냐」

 

 조금 전까지의 신뢰감은 어디에...

 

 「호, 혹시 모르잖아! 안그래도 변태인 프로듀서가, 란코가 우는 모습을 보면...!」
 「그런 취미 없어. 그보다 변태 아니거든」
 「하, 하지만...!」
 「왜」
 「...방금 전에는, 나에게...// 읏, 역시 변태 맞잖아!!」
 「아니라니까!?」

 

 키스 한번 했다고 이미지가 그렇게 되냐. 얼마나 순진한 거야...

 

 「그, 그래도...」

 「걱정하지마. 그럴 일 없으니까」
 「...으읏」
 「나는 너만의 프로듀서야. 어디에 있든, 누구와 만나든 간에」
 「프로듀서...」

 「그러니까 안심하라고」

 

 지금까지 가져왔던 불안, 이제는 떨쳐낼 때도 됐잖아?

 

 「...」

 「자, 그럼 정말로 다녀온─ ...아」
 「?」
 「맞다... 완전히 잊고 있었네」
 「...?」

 

 지금 건네주는 편이 좋겠지?

 

 「어디 뒀더라」
 「프로듀서? 서랍은 왜 뒤지는 거야?」
 「줄 게 있어서. ─좋아, 찾았다」
 「...상자?」
 「생일 축하해, 아스카」
 「!」

 

 벌써 1년이 지나버렸네.

 

 「...와,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
 「그럼 난 진짜로 간다. 바이바이」
 「자, 잠시만!!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는 확인해봐야─」

 

 끼익

 

 

 쾅

 

 ...

 

 

 

 

 

 「...그러게. 뭐가 들어있었을까?」

 

 조금씩 흘러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나는 기다란 복도를 걸어가기 시작했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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