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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베이커리-아스카의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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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03, 2017 16:13에 작성됨.

미치루가 기대감 가득한 표정으로 프로덕션에 들어온 어느날, 그 손에 들린 것에 평소와는 다른 상자였고, 입에는 빵이 없었다는 것이 눈에 띄었지만 미치루는 아랑곳않고 한 명을 찾아다녔다.

 

“아스카~아스카아~?”

 

미시로 프로덕션에 들어서서 아스카를 찾아보았지만, 의외로 아스카는 찾기 힘들었다. 생일의 주인공인데 어디간거지? 라는 생각을 품으며 이곳저곳 외지고 아무도 올 것 같지않지만 관찰하기에는 좋은 그런 전망좋은 곳을 찾다가 순간 어느 곳에서야 미치루는 아스카를 찾을 수 있었다.

 

“아스카아? 여기서 뭐해? 생일이잖아?”

 

바람을 한껏 만끽하며 멍하니 밖을 내려다보던 아스카는 고개를 돌려 미치루를 한 번 바라본다음, 입술에만 작은 미소를 그렸다.

 

“후훗, 너도 그렇게 생각해?”

 

“응?”

 

“너도 생일이라는 걸 축하하냐고.”

 

“에....그 날은 오빠가 케이크도 만들어주고 같이 있어주고!”

 

아스카는 한 번더 웃으며 천천히 말을 이어나간다.

 

“케이크....그런 건 언제라도 먹을 수 있고, 그날도 그저 다른 날과 같아. 그저 1년이 지났다라는 것밖에 되지않잖아? 내가 태어난 날이 지나버렸다. 그런 걸 기념하는 건 의미가 없지.”

 

슬슬 가속이 붙고 제로의 영역을 넘보기 시작하는 아스카의 허무론을 듣고있다가 문득, 미치루의 눈은 손에 들린 것으로 향했다.

 

“부우우우....”

 

미치루는 조금씩 심술이 나기 시작했다. 분명 히이라기가 아침에 건네준 수제케이크. 아침에 건네줬다는 건 새벽에 만들었다는 소리.

 

오오하라 베이커리는 케이크를 팔지않는다. 다만, 명인이 직접 주문제작으로 만들어 판다. 가능한 모든 부분이 수제로 이루어지는 케이크. 가격은 수십만엔을 호가하는 최고가이지만 그 가치와 수요는 그 가격을 상회한다. 미치루는 그것을 잘 알고있었고, 때문에 아무리 미치루라도 쉽게 부탁할 수도, 쉽게 먹어볼 수도 없는 게 히이라기의 수제케이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오늘 생일이라고 특별히 만들어준 그 수제케이크를 거절하시겠다..?

 

‘내가 이 소리를 들으려고 고생을 하며 아스카를 찾아다닌건가....?’

 

자수정을 닮은 미치루의 보라색 눈의 오빠의 것처럼 서서히 짙게 물들더니 기묘한 아우라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아스카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고, 미치루는 방긋 미소지으며 말을 던졌다.

 

“그렇구나, 내가 그럼 아스카의 시간을 방해했네? 오늘 생일을 축하할 필요는 없으니까 오빠가 만들어준 생일케이크도 아스카한테는 필요없겠지?”

 

“뭐..?”

 

그리고 그것은 혼자 독주하고 있는 아스카의 심상세계를 뚫어버리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미치루는 거기서 멈출 생각이 없었다. 심상세계를 뚫고 이제 아스카의 마음 속을 뚫어버릴 차례니까.

 

“아~ 그럼 이거 버릴 수도 없고...역시 내가 먹는 게 제일이지?”

 

“에에...?”

 

“그럼 아스카! 오늘도 수고해!”

 

방긋 웃으며 미치루가 문을 닫고 나가자 곧이어, 아스카가 뒤를 따랐다.

 

“응? 아스카?”

 

“아아....별로, 나도 볼일이 다 끝나서...미치루의 프로듀서에게 할 말이 있던 것 같아.”

 

“그으래..?”

 

아스카가 보지않는 곳에서 입꼬리를 날카롭게 들어올린 미치루는 친.절.하.게 아스카를 사무실로 안내했다. 그러나 30초전에 미치루가 이미 문자로 후루키에게 나가있으라고 했기 때문에 사무실을 텅 비어있었다.

 

“흐음.....잠깐 나가셨나봐. 여기서 기다릴래?”

 

아스카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미치루가 잘 보이지가 거리가 좀 있는 곳에 자리했고, 미치루는 소파에 앉아 테이블에 케이크 상자를 두었다.

 

“우오...블루베리 치즈케이크...”

 

천천히 박스 안에서 케이크를 들어올려서 접시 위에 올린다. 행여나 넘어질까봐 조심조심 옮기는 미치루였으나, 불안한 눈으로 그것을 쫓는 이는 아스카였다. 접시 위에 케이크가 안착하자 아스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 다음에 이어지는 케이크의 보호띠를 떼는 순간 아스카는 다시 눈으로 그것을 쫓았다. 한 바퀴 케이크의 띠가 빙글 돌면서 그 위에 얹어져있던 시럽에 띠에 달라붙어 주욱-하고 늘어나버린다. 포크로 먼저 띠에 묻은 시럽을 훝어본다. 예상과는 달리 뻑뻑한 무게감이 포크를 타고 흐른다. 입에 들어간 순간,

 

“후오오오~~~”

 

한층 더 반짝이는 미치루의 보라색 눈과 감탄사가 그 맛을 간접적으로 아스카에게 전했다. 미치루의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으나 아스카의 고통 또한 늘었으리라.

 

깊은 바다에 건져올린 듯한 깊고도 은은한 색감. 검은색을 향해 깊어져가는 고귀한 보라색 잼이 눈과 같은 흰색 크림 위에 보란듯이 한껏 얹어져있다. 중간중간 흑진주를 머금은 조개의 연약한 살결처럼 치즈의 연한 노란색 시트가 블루베리를 조금 조금 품은 채 모습을 드러낸다. 서로 섞이지않고 제각각 선명한 색을 자랑하는 세가지의 재료가 한데 모여 하나의 케이크를 이룬다.

 

이윽고 포크가 블루베리 시럽 위에 내려앉고 서서히 파고들자, 놀랍게도 시럽은 움찔움찔하면서 눌린다. 그 탄성은 마치 젤리와도 같은 탄성이며, 파르르 떨리는 모습과 살며시 늘여지는 모습은 보는 사람의 기대감을 한껏 들어올린다. 포크와 케이크가 만나, 연하게 올라왔다가 꺼지는 작은 거품의 소리를 낸다. 이윽고 포크가 깊숙이 입 안에 들어갔다가 나온다. 그 진한 보라색이 희미하게 포크에 남았다.

 

“아....!”

 

자비심 없이 사라지는 케이크를 보며 가슴이 아리는 아스카는 자그마한 신음으로 그것을 표해보았다.

 

입 안을 조금 오물거리자, 묵직하면서도 매끄러운 시럽이 천장을 타고 목구멍으로 내려간다. 부드러운 깃털이 맹렬하게 타오르는 불꽃을 향해 녹으며 내려가는 느낌. 입 안에서는 약간의 새콤함을 주던 시럽은 목구멍으로 넘어가고서 그 향으로 역류시켜 입 안에 가득 메운다. 맨 아래층의 비스켓이 묵직함을 더하고 치즈는 시큼하지만 단 맛을 머금은 고소함을 준다. 때때로 씹히는 블루베리과 시럽은 목구멍의 연한 살결에 찌릿찌릿한 자극을 주고 치즈로 가득해 언젠가 무덤덤해져버릴 것 같은 맛에 깊은 향을 준다. 향이란 숨결을 따라 그 강약이 나타난다. 호흡에 맞추어 커졌다 작아졌다하는 향에 심취해 천천히 호흡에 집중하면 입의 움직임은 느려지고 그 맛은 더 깊게 느껴지기마련이다. 촉촉하게 바스러지는 비스켓의 달달함, 치즈가 크림같이 무너져 혀를 위아래로 두껍게 감싸고 아릿한 시큼함과 달달한 고소함을 준다.

 

뒤에서 앞에서 옆에서 서로다른 악기가 함께 소리를 내어 하나의 음악이 되듯, 서로의 맛과 향이 함께 퍼져나와 입 안에 하나의 맛을 선사한다. 미치루가 그 음악에 심취해 마음으로는 참을수없는 행복감이 차오르는 동안 케이크는 야금야금 사라져간다.

 

마지막으로 포크와 입술에 남은 크림이 사라지고 도톰한 연분홍 입술이 드러난다. 쉽게 보이는 행동이고 의도도 없었겠지만, 아스카는 당장이라도 키스(?!)를 하고 싶은 충동을 잠시나마 느꼈다. 지금 아스카의 마음은 마치 어느 술집에서 멋진 여성을 보았지만 말 걸 용기도 없이 한숨만 푹푹쉬는 남자의 심리와 같았다.

 

“잘 먹었습니다!”

 

미치루의 밝은 인사는 아마 사형선고와도 같았을 것이다. 한때의 멋을 위하여 호의를 거부하고 본능의 울림을 무시하였다. 그러나 이것이 어리석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확실치가 않다. 어찌보면 이것은 인간의 위대한 행동이라고 평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식욕이라는 본능을 억누르고 이성으로서 견디어냈으니까. 다만,

 

“아으으으.....”

 

그것이 행복한 일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헤헤...어라? 아스카? 아직 안 갔어? 아직도 일 남은 거야?”

 

맑고 순수한 보라색 눈을 반짝거리면서 ‘나 신경쓰여!’라는 표정으로 천천히 미치루가 아스카에게 다가온다. 그 케이크의 여운과 기억을 자극하는 그녀가 천천히 아스카에게 다가온다. 저 입술을 핥으면 그 케이크의 맛이 조금은 느껴질까.

 

“으으으으.....”

 

더 이상은 버틸 수 없어.

 

그것이 아스카의 마지막 이성이었다. 이성의 단말마였다.

 

에쿠스테가 떨리기 시작한다.

 

“흐으으...언니이...잘못했어요오....”

 

그렁그렁한 소녀의 눈이 되어 물방울이 맺히기 시작하는 아스카의 눈. 히이라기라면 금새 마음을 풀고, 케이크를 대접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상대는 히이라기가 아니라 미치루, 아니 ‘각성한 미치루’였다.

 

“흐응~그래?”

 

그리고 미치루의 눈의 아직도 탁한 보라색이었다.

 

몇 시간 뒤....

 

“저기....아가씨?”

 

미치루의 하인이자 프로듀서인 후루키가 사무소의 문을 열고왔을때, 그곳에는 기묘한 광경이 있었다.

 

“응?”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꼰 미치루가 한 손에는 크림이 가득한 포크를 들고 미소짓고있었다. 그리고 그 밑에는

 

“헤에아아아ㅏ.....”

 

아스카가 혀를 내밀고 바닥에 앉아 있었다.

 

“뭐하시나요...?”

 

“으응~ 그냥 언니로서 동생한테 뭐좀 알려주고 있어..........왜? 불만있어..?”

 

후루키는 미치루의 눈웃음이 열리는 순간, 그곳에서 악마가 쥐고있을 법한 탁한 보라색 마석을 연상시키는 눈동자를 보고 마음을 굳혔다.

 

“없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사무실을 나갔다. 그리고 아스카의 혀가 포크의 크림에 닿으려는 찰나, 미치루를 까딱-하고 고개를 기울였다.

 

“자아....아스카?”

 

“네?!”

 

“아직 먹으면 안 되지?”

 

“에에...”

 

“말해봐.”

 

“히, 히이라기 오라버님의 케이크로 절 덮어주세요! 제가 절 잊어버릴 만큼 엉망진창으로 해주세요!! 제 입과 뱃속을 크림으로 가득채워주세요 언니!!”

 

“잘했어”

 

아스카의 입속으로 포크가 한 번 들어갔다 나오고, 아스카는 몸을 떨며 음미했다.

 

"에헤헤헤..."

 

“후훗”

 

그 후로 아스카와 미치루의 사이는 아주 좋아졌대나 뭐래나

 

=====

 

오늘의 케이크는 블루베리 치즈케이크으!

정말 좋아진걸까....

‘미치루X아스카’ 앞쪽이 공이고 뒤가 수라면서요?

캬캬캬캬캬캬캬ㅑㅑ캬캬컄캬-!!! 아스카 쓰알의 분노...잊었을 거라 생각했나?

히이라기: 오늘은 출연이 없군.

지금 너희들이 본 건 간단해보이지만 자그마치 세가지 심리의 콤비네이션!

아스카가 오빠의 관심을 가져가고있는 질투와 케이크에 대한 식욕 그리고 아스카의 장황함에 대한 짜증.

미치루가 발끝에 케이크를 두고 그걸 핥....흠흠

케이크는 먹었잖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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