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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찾습니다 13화-슬픔은 또다른 슬픔을 부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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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01, 2017 13:00에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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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때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막막함을 맞닥드리고는 한다. 아무리 발버둥 치려 해봐도, 아무리 해결해 보려해도 나 하나의 힘으로 도저히 풀어 나갈수 없는 상황에서 고민하고 헤매고 찾을 수 없는 답을 찾으려 한다....

운명은 거대한 물줄기를 만들며 흘러가는 강물과 같아서 운명이란 강물, 그 세찬 물줄기에 거슬러 올라가는건 힘들다. 더욱이나 우리를 힘들게 하는건...우리는 그 운명을 정할수 없다. 그저 강물의 흐름대로 부유하다 그 마지막 종착점에서 운명에 개탄하며 눈물 흘리는것만이 우리가 운명에 마주했을때 할 수 있는 일..

바꿀 수 없는 것이기에 시간이 흐름에 따라 우리는 급작스럽게...때로는 당혹스럽게 우리 앞에 놓여진 운명을 마주하는것은 신이 우리에게 준 가혹한 운명에 대한 마지막 배려 일지 모른다. 당장 내일이라도 자신에게 펼쳐진 미래를 알 수 없다는것 그것 만이 운명을 정면에서 바라보고 있는 우리가 내일의 희망을 찾아 하루를 살아가는 원동력이 됨은 틀림없이 확신 할수 있는 사실이다.

자신의 슬픈 미래를 이미 알게 된 사람들은 그 미래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자신이 내딛으려는 한 발자국 그리고 그 다음 발자국에 펼쳐진 비애를 이미 알고 있다면...그 방향으로 발걸음을 계속 나아갈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은 발걸음을 돌릴것이다...

아니

발걸음을 돌린다.. 확신할 수 있다.

그것이 자신과...보다 더욱 소중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 예견된 미래라면...더욱이나...

P는 도통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벌써 3일째였다. 자신의 선택이 옳은 것일까 이 선택으로 더한 슬픔이 있지는 않을까 마음이 답답하고 고민되었다. 아직도 후미카의 슬픈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마음이 아려왔다.

「후우..」

한숨을 내쉬었다. 한숨을 내쉬는 순간은 잠시나마 가슴의 답답함이 사라진다 이내 꽉 막힐듯한 답답함이 찾아오겠지만... 침대에 누워 들지 않는 잠을 청하는 사람에게 하룻밤의 시간은 길었다. 몸을 뒤척였다. 또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끼이익"

방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리스가 눈을 비비며 문을 열고 들어왔다...

「무슨일이야 아리스..」

「아직도 안 주무시나요..」

「그러게...잠이 안오네..」

「아빠..옆에서 자도 될까요..」

「뭐....괜찮지 않을까」

아리스는 가지고온 베게를 P의 옆자리에 놔두고 머리를 베고 누웠다. P는 이불을 덮어주었다...아리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아리스는 반쯤 감긴 눈을 P를 보면서 헤실헤실 웃었다.

「아빠는...좋은 아빠가 될거에요」

「네가 말하니 설득력이 없다」

「굳이 아빠 딸이 제가 아니더라도 말이에요..」

「무슨말이야..」

「아무것도 아니에요 팔베게 아빠」

아리스는 P에게 응석을 부렸다.

「팔 아프잖아」

「에이 해주세요 하나밖에 없는 딸에게 그것도 못해줘요?」

「아니 일단 나는 원래 지금 시간대로 따지면 그 하나있는 딸도 없어야 하는데 말이지」

「뭐 낳아버린 딸을 어쩌겠어요」

「아니...니가 멋대로 이 시간대로 넘어온거잖아」

「말이 많아요 팔 이리주세요」

아리스는 P의 팔을 잡아끌어 팔을 베게삼아 머리를 대고 누워버렸다.

「헤헤」

아리스는 좋다고 웃었다.

「이제 안아주세요」

「바라는게 너무 많은거 아냐」

「아무튼 안아주세요」

아리스는 잔뜩 P에게 어리광 부렸다. P는 팔베게를 한채로 아리스를 안아주었다.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었다.

「빨리 자라」

「네...아빠..」

잠시간 침묵이 흘렀다. 이내 아리스는 P에게 말했다.

「아빠..」

「응?」

「아빠가 하는 선택이 맞는거에요..」

「무슨 말이야」

「아빠가 하는 선택이 옳은거니..틀린거 아니니까..전 그렇게 생각하니까.. 너무 힘들어 하지 마세요.. 그게 모두를 위한 길이에요..」

「아리스....」

「어떤 슬픔이...더 펼쳐져 있더라도...이게 최선의 선택이에요 아빠..」

아리스는 더 말이 없었다. 그저 P를 꼬옥 끌어안고 있었다. P도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져서...짧게나마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아침 출근시간에 P는 잠들어 있는 아리스가 깨지 않게 조심히 침대에 나와 출근 준비를 했다. 화장실 거울에 본 자신은 꽤나 수척해져 있었다. 다크서클도 짙어졌고 피부는 푸석푸석해져있었다.

「스트레스가 사람을 이렇게 까지 만드는건가..」

사무실에 들러서 자신의 책상에 앉아 오늘 해야할 업무를 정리해서 계획을 세울때였다. 휴대전화가 울렸다. 문자메시지였다.

 

보낸사람:후미카

오늘 저녁...저희 집에 와 주실수 있나요...

 

P는 문자를 보고 잠시 고민했다...더 이상 후미카와 관련되어서는 안된다...그것이 우리를 위한 길이다... 하지만 그런생각을 할때 후미카에게서 다시 문자메시지가 하나 더 날아들어왔다

 

보낸사람:후미카

마지막으로 드리는 부탁이에요 프로듀서씨..

 

P는 이마를 짚었다...한숨을 내쉬고는 후미카에게 알겠다고 문자를 보냈다. 그날 하루는 후미카의 초대에 신경이 쓰여서 별로 업무에 집중 할 수 없었다. 해가 지고 어스름한 저녁이 찾아왔다. P는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모두 퇴근하고 아무도 없었다. 해가 지기전엔 많은 아이돌들이 떠들고 노는 장소가 어둑어둑한 시간이 되면 고요하다. 그럴때 P는 왠지모를 쓸쓸함을 느끼게 된다. 자신의 주위에 아무도 없는것...평소에 업무를 볼때면 그렇게도 귀찮게 굴던 아이들이 없다...커피를 타주는 아이들이 없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를 떠들던 아이들이 없다...물론 내일이면 다시 복작 거리는 사무실이 될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고요를 곱씹을때는 왠지모를 마음의 허전함이 들게 된다. P는 더이상 업무를 손에 잡을 마음이 나질 않아 퇴근을 준비했다. 후미카에게 전화 했다. 이내 후미카가 받았다.

「네 프로듀서씨..」

「지금갈게 후미카」

「네 알겠습니다.」

P는 사무실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후미카가 사는 멘션으로 갔다. 후미카 혼자 이곳에서 사는것으로 알고 있었다. 후미카의 멘션 앞에서 초인종을 눌렀을때 후미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세요」

「나야..」

「아 프로듀서씨..」

후미카는 현관문을 열어 P를 맞이했다. 집은 맛있는 냄새가 났다.

「딱 맞춰서 오셨어요 프로듀서씨..」

「응?」

「방금 요리를 다했거든요 저녁 식사 안하셨죠 식탁에 앉아주세요」

「아..어..응.」

P는 자신이 모질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반겨주는 후미카에게 알지 못할 죄책감을 느꼈다. P가 자리에 앉자 후미카는 이런저런 맛있는 음식을 식탁에 차려놓았다.

「맛있게 드셔주세요..」

P는 음식을 맛보았다. 맛있었다.

「맛있는데?」

「그런가요 다행이다 헤헤」

기뻐하는 후미카의 표정을 보니 마음이 더 불편하게 느껴졌다...후미카는 P와 식사를 끝내고 와인을 꺼내어들었다.

「그건?」

「고향에서 숙부님이 보내주신 와인이에요」

「그걸 왜?」

「프로듀서씨와...함께하고 싶었던 술이에요..」

「그래..」

P는 후미카의 부탁을 모두 들어줄생각을 했다. 그래야 후미카의 미련을 끊을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후미카는 P에게 한잔 따라 주었다. 그리고 자신도 한잔 따랐다. 두사람은 가볍게 잔을 부딪혔다. P는 한모금 와인을 마셨다. 산도가 높고 드라이한 맛이어서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도 가볍게 마실수 있었다. 두사람은 몇번더 잔을 주고 받았다. 후미카의 볼이 발그스름해졌다...

「헤헤..전 이런걸 원했어요 프로듀서씨..」

「이런거라니?」

「프로듀서씨가...퇴근하면 그걸 반겨서 준비한 음식으로 같이 저녁식사를 하고....와인 한잔을 나눌수 있는 소소한 일상 말이에요..」

「소소한 일상이라..」

「전 사회적 명성...막대한 부...전부 필요없어요..그저 프로듀서씨와 함께하는 일상을 원해요..」

후미카는 빠질듯한 눈망울로 P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안될까요...프로듀서씨..?」

P는 후미카의 호수같은 눈을 보며 영원을 맹세하고 싶었다. 그 앞이 파멸일지라도...하지만 후미카와 자신의 앞에 펼쳐진 미래는...비극 뿐이었다. 그것을 알면서도 그 앞으로 나갈 수 없었다.

「안돼..」

「프로듀서씨..」

「우리는....이루어지면 안돼....」

「어째서죠...」

「나는 후미카가 죽는 운명을 받아들일수 없어..」

「괜찮아요..」

「괜찮지 않아」

「괜찮아요!」

후미카의 언성이 높아졌다.

「괜찮지않아!」

P도 목소리가 커졌다.

「프로듀서씨와 함께라면 그런 운명 무섭지 않아요..!」

「그런게 아니잖아」

「프로듀서씨!」

「후미카!」

두사람은 술기운에 취해서.. 고집을 부렸다..잠시 침묵이 흘렀다. P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후미카...너는 말이야..」

「네..」

「아리스를 임신하고...그때 너의 난치병을 치료 하기 위해 아리스를 포기 할수 있어? 너 자신을 위해서 아리스를 포기할수 있냐고..」

「.....」

후미카는 말이 없었다. P는 다시 물어봤다.

「아리스를....아리스를 포기할수 있어?」

「아니요...포기 못해요...」

「그래서...」

P의 목소리 갈라졌다...

「그래서...내가 널 포기하려고 네가 아리스를 포기 할 수 없을걸 알기 때문에 널 포기하려....해..」

「그런...말도안되는..」

「말도 안되지 않아...후미카...나는 있지 네가 죽는 미래는 두고 볼 수 없어...」

「전 프로듀서가 제 인생에 없는 미래는...두고 볼 수 없어요..」

「후미카...잘들어」

P는 와인을 한잔 쭈욱 들이켰다. 술 기운 없이는 할 수 없는 말이었다.

「....나는 멀리서 너의 행복을 지켜볼게..」

「프로듀서씨..」

후미카는 납득할수 없다는 듯이 눈물을 글썽이며 P를 바라봤다.

「그러니...행복해야해..」

P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이상 후미카를 바라보고 있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떠난다...P는 그동안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사랑하기 때문에 떠난다는 말을 이해 할 수 없었다. 사랑하는데 어째서..? 하지만 자신이 그런 상황에 맞닥드리자 마음이 찢어질듯 아팠다. 후미카와 행복하고 싶다. 후미카가 원하는대로 소소한 일상을 그녀와 함께 보내고 싶었다. 하지만.....그러면 안된다. P가 자리에서 일어나 후미카에게 등을 돌리고... 말했다.

「이만 가볼게...더 이상..너를...보고 있을 용기가 안나..」

「프로듀서씨...!」

나가려는 P를 후미카는 끌어안았다. P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 울고 있는것 같았다.

「프로듀서씨...프로듀서씨...」

후미카는 그저 P를 부르며 P를 꼬옥 안고 있었다.

「후미카...」

P는 당장이라도 후미카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내 포기했다. 후미카의 눈물을 닦아줄 사람은 자신이...아니기 때문에..자신은 후미카를 울리기만 하는 나쁜 남자일뿐이었다.

「프로듀서씨..전...당신뿐이에요」

후미카는 품에 파묻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눈물이 글썽했다. 후미카는 P를 안은 두손을 풀지 않은채 P에 입을 맞추었다. 후미카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P는 주저하다...후미카 입술의 온기를 받아들였다. 후미카의 허리에 손을 둘렀다. 서로의 입술이 맞닿아 상대방을 원했다. 혀가 뒤엉켰다. 와인의 향이 서로에게 와닿았다. 두사람은 잠시 입을 떼었다. 서로를 보았을때 두 사람다 얼굴이 상기 되어있었다. 와인에 취한건지 서로에 취한건지 분간 할 수 없었다. 누구랄거 없이...다시 서로의 입술을 탐했다. 꽤나 오랜시간이 지나고 다시 입을 떼었을때 P는 말했다.

「안돼...후미카...우리는」

「하아...프로듀서씨...하아..」

조금은 가쁜 숨을 내쉬는 후미카의 모습에서 색기가 느껴졌다. P는 후미카를 안고 싶었다. 마음속에서 울컥 욕망이 쏟아지려 했다. 포기하기로 했었으면서...후미카를 더는 사랑하지 않으려 다짐했지만...한순간이라도 제대로 마음을 다잡지 않으면 무너지려 했다. 그런 P에게 후미카가 말했다.

「프로듀서씨...내일 저를 떠나도 좋아요...오늘만은...제발...오늘 아니 지금만은 저를....사랑해주세요...」

「후미카..」

「오늘 밤 저를 안아주세요..」

후미카의 호흡이 빨랐다. 얼굴은 불그스레 홍조를 뜨었고 슬픔이 남아있는 눈에는 에로티시즘이 묻어나왔다. 문득 어머니가 전에 P에게 한말이 기억났다. "화장한 여자는 대부분 이뻐보인다...거기다 조명까지 받으면 더 이쁘지...하지만 무엇보다 여자가 이뻐 보일땐...그 여자를 사랑할때란다..." P는 지금 이 순간 후미카가 너무나도 이뻐보였다...후미카를 안았다. 그녀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었다.

「하읏..」

후미카는 작게 신음했다. P의 손은 후미카의 부드러운 몸을 찾았다. 후미카는 P의 터치에 몸이 달아오르는것을 느꼈다. 후미카는 P에게 몸을 맞겼다. P는 후미카의 블라우스 단추를 하나씩 풀어나갔다. 그녀의 하얀 살결이 드러났다. 후미카는 부끄러워 하는 눈으로 P를 바라봤다. P는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동안 다져왔던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오늘 밤은 후미카를 사랑하고 싶었다....두 사람은 누구라고 할거 없이 침대로 자리를 옮겨 서로를 원했다. 몇번이고 입을 맞추었다. 서로의 살결을 부딪쳤다. 그날 밤은 후미카의 교성을 노랫소리처럼 들었다.

 

후미카가 눈을떴을때...나신으로 이불을 덮고 있는 자신의 옆에는 P가 새근새근 잠이 들어있었다. 후미카는 어젯밤의 일을 생각해내고는 부끄러워졌다. P나 본인이나 술기운이 살짝 돌아서 그런지...아니면 둘다 감정이 극에 치닫아 있어서 그런지 누구라고 할것 없이 서로를 원했고 원했다. 그리고 잠이들어 벌거벗은 상태로 같은 이불을 덮고 있었다. 후미카는 P와 같은 이불을 쓰고 싶었던 자신의 바람이 잠시나마 이루어졌다고 생각했다...자고 있는 P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그리고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조심스럽게 중얼거렸다.

「프로듀서씨....전 더이상 프로듀서씨가 저때문에 괴로워하는걸 보고 싶지 않아요...」

사랑스럽게 P를 쳐다보는 후미카의 눈망울에 슬픔이 그득했다.

「그래서...떠날게요 프로듀서씨를 사랑하니까요...저때문에 더 이상 괴로워 하지 말아주세요」

후미카는 이별을 이야기 하면서 마음이 아파왔다... 자신에게 이별을 말하는 P의 마음이 이러했을까 라는 생각을 하니...P가 했던 마음고생들이 심했다는걸 알 수 있었다..

「멀리서...행복을 지켜볼게요...행복해야 해요」

 

P가 눈을 떴을때는 옆자리에 후미카는 없었다...P는 후미카에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는 받지 않았다. 먼저 출근 했나 싶어서...자신도 집을 나와 출근을 했다.

그날 후미카는 사무실에 나타나지 않았다.

아무리 후미카가 휴식기간이기도 했고 딱히 스케쥴을 없다고 하더라도...사무실에 출근하지 않는것은 드문일이 없다 하는일 없이 단순히 소파에 앉아서 책을 읽더라도 출근을 하는 후미카였다...하지만...후미카는 출근하지 않았다...P는 특별한 일이라도 있나싶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그 다음날도....그 다음날도...후미카는 출근하지 않았다...다른 아이돌들도 후미카를 찾아 P에게 물어왔다.

「후미카 무슨일 있어? 며칠째 안보이던데」

「맞아 맞아 후미카 언니...안본지 며칠된거 같아요..」

P는 후미카에 몇번이고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그러고 일주일이 지났다...사무실로 한통의 편지가 왔다...후미카로부터 온 편지였다. 편지는...자신은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는 말아달라....아이돌 생활은...미안하지만 더는 하고 싶은 마음이 안난다는 내용이었다...그리고 P에게 몰래 부쳐진 한장의 편지가 있었다. P는 혼자 있는 휴게실에서 그 편지를 읽어 보았다.

 

프로듀서씨에게..

먼저 말없이 떠난것에 대해서는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프로듀서씨가 걱정하셨을것을... 생각하면..입이 두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그리고 그날의 일은 제가 프로듀서씨에게 부리는 어리광이라고 생각 해주셨으면 합니다...다만 그날...아침 잠들어 있는 프로듀서씨를 보며 생각했습니다...내가 만약 사랑하는 프로듀서씨에게 그 마음을 숨기고 이별을 이야기 하는 심정이 어떨까? 생각만해도 마음이 답답하고 옥죄어 왔습니다. 그리고 프로듀서씨가...죽는 미래도 생각해보왔습니다. 저에게는 끔찍한 상상이었습니다. 받아 들일수 없었습니다...그래서인지 프로듀서씨가 그런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하니...마음이 아팠습니다... 프로듀서씨는 얼마나 심적으로 힘들었을까...그리고 그런 마음을 숨기고 있었다니...그래서 저는 결심했습니다. 프로듀서씨가 더 이상은 저로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그리고 그 결심의 방법으로 프로듀서씨의 곁을 떠나는것 뿐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거리가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저는 그말을 믿고 싶습니다...이렇게 시간이 흘러서 서로에 대한 마음이 무뎌져 얼마나 흘렀을지 모르지만 서로를 봐도 심장이 두근거리지 않는다면 제가 프로듀서씨를 봤을때, 프로듀서씨가 저를 봤을때 더 이상 아파하지 않을까요? 지금 저는 당신이 다른 여자와 가정을 이루어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상상 할때마다 마음이 아려옵니다..하지만 언젠가는 이 마음도....시간에 흘러 옅어지겠죠...그러면 그때는 프로듀서씨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랄수 있을것 같습니다. 프로듀서씨는 그날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멀리서 행복을 지켜보겠다고.....저도 프로듀서씨의 행복을 멀리서 지켜보겠습니다...부디...행복했으면 합니다.

사기사와 후미카 씀

P는 휴게실에서 조용히 후미카의 편지를 쥐고는 오열했다. 다른사람에게는 들리지 않게 울음을 삼켰다..

「끄윽...후미카...끅...끅...후미카....」

P는 지금의 슬픔이...너무나도 아팠다....이보다 아픈 슬픔은 더이상 없을거라 생각했다. 며칠을 제대로 생활하지 못했다...퇴근후..그저 방안에 틀어박혀만 있었다...아리스는 그런 P의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봤다..

「아빠...」

아리스는 P의 방문에 기대어...있었다..손목시계를 보러 왼손을 들었을때 아리스는 순간 자신의 신체가 희미하게 보이는듯 했다.

「올게 온건가요...」

아리스는 체념한듯 한숨을 내쉬고는 천장을 쳐다봤다...후미카가 떠난후 일주일 쯔음 지난후 부터의 일이었다. 아리스는 자신의 존재가 희미하게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주위 사람들도 순간 순간 자신의 존재를 잊거나 얼굴이 기억 안난다거나...이름이 기억 안나는 일이 발생하곤 했다.. 그때 마다 그 사람들은 멋쩍은듯이 웃곤했지만 아리스는 그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를 이미 알고 있었다..그리고 각오하고 있었던 바였다...

「며칠이나 더 있을 수 있을까요..」

아리스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생각했다...다음 날 눈을 떴을때 아리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직감적으로 마지막이란걸 느꼈다. P를 찾아갔다..

「아빠..」

「응? 아리스..」

P는 여전히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듯 피곤해 보였다. 아리스는 P가 너무 걱정되었다...자신이 없으면 밥도 제대로 안챙겨 먹을거고...청소도 잘 안할거고..빨래도 잘안하고 완전 노총각 홀애비처럼 살게 분명했다...거기다 지금..상태면.....무슨 짓을 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더 이상은 있을 수 없었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아리스? 왜 울어...무슨일 있어?」

「...아빠...으앙....」

아리스는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시간이 많은것 같지 않았다. 이내 마음을 다잡고 할말을 이어나갔다.

「아빠...마음 고생심하셨죠?」

「....아니야..」

「아니에요 후미카씨에게..아니 엄마와 이별하는건 쉽지 않았을거에요..」

P는 억지로 웃으면서 말했다.

「그게...우리를 위한 길이니까...」

「아빠..저도 아빠에게 정말...죄송한 말을 전하려해요..」

「...?」

「작별의 시간이에요..」

아리스는 그렁그렁한 눈으로 P를 바라보며 말했다...P는 이해 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게 무슨말이야..아리스...?」

「아빠...는....운명을 바꾸셨어요..엄마와 이어지지 않음으로써..」

「그렇지...」

「그게 뭘 말하는거 같아요?」

「....후미카와의 미래는 더이상 없다..」

「저는...저 아리스는...아빠인 P와 엄마인 후미카씨 사이의 딸이에요..」

P는 아리스가 하는 말을 알아듣고 동공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그...그게 무슨!」

「네 그래요...저는 더 이상 존재 할 수 없어요..」

「아리스!」

「아빠...죄송해요...다른사람과...행복해서 가정을 꾸리게 되고 딸을 가지시게 된다면..」

아리스는 애달픈 눈으로 P를 보며 나오지 않는 말을 쥐어짜내며 말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아리스의 몸이 점점 흐려져갔다.

「그 딸을....지금의 저 처럼 사랑해주세요.....」

「아리스!!!」

P는 아리스를 안으려 했다...하지만 손은 허공을 저었다...아리스의 슬픈 잔상만이 남아있다 이내 사라졌다..아리스와 함께했던 생활들이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을 지나갔다...소중한 일상들의 연속이었다...언제라도 있을것 같은...

「왜....도대체 어째서...왜!!!」

P는 절규에 찬 울음을 내뱉었다...이제 더이상 P의 곁엔 후미카도 없다....아리스도 없다....

.

.

.

.

.

.

.

.

아키하는...그날도 실험실에 틀어박혀서 타임머신의 연구에 몰두했다... 그리고 여러가지 기술들을 연구했다. 실험하고 실패하고 시도하고 실패하고 연속이었다....몇날을 밤을 샌지 셀수 없는 때가 되자...너무 지친나머지 근처 선반에 털썩 기대버렸다...선반에서 무엇인가 툭하고 떨어졌다.

「응..이건?」

단순하게 생긴 기계였다... 오로지 눈금은 0과1뿐이었다...바늘침은 0을 가리키고 있었다..

「뭐야..운명계측기인가...이건 여전하네...」

아키하는 아무렇지 않게 다시 기계를 선반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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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창판은 아직이다! 아직이야! 

 

 

연재가 늦어서 죄송합니다.

게을러져버려서..

흑흑 얼마 남지 않은 독자분들! 재밌게 봐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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