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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 문학] 타카네 「히비키, 무언가 이상하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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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01, 2017 00:21에 작성됨.

 

 

 

원장 「안녕하십니까. 이미 아시겠지만, Arkham 정신병원의 원장이자 Insmouth 대학 정신분석학과 교수인 Abdul Alhazred라고 합니다.

같은 직장에서 일하지만, 실제로 보는건 처음이지요?」

 

타카네 「예..만나서 반갑습니다.」

 

원장 「간호사 근무 기간이 5년차로 꽤 기시네요. 그런데 특이하게도 환자는 한 명만 담당하셨죠. 이유가 있나요?」

 

타카네 「저도..모르겠네요. 왠지 놓아줄 수 없달까요? 」

 

원장 「뭐..좋습니다. 환자 상태를 점검해보죠. 그럼 먼저 환자 현 상태부터..」

 

.......

히비키 [익스트림 라이브를 성공적으로 끝냈고,

이젠 당당한 톱 아이돌로써 매일 꿈만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히비키 [매일이 즐거워.

아이들과 함께라면 진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설령 실수해도, 다시 일어서면 되니까!

난쿠루나이사!~]

 

히비키 [그런데 요즘, 이상하다.]

 

히비키 [세상이, 휙휙 바뀐달까?

분명히 엊그저께 난 익스트림 라이브를 하고 있었고,

아이들과 함께 부둥켜안으며 마구 행복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는데

지금은 눈 내리는 밤거리를 바라보며,

타카네와 마주보면서 커피를 마시고 있어.

그런데, 마치 꿈에서 이미 본 것 같달까..

어..내가 꿈 이야기도 했었나?

마치 있었던 듯한 병원에, 이상한 사람들이랑 같이 있었다죠?

타카네랑 비슷한 간호사가 날 보살펴주고 있었구.]

 

히비키 「우우..이런걸 데쟈부라고 하나?」

 

타카네 「...코오ㅡ피 맛은 어떤가요. 히비키」

 

히비키 「쿱. 씁쓸하달까..헤헤」

 

타카네 「..우유로, 가져다 드릴껄 그랬네요.」

 

히비키 「응? 이 카페에는 우유가 없다죠?」

 

타카네 「그런가요?」미소

 

타카네는 조용히 커피 잔을 내려놓는다.

주변은 조용하다. 마치 눈이 모든 소음을 덮은 듯이.

타카네가 입을 연다.

 

타카네 「지난번에, 히비키 챌린지로 번지 점프를 하셨다지요?」

 

히비키 「응! 정말 무서웠지만 하루카랑 이오리짱이 응원해줘서 성공했다죠!」

 

타카네 「역시, 좋은 동료들입니다.」미소

 

타카네 「그런데, 번지 점프대로는 어떻게 올라갔었나요?

그리고 안전줄은 어떻게, 연결하셨죠?

말해주실 수 있나요?」

 

히비키 「응! 그러니까..어...음...뀨웅..」

 

히비키는 한참 동안이나 턱을 괜 채 골똘히 생각하였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게도 어떻게 올라갔었는지 도저히 떠오르지가 않았다.

한참 후에야 히비키는 떠듬떠듬, 말하였다.

 

히비키 「아...그게..저 계단으로! 그래 계단으로 올라갔었고, 안전줄은 자물쇠로 되어 있었어!」

 

타카네 「...그 높은 탑에 계단을 설치할리가요,

승강기겠지요.

그리고 안전줄은 통상 고무줄 끈 형식으로,

자물쇠는 사용 안한답니다.」

 

타카네 「무언가 이상하지 않나요?」

 

히비키 「...어..하지만 내 기억엔 그런걸?

타카네가 착각한 걸꺼야 헤헤」미소

 

타카네 「..그럴지도요.」홀짝

 

히비키 [우아한 손동작으로 커피를 홀짝이는 타카네의 모습은, 같은 여자가 봐도 감탄스럽다.

그러고보면 타카네도 참 특이해.

하얀 피부, 백색 머리결에 홍안이라..

키도 크구..흐음..]

 

타카네 「..후훗. 참 특이하죠? 백색 머리에 홍안이라니요.」

 

히비키 「으..응? 그렇지. 하지만 타카네는 정말 이쁘다죠?」

 

타카네 「예. 이쁘게 봐주시니 감사하네요. 

하지만 참 이상하죠.

보통 아시아인은 흑발에 흑안인데,

저희 사무소에는 미키처럼 노란 머리에 치하야 같은 파란 머리, 리츠코 같은 녹안도 있고 

아즈사나 저 같은 홍안도 있지요.

참으로, 이상하지요?」

 

히비키는 말을 돌린다.

 

히비키 「...그러고보니 타카네, 지난번 익스트림 라이브 감동이였었지?」

 

타카네 「..글쎄요. 기억이 잘 안 나서..」

 

히비키 「에엑? 겨우 이틀 전이였다죠!

벌써 까먹어버린거야 타카네?」

 

타카네는 히비키를 한참 동안 말 없이 지켜봤다.

슬픈건지, 기쁜건지 알 수 없는 표정을 유지한 채

 

타카네 「그럼 히비키는, 그날을  기억하시나요?」

 

히비키 「당근이다죠!

우린 다 같이 Ready를 불렀고, 그리고 또..Change도 불렀다죠? 

다음엔 하루카가 Start!! 에..그리고 이오리는 리조라..그리고 Miracle night에 아미테라스..」

 

타카네 「그러면, 음향 감독분은 여자였는지, 남자였는지요?」

 

갑작스런 질문에 히비키는 말문이 막혔다.

아니, 설령 갑작스럽지 않더라도

히비키는 자신이 답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생각이 나지 않았다.

왜지? 

 

히비키가 말이 막힌 채로 고민하자,

타카네의 표정은 묘하게, 긴장과 흥분으로 떨리고 있었다.

 

타카네 「무언가, 이상하지 않으신지요.

왜 동료 분들만, 기억나는걸까요?

음향 감독은요? 그날 사용했던 마이크 종류는?

무선인가요 아니면 유선인가요?

방송 채널은요?

정확한 위치는 어디였죠?

 

이상하지, 않나요?」

 

엔딩1

바뀌어버린 타카네의 분위기에 히비키는 당황했다.

아니, 무언가 무서웠다.

여기서 본심을 말했다가는,

영영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았다.

 

히비키 「이상하지 않아!」버럭

 

타카네 「하 하지만..당신도 방금 전 이상하다는 걸 느끼지 아니하셨.ㅡ」

 

히비키 「이상하지 않아 이상하지 않아 않다구!!

타카네 왜 자꾸 그런 말을 하는거야 무섭다죠..

제발 그런 말 하지 말아줘..」울먹

 

타카네 「...죄송합니다. 커피값은 제가 내죠」

쓰윽

 

마지막에 히비키는, 타카네가 눈물을 닦는 듯한 모습을 본 듯 했지만,

애써 그것을 무시했다. 다음에 라면이라도 사다줘야겠지..하면서.

 

히비키는 그 뒤로도 쭈욱,

행복한 인생을 살았다.

그녀는 30살까지 다른 765동료들과 함께 톱아이돌이였다.

하나둘씩, 나이가 들며 서로 헤어지고

연락도 안 되며 슬픈 일도 있었지만

그래도 모두들, 각자 다른 곳에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어서 히비키는 행복했다.

 

히비키는 프로듀와 결혼했다.

아들 딸은 3명씩 낳아서 다들 탈 없이 착하게 길렀고,

언제나 행복했다.

 

타카네랑은 가장 오래 같이 있었다.

때때로 타카네는 이상한 소리를 했지만,

언제나 함께하는 소중한 친구였다.

이상한 꿈도 타카네만큼이나 오래 함께하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리 많이 꾸지는 않았다.

 

그리고,

히비키는 나이가 들었다.

아들 딸들도 다 결혼해서 이제는 손자 손녀를 보았다. 이름이 뭐더라..어디서 살더라..

기억이 안나네. 하지만 행복하단다.

모두 다 행복하단다.

 

..이상하다..?

 

그리고 이상하다는 걸 자각한 순간,

히비키는 눈을 떴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가 알던 모든 것이 산산히 부셔져내렸다.

 

눈을 뜨자 히비키는, 자신이 지금까지 환상 속에 있었음을 깨달았다.

병원이였다.

어느새 늙어버린 타카네가 간호사로써 그녀를 수발하고 있었다.

 

..그녀는 깨달았다.

이게 현실임을.

 

자신은 수십년간, 꿈 속에서 살아온 것이였노라고.

현실에 있었던 것은, 휠체어를 탄 작은 노인 한 명..

 

히비키 「결국..다 꿈이였었구먼? 콜록..」

 

타카네 간호사 「그려요..히비키씨는 사고 이후로...콜록...자신이 아이돌이라는 환상 속에 빠져 살았다우 수십년간..망상증이랄까..

사실 하루카, 이오리, 아즈사, 미키, 유키호, 야요이, 아미 마미...다들 이 병원 환자들이였다우.

아즈사 할망은 몇 년 전에 돌아갔구..

다들 뭐 골골하지요. 

병을 안은 채 그대루..」

 

히비키 「...」

 

자신이 동료들이라 여겼던 이들 모두가,

사실 정신병원의 같은 환자들이였다.

라이브 공연장이라고 생각했던 무대는,

사실 작은 병원 강당이였다.

765 합숙소라 생각했던 곳은, 

사실 병원 휴게소였다.

 

히비키가 환상 속에서 돈키호테 같은 삶을 사는 동안, 세상은 너무나도 바뀌어 있었다.

로봇들이 걸어다니고, 날아다니는 자동차도 있다.

바뀐 세상은, 너무나도 낯설었고

그 속에서 히비키는 어디에도 있을 자리가 없었다.

 

히비키는 문득, 바람이 그리웠다.

옥상에 올라가본다.

환상..현실..

어디였든, 바람은 언제나 똑같이 차갑고 시원했다.

 

돌아가고 싶다고 느꼈다.

환상 속은 행복했는데....

다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뒤에서 타카네 간호사가 애타게 부르는 것도 같다.

 

하지만..미안해.

난 이제..

 

히비키는, 그대로 바람에 몸을 맡겼다.

 

엔딩.2

히비키 「...알아..이상하다죠..」울먹

 

히비키 「하지만..이대로 인정해버리면..

다들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아..

이게 꿈이야?

그러면 나 톱 아이돌이 아니면 어떻해? 

그리고 난 또 혼자야?

혼자는 싫어..으앙!」뚝뚝

 

타카네 「아니, 아니에요..제가 언제나 함께할테니까..

이제 다시, 돌아와줘요. 제발..」울먹

 

그리고 히비키는, 눈을 떴다.

그렇게 히비키는, 10년간 살아왔던 환상에서 깨어났다.

 

원장과 타카네의 말을 들어보니, 

그녀는 부모님의 사고 이후 친척집에서 학대 및 학교 왕따 끝에 해리성 정신분열증이 생겨서  

근 10년간을 쭉 환상 속에 살았다고 한다.

실제의 그녀는, 파란 눈도 스포츠 천재도 아니였다. 그저  다리가 불편한 작은 아이일 뿐..

그나마 같은 것이라곤, 

그슬린 갈색 피부, 긴 포니테일 머리결 뿐..

실제의 그녀는, 타카네의 도움 없이는 휠체어 신세를 못 벗어나는 작은 여자 아이일 뿐이다.

 

타카네 「여기, 히비키씨..아니 히비키라도 불러도 되지? 후훗.」

 

히비키 「어..응..」

 

타카네 「설령 모습은 달라도, 나라는 건 같으니까..

똑같이 대해줬으면 좋겠어.」

 

실제의 타카네는 히비키보다도 7살이 더 많은 25살의 연상이였다.

백발도, 홍안도 아닌 긴 검은 머리결에 평범한 검은 눈이다.

 

아이돌들은 다 실제로 있었다.

..사실은, 그저 정신병원에서 자신과 같이 치료를 받던 아이들이였지만..

 

하루카 「우헤헤! 아마미 하루카! 아이돌이랍니다!! 헤헤헤」

 

타카네 「하루카! 다른 분들도 있는데 조용히 해야지! 뚝!」

 

현실의 하루카는 리본 집착증과 정신분열증을 겪고 있는 20살의 여성 환자였다.

 

마코토 「우히히! 나 여자같지 이오리짱?」

 

현실의 마코토는 왕따 끝에 자신을 여자로 여기고 있는 성불구장애 및 성정체성 혼란과 그에 따른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15살의 남자 아이였다.

 

이오리 「니히힛. 남자아냐? 니히히힛」

 

현실 속 이오리는 가난한 가정에서의 가정 폭력 끝에 해리성 장애를 겪게 된 버려진 아이였고..

 

유키호 「우우우..남자가 무서워요오..」

 

유키호는 가부장적인 환경 아래 가정폭력 및 남자친구의 데이트 폭력에 시달리다가 미쳐서 정신분열을 일으킨 케이스였다.

 

미키, 아미 마미, 아즈사, 리츠코, 프로듀서까지..

다들 그런 식으로, 현실은 달랐다.

 

히비키 「..환상 속에선, 여기가 765 사무소였고..

다들 특이하지만 이쁘고 매력있었어.

현실은..이랬었구나..」

 

타카네 「..다들 어린 나이에 여기 온 아이들이 대부분이야. 히비키 너처럼.

다만, 히비키의 경우에는 좀 많이..

특이했지.

마치 진짜처럼, 환상의 세계 속에 빠져서 근 십년간을 살았으니까.

다들 히비키의 환상에 푹 빠져서,

이제는 같은 아이돌의 환상을 꾸고 있어..」

 

히비키 「....」

 

얼마 안가, 히비키는 퇴원했다.

사고로 부모님도 잃고, 천애고아인 히비키였지만

십년간 환상 속에서 살다가 다시 제정신을 차렸다는 히비키의 이야기는 세간의 관심을 많이 끌었고,

동정 여론이 조성되어 지원금과 격려금을 어느 정도 많이 받게 되어 살아가는 데에는 지장이 없게 되었다.

 

이후 히비키는 타카네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되었다.

타카네는, 히비키랑 처음 만난 순간부터 무언가 운명 같은 것을 느꼈다며

세상에 어두운 히비키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있었다.

사실상, 타카네는 히비키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언니이자 부모님 같은 존재가 되었다.

히비키의 마음의 상처도 조금씩, 아물어갔다.

 

히비키 「으..타카네, 볼좀 그만 좀 만지작거려줄래?」

 

타카네 「우우..하지만, 히비키 피부가 너무 말랑말랑해서 참을 수 없는걸요? 

저랑 결혼합시다. 히비키!」

 

...가끔 너무 부담스러운 점을 제외하면,

(비록 환상과는 달리 백발도, 홍안도 아니였고

멩요나 같은 표현도 쓰지 않았지만)

그녀는 환상과 현실이 차이 없는 몇 안되는 것들 중 하나였다.

 

타카네의 도움으로 히비키는 같은 Arkham 정신병원의 간호사가 될 수 있었다.

비록 몸은 불편했지만, 자신도 환자였던 경험을 살려 한때는 아이돌 동료들이였던 아이들.

현실에서는 자신과 같은 망상증에 걸린 아이들을 보살피는 일을 담당하였다.

하루카랑 아이들은 여전히 특이점 없이 그대로였다.

그녀들은 언제쯤이면, 정신병에서 벗어나게 될까?

그래도 히비키는 계속 그녀들과 함께한다.

마치 타카네가 자신에게 그러했던 것처럼.

 

히비키는 가끔 생각한다.

저 아이들은, 하루카는 미키는 이오리는 야요이는 아즈사는 아미 마미랑 마코토는..

아직 환상 속에서, 아이돌로 살고 있겠지?

 

어느 쪽이 더 행복한 건지는 모르겠다.

솔직히 히비키는 아직도, 가끔은 그 때가 그립다.

 

하지만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겠지..

 

현실의 히비키는, 휠체어를 탄 작은 여자 아이다.

십년간을 환상 속에서 살다가 깨어났다.

 

하지만 혼자는 아니다.

그녀에게는..

 

하얀 두 손이, 히비키의 휠체어 손잡이를 잡는다.

 

타카네 「후훗, 우리 돌아갈까요?」

 

히비키 「응! 타카네, 우리 같이 가는거다죠!」

 

타카네 「..아이돌이였을 때 말투 흉내인가요?

..혹시..아직 그리우신가요?」(걱정)

 

내심, 걱정하는 타카네를 올려다보며 히비키가 최대한, 씩씩하게 말해본다.

 

히비키 「아니, 아니야. 

계속, 나아갈꺼야..」

 

히비키 「언제까지나 꿈 속에 있을 순 없으니까.」

 

히비키는 오래간만에,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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