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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키와 상무 친해지길 바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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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31, 2017 22:47에 작성됨.

 혼다 미오는 적잖이 난감했으며 그것은 표정으로도 드러났다.

 

 오늘은 레슨 말고 별다른 스케줄이 없었기에 가벼운 기분으로 회사에 출근했건만, 느닷없이 한동안 별 인연도 없던 회사 최고 책임자의 호출을 받고 그 앞에 서야 했던 것이다.

 

 미오는 역시 이 인물이 편안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타가 공인하는 유쾌한 친화력의 소유자였지만 만민형제와 사해동포주의의 경지까지 오르지는 못했으므로, 편안함을 느끼는 인간관계에는 수직적으로든 수평적으로든 한계가 있다. 그녀에겐 수직과 수평의 경계가 타인에 비해 애매한 것도 사실이지만.

 

 하물며 상대가 이 전무여서야 그나마의 친화력도 발휘되기 어렵다. 대하기 어려울만큼 높으신 분인 것도 이유의 하나지만, 그나마의 인연이랄 것도 별로 좋은 인연으로 얽혀 있는 사이가 못 된다는 게 문제다. 작년 전무가 불러온 폭풍에 느닷없는 풍파를 겪어야 했던 미오(그리고 뉴 제너레이션과 CP)의 입장에서는, 그녀에 대해 혐오나 분노까지는 아니라도 품어도 비난받지 않을 정도의 악감정은 가지고 있는 편이다. 전무의 방침을 다소는 이해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지난 수난의 역사까지 잊고 웃을 성인군자는 되지도 않으며, 될 생각도 미오는 없었다. 그녀들의 프로듀서는 어떨지 모르지만.

 

 그렇다한들 까다로운 상사 앞에서 대놓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낼 정도로 처세에 젬병인 것도 아니어서, 호출받고 설 때까지만 해도 미오는 적당히 긴장된 포커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무가 호출의 용건을 밝히자마자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황당함이 얼굴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막지 못했다.

 

 "시마무와의 우호관계 체결에 협조해 달라구요?"

 

 미오는 그 문장의 뜻을 해석해보았다. 해석해보았지만 결론이 나오지 않아서 그녀는 전무와 자신 사이에서 몇 걸음 옆으로 빠져 있는 절친한 동료에게 시선을 향했다. '이거 무슨 소리야, 시부린' 그런 의사표현을 분명하게 전달받은 친구, 시부야 린은 살짝 한숨을 쉬었다. 말이 살짝이지, 용건에 대한 한마디 후로 줄곧 어색한 침묵을 고수하고 있던 집무실 안에서는 모두가 한숨소리를 들을 만한 크기였다.

 

 "상무님이 우즈키 팬이래. 우즈키랑 친해지고 싶대."

 "해석 쌩유! 그치만 역시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전무다'라고 구시렁거리는 상사의 존재도 잠시 잊고 두 사람은 서로가 지금 느끼는 감정에 충실한 표정을 지었다. 미오는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린은 이해되지 않는 그 마음을 이해한다는 표정을. 이어지는 린의 설명에 미오는 납득은 차치하고서라도 상황을 이해하는 데까지는 다다를 수 있었다. 상황을 이해하면 할수록 어처구니가 없어지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지만 그녀의 탓은 아닐 것이다.

 

 "대충 뭔 얘기인지는 알겠어. 알겠는데…. 왜 애먼 내가 전무님의 협조 인선 리스트에 올라 있는 거야? 난 시부린이랑 달리 크로네도 아니고."

 "에, 그게 말이지."

 "자네의 친화력과 사교성에 대해서 시부야 린이 적극적으로 추천하더군. 이런 데는 솜씨 있는 인재라며."

 "네가 엮어넣은 거였냐 시부리인――!"

 "미안, 미오! 나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었어!"

 

 비겁한 변명이다! 미오는 어깨를 움츠린 린을 원망과 동정이 반반쯤 섞어서 쳐다보며 말했다. 그 말투에는 평소와 같은 장난기가 어려 있어서, 진심으로 화가 난 것은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두 사람 사이의 우정이 어떻든 간에, 전무가 다시 이렇게 말하는 데는 미오라도 난색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개인적인 일로 이렇게 부른 것이 염치없는 행동임은 알고 있다. 하지만 시마무라 우즈키와 친밀해지고 싶다는 생각만큼은 진심이다. … 나는 그녀의 신이 빚은 듯한 천상의 미소에서 예외 대상이 되고 싶지 않아."

 "에, 저기, 전무님. 죄송하지만 저는,"

 

 이 사람답지 않게 풀이 죽어 있는 게 눈에 띄었으므로 미오는 말을 어떻게 골라야 할지 고심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사람 입에서 '천상의 미소' 운운하는 대목이 나온 시점부터 태클을 걸고 싶었지만 이 분위기에서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듯하다.

 

 "그렇게 구박해댔던 주제에 이제와서 무슨 천상의 미소람."

 "시부린?"

 

 전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린의 태클에, 전무는 동요하고 미오는 놀랐다. 아니 뭐 나도 그 생각 하긴 했어! 했는데!

 

 "아무튼, 적당히 협조해 줘도 좋지 않을까, 미오. 대신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상무님을 그냥 상무님이라고 불러도 돼."

 "아니, 시부야 린, 나는 거기에 대해 동의한 적이―"

 "우리 얘기 중이니까 상무님은 좀 가만히 있어봐."

 

 린으로서는 매우 당연한 태도였지만, 미오는 회사의 1인자에게 보이는 동료의 시건방진 언사가 감탄스러운 모양이다. 혹시 크로네 애들은 전무님한테 다 이러는 건가? 뭐 그 멤버들이라면 가능성이 없다고도 못하는데…. 시부린은 은근히 물들기 쉬운 스타일이고.

 

 어쨌든 이 자리에서는 리더답게 과하게 솔직한 동료의 결을 삭이도록 할까.

 

 "우와…. 그치만 시부린, 일단 승진하셨으니까 승진한 호칭대로 부르는 게 예의상"

 "참고로 우리 크리스마스 라이브 직전에, 상무님이 우즈키한테 '넌 개성도 없으니까 그냥 일찌감치 포기하렴'이라는 식의 말을 했다나봐."

 "좋아, 상무님이군."

 "혼다 미오?"

 

 결과적으로 잘 해결됐으니까 그나마 상무님으로 끝나는 거다. 내 소중한 친구가 그것 때문에 아이돌 그만두거나 했으면 어쩔 뻔했어. 혼다 미오는 씩씩한 평소 모습 뒤에 어린애 같은 속내도 간직하고 있는 소녀다.

 

 "…호칭 문제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그래서 염치없지만 자네가 어떻게 협조해 줄 수는 없겠나."

 "에에… 그게 말이죠…."

 

 살짝 풀어졌던 분위기가 다시 침묵. 상무는(이제 이 안에서는 보편적인 명칭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이제껏 본 적이 없는 간절한 눈빛으로, 린은 미안함과 마음대로 하라는 생각이 섞인 눈빛으로 미오를 바라보았다. 대체 왜 이렇게 된 건지. 아까까지는 분명 레슨에 전력을 다하고 있었는데. 미오는 아까 전의 린처럼 방 안에 들릴만한 한숨을 내쉬고, 드디어 이렇게 말했다.

 

 "우선 딴데서 얘기하면 안 될까요? 여기는 뭔가 사무적인 분위기가 풍겨서 부담스러운데."

 

 어차피 거절한다 하더라도 두고 두고 생각이 나서 다른 일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미오는 생각했다. 아무튼 금방 잊어버리기엔 너무 어이없는 사건이니까. 시부야 린과 시마무라 우즈키가 얽힌 일을 딱 잘라 외면하기에는, 혼다 미오는 너무나 뉴 제너레이션의 리더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세 사람은 회사에서 적당히 떨어진 거리에 있는 카페로 이동했다. 회사 안에도 카페는 있지만, 이 회사에서 가장 높으신 분이 그곳으로 행차하는 순간 주변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고 그러면 당연히 비밀 얘기 따위는 할 상황이 안 된다. 게다가 상무랑 한 테이블에서 이야기하는 린과 미오를 다른 동료들이 보고 무슨 일이냐고 캐물으면 대답하기 피곤해진다.

 

 그런 이유로 이런 귀찮은 장소 이동까지 해가며 작전회의에 돌입한 것인데, 나오는 의견이랄 것이 그러한 수고에 어울릴만큼 영양가가 있느냐 물으면 세 사람 모두 회의(懷疑)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한 시간이 넘게 회의는 지리한 서두를 반복하고 있었다.

 

 "시마무랑 상무님이 사이가 확 친해질 방법 말이지. 으으음…."

 

 미오는 우즈키를 떠올렸다. 떠올리는 것만으로 마음이 흐뭇해지고 치유받는 기분이 들게 하는 사람은 정말 특별한 재주를 지녔다고 할 수밖에 없는데, 그런 의미에서 우즈키만큼 대단한 인물도 달리 없었다. 본인은 부정할지 모르지만 시마무야 말로 천생 아이돌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미오는 생각한다. 특히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이자 개성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그 눈부신 ― 시부야 린이 강변하기를 '우즈키가 인간 문화재로 등재되지 않은 것만으로도 일본 문화청의 방만과 태업을 확신하기 충분한' ― 미소는 미오 본인도 친구로서 가슴 벅차고 아이돌로서 동경하는 바가 컸다. 린처럼 우즈키의 미소에 초자연적 치유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단계에 이르지는 않았으나 미오 역시 시마무라 우즈키라는 소녀의 노력과 미소에는 아이돌 생활의 적지 않은 부분을 빚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우즈키가 작년 겨울에 잠시, 활력과 미소를 잃어버린 적이 있다. 두려움과 불안감, 자기 불신이라는 시커먼 태풍에 휘말려서. 아직 데뷔 1년도 되지 않았음에도 다사다난했던 뉴 제너레이션의 역사에서도 그 당시만큼 세 사람이 울음을 그치지 못했던 적이 없다. 그리고 그 태풍을 몰고 온 것이 누구냐 한다면 아무래도 지금 눈앞의 이 사람에게, 전적인 책임까지는 아니라도 제1 원인 제공자로서의 몫은 있다고 해야 할 것인데, 그러신 분께서 시마무라 우즈키와 사이가 좋아질 방법을 묻는다면 그것은――――

 

 "무리지."

 "응. 암만 생각해도 무리."

 "자네들…. 너무하지 않나."

 

 두 사람으로서는 그게 진심이었고, 제3자로서 따져봐도 객관적인 팩트에 가까웠다. 먼저 상대에게 다가가는 적극성은 없더라도, 자신에게 와주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가리지 않고 상냥하게 반겨주는 것이 시마무라 우즈키라는 소녀다. 그런데 그런 우즈키의 외교방침을 무효화시켰다는 점에서 오히려 상무님한테 참 대단한 일 해내셨다고 말해주고픈 심정이다. 상무는 두 사람의 감상에 동의하지 못했지만.

 

 "그 무리를 어떻게든 가능성으로 만들려고 자네들에게 요청한 거 아닌가."

 "그래도 일단 사과는 했다면서요? 그럼 뭐 호감도가 플러스는 아니라도 영점에는 가깝다는 얘기 아니려나."

 "그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다. 나는 평범한 이사와 아이돌 사이 이상으로 그녀와 가까워지고 싶은 거니까."

 

 허황된 꿈은 때로 안 꾸느니만 못하다.

 

 "구체적으로는 얼마나?"

 "회사 복도를 지날 때마다 서로 웃으면서 하이파이브를 할 수 있는 사이라면 좋겠군. 가끔은 같이 쇼핑도 하고 식사도 하고. 밤에는 길게 길게 전화통화도 하고. 누가 최고의 친구를 물어봤을 때 내 이름을 서슴없이 얘기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상무님 혼날래요?"

 "부탁할게 상무님. 꿈은 꿈으로 좀 끝내봐."

 

  평범한 여자아이를 톱 아이돌로 만들어주는 것이 그보다 훨씬 쉬울 것이다. 게다가 조력자에게는 티끌만큼의 보람도 주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그냥 바람이 그렇다는 거다, 라고 시무룩해하는 상무를 보면서도 별로 귀엽다고 느끼지 못하는 건 두 사람이 그녀에게 별로 호의적이지 못한 탓일까. 불가능에 도전하라니 정말 피곤해 죽겠네. 애초에 그런 바람은 이뤄질 수 없다고요. 시마무에겐 나와 시부린이 있으니까! 그리고 프로듀서도!

 

  가망이 없는 꿈에 매달리지 말고 곱게 포기하는 것도 어른다움이라는 의사표현을 어떻게 정중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자니 옆에서 느닷없이, 예상치도 못했던 인물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라, 미오에 린?"

 

 "뭐, 뭐야? 누구?"

 "엑. 누, 누구세요…가 아니라, 미쿠냥이구나!"

 "쉬잇!"

 "에, 미쿠? 미쿠야?"

 

 교복차림에 뿔테안경을 쓰고 있는 단발머리 소녀를 보면서 린이 물었다. 린은 본 적이 없는 모양이지만, 미오는 예전에 마에카와 미쿠의 이 모습을 본 적이 있다는 걸 기억해냈다. 고양이귀를 쓰고 냥냥거리는 평소의 이미지와는 완연한 갭이 있어서 미쿠 본인이 말을 걸어오기 전까지는 미오도 눈치채지 못했었다. 이른바 '마에카와씨 모드 (미오 명명)'. 린도 황망함을 추스리고 나서 확실히 미쿠네. 몰라보겠다, 라고 중얼거렸다.

 

 "미, 미쿠냥. 기숙사 살지 않아? 왜 여기 있어?"

 "레슨 끝나고 마침 여기 할인권이 있기에 들렀다냥…이 아니라 들렀지. 근데 두 사람은 여기서 무슨 얘기 중… 어라?"

 "마에카와 미쿠인가. 회사에서 보던 모습하고는 딴판이로군. 칭찬할만한 자기관리다."

 

 상무는 이렇게 말했지만, 마에카와씨는 그녀의 칭찬보다 그녀의 존재 자체에 동요하고 있는 것 같았다. 미쿠는 인사하는 것도 잊고 동그랗게 뜬 눈으로 상무를 쳐다보다가, 다시 린과 미오 쪽으로 시선을 돌렸으며, 이것을 두세 번이나 되풀이했다. 회사에서 제법 떨어진 카페. 어째서인지 한 테이블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 신데렐라 프로젝트 동료들과 미시로 전무. 거기서 미쿠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고 경악했다.

 

 "설마 미오랑 린! 전무님한테 붙은 거냥? 그래서 이런 곳에서 역적모의를?!"

 ""아니야!!""

 "흘려들을 수 없는 표현이군, 마에카와 미쿠. 굳이 따지자면 자네들 CP가 자치령이고 346의 정통정부는 이쪽이다!"

 "상무님은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안 돼? 아차, 반말해 버렸다!"



 이후 잠깐동안의 옥신각신은 각설하고, 린과 미오는 충격에 찬 미쿠에게 전무랑은 그냥 어쩌다가 만났고, 합석하겠다는 걸 말릴 수도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상무는 이 표현을 좋아하지 않은 것 같았지만) 대화 중이었다고 변명했다. 미쿠는 완전히 납득하지 않은 표정이었지만 두 사람이 기세로 밀어붙이자 일단 수긍하고, 기숙사 통금 문제로 먼저 들어가보겠다고 말하고 떠났다.

 

 그러나 이 몇 분 간의 풍파가 남은 사람들에게 미친 영향이 얼마나 거대할지 아직까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겨우 설득했네…. 애들의 행동반경을 너무 좁게 잡았던 걸까."

 "시부린. 그렇게 말하니까 우리가 진짜 좋지 않은 작당질을 하는 것 같잖아."

 "난 어쩐지 비슷한 느낌이 드는데."

 "에이, 우정 주선 사업은 그래도 딱히 나쁜 짓은 아니…겠지?"

 

 본질적으로 따지면 학교에서 사이 서먹한 두 친구를 원만하게 이어주려는 노력과 비슷할 것이다. 쓸데없는 오지랖이라고 할 수는 있어도 못돼먹은 짓은 아닐 터이다. 다만 그 당사자가 상무라는 점이 문제다. 어째서인지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내용이 못 된다는 기분이 든다.

 

 "마에카와 미쿠는 의외로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아는 아이돌이군. 시도때도 없이 냥냥거리는 거 아닌가 싶었다만."

 "상무님, 지금 우리 얘기 들었어?"

 "아까는 제대로 전무라고 부르지 않았나."

 "그건 미쿠한테 또 설명하기 귀찮으니까 그렇지."

 

 사실 신데렐라 프로젝트 안에서는 ‘상무님'보다도 좀 더 격의없는 지칭으로 통한다는 사실을 말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뭐~ 상무님이 놀라는 것도 이해는 가지. 시부린도 놀랐잖아? 마에카와씨 모드는 진짜 어지간해선 들키질 않는다니까."

 "그 기술이름 같은 명칭은 뭐니. 아무튼 확실히 나도 감쪽같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렇다니까. 사실 나 전에도 한 번 본 적 있었는데, 그런데도 도저히 연결이 안 되는 게―― 잠깐!"

 "왜? 미오."

 

 미오가 전율하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뉴 제너레이션끼리 회의나 잡담을 할 때도 뭔가 흥미로운 안건이 나오면 자주 보이는 모습이었기 때문에 린은 별로 감명받지 않았다. 하지만 그 순간 상무는 눈을 빛내며 일어선 혼다 미오가 자신의 고민을 한방에 날려줄 선지자처럼 보이는 모양이었다.

 

 "이거야…. 이거라구, 시부린!"

 "뭐가?"

 "상무님. 일단 시마무하고 가까워질 수 있는 비책이 하나 생각났는데 말야."

 "오오, 훌륭하군! 그 비책이 뭐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생각이다."

 

 어느샌가 '상무님'에 대한 존댓말이 싹 사라져버렸지만, 미오도 상무도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는 듯했다. 아무튼 미오는 어느 정도는 뿌듯하게,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자신이 생각해도 엉뚱하다는 심정으로 기대에 부푼 상무에게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다.

 

 "말해두지만 상무님, 이건 어디까지나 편법이야. 별로 정정당당한 우정쌓기라고는 말 못해. 게다가 어떤 의미에서는 가능성 낮은 도박이기도 하지. 작전명은――「프로젝트 MAEKAWA-SAN」!"

 “왜 거기서 미쿠 이름이 나오는데?”

 

 미오는 계획의 요지를 설명했다. 린은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황당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으며, 들으면 들을수록 도저히 말이 안 되는 작전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우즈키라면 먹힐지도 몰라'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자기 자신에게 복잡한 심경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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