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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베 미즈키 생일 축전] 팬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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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27, 2017 00:03에 작성됨.

 

 

편지의 시작으로는 다소 뜬금없는 말이지만, 당신은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요?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며 아이돌 활동을 하고 계실 뿐인가요? 아니면 이미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고 있고, 거기에 만족하고 계시거나 만족스러운 인생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중이신가요? 그것도 아니라면 이미 자신의 만족스러운 인생을 더 만족스럽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가요? 적어도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고 계신 것은 아니었으면 하네요. 저는 만족스러운 인생을 위해 재미를 좇아 살아가고 있답니다.

 

네, 재미요. 저는 재미있는 인생을 사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래서 재미있는 일들을 찾아다니면서 인생을 즐겁게, 재미있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마카베 양이 게임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시는지는 모르겠지만, 게임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게임의 스토리를 진행하거나 자신의 캐릭터를 더 강력하게 만드는 것보다 게임의 재미를 찾으며 사람들과 교류하고, 또 이곳저곳을 탐험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답니다. 저도 이런 부류의 사람들 중 하나죠. 저는 이렇게 제가 생각하는 재미있는 일을 위주로 하여 재미있는 인생을 꾸려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어째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실 수도 있겠네요. 제가 이러한 말을 이 편지에 써낸 것은 제가 마카베 양을 좋아하게 된 것과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네, 저는 당신에게서 재미를 느꼈습니다. 저는 당신이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마카베 양을 알게 되자마자 마카베 양에게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 또한 마카베 양의 선배 분들에게 관심을 갖고 765프로덕션에 대해서 알아보다가 마카베 양이 속한 ‘극장’에 대해서 알게 된 사람들 중 하나니까요.

 

저는 13명을 먼저 알게 되고나서, 그녀들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이 가지고 계신, 그리고 저희에게 보여주고 계시는 각자의 개성들... 그 개성 있는 모습들이 좋았거든요. 그 모습들에 반했던 사람이 저 뿐만은 아니었겠지요. 제가 마지막도 아닐 테고요.

 

그러던 중, 저는 당신을 다시 접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제대로’ 접하게 되었다는 것이 맞겠네요.

 

마카베 양의 선배 분들에 관한 정보를 찾게 되고, 그러다가 극장을 알게 되었다는 것은 이미 이야기했지요. 저는 자연스레 극장의 구성원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미약한 관심으로 시작하여 노래를 듣고, 여러 가지를 보고, 알게 되고. 그러다보니 어느 정도 관심이 커져나가더군요. 하지만 그때까지는 그 뿐이었습니다. 미약하지는 않지만 좋아하는 것도 아닌, 애매한 관심과 호감. 하지만 어느 정도는 관심이 생겼기에,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서 극장의 세 분이 진행하시는 라디오를 들었다가, 그것이 꽤나 재미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다음에도 열렬한 관심이 생겨나지는 않았지만, 그 라디오에 대해서는 재미를 느꼈었죠.

 

말했듯이, 저는 재미를 좇아나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라디오의 여러 에피소드를 찾아보았지요. 그러던 중, 마카베 양이 게스트로 나왔을 때의 에피소드를 듣게 되었습니다.

 

당신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던 때를 지금도 기억합니다. 평상시의 무표정과는 매치되지 않는 목소리와 그 목소리로 말하는 다소 엉뚱한 말들.

 

그 재미있는 행동에 저는 당신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당신에게서 재미를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당신은 제 기대에 부응해 주었죠. 마카베 양, 당신은 생각대로, 아니, 생각보다 더 재밌는 사람이었어요.

 

그렇게 마카베 양에게 관심을 가지고 나서, 저는 한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카베 미즈키라는 아이돌이라면, 당신처럼 재미있는 아이돌이라면 그 사람의 뒤를 따르며 응원하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이었죠. 그리고 저는, 그 생각을 실천에 옮겼습니다.

 

저는 당신을 지켜보는 것이, 당신을 응원하고 팬으로서 당신을 좇아가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무대를 보며, 당신의 노래를 들으며, 당신을 응원하며 당신에 대한 호감을, 당신에 대한 열정을 팬심이라는 이름으로 소중하게 포장하여 키워나갔습니다. 그 감정들이 커져갈수록 그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즉 당신의 팬으로서 당신을 지켜보고 응원하는 것은 점점 저의 인생에 새롭게 찾아온 ‘재미있는 일’이 되어갔고, 그것을 알아챘을 때 저는 마카베 양의 팬이 되어 있었습니다.

 

조금은 오글거리는 이야기네요.

 

저는 팬입니다. 하지만 마카베 양에게 값진 선물이나 팬아트 한 장 보낼 수 없는, 그저 먼 곳에서 마카베 양의 공연을 보며 응원하고 먼발치에서나마 볼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는, 그리고 정말로 좋아하는 아이돌을 마주할 용기조차 없어 악수를 청하거나 사인을 부탁하지도 못 하는 사람입니다. 또한 당신을 응원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의 한 명일 뿐이죠. 아마 마카베 양에게 저라는 사람은 기억에 남지도 못하고 스쳐지나가는 한 사람일 뿐일 겁니다.

 

하지만, 저는 당신을 마주보고 악수를 청하거나 사인을 부탁해 기억의 끝자락에 남을 기회라도 남고자 할 수 없는 용기 없는 팬이지만, 당신에게 비싼 선물을 보내 당신이 기억할 무언가를 만들 수 없는 팬이지만 마카베 양의 기억에 남고 싶다는 소망만은 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편지를 썼습니다. 딱히 편지로 무언가를 전하는 것, 또 글을 쓰는 것에 자신 있는 편은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 없는 편이죠. 하지만 이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당신을 향한 제 마음을 편지에 써서 보내는 것. 그리고 이 편지가 당신에게 전해져 당신의 기억에 남는 것을 바라는 것이 저의 최선입니다. 겁쟁이 같다면 겁쟁이 같다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사실이니까요. 아무튼 이런 겁쟁이인 저는 앞서 이 편지에 써냈듯이 이 편지가 당신에게 전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가능성은, 이 편지가 가진 가능성은 한 아이돌을 좋아하는 어떤 겁쟁이가 그 아이돌을 향해 행동했다는 증거니까요.

 

사실은 이러한 행동을 위해 자기 자신을 납득하게 할 명분이 필요했을 뿐, 기억에 남고 싶었다는 것은 핑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로 저는 제가 ‘행동했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그러니, 당신이 이 편지를 못 보았다고 해도 저는 상관없습니다.

 

추신: 이 편지를 쓰는 것도 꽤나 재미있었습니다.

 - F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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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축하드립니다, 마카베 양.

이 글이 생일을 축하하는 글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좋은 소재가 딱히 떠오르지를 않더군요.

그래서 죄송하게도 이런 글로 마카베 양의 생일을 축하하게 되었네요.

아무쪼록 별 볼일 없는 글이지만, 제 진심을 반쯤 담아 써 봅니다.

 

 

...그리고 팬레터처럼 쓰다 보니 창작글판에 별로 어울리지 않는 글이 된 것 같네요.

아무튼, 이 글을 읽어주신 분들이 계시다면 그 분들에게도 감사를 표합니다.

별 볼일 없는 글을 읽어주신 데에 대한 감사를 말이죠.

 

P.S. 컴퓨터 시계가 몇 초 빨라서 27일 정각이 아닌 26일 11시 59분에 올렸기에 다시 올립니다.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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