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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하야 「내 눈에는 아직도, 귀신'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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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25, 2017 15:17에 작성됨.

전편 http://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create&wr_id=89547&sca=글&sfl=wr_subject&stx=치하야&sop=and

1. 시작
치하야는 정신병원 독방에 있다.
치하야는 혼자서 있다.
치하야는 그늘진 방 구석을 바라본다.
치하야는 귀신'들'을 본다.
치하야는 유우와 프로듀서를 본다.

 

새하얗게 질린 유우와 목 부러진 프로듀서가,
무표정한 창백한 얼굴로 치하야를 바라본다.

 

치하야는 그 때를 떠올린다.
비오는 날이였다.
차가 가드레일을 박고 추락했었다.
눈을 뜨니, 프로듀서가 죽어 있었다.
목이 부러진 채로, 뒤집어진 차에 데롱데롱 메달려서, 초점 없는 눈으로 그녀를 응시하며..

 

..몇 백번 불러봐도, 그들은 대답없다.
어둠 속에서 조용히 지켜볼 뿐이다.
그들은 치하야와 항상 함께하지만,
그들은 치하야와 항상 떨어져있다.

 

치하야는 병원에 가보자는 아즈사, 하루카의 간곡한 부탁을 이겨내지 못했다.
사실, 이미 그녀는 고민하고 있었다.
마치 자신을 부르는 듯한, 그들의 얼굴을 계속 보노라면,
자신도 거기에 가버릴 것 같기에..

 

하지만 약을 먹어도,
면회오는 765 아이들과 함께 잠깐이나마 즐거운 대화를 나누어도,
조용히 신문을 읽어도
유우와 프로듀서는, 언제고
언제고 자신을 지켜본다.
쾡한, 끝이 안 보이는 시선으로.

 

치하야 [이젠 해방되고 싶다.
삶이 지친다. 나의 생활을 가십거리 삼아 장난감처럼 조물거리는 언론도,
날 원망어린 시선으로 지켜보는 유우와 프로듀서도.
그리고 나 자신도.

 

창문을 열어본다.
겨울밤 바람은 매섭다. 아래에는 끝 없는 어둠 뿐이다.
하지만 무섭지는 않다.
바람이 매섭다. 어쩌면 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창턱에 올라서본다.
바람이 새차다.

 

날아볼까?]

 


하루카, 아즈사「안돼!!」

치하야 [매서운 바람이 몸을 파고든다.
하루카의 따뜻한 두 손이 황량한 가슴을 감싼다.
바닥으로 끝없이 추락한다.
잠깐의 고통. 이어지는 암흑.]

 

 

2. 결정
하루카 「치하야. 몸은 어때?」미소

 

치하야 「...괜찮아.」

 

하루카 「그래도, 먹고 힘내야지. 아 해봐 아!」

 

치하야 「...아...」오물오물

 

하루카 [깁스를 감은 손목이 아프다.
하지만 치하야짱을 다시 볼 수 있게된 대가라면,
너무나도 싼 편이다.
3일 전, 치하야짱은 병원 4층에서 떨어졌다.
아니, 투신했다.
내가 감싸지 않았더라면 치하야짱은..
공포로 속이 울렁거린다.
치하야가 없는 삶이 상상이 안 가..
손목이 시큰거린다.
그나마 눈 덮힌 잔디밭이였고,
내가 감싸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정날로, 죽었을 것이다.]

 

하루카 「한입 더먹자. 아 해봐 아~」

 

치하야 「..아!..」오물오물

 

하루카 「치하야와 함께하는 이 순간이 행복해.
그러면서도 두려워.
치하야는, 그날 이후로 마치 꼭두각시 인형처럼 생기를 잃었다.
의사 말로는, 주변을 둘러싼 것들에 의해 삶의 의지를 잃었다고 한다.
순진무구하고 무표정한 그녀는 마치 아기 천사같지만,
그 시선 끝에 무엇이 있는지 난 알고 있다.」

 

하루카 「유우랑 프로듀서. 아직도 보여?」

 

치하야「응. '귀신들'이 보여. 우물우물..」너무나도 무덤덤한 대답이다.

 

하루카 「...」울먹

 

치하야 「걱정마. 이젠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하루카 [그녀는 너무나도 무덤덤하게 말한다.
하지만 난 안다.
그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치하야는 나아갈 수 없다.
그래서 난 어쩔 수 없다. 그녀를 사랑하니까.
사랑하기에, 그녀를 위해 그들을 보내야 한다.

 

강제로라도]

 

3. 치료
-5일 전-

 

병원 원장 「아마미 하루카씨. 이 Arkham 심리치료병원의 원장이자 Innsmouth 대학교의 정신신경심리학 교수를 담당하는 Abdul Alhazred 라고 합니다.」

 

하루카 「예! 원장님. 치하야를 낫게 해 주세요!」벌떡

원장 「...급하네요.
물론, 하루카 씨가 엄청난 돈을 기부해 주셨고,
저 또한 이 방법을 확신하지만..
문제는..이게 아주 실험적인 방법이라는 게...」

 

하루카 「상관없어요! 그녀만 나을 수 있다면요.」

 

원장 「'낫는'것 따윈 없어요!
그녀가 보는 건, 그게 단순히 정신심리적 요인이든 무엇이든, 진실입니다.
그게 지금 들으실 치료법의 핵심입니다.
그녀가 보는 것은 진실이다. 라는 것이요.
그걸 인정해야 합니다.」

 

하루카 「...지금 제가 뭐 때문에 이러는지 아시나요?
전 귀신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는것조차도 싫어요!
여기 병원 아니였나요?」경멸

 

원장「전, 귀신이 실존한다는 말을 하는게 아닙니다.
그런거, 저도 안 믿습니다.
중립적 입장에서, 그 존재의 실증유무에 대해선 확신할 수 없다 생각하긴 하지만요.
그러나 그게 귀신이든, 혹은 뇌가 일으키는 신경작용적 잔향이든 무엇이든, 치하야 그녀가 보는 건 그..죽은 자들이 맞다는 의미입니다.
오해하지 마시고..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볼까요?
그녀는 영화를 처음 본 고대인과 같은 입장이에요.
실상은 그저 녹화된 가짜일 뿐이지만,
영화를 처음 보는 옛날 사람이라면 두려움 속에 그것을 진짜라 여기고, 진짜라 믿으니 그에게는 진짜가 되는 겁니다.
말마따나, 귀신들은 단지 환각일 뿐이에요.
다만 그녀 스스로가 의미를 부여하고, 진짜라 믿고 있으니 사라지지 않는 것이죠.
중요한 건 의미를 없애는 겁니다.」

 

하루카 「..모르겠네요. 그래서, 치료법은요?」

 

원장 「..어쩌면,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몰라요.
그녀는 낫겠지만, 분명 그들을 '잃을'겁니다.
그래도 괜찮으십니까?」

 

하루카 「예!」

 

원장 「간단합니다. 준비해드릴 책만 그녀 옆에서 읽어주면 되니까요.
이 최면 암시 치료는 트라우마를 '그저 있었던 것', 한마디로 액면 그대로의 기억으로 만들 겁니다.
즉 기억에 관련된 일체 감정을 모두 말소하는 것이지요.
제 설계대로 약물과 병행한다면, 치하야씨는 그..유우와 프로듀서의 기억을 마치 남의 가족처럼 받아들이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마음 속에서 그들과 관련된 모든 감정을 제거하고,
슬픔, 그리움 등의 감각이 만들어내는 환각ㅡ 내지는 그..귀신들을 더 이상 보지 않게 될 겁니다.
단지 기억 속 지나가는 옛장면으로만 남기 때문에, 트라우마와 감정이 만들어내는 환영을 볼 필요가 없으니까요.
즉 그녀가 그 비극을, 그저 기억의 한 장면으로만 여기게 된다는 겁니다.
기억과 관련된 감정들은 모두 사라질 것이고,
제 이론에 따르면 감정의 동요 없이는, 환각이든 무엇이든 존재할 수 없어요.」

 

하루카 「..하겠어요. 돈은 얼마든지 드릴테니... 준비되면 바로 실시해주세요.」

 

원장「좋습니다! 하하..하지만 조심해야됩니다.
어둠 속을 보다 보면, 어둠이 자신을 보게 될 지도 모르니까요..」ㅡ씩

 

4.
치하야 [떨어진 이후부터, 치료법이 바뀌였다.
먹던 알약들 대신 방처럼 하얀 알약이 두 개.
하루카는 매일 보고 있다.
간호사가 책상에 책을 한 권 올려놓았다.
하루카가 내게 책을 읽어준다. 의미는 모르겠다.
간호사가 책을 읽어준다. 의미는 모르겠다.
듣고 나면 마음이 어지럽다. 약 때문일까?
유우와 프로듀서씨는 아직 보인다.]

 

치하야 [한번 화내봤다.
솔직하게 답해달라고.
그녀는 울면서 답했다.
유우와 프로듀서를..귀신들을 더이상 아프게 떠올리지 않는 치료라고 한다.
내가 그 둘을 무감각하게 받아들인다고 한다.
상상이 안 간다.
하루카는 서럽게 울었다. 나까지 잃을까봐 두렵다고 한다.
난 조용히 그녀를 감싼다.
그녀가 맞다. 이제는 헤어져야 할 때다.]

 

하루카 「후훗. 아즈사 씨가 어제 왔었다고?」

 

치하야 「응. 아즈사 씨랑 히비키가 왔어.
다들 언제나 고마워.
아즈사 씨는 죽을 먹여줬어. 히비키는 과일을 가져왔고.
덕분에, 오래간만에 배불렀어.」

 

하루카 「후훗. 치하야는 욕심쟁이구나? 내가 이렇게 맛있는 죽을 매일 주는데.」

 

하루카 「저기, 치하야..」

 

치하야 「응?」

 

하루카 「아직도, 보여?」

 

치하야 [하루카가 무엇을 물어본걸까?
어제 히비키가 가지고 온 햄죠?
아니면 아즈사씨의 안테나 머리?
아니면 타카츠키양의 베로쵸로?

 

아. 유우랑 프로듀서구나?
유우와 프로듀서는 벽 천장에서 날 지켜보고 있다.
이제 발견했다.
아직 귀신들이 보인다. 그리고 귀신이 보인다.

 

예전이라면 하루카의 질문에, 유우와 프로듀서가 가장 먼저 떠올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 둘은, 마치 어제 그저께 읽은 동화책 앞 장 같이 느껴질 뿐이다.
그 둘이 나와 함께했다는 건 안다.
하지만 그냥, 무덤덤하게 받아들여질 뿐이다.
마치 어제 본 영화처럼.
가끔은, 안보인다. 그러면 나 혼자가 된다.
스스로가 무서워진다.
이대로 가면 영영, 헤어지는 걸까?

 

치하야 「헤어지기 싫어. 하루카」

 

하루카 「...내가 함께할께.」울먹

 

난 귀신들이 보였다.
그리고 이제는..

 

 

엔딩.1
하루카 「..보이니?」

 

치하야 「아니..보이지 않아.」

 

아즈사 「치하야..」울먹

 

히비키 「...치하야..당장 옷부터 갈아입자!
당장 여기서 나가는거야! 그동안 고생했어..
그리고 다시 와줘서..고마워..」울먹

 

미키 「치하야씨 너무 고마운거야!」훌쩍

 

유키호 「..우우..감동적이에요오..」울먹

 

야요이 「치하야씨..으아앙!!」

 

하루카 [치하야는 조용히 미소짓는다.
이제 다 내려놓은 것 같아.
그녀의 얼굴엔, 평화가 감돈다.
다행이다. 치하야. '귀신들'에게 해방되어서.]

 

치하야「다 꿈만 같아. 내가 본게 진짜였을까?
내 병든 마음이 만들어낸 환상이였겠지?」

 

하루카 [그녀를 위해서, 뒷 말은 삼킨다.
사랑하니까.
그녀가 더이상 괴롭지 않다면,
설령 유우와 프로듀서를 영영 지워버리더라도 상관없어.
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 내 잘못이지.
그러니까 아프지 마. 치하야.

 

하지만, 치하야. 아니?
귀신들은, 진짜였어.
왜냐면..

 

 

이젠, 내 눈에 보이니까.]

 

하루카 [유우와 프로듀서가, 날 바라보고 있다.
새하얗게 질린 유우와 목 부러진 프로듀서가,
무표정한 창백한 얼굴로.]

 

 


엔딩.2
하루카 「..마지막 치료야.」

 

하루카 [매일 같은 시간.
접시 위에 간호사가 놓고 간 한 개의 하얀 알약. 이 약이 끝이다.
오늘이면 치하야는 치료된다.
다시 함께할 수 있을지도 몰라.
힘들겠지만, 내가 언제나 함께 할께.
우리 그때처럼, 해변가도 같이 가고 영화도 보고 노래도 같이 부르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항상, 보살필께..사랑해 치하야.]

 

하루카 「책도 마지막 장이네..약도 마지막이고..아직도 보이니?」

 

치하야 「응..'귀신'이 보여.」

 

하루카「이젠, 보이지 않을 거야. 아 하자 아~」

 

치하야 「...싫어!」

 

하루카 [물잔이 엎어지고, 약이 땅바닥에 떨어진다.
조용히 줏어서, 먼지를 털고 다시 손바닥 위에 올려본다.]

 

하루카 「..아 해봐 아..」

 

치하야 「...하루카..나 보내고 싶지 않아..」

 

하루카 [속이 쓰리다.
치하야가 울먹인다. 그 창백한 얼굴 위로 눈물이 흘러내린다.
나도 울어본다.
유우와 프로듀서, 어째서 이렇게 그녀를 괴롭히나요?
그녀를 감싸기 위해 손을 뻗어본다ㅡ]

 

치하야「헤어지고 싶지 않아..계속 보고 싶어..」뚝뚝

 

하루카 「치하야..나아가야 돼. 세상은..아이들은..너를 기다리고 있어.
부탁이야. 우리 같이 나아가ㅡ」울먹

 

치하야 「싫어! 너를..」

 

 


치하야 「 너와 헤어지게 되는걸!!」뚝뚝

 

ㅡ손이, 치하야짱을 통과한다.

달빛에 비추는 손이 투명하다.

 


아, 나 죽었었네.데헷.

생각났다.
나, 치하야를 구하려다가..치하야를 구했는데..
대신 내가 죽어버렸다..
지금 치하야가 보는 귀신은, 유우와 프로듀서가 아니였다.

바로 나다.

 

 

...다시, 미소지으며, 말해본다.

 

하루카 「아, 하자 아~」

 

치하야 「하..하루카..훌쩍..나, 나 때문에..너 없으면 난..훌쩍」뚝뚝

 

하루카 「아냐. 치하야 잘못이 아닌걸..
그리고 나, 저 위에서 응원할 테니까..
내 몫까지, 열심히 사는거야..」울먹

 

울면서, 그녀는 알약을 삼킨다.
내 모습은, 점차 흐려져간다. 내 의식도 어디론가로 날아간다..
마지막으로, 가장 행복하게, 미소지어본다.

 

행복해줘. 치하야.

 

 

- 다음날-
아즈사 「치하야. 아직도 보이니?..」

 

치하야 「아뇨..」

 

아즈사 [자기가 왜 슬퍼했는지조차도, 이제 치하야는 잊어버린 듯 하다.
다만, 하루카를 떠올리면 따뜻한 기억만이 남는다고 한다.
이제 유우와 프로듀서, 그리고 하루카는 그녀에게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남아있을 뿐이다.

 

이후, 치하야는 퇴원했다.
다시 복귀한 그녀는 잠자는 공주, 세빙 등 히트곡을 연달아 치며 돌아온 가희라 불리며 재기에 성공했다.
돌아온 그녀는 빨간 리본 두 개를 머리에 메달았는데,
기자들과 팬들이 그 이유를 물어도,
그녀는 미소만 지으며 소중한 리본이라고만 답할 뿐이였다.

 

때때로, 그녀는 리본을 어루만지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듯, 회상하듯.
그녀는 정말 그녀를 잊어버렸을까?
그녀가 전달하려 했던 마음만큼은 남아있기를,
바래본다.

 

하지만, 최소한 지금의 치하야라면 하루카도 저 위에서 해맑게 미소지을 수 있겠지?

 

보고싶을꺼야, 하루카.]

 

 

ps. 사실 첫편 아즈사와 함께 드라이브 하는 문학편부터 이미 엔딩은 결정했었고,
전체적인 내용도 이미 구상하고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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