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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기 미리아 "프로듀서의" 타케우치P "어린 시절"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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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20, 2017 02:00에 작성됨.

전편 - 아카기 미리아 "프로듀서의" 타케우치P "어린 시절" (2)

 

맴- 맴- 맴-

 

"..."

 

"...?"

 

맴- 맴- 맴-

 

 귓가를 울리는 매미의 울음소리. 결코 들을 수 있을 리가 없는 한 여름을 알리는 소리에 정적은 깨지고 두 눈을 질끈 감고 있던 미리아는 눈을 떴다. 어째서 갑자기 매미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걸까? 이런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눈을 뜬 소녀는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소년과 시선이 마주쳤다. 평범한 반팔 반바지 차림의 어딘가 잘 정리되지 않은 머리 모양의 소년은, 작은 몸에 어울리지 않게 조금 무서운 인상을 하고 있었다.

 

"어라...?"

 

"..."

 

"나, 어째서 여기에...에? 어라?"

 

 뒤늦게 주위를 둘러보며 갑작스레 바뀌어버린 환경에 놀란 미리아는 그대로 한 동안 고개를 두리번거리다, 이내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여, 여기 혹시 하늘나라인거야!? 미리아 하늘나라에 와버린 거야?"

 

"아뇨, 여긴 일본인데요..."

 

"에?"

 

 사고가 났다고 생각한 순간 눈 앞이 새하얘지고 다시 시야가 돌아왔을 때 보인 것들이 온통 낯설고, 거기다 겨울 무렵이었던 계절과 정 반대의 여름이었으니 그녀가 혼란을 겪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그녀의 사정을 알 리가 없는 소년은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저는..."

 

"앗...!"

 

"..."

 

 뒤늦게 소년의 존재를 완전히 인지한 미리아는 자신이 눈이 마주쳤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그 소년을 무시했었다는 것에 사과를 하려고 했지만, 다시 제대로 본 소년의 얼굴에서 어딘가 낯익은 모습을 떠올린 그녀는 탄성을 냈다.

 반면, 그런 미리아가 탄성을 내는 걸 본 소년은 잠깐 주춤거리더니 이내 손으로 뒷목을 만지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아...죄송해요. 갑자기 말을 걸어서 놀랐군요..."

 

"에? 어, 그런 거 아니야...?"

 

"...?"

 

'어째서 의문형?'

 

 소년의 갑작스러운 사과에 미리아는 소년의 말이 틀렸다고 말해주려 했지만, 미처 생각을 다 정리하기도 전에 말이 나와버려 이상한 억양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당황한 소년은 이내 침착함을 되찾고 미리아에게 말을 걸었다.

 

"솔직하게 놀랐다고 해도 괜찮아요. 지금까지 다들 그랬으니까."

 

"아니, 미리아는 정말로 놀라지 않았어. 그보다...우리 혹시 전에 만난 적 있어?"

 

"네? 아뇨, 전 당신을 지금 처음 봤는데요...조금 전까지 저 혼자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언제부터인가 거기에 멍하니 서 있어서..."

 

"에에..."

 

'어라, 미리아는 분명 프로듀서랑 차를 타고 가다가 사고가 나서...어?'

 

 소년의 설명을 듣고 다시금 자신이 조금 전까지 겪었던 일에 대해 떠올리기로 한 미리아는 문득, 소년의 낯익은 얼굴이 누군가와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분명하게 닮았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수도 없이 봐왔던 고마운 얼굴이니까 잊을 리가 없다.

 

"프로듀서...?"

 

"네?"

 

"어라, 프로듀서...왜 어려진 거야? 왜 미리아랑 프로듀서가 여기에...어?"

 

"갑자기 무슨 말을..."

 

'엣, 잠깐...프로듀서...미리아가 아는 프로듀서가 아니야?'

 

 자신의 질문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난처함을 표하며 조심스럽게 되묻는 소년을 보고, 미리아는 다시금 소년을 자세히 관찰했다. 분명하게 닮았다. 그녀가 잘 알고 있는 프로듀서 타케우치와 닮았다. 똑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닮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가족이라서 닮았을 수도 있지만 이 정도의 소년이라면 프로듀서의 아들이 아닌 이상 있을 리가 없다. 그리고 그녀가 알기로 프로듀서에게 아이는 커녕 아내도 없다. 그러니 자식이 있을 리가 없고, 무엇보다도 소년에게선 프로듀서 특유의 느낌이 나고 있다. 부정할 수 없는 그 고유의 딱딱한 분위기가!

 

'프로듀서지만 프로듀서가 아니야...아, 그러고보니 지금 프로듀서의 모습...'

 

 미리아는 문득 떠오른 생각에 자신의 품을 뒤지려고 했지만 손에 잡히는 게 없다는 것을 느끼고 뒤늦게 자신의 모습을 확인했다. 그녀가 조금 전까지 따뜻하게 차려 입은 겨울 복장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그녀는 지금 눈에 보이는 여름의 풍경에 맞는 민소매 옷에 스커트 차림을 하고 있었다. 복장마저 바뀐 것이다.

 

'앗, 그치만 이거 미리아한테 있는 옷이야...가 아니라, 지금의 프로듀서는 미리아가 갖고 있던 어린 시절의 프로듀서랑 닮았어.'

 

"저기, 프로...가 아니라. 으응..."

 

"...?"

 

"저기, 있잖아? 난 아카기 미리아라고 해! 너는 이름이 뭐야?"

 

"아, 전 타케우치 OOO라고 해요..."

 

"헤에..."

 

'프로듀서가 준 명함에 있던 이름이랑 같아...정말로 프로듀서야! 미리아, 혹시 정말로 프로듀서의 어린 시절에 와있는 거야?'

 

 맞는지 아닌지 확신을 할 수가 없지만 어렴풋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이것저것 차이가 난다고 해도 무려 1년 가까이 알고 지낸 사람이다. 가족처럼 신뢰하고 따랐던 사람이다. 잊을 리가 없다! 헷갈릴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사고가 나버려서? 사고가 나면 하늘나라가 아니라 어린 시절로 가는 거야?'

 

"우으...모르겠어..."

 

"저...혹시 몸이 안 좋다면 병원까지 안내를 해줄게요."

 

"아, 아니야! 미리아는 괜찮아. 건강해...응!"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그보다 저기...타케우치 군."

 

"네, 아카기 양."

 

"...!"

 

부르르-

 

 자신과 마찬가지의 눈높이를 한 프로듀서가 언제나의 중저음이 아닌 자신 또래의 친구들이 내는 소년 특유의 목소리로 자신을 불러주는 것에, 아카기 미리아는 이유 모를 전율을 느꼈다. 자기 자신만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 같다는 알 수 없는 고양감을 느꼈다.

 

'왠지 모르겠지만 기분이 좋아...'

 

"아, 그게 아니라...있잖아. 타케우치 군은 혹시 친..."

 

 소년 시기의 타케우치라고 확신을 한 미리아는 그에게 친구에 대해 물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뒤늦게 그것이 상당히 민감한 질문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는, 이미 내뱉어 버린 말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이어 붙이려 노력했다.

 

"...구, 사귈래?"

 

"...네?"

 

"아, 그게...괜찮다면 미리아랑 친구...할래?"

 

"치, 친구...말인가요?"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소녀인 미리아에게 꾸준히 경어를 쓰는 타케우치는 침착하던 지금까지와 다르게 안절부절 못하며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 모습을 보는 미리아도 괜시리 가슴이 떨려오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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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묘사하다보니 4편까지 쓰게 되는군요. 왜 자꾸 중요한 부분에서 끊냐면 공명의 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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