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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14, 2017 03:37에 작성됨.

버섯은 포자가 있어야 습한 곳의 물기를 머금고 태어난다.

버섯은 어두컴컴한 곳이 있어야 자신에게 허락된 어둠의 일부를 먹고 자라난다.

버섯은 보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자신의 색을 내보인다.

 

은발의 작은 소녀, 호시 쇼코는 불안한 눈으로 한 남자와 한 여자를 쳐다본다.

남자는 자신의 프로듀서, 여자는 자신과 같이 남자의 프로듀싱을 받는 타다 리이나.

두 사람은 너무나 즐겁다는 듯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쇼코는 그런 두 사람, 특히 리이나 쪽을 유심히 쳐다본다.

자신보다 한참이나 록이라는 것을 모르는, 록을 지향하는 아이돌인 타다 리이나.

하지만 쇼코의 눈에는,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프로듀서는 리이나 쪽을 편애하는 것이 확실해 보였다.

 

"그러니까, 이 의상이 리이나한테 퍼펙트하게 맞을 거라니까?"

 

"이런 귀여운 의상은 로꾸하지 않잖아요! 저는 로꾸를 지향하는 아이돌이라고요!"

 

"아니, 내 생각에는 이 쪽이 절대로 록하다만..."

 

프로듀서가 리이나의 말에 어디를 어떻게 봐도 귀여움이 강조된 의상의 사진이 프린트되어있는 종이를 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리이나가 절대로 싫다는 듯이 팔을 교차시켜 반대의사를 표현하자 프로듀서는 나름대로의 방도가 있다는 듯이 히죽 웃는다.

리이나가 그 표정을 보고는 불안한 눈빛으로 프로듀서를 쳐다보자 그가 빙긋 웃으며 한 마디 던진다.

 

"난, 정말 좋아하는 리이나가 이걸 입어줬으면 좋겠는데... 내가 이렇게 부탁해도 안 돼?"

 

"조, 좋아하는?!"

 

프로듀서의 말에 리이나가 그 나이의 소녀에게 걸맞은 반응을 보이며 뒤로 두 발짝 정도 물러난다.

호시 쇼코는 프로듀서의 책상 아래에서 그 모습을 보고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친구버섯을 쳐다본다.

친구버섯은 쇼코에게 그 어떤 말도 하지 않겠다는듯이, 혹은 이미 틀렸다는 듯이 발광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쇼코는 슬픈 표정을 지으며 책상 밑에서 웅크린다. 

프로듀서와 리이나는 그런 쇼코의 감정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듯이 그들의 대화를 이어나간다.

 

"그래, 그러니까 입어주면 안 될까?"

 

"프, 프로듀서의 말씀이라면 이, 입는 건 가능하지만...."

 

"되는건가!"

 

리이나가 의상을 반쯤 허락한 듯한 발언에 프로듀서의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지어진다.

쇼코는 그 미소를 보고는 그가 자신에게 지은 미소들을 생각해내고는 그들에게 들리지 않게 한숨을 내쉰다.

프로듀서의 미소를 무심코 보고 고개를 끄덕일 뻔한 리이나가 핫, 하고 외마디를 내뱉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후에 입을 연다.

 

"하지만 이 의상으로는 로꾸한 건 못하잖아요!"

 

"록이 뭐 별 거인가. 이 의상을 입은 리이나만큼 록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 의상을 입은 제가, 로꾸?"

 

"응, 확실히 이 의상을 입은 리이나는 록할 거라고!"

 

리이나가 절대적인 확신에 찬 프로듀서의 말에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의상안을 쳐다본다.

잠시 무엇인가를 생각하던 리이나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프로듀서를 쳐다본다.

프로듀서의 얼굴에 띄워진 표정은 세상에서 더없이 진지한 표정이었다.

아무런 말 없이 다시 서류를 한참 살펴보던 리이나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프로듀서에게 묻는다.

 

".....그럼, 제가 이 의상을 입으면 저를 좀 더 좋아해줄 건가요?"

 

"내 호감도가 더 올라갈 데가 있다면 말이야."

 

"....말은 잘 하신다니까."

 

리이나가 프로듀서의 능글맞은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그의 말에 조금은 안심했다는 듯이 작게 한숨을 내쉰다.

그 모습을 쳐다보던 쇼코는 욱신거리는 가슴을 왼손을 지긋이 누르며 프로듀서와 리이나를 멀거니 쳐다본다.

리이나의 표정은, 그 누구도 거짓으로 지을 수 없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소녀의 표정.

마치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같은 고통을 느낀 쇼코는 이제는 두 손으로 가슴을 지긋이 누른다.

프로듀서와 리이나는 그런 쇼코의 감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제 그들의 대화를 슬슬 마무리지으려 하고 있었다.

 

"됐어, 그럼 허락인 걸로 알고... 점심 먹으러 가지 않을래?"

 

"점심이요? 좋죠!"

 

"뭐 먹을래? 먹고 싶은게 있다면 말만 해."

 

"음, 글쎄요...."

 

"후, 후히...."

 

프로듀서와 리이나가 점심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더 이상 기다릴 수는 없다는 듯이 쇼코가 비틀비틀거리며 책상 밑에서 기어나온다.

프로듀서는 미처 몰랐다는 듯이 난감한 표정으로 쇼코를 쳐다본다.

마치 쇼코가 거기 있는 줄 알았다면, 리이나에게 그렇게까지 말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듯이.

쇼코가 그의 표정을 보고는 멈칫하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프로듀서가 걱정이 된다는 듯이 입을 연다.

 

"괜찮아?"

 

"후, 후히... 괜찮아..."

 

"그런가. 그것보다도,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

 

"후히...바, 방금 전까지 자고 있었는데...."

 

쇼코는 프로듀서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을 한다.

프로듀서는 그렇다면 안심이라는 표정으로 안도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는 입을 연다.

 

"그렇구나, 배고프지 않아?"

 

"후, 후히... 괘, 괜찮아."

 

꽤나 배가 고픈 상태였지만, 괜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프로듀서의 호의를 거절하는 쇼코.

쇼코의 말에 프로듀서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을 연다.

 

"그럼 나랑 리이나는 밥 먹으러 갈껀데, 사무소 좀 보고있어주지 않을래?"

 

"후, 후히..."

 

쇼코는 프로듀서의 부탁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프로듀서가 쇼코라면 믿고 맡길 수 있다는 듯이 밝은 미소를 짓고는 리이나와 함께 사무소를 나간다.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쇼코는 사무소를 따뜻하게 밝혀주는 태양을 보곤 한숨을 내쉰다.

 

버섯은 어두컴컴한 곳이 있어야 자신에게 허락된 어둠의 일부를 먹고 자라난다.

버섯은 자신을 보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자신의 색을 내보인다.

 

 

 

후기

오늘만 두 번째 단편.

이번 이야기는 호시 쇼코(라고 쓰고 리이나)가 주인공입니다.

아이디어를 받은 곡은 Foo Fighters - Best of you이고, 아래에 음악 소스를 걸어놨습니다. 명곡입니다! 추천!

저는 이렇게 음악에 모티베이션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마 이런 종류의 단편이 앞으로도 몇 개는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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