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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페이즈 Ⅰ 에필로그 -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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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13, 2017 22:04에 작성됨.

무수한 중장갑주들의 호위와 호송을 받으며 실려나가는 여린 몸. 모두의 걱정을 한몸에 받으며 어두운 통로를 따라 실려나가는 그녀는 서서히 눈을 뜬다. 아직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이 여전하여 시야가 흐리고 초점을 어디에 둬야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 자신이 누워있고, 움직여지고 있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

 

 깨어... 

 

 시끄럽... 진...... 무너.... 

 

...이동....마ㅂ......

 

 

몇몇의 목소리가 들리지만 희미하여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누구의 목소리인지도 추정 할 수 없다.

이대로 다시 눈을 감아버리고 싶은 본능의 이끌림이 신경중추를 통해 자꾸만 전해지지만, 그녀는 안간힘을 다해 눈을 작게 뜬 채로 주변을 둘러보는 시늉을 한다. 눈에는 모든게 흐릿하게 보이니 제대로 보일 리 없었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는다면 다시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둘러보며 누구에게 말을 거는지 알 수 없게도, 자꾸 중얼인다.

 

" 린... 짱.. "

 

그녀가 아는 이름을 불러본다. 목에서도 공기와 쉰소리만 나오고 제대로 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더군다가 한창 이동하며 중갑들의 철그럭이는 소리들 때문에 그 작게 나온 소리마저 뭍힌다. 호송하는 성기사들은 그저 입을 꿈뻑이는걸로만 보고있을 뿐이었다.

기사들에게는 중요한것이 하나 더 있었다.

 

어둠은 가셨으나, 그들이 있는 지하를 포함한 궁성 전체가 극심하게 요동치고 있다는 것.

이대로라면 성이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이었기에, 그들은 합심하여 우즈키를 안전하고 신속하게 성 밖으로 빼내는 것만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아니냐 다를까, 그런 그들의 행보를 방해하듯이 지하통로 벽 과 천장 곳곳이 갈라지며 파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맨 앞에 필두... 성기사들의 우두머리로 추정되는 늙은 기사는 떨어지는 파편들을 힘껏 처내며 길을 연다.

 

" 린.... ㅉ...ㅏ...ㅇ..... "

 

 

" 어이 ! 더 빨리 움직이지 못하겠나 ! 태양을 이런곳에서 잃을 수는 없다 !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내라 ! "

 

"" 예 !!! ""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성기사들의 힘찬 대답은 그들의 신실함을 그대로 투영하는 것 같았다.

 

 

.

.

.

한 편, 왕국 지하의 가장 깊은 구덩이의 바닥에는 여전히 전류가 튀어오르고 있었다.

말만 설명이지 사실상 반 협박하는 분위기를 내고있는 후타바 안즈를 보고있자니 시부야 린은 앞이 막막했다. 그녀를 따돌리고 도망치는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무엇보다 잘 알고 있었다. 니노미야 아스카와 같이 눈앞에서 뿅 하고 사라져버리는 순간이동급의 능력같은게 없다면 전격과 함께 움직이는 그녀에게서 벗어나는건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정면에서 맞서서 이기리라는 가능성도 희박하다.

 

 

" 왜그래 ?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서. "

" 믿어줄 수 있다면... 설명해줄게. "

 

" 풋. "

 

 

안즈가 희미하게 입꼬리를 올린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린은 알고있다.

하는 수 없이 그녀는 검을 뽑아든다. 그러기 무섭게, 전격이 몰아쳐 차마 푸른 불이 검을 타고 오르기도 전에 검을 튕겨낸다.

전류에 따라 검이 이리저리 허공에서 춤추다가 안즈가 위쪽으로 손짓하니 그대로 구렁텅이의 높은 벽면에 박힌다.

 

그녀는 애초에 린의 말, 설명을 들을 생각이 없었다.

원하는 것은 오로지 하나였다.

 

'주모자'.

 

이 사건을 일으킨 주모자가 필요하다. 광신도들의 믿음의 대상이 실존하며 그 실존하는 '별' 이 왕도를 파멸시키려고 했습니다... 라고 사실대로 발표하면 혼란만이 더 커질 뿐이라는 건 눈에 보일듯이 뻔하다. 그렇다고 여기 있지도 않은 광신도를 잡을 수도 없다. 무고한 사람을 마녀사냥으로 몰아가다가 발각되면 더 큰 난리가 초래될 것이고... 그렇다면 하나였다.

 

이미 중대한 죄가 있는 자를 그 주모자의 위치에 올려놓으면 된다.

 

영지를 초토화하고 영주를 살해한것도 모자라, 왕명을 거역하고 탈주한 떨어질대로 떨어진 변절자.

 

눈앞에 있는 그녀가 범인이 되어준다면 그만큼 일맥상통하는것이 또 있을까.

 

 

" 개인적인 원한은 없는거, 알잖아 ? 정치란게 그런거니까. "

 

" 당신의 그런게 마음에 안들었어, 나는... ! "

 

둘 사이에 푸른 불이 흩뿌려지며 막을 형성한다. 안즈의 전류가 막 앞에 가로막히며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사그라들지만, 전류를 사용한 쪽에서는 그다지 상관하지 않는 듯 오히려 여유가 넘치는 표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윽고, 푸른 막 너머에 모습이 사라졌다는 걸 눈치챈 시부야 린.

 

하지만, 눈치챘을 무렵엔 이미 등 뒤에서 전류가 튀는 소리가 들려왔다.

 

' 파지직 - ! ' 강렬한 전격이 린의 몸을 타고 맹렬하게 전도된다. 이를 악물면서 버티기에는 너무 많은 전기가 그녀의 몸으로 흘러들어간다.

 

" 으그그그... ?! "

 

" 걱정말라구. 너를 심판하는건 나나 왕실이 아니라, 국민들이 될테니까. "

 

전격의 강도가 한층 더 세진다. 푸른 불을 몸에서 뿜어내려고 해도, 온 몸을 짜고 비트는 것 같은 격통과 뇌가 흔들리는 듯한 감각속에서는 그것이 제대로 이루어질 리 만무하다. 전격때문에 당장이라도 날아가버릴 것 같은 정신을 꽉 붙들어 잡아보려 하지만, 딱 거기까지일 뿐 별다른 저항도 할 수가 없다.

 

안즈는 완전히 린을 실신시킬 생각으로 손을 통해 나오는 전류의 강도를 한단계 더 올린다.

통상의 단련되어있지 않은 아이돌이나 일반인은 전압을 못이겨 산산조각나버릴 강도였으나, 시부야 린은 단련된것도 단련된 것인 데다가 정신력도 대단해서 그정도를 하지 않으면 제압하기 어렵다는걸 알고 있다. 두 눈을 질끈 감고 있던 린의 입이, 악물려 있던 입이 벌려지며 비명을 지른다.

 

 

" 끄아아아아아 - !! "

 

" 거의 다됬어. 아슬아슬하게 뇌가 타버리지 않는 단계까지 갔으니 좀만 참으라구.. 조금ㅁ... "

 

 

그림자가 드리운다.

본래 어두운 구덩이인지라 빛의 거의 희박하지만 안즈는 드리워지는 극명한 그림자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

육중한 충돌음과 함께 구덩이 바닥이 처부숴진다. 바닥을 부수고 들어간것은 거대하고 길다란 발톱.

그림자의 주인은 어두운 구덩이처럼 시커먼 털이 돋은 생명체였다. 안즈는 린을 놓치고 어느센가 착지한 생물체와는 정 반대편에 나타나 있었다.

생물은... 개인가 천둥인가 혼동될 정도로 거칠고 무시무시한 으르렁거림을 낸다. 심지어 그 소리를 내는것은 하나가 아니었다. 입맛을 다시는 두개의 머리가 가운데에 달린 머리 하나와 생각을 함께하듯이 으르렁임을 키워간다.

 

마침내, 침 대신 세 마리의 개의 턱에서 흘러내리는것은 새파란 불꽃으로 변하였다.

 

" 머리 세개달린 개... 칸자키 란코의 능력인가 ? 그렇다면.... "

 

 

 

 

안즈가 심상찮은 기운을 감지하며 올려다 본 그곳에는 아니냐 다를까.

푸른 날개를 낙하산 삼아, 천천히 내려오는 청과 녹의 여인의 모습.

다만, 시부야 린이나 다른 이들의 앞에 나타날 때의 차분하고 차가운 모습과는 동떨어져.. 미간에 깊은 주름을 잡고 있었음이라.

 

" 분명 네가, 아스카가 말한 녀석이렸다 ? "

 

" . . . . 린 ! "

 

 

 

여인은 꽉 쥔 두 손을 부들부들 떨며 입술을 깨문다. 명백하게 분해하는 얼굴을 한 채로 안즈를 향해 어마무시한 적의를 내뿜는다.

그에 공명하듯이 머리 세개달린 지옥의 마견이 입 뿐만이 아니라 온 몸에서 푸른 불길을 일으킨다. 청안과 녹안이 불같이 성을 내면서 당장이라도 눈앞에서 찢어발겨버릴 듯이 매섭게 노려보고 있음에, 안즈는 침을 삼키되 결코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후타바 안즈 역시 여인을 향해 지지않을정도로 강렬한 적의와 함께 전류를 일으켰다.

 

" 잘도 린을... ! "

 

" 이쪽도 빚이 있으니 그냥은 안넘어간다고 - !! "

 

 

.

.

.

.

.

잠시 후.

왕궁 바깥쪽, 왕도 북문에 가까운 빈 공터.

 

본디 새로운 관공서 건물이 지어질 예정이었던 넓디넓은 터에는 지금 평민부터 고위 관료까지 무수한 수의 사람들이 모여 임시 피난위치로서의 역할을 하고있다. 주변의 건물들은 모두 부서지고 무너져 잔해가 된 터라 추가적으로 붕괴가 있을 위험성은 없었지만, 지금도 조금씩 지면을 통해서 전해져오는 여진은 그들이 불안스레 올려다보고 있는 성벽을 위협하는 듯 했다.

 

이 피난처에는, 다름아니라 우사밍 여왕을 필두로 한 귀족들 역시 있었다.

여왕 답게 길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아있는 보통의 국민들과 달리 그나마 멀쩡한걸 건져온 의자에 앉아있지만, 그 꼴이 말이아닌것은 같다.

진즉에 부러지고 꺾인 구두와, 찢기고 허름해진 드레스. 왕관은 아얘 제대로 챙겨오지조차 못했다.

그래도 그녀는 사지가 멀쩡해서 다행이지, 그 터에서 몇걸음만 나가도 수둑하게 널려있는 육편들을 보니 끔찍함에 시선을 돌리고 만다.

 

" 아직 수도방위대에게서 연락은 없나요 ? 근위대장 쪽은... "

 

" 네. 유감스럽게도 전부 무소식입니다.. "

 

모두 목숨을 잃은 것 같습니다. 라는 말을 잇지 못한다. 수도 방위대 뿐만 아니라, 왕도 내에 있는 군영에서도 아무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난리통에 가장 먼저 나서야 할 군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하면 그것 역시 하나밖에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다.

 

" 폐하. 이럴 때일 수록 마음을 단단히 잡으셔야 합니다. "

" 카와시마공... "

 

카와시마 미즈키. 카와시마 영주가 다가와 진언했다. 그녀 역시 팔이나 등쪽에 상처를 입었지만, 가벼운 찰과상이라 하여 꿋꿋이 다른사람들을 먼저 살피고 있었다. 그야말로 헌신.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범이라 할만했다. 여왕도 그녀를 따라 사람들을 살피기 위해 일어나려 했으나, 다른 관료들과 귀족들의 몸을 보전하라는 만류에 제지된다.

 

그러던 중, 뜬금없이 북문 너머에서 이런 외침이 들려온다.

 

" 들리십니까 ?! 지금 바로 안으로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 "

 

 

" 에 ? 구조하러... ? 하지만 어떻게.. " 리카는 반가움과 놀라움에 휩싸여 말을 잇지 못한다.

헌데, 그 외치는 여성의 목소리에, 사람들을 돌보던 카와시마 미즈키는 반갑게 외친다.

 

" 이 목소리는... 폐하, 기적입니다 ! "

 

미즈키는 함께 사람들을 돌보던 생존 병사 몇명에게 다가가 문을 열라고 외친다. 다른 귀족들을 비롯한 주변의 사람들은 미즈키의 방방뛰는 듯한 행동에 의문을 가지지만, 곧 그 의문점이 풀린다. 여진속에서 천천히 성문이 열리며 왕국의 갑주를 입은 수많은 병사들이 우루루 몰려들어온다. 병사들이 들고 들어오는것은 창이나 칼, 총 같은 무기가 아닌, 빵과 죽 등의 식료품과 약초나 포션같은 구호품들의 묶음들이다.

태양의 젤러시교 문양도 아니고, 독특한 수가 새겨진 앞치마를 두른 몇몇 병사들... 여군들이 들어와 한눈에 봐도 다친 이들에게 다가가 치유마법의 상징인 미세한 빛을 손바닥에서 발휘한다. 수많은 병사들... 왕국 직할의 군영과는 다른 문양을 갑주에 세기고 있는 병사들.

그 문양은.

 

" 카와시마 가문의 문양... ! "

" 네. 폐하 ! 저도 어떻게 된건지는 모르겠지만.... 아, 역시 ! "

 

미즈키는 선망하는 눈빛은, 성문 너머로부터 들어오고 있는 구호군들의 최후미에 말을 타고 들어오는 행렬을 바라본다. 그에 따라 여왕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도 그 최후미의 누군가에게 시선이 고정된다. 성문의 그늘을 지나, 흐린 하늘에서 비치는 미미한 빛을 받으며 드러나는 모습을, 미즈키는 자랑스레 소개한다.

 

 

" 폐하, 이 사람이 저의 내정고문이자 왕국에 꼭 필요한 인재이옵니다, "

 

동시에 말에서 내리는 인물, 태양의 젤러시교 수도녀복을 깊게 눌러쓴 건실해보이는 여성의 모습.

그녀는 여왕의 앞에 조심스레 무릎꿇으며 자신의 이름을 밝히길.

 

 

" 이렇게 뵙게되어 무궁한 영광이지 아니 할 수가... 클라리스라고 하옵니다. "

 

 

 

.

.

.

.

 

왕국에서 남서쪽으로 떨어진 숲의 폐허.

이곳은 불과 몇달 전까지만 해도 이름없는 큰 숲이라 불리우는 방대한 생태계의 보고였던 곳.

그러니 중심부가 잿더미가 되어 날아가버린 지금, 그 생태계도 온전한지 제대로 확인되어있지 않은 또 다른 아비규환의 장소가 되어있었다.

 

그 한가운데에, 공간이 일순간 압축되는 듯 하더니 다시 펼쳐지면서 사람의 형상을 하나 달고 온다.

심지어 그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을 안고있었다. 안겨있는 이는 두 눈을 살포시 감은채로 숨을 색색거렸다.

 

여인... 아까 전까지 깊고 낮은 구렁텅이의 밑바닥에서 후타바 안즈와 싸웠던걸로 추정되는 여인의 뺨에는 자신의 것인지 아니면 맞상대한 이의 것인지 모를 피얼룩이 들러붙어 굳어갔다. 여인이 반즈음 부양한 상태에서 천천히 바닥에 착지하면서, 지면과 신고있는 신발 바닥 사이에 미세한 전류가 튀겼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는다.

여인의 관심사는 오로지 안고있는 여성... 시부야 린의 안위 뿐이었다. 여인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린의 목덜미에 닿았다가 떨어졌다.

 

" ... 다행이야... "

 

피가 올곧게 흐르고 있음에, 여인은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그녀를 갓난아기 다루듯 잔디 위에 서서히 내려놓는다. 헝크러진 앞머리를 쓰다듬는 그 표정은, 방금 전까지 녹과 청의 불길을 무자비하게 휘두르는 악마같은 모습이라곤 상상조차 힘들정도로 부드럽고.. 한편으로는 서글퍼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던 중에 시부야 린의 눈살이 움찔거린다.

의식을 차려가는 징후를 보고서.. 여성은 황급히 손길을 거두며 몸을 뒷걸음쳤다.

 

 

 

" . . . 부디, 더럽혀지지 않은 그대로 있어주길. "

 

 

입은 엷은 미소를 지어보이지만, 푸른 불길과 함께 사라져가는 그 눈동자는 영문모를 슬픔이 가득 들어선 채로.

창과 심록의 여인은 불길과 함께 모습을 감추었다.

 

운명의 장난인지, 불이 사라지고 난 후의 미열마저 완전히 사라진 직후에 창염의 기사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

일어나자마자 엉덩이를 깔고 느껴지는 폭신함에 당황했다. 분명히 정신을 잃기 전까지 자신은 왕국의 지하, 가장 깊은 구덩이의 밑바닥에 있었을 터.

그냥 있었던 것도 아니고 후타바 안즈의 전격을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버티던 중이었다. 아마도 정신을 잃었던 것이라 짐작하나, 그 이후의 일은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어떠한 경위를 통해 자기가 이런 영문도 모를곳에 있는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

 

 

" 우즈키... ! "

 

시마무라 우즈키. 자기 자신보다 그녀의 안위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성기사들이 그녀를 구덩이로부터 꺼내서 안전을 확보했을까. 무사할지...

걱정이 깊어지려는 그 찰나.

 

 

쿠구구 - . 

 

 

" ?! "

 

시부야 린은 멀리서 들려오는 진동음에 고개를 돌린다. 주변 숲에서 새들이 무더기로 날아오르는 것이 예사로운 것은 아니리라. 그녀는 숲을 헤치며 재빠르게 소리가 난 방향으로 달린다. 얼마 안돼는 나뭇가지들을 쳐내고 숲 밖으로 뛰쳐나온 린의 눈에 들어오는것은 왕도.

그 중심이 가라앉아가는 모습이었다.

 

 

 

 


아아. 가장 높고 오래되었으며, 가장 아름다웠던 성이 마침내 그 운명을 다하는구나.

과거 자연을 벗삼던 이들이 세웠던 영원한 번영을 상징하던 성은 붉은 피와 분노를 가진 이들에 의해 피로 물들어 그들의 도읍으로 삼아졌노라니.

 

다른 모든 문명이 파멸을 맞이하는 그와중에도 그 아름다운 궁만은 한결같았다 하였다.

 

 

허나, 하얀 성의 안에서는 원망과 어둠이 춤추며 퍼져갔나니. 탈 역시 많은 성이었다.

 

 

그리고 이제, 숲의 주민들이 세웠던 고성은 사명을 다하고 넘어진다.

 

 

천둥과 같은 굉음을 발하며 스러져간다. 정밀한 세공은 흙과 돌과 먼지가 되어 부스러진다.

 

 

가장 높은 마천루는 꺾여 지면에 처박히고, 아름다운 궁전의 문은 좌우로 갈려저 무너져내리며, 벽은 남김없이 부서지고 부서지어 가꾸어진 안뜰을 침략한다.

 

 

인간과 아이돌들이 그 땅을 정복함을 알렸던 영광의 깃발도 함께, 거대하고도 저주받은 성과 함께 기울어져간다.

 

 

이 무너지는 광경이 어떤 이들에게는 축복이며, 어느 이들에게는 끔찍한 재앙이리라.

 

 

다만, 그 아래 깃든것이 결코 나올 수 없음은 안도할 바 이여라.

 

소원의 검은 성.

 

 

 

미시로의 성은 그렇게.

 

 

 

끝을 맞이했다.

 

 

 

 

 

 

 

 

───────────────────────

 

- 꽤나 늦었네 ? 카나데.

 

 

. . . .  -

 

 

- 헤에~ 무슨 일이야? 기분 안좋아보이는데... 아, 그게 그거 ?

 

검은 확보했어. 과정중에 쓸데없는걸 죽여버렸지만. -

 

 

- 쓸데없는거라~ 시키냥이 들으면 슬퍼하겠는걸 ? 그 빠직빠직. 손에 넣고싶어 했던거같은데.

 

그딴건 아무래도 좋아. 봉인 쪽은 어떻게 됬지 ? -

 

- 카렌이 간신히 회수해서 지금 시름시름 앓고있어. 회복되려면 더 걸리려나봐.

 

그럼에도 그분은 이미 해방되셨어.  -

 

- 그래. 같이 나온 마신들은 대부분 도로 봉인되버리긴 했지만, 어차피 그대로 나와봤자 제대로 쓸 수도 없는 것들이었고. 

 

 

눈앞의 빛이 꺼져가기 직전 힘을 다해가는 것임도 모르고 찬양하는 우자(愚者)들은 깨닫겠지. -

 

 

- 그분이 강림할 그릇만 갖춰진다면...

 

 

그래. 그분께서 현신하는 순간에는... -

 

 

- 어리석은 자들이, 진정한 은혜에 감화할 그 날을 위해.

 

 . . . . 흥. -

 

───────────

 

시마무라 우즈키의 헌신으로, 검은 파도.. 마신(魔神)들을 도로 봉인하는데에 성공했지만..

 

 

왕국의 중심이자 번영의 상징이었던 왕궁은 흔적을 알아볼 수 없게 무너져 내렸다.

 

 

더군다나 풀려났던 마신들에 의해 수도민의 절반 가량이 무고한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

 

 

 

'별' 은 몇몇의 강력한 마신들과 함께 봉인에서 해방되어 종적을 감추었다.

 

 

 

이미 왕도는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되었음이 확연했다.

 

이에 우사밍 여왕은, 몸과 마음에 막대한 짐과 상처를 껴안은 그녀는, 카와시마 영주의 눈물어린 충의와 설득에 힘입어 어느 결정을 내린다.

 

 

그리고 그 결단에 따라, 마신과 광인으로부터의 피해가 가장 적은 카와시마 영지로 그 발걸음을 옮겼다.

 

 

 

이는 곧, 간접적으로 카와시마를 주체로 하는 제 2의 군단을 허가하는 셈이 되었다.

 

 

 

 

 

그리고 .... 시부야 린은 여전히 왕국의 변절자로 쫓기고 있다.

 

 

 

 

 

 

Phase Ⅰ -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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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세개의 분기 중 1분기가 끝났습니다 !

카나데는 란코와 아스카의 능력을 얻은것도 모자라, 결국 아이리의 검까지 손에 넣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쳐내버린건.... 여러분이 예상하는 것 외에 더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에 대해서는 차후에 ── .

 

태양덕분에 왕도의 마신들은 도로 봉인 속으로 빨려들어갔지만, 일부 마신과 가장 중요한 별은 해방되었습니다.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자면, 이건 그겁니다.

 

별에 대항하기 위한 싸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 ! ( 예고편풍 ) 이라는 느낌입니다.

 

아 참 ! 페이즈 Ⅱ 나 페이즈 Ⅲ 에서도 본편의 장 단위는 이어집니다.

즉, 페이즈 Ⅱ 는 제 8장 부터 시작입니다.

 

그러면 본격적인 본편의 진행이 이어지는 페이즈 Ⅱ 에서 !

대략 2주 후에 다시 뵙도록 하죠. 그 사이에 단편은 간간히 쓸 테지만 말이죠. 혹은 단편만화라도...

 

페이즈 Ⅰ 을 봐주신 여러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 다음 페이즈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신데렐라 판타지를 계속 사랑해주세요 !

 

 

 

 

☆ 신데렐라 판타지는 여러분의 참여를 언제나 환영합니다 !

☆ 신데판 참여관련 및 설정 관련 문의 언제나 환영입니다 ! 쪽찌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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