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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퀘-아이돌의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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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13, 2017 01:36에 작성됨.

“냐하하하-끝이네~? 슈뤼릭하고 돌아간 기분이야”

 

끝났네~? 콘서트라는 건 꽤 힘든일이다. 관객들 앞에서 긴장하고 힘든 안무와 노래를 동시에 소화하니까. 하지만 나한테 전혀 힘들지않아.

 

“그러니까~ 혼자가기에는 심심해서~ 미미캉을 데려왔습니다! 냐하하하”

 

“누구한테 설명하는 거야...”

 

“음.....혹시나 미카가 착각할까봐? 내가 미카를 바래다주는 건 아니니까!”

 

“네네....”

 

으겍! 무거워!

 

“미캉?”

 

“......”

 

어깨를 강타한 채 잠든 미미캉....흠흠, 피곤했던걸까? 나는 피곤하지않은데

 

 

아...땀냄새, 향수냄새가 느껴지지않을정도로 진한 땀냄새가 느껴진다. 자신이 아이돌이라는 자각도 없이 화장도 반은 풀어진채 아무렇게나 기대어 잠들어 버렸다. 그 잠은 어떨까? 기분 좋을까? 나른할까? 보람찰까?

 

나는 졸리지않다. 땀도 별로 흘리지않았어. 조금 힘들지만 아직 더 웃을 수 있어 아직 더 뛰어다닐 수 있어. 그러고보니 내가 푹 자본일이 있던가...? 밤에 잠자리에 얌전히 누워서 눈감아 본 일이 있던가? ......아, 있었겠지...?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렇게 잠들겠지? 나는 그래본 기억이 없는 것 같네애~? 너무 쉬워. 연습의 반의 반만 해도 외울 수 있어. 다른 것도 더 할 수 있어. 전부 다 할 수 있어...그래서 남는 게 없어.

 

‘보람’으로 통칭되는 모든 종류의 결실. 힘들게 노력해서 얻어낸 성과. 그런 게 나에게는 없다. 그래서 ‘노력’에 공감하지못했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버린다고 했던가. 맞는 말이다. 남들과 비교도 안 되게 빨리 시작해서 누군 평생을 걸고 얻어낼 것을 몇 개나 얻어냈다. 그리고 지금은? 아무것도 없이 뒤로 하고 넘어왔다. 분명 아빠를 따라 간 것에 불과했다. 그리고 한순간의 충동으로 도망치듯 날아왔다. 도대체 나는 뭘까..? 내안에 남은 게 뭘까?

 

“시키!”

 

“어?”

 

언제 일어났어? 자고있었잖아? 아~ 적당히 한두정거장만 지나쳐 가볼까 했더니.....

 

“막차 끊기면 곤란하다고”

 

“미카는 피곤하면서도 잘도 날 바래다 주네?”

 

“저기.....시키가 날 끌고온 거 아니었어?”

 

“그렇게 볼 수도 있지.”

 

“그냥, 시키랑 같이 다니면 뭔가 배울게 있나 싶어서...너무 속물같은가?”

 

흥미...가 아니네? 이런 와중에도 뭘 배우려는 건가~ 미카는 열심이구만. 흥흥.

 

 

“뭐....결국 내가 잠들어버리고 말았지만...”

 

내가 알려줄 건 없는데...나는 뭐더라~ 방법같은 거 모른단 말이야. 그냥 어쩌다보니 되어있네~? 라는 기분이라 물어도 알려줄게 없어어~ 그보다 실은 내가 미카를 알고싶었는데...아~’노력’이라는 것도 그렇다고 생각했단 말이지. 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가볍게 슬쩍-보는 걸로 알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잘 모르겠네...?

 

“시키이~”

 

어라?

 

“왜 뒤에 있어?”

 

“허억....허억...네가 먼저 나간거야......”

 

“오?”

 

“시키는 피곤하지도 않네? 난 콘서트 직후라 그런지 엄청 피곤한데..”

 

아 그런가 피곤하려나, 잘 할 수 있을까 긴장하고, 늘 남아서 연습해서 피곤한가~ 난 그런 적 없는데 말이지...

 

“이야~ 시키냥을 잡으려면 더 빨라야한다고~?”

 

“하아....조금은 느리게 걸어줄수없어 시키냥?”

 

뭐.....불가능하지는 않으려나....가능할 것 같은 말인데...’느리게 걷는다는 것’ 참..쉬운 소리인데...

 

“잘 모르겠네~”

 

“하아....그래?”

 

어, 어떻게 하는 지 모르겠어. 남한테 맞춰준다는 걸 해본 적 없어서...그런 건-

 

“그럼 내가 맞춰 걸어야겠네.”

 

너한테는 너무 쉽네. 나는 이렇게 가벼운 몸으로도 못하는데 콘서트가 끝나고 피곤한 몸으로도 나한테 맞춰 걷는 게 너한테는 너무 쉬워.왜? why? 미카도 천재야? 천재는 아닌데.

 

“미카는 남한테 잘 맞추네?”

 

“어? 뭐....아이돌하면서 늘었달까...뒷골목 갸루일때는 몰랐는데, 아이돌을 하면서 여러모로 알게된 것 같아. 남한테 맞춘다는 것의 의미나, 요령이나...시키도 그렇지않아?”

 

“흠.....그럴까나~”

 

아니 난 아니야. 난 단 한 번도 누군가한테 맞춰본적없어. 누군가 나에게 맞추는 걸 당연히 여기고 그렇게 뛰어놀았으니까.

 

“어후....드디어 다 왔네...”

 

“냐하하하 수고하셨어~주스줄까? 없을지도 모르지만”

 

“아,....어? 응? 리카? 어, 금방 가. 미안 시키. 금방 또 가봐야할 것 같아. 리카가 벌써 전화하네.”

 

당장이라도 녹아버릴 것 같던 사람은 어디로 갔나~ 아이돌? 음....아니야. 즐거움이나 노동이 느껴진다기 보다는 으음......모르겠네? 미카는 모르겠네? 하지만 뭔가.....가까이 다가가기에는 뭔가..위험한 게 아니야. 다만, 뭔가 빛나는 것 같아서, 눈이 커진달까....미카는 신기하네. 언제나 놀림받아서 기죽을 것 같아도 다시 살아나서 더더더 커지고, 피곤해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변수 하나만 있어도 금방 살아나. 나도 피곤해져본적은 있어. 미국에서 뒷골목에 잘 못 들어갔다가 돌아온적이 있거든. 소파에 기절하듯 쓰러졌는데...난 그러지못했어. 일정도 취소했고, 아빠가 아침에 나가는 것도 못 봤다고.

 

“아, 시키 내일 봐!”

 

너는 어떻게? 왜? how? why? 이미 아무도 나오지않고 조용하기만 밤 속을 너는 아침에 떠오르는 해처럼 달려나간다. 어떤 실험도 수식도 경험도 풀어내지 못하고 가정도 못해본 것이 ‘너’로서 실재한다. 꿈에서도 보지못했으나 가슴 속 본능으로서 기도했던 폭발적으로 몇 번이고 부활하고야마는 결과가 ‘너’다.

멀어지는 너를 따라가다가 억-하고 꺾이는 내 몸에 그제야 나는 깨닫고 웃어버린다. 반쯤은 아마 베란다에 걸린 채로 고개를 들어 외친다.
오늘 너에 대해 아무것도 풀지못하고 더 많은 것만 쌓아버렸다. 너는 나의 아이돌. 아이돌이 거기있으니까 가장 가까이서 너를 보고 너를 연구할 수 있는 곳으로 갈게

 

“미카! 내일 봐!”

 

===

 

시키냥이 화자이므로 일부러 난잡하게 썼습니다. 흠흠.......
안 통하나?

제목만 맘에 드네요.

본편에 대한 개인감상은..가위로 색종이를 난도질하고 허공에 흩뿌린다음 바닥을 쳐다본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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