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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시키 "stu[P]id" 2/2

댓글: 5 / 조회: 906 / 추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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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12, 2017 20:02에 작성됨.


어느날이였다.

 

시키 "아.. 진짜- 오늘도 가야하잖아..~ 프로듀서만 바뀌면 완벽할텐데~"

 

시키 "... 진짜 이번에는 성희롱 소문을 내서라도 담판을 지어야... 이거 뭔소리야..?"

 

 

웅성웅성... 왁자지껄-

 

 

P1 "야~ 그러니까- 내가 하는거랑 똑같이 따라하면 네 담당돌 끼워준다니까 그러네~"

 

P "그...그렇슴까.. ㅇ..이렇게 하면 됨까....?" (우스꽝스런 자세)

 

모두들 "아하하하하!!!"

 

P1 "아하하하하!! 아 진짜 대박이야 대박!! 진짜 어떻게 이렇게 모자랄수가 있냐!!" (박장대소)

 

P "에에...저.. 전 모자라지 않슴다...! 연필이며 수첩이며 다 가지고 있슴다...!!"

 

모두들 "와하하하하하하!"

 

P1 "그래그래~ 너 다 가져가라~ 하이고 웃겨라 진짜.!! 이거 가져가고~" (홱-)

 

P2 "이놈 소문대로 진짜 멍청하잖아~"

 

시키 "....."

 

 

아침부터 저런모습을 보니 머리가 지끈거리며 또 알수없는 짜증만 일어난다.

저 바보는 저렇게까지 당하면서 왜 발전이 없는걸까, 인간은 환경에 맞춰서 변화하는 생물 아니였던가?

모두에게 공개적으로 놀림당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볼수록 짜증보다는 안타까움과 한심한 감정이 넘쳐흘렸다.

그러나, 나름 사람대접을 받고있었던 프로듀서가 이렇게 추락한 이유가 자신때문이란걸 알았을때에는

안타까움과 한심함은 곧 측은함과 동정, 그리고 약간의 미안한 감정으로 바뀌었다.

 

탈칵-

 

시키 "하아... 그러니까... 그냥 진작에 바꿨으면 좋았잖아... 왜 버텨선 아침부터 저런장면이나...."

 

P "아아~ 이치노세씨 있었슴까~ 제가 완전 특종을 하나 데려왔슴다!!"

 

시키 "......?"

 

얼굴에 묻은 먹도 제대로 안지운 프로듀서가 특종이랍시고 구겨진 종이를 나폴거리며 사무실에 들어왔다.

시키는 그것을 홱 하곤 낚아채어 읽어보니 이번에 새로 결성될 5인의 프로듀서 합동 그룹 [LiPPS]의 추천서였던것이다.

 

시키 ".....!"

 

이제야 알았다, 저 멍청이가 왜 바보취급 당하면서까지 그렇게까지 매달렸는지를

이건 프로듀서가 오만가지 모욕을 다 당하면서도 기어코 따낸 기회중의 기회, 아마 그의 프로듀서 인생중에서 이만큼 커다란 업적은 없을것이다.

일류 프로듀서들이 모여있는 신흥그룹에 저런 멍청이를 끼워줄리가 없지만, 그는 멍청이답게 될때까지 계속 밀어붙여선 기어코 추천서를 따낸것이다.

누구를 위해?

 

그래- 나를 위해

 

P "....말임다~ 이 ..뭐야 엘...아이..피... 아무튼~ 요것에 들어간다면- 이치노세씨가 좀 더 즐거워하지 않을까 싶어서 말임다...~"

 

시키 "....이래서는 당신한테서 도망칠수가 없잖아..."

 

P "에... 뭐라고 했슴까...?"

 

시키 "...아냐..."

 

시키는 생각했다.

그의 말대로 LiPPS에 들어가게 된다면 더이상 그를 볼 필요가 없어진다..,. 아마 볼수도 없을것이다.

일류 프로듀서들이 저런 멍청이한테 그룹의 일정과 계획을 맡길리가 없을테니까

여기서 LiPPS에 들어가겠다고 말한다면, 자신이 생각했던 가장 이상적인 스토리가 완성된다.

그렇지만- 이것도 결국 그가 자신을 위해 모든 명예를 내던지면서까지 따온 대형 프로젝트

LiPPS로 도망친다고 해도 그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렇다고 도망치지 않는다면.. 이때까지 그가 나를위해서 했던 그 모든일들은 어떻게 되는걸까

감정의 장난따위는 짜증만 난다.

 

P "저... 이치노세씨... 이거 10시까지 제출해야하는검다.... 별로 맘에 안드심까..."

 

시키 "....할게- 이거 할테니까.. 이제 바보처럼 당하고 살지좀 마"

 

P "에엑...? 제가 언제 바보처럼 당하기만 했슴까- 전 언제나 대우받았슴다! 그래서 저한테 이런것도 줬잖슴까!!"

 

시키 "그래그래... 그렇겠지~ 아.. 프로듀서- 폰 이리내놔"

 

P "에... 갑자기 제 휴대폰은 왜" (건네주는)

 

시키 "..." (홱-)

 

이럴줄 알았다.

그의 휴대폰에는 가족의 전화번호 외에는, 그 누구의 번호도 기록되어있지 않았다.

최근 통화기록을 보면 최근에는 부모와도 자주 연락하지 않은듯 텅 비어있었기에 깨끗하기 그지없었다.

시키가 스크롤을 한참을 아래로 내려서야, 몇건의 규동가게의 배달전화로 보이는 통화기록이 모습을 드러냈다.

 

시키 "....." (꾹꾹-)

 

시키는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여 그의 휴대폰에 자신의 번호를 저장해뒀다.

그의 휴대폰에 처음으로 저장된 번호가 자신이란걸 생각하면 기분이 좀 오묘했지만..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평소의 버릇대로 번호의 이름을 "이치노세 시키냥~"이라고 적은것을 깨달을때에는, 휴대폰은 이미 시키의 손을 떠나있었다.

 

P "에.. 이치노세 시키..냥? 마지막은 무슨 뜻임까..?"

 

시키 "그런거 몰라도 돼!//"

.

.

.

.

시키 "아...그럼 프로듀서씨- 나 갖다올테니까.. 나한테 멍청한 모습 안보이게 사무실에만 앉아있어-"

 

P "예~ 알겠슴다!! 어짜피 저 사무실밖에서 만날 사람도 없슴다!!"

 

시키의 LiPPS생활은 마음에 들다 못해 대만족이였던것 같다.

새로사귄 친구들은 모두 제각기의 아름다운 색과 향을 내뿜고있는.. 그야말로 시키에겐 가장 이상적인 친구들이였다.

그런 친구들도 시키가 싫진 않았는지 모두들 금방 친해져선 마치 한몸인 것 마냥 그룹을 이끌어나갔다.

시키가 LiPPS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이미 사무소의 전설인듯 다들 장난스레 시키에게 그날의 일을 웃으면서 말하고

시키는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말재간으로 그 상황을 여유롭게 풀어나가며 프로듀서와는 다른의미로 모두에게 웃음을 주었다.

.

.

.

.

.

P "어...그.. 이치노세씨.. 전 오늘 뭘 하면 됨까..."

 

시키 "그러니까~ 아무것도 안하고 내가 따라오라고 하는 곳으로만 따라오라고~ 몇번을 말하는거야 지금~♬"

 

LiPPS는 모두 생각했던것보다 더 멀리 날아올랐기에 시키는 정말로 눈코뜰새없이 바빴다.

5명 모두가 전력으로 대형 라이브에 임하고, 각종 행사장에 빠짐없이 참여하여 인지도를 올렸다.

이렇게 진심으로 노력하는 그녀들이였기에, 프로듀서들도 당연히 바쁜나날을 보내고 있어야 정상이겠지만

시키의 프로듀서는 바쁘긴 커녕, 모 니트아이돌이 부러워할만큼 여유롭고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내버려둘까 했지만, 자신이 챙기지 않는다면 또 하루종일 어디 불려나가서 호구 광대취급이나 받을걸 생각하니

괜히 짜증스러운 기분만 났기에 사실상 일반인이나 다름없었던 그를 챙기기로 했다.

도대체 왜 자신이 매일매일 이런 감정의 딜레마와 모순속에서 지내야하는지는, 자신의 명석한 두뇌도 알수가 없었다.

.

.

.

 

와아아아아아아!!!

 

 

카나데 "...모두 여기까지 왔네-"

 

슈코 "도쿄돔의 초대형 라이브... 엄청 기대되는걸"

 

프레데리카 "와웅~ 시키쨩- 미카쨩~ 밖에 사람들이 어어엄~청나게 많아~ 프랑스 인구보다 많으려나~?"

 

미카 "저 사람들이... 전부 우리의 라이브를 보기위해서...!"

 

시키 "냐하하~ 그럼 후딱후딱 보여주고 놀러가자구~♬"

 

 

"네 다음은 요새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있는 미소녀 5인조! LiPPS입니다!!!"

 

"이번곡은... 그녀들을 이 자리까지 올려준 데뷔곡... Tulip되겠습니다!!!"

 

"와아아아아아아-!!"

 

과연, 라이브는 대성공중에 대성공

도쿄돔의 대형라이브로 LiPPS의 지위는 초고속 상승... 그리고 마침내 신데렐라걸의 배출과 최고의 아이돌 그룹이라는

드높은 명예까지 얻게 되었다.

그래- 이 느낌이였다.

세계를 깜짝 놀라게할만한 역사적인 논문발표도 아니고

인류의 생활을 뒤바꿔놓을만한 대발명도 아니였다.

단순히.. 소녀 5명이 모여 춤추고 노래하는것만으로도 수백만의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며 자신들의 페이스대로 이끈다.

인과율로는 도저히 말이되지않는 상황이지만 이것이 사실이다, 이 얼마나 흥미로운 사실인가?

그렇기에 시키는 이 달콤한 흥미로움의 인과율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흥미를 위해서라면

돈도, 명예도 전부 버릴 수 있을만큼 과감한 인물이였으니 말이다.

 

P "이치노세씨!! 도쿄돔의 라이브는 정말로 엄청났슴다!!"

 

P "미스 알케미스트? 라는 이상한 여성이 특등석의 티켓을 양보해줘서 정말 다행이지 뭠까~"

 

시키 "흥~ 시키쨩한테 그런 쪼그마한 라이브는 말야, 한방에 OK라고~"

 

P "그렇지만... 전 아무것도 해준게 엄슴다.... 이치노세양은 이미.. 제 도움이 필요없을만큼 너무 높이 날아올랐슴다...."

 

P "는... 원래부터 제 도움을 받지 않았던가요...? 잘 모르겠슴다....에헤헤..."

 

시키 "...."

 

그래- 이 남자였다. 이 남자가 모든 일의 근원이자 공식이였다.

결국 나는 내가 정말로 싫어하는 남자에게 아주 큰 은혜를 입었다. 이정도의 은혜는 노벨상이라도 타지 않으면 갚기 힘들겠지

그렇게까지 당신에게서 도망치고 싶었는데, 당신의 행동과 냄새가 이 세상에서 가장 싫었는데

언제부터 이치노세 시키라는 원소는 프로듀서라는 커다란 집합에 묶여버렸을까....

이래서 나는 당신을.....

 

 

 

 

 

그러나,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도 있는법

 

 

 

 

시키 "냐하하~ 시키쨩 특제 향수 완성~ 뿌렸다하면 헤롱헤롱하게 되는 퍼퓸!!(가제)"

 

시키 "이걸 프레쨩한테 뿌려서..~ 아 그전에 프로듀서한테 뿌려서 컴퓨터에 헤롱헤롱하는 장면이라도 볼까나~"

 

시키 "킁킁.... 근데 이건 무슨 타는냄ㅅㅡ"

 

 

"블이야!! 모두 밖으로 도망쳐!!"

 

 

평화로운 일상을 뒤집어놓은건 346의 대형 화재사건이였다.

1층의 식당가에서 시작된 원인모를 화학 가스폭발은 순식간에 346을 불지옥으로 만들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빠르게 바깧으로 빠져나갔으나

윗층에 있었기에 타는냄새가 올라오는데까지 시간이 걸렸고

설상가상으로 실험을 위해 마스크까지 착용한 시키는 화염이 자신의 사무실을 태우고 있는사실을 전혀 몰랐다.

 

시키 "ㅂ...불이야..?! ㄱ..괜히 마스크같은걸 써가지고는....!!"

 

시키 "ㄴ...냐하하~ 다들 시키쨩좀 구해줘-!!"

 

단숨에 창문을 열어 프로덕션의 광장을 내려다보니, 이미 많은사람들이 건물을 빠져나온 상태였다.

시키의 외침에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창문으로 이끌렸고, 아직도 건물안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경악하기에 바빴다.

 

"모두들 다 탈출하셨습니까?!"

 

"저기...! 저기 창문에 사람이..!!!"

 

"이...이치노세양....?!"

 

"저거 이치노세 시키아냐? 제일먼저 탈출한거 아니였어?!"

 

시키 "이...이젠 진짜로 끝인가아...! ㄴ...누가 좀 도와주ㅡ.... 핫..!"

 

시키 "ㅍ....프로듀서-! 프로듀서씨!! ... P씨!! 시키쨩좀 구해줘어!!"

 

P "ㅇ..이치노세양... 이치노세씨..!!"

 

시키 "흐아아앙!! 시키는 여기서 죽기싫어!! 아무라도 좋으니 누가 나좀.... 꺄악!!"

 

P "이치노세!!"

 

곧 강렬한 열기에 유리창이 깨져버려 시키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되자

프로듀서의 미약한 이성은 완전히 나가버린듯 뒤도 돌아보지않고 불타는 건물로 내달렸다.

뒤에서는 소방관들과 프로덕션의 관계자들이 그에게 돌아오라고 부르짖었지만 작렬하는 화염속에 몸을 내던진 그를 잡을방법은 없었다.

.

.

.

.

 

시키 "....냐하하... 나...여기서 죽는걸까... 천재들은 일찍 죽는다던데... 켈록켈록... 으으..."

 

시키 "...누구라도 좋으니까... 시키쨩을 구해줘... P씨.... 켈록..."

 

시키는 실험실의 구석진곳에 쪼그려앉아선 쉴새없이 기침을 반복하며 죽을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천재들은 일찍 죽는다는 구설수가 머릿속을 스쳤고, 자신이 지난시간 살아왔던 일생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모두의 주목을 받으며 천재라고 불렸지만 정말로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왔던 사람은 없었다, 모두들 그녀를 경외의 대상으로만 보고있었으니까-

시키도 그런 무지인들은 별 필요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들은 자신의 흥미를 이만큼도 끌어내지도 못했고, 자신을 이해할수도 없었을테니까

그렇게 [고독한 천재]의 삶을 살다가, 아이돌의 업계에 발을 붙였고...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타입의 남자와 한팀이 됐다.

전혀 흥미가 없는데도, 나한테 전력으로 달라붙는 남자.. 모든 행동이 뻔히 보이는 그런 시시한 남자랑 말이다.

 

 

인간은 죽음과 같은 극한상황에서, 모든 가식을 벗어던지고 진정한 모습이 드러난다고 했던가

죽음이 코앞까지 다가온 시키가 가장 먼저 찾은것은 프로듀서였다.

 

시키 "냐하하.. 이럴줄알았으면- 좀 더 잘 대해줄껄 그랬나... 켈록... 우으... 앞이 잘 안보여..."

 

시키 "불에 타죽는다는건 무슨 느낌일까...~ 프로듀서가 마신 엄청나게 쓴 약이랑 비슷한 느낌이려나... 케록켈록...!"

 

...쾅... 쾅.....!

 

시키 "ㅇ...이게 무슨소리..."

 

와장창!

 

"이치노세!"

 

시키 "에... 어째서... 어째서...?! 콜록... 왜.. 왜온거야... 왜 온거냐고 바보 멍청아!!"

 

P "...아이돌이 부르면 가는게 프로듀서임다..-"

 

시키 "ㅎ...흥-! 난 어짜피 여기서 타죽을 결과밖에 안남았어.. 가스를 너무 마셔서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고!!"

 

이미 유독가스를 잔뜩 마셔선 걷기는 커녕, 기어다닐 힘조차 제대로 남아있지않은 시키

프로듀서는 그녀의 모습을 보곤 억지로 가녀린 팔목을 끌어당겨선 자신의 품에 강제로 품어안았다.

자신이 입고있던 양복마저 벗어버려 그녀를 철저히 감싸곤- 다시 불지옥으로 빠르게 내달리기 시작했다.

 

시키 "켈록.... 이거 벗으면.. 너도 타 죽는다고... 너 엄청 뜨겁잖아... 켈록...켈록.."

 

P "....."

 

쿠르르릉.... 콰지직...!! 후두두둑.... 퍽-!

 

시키 "..ㅂ..방금 무슨소리가... 프로듀서씨... 괜찮은거야...?"

 

P "....."

 

P "...애들이... 또 뒤에서 콩이라도 던졌나봄다..."

 

시키 "....."

 

거짓말... 왜 나한테 거짓말하는거야-

이런 불지옥속에 애들이 있을리가 없잖아.

나를 버려뒀다면... 아니... 적어도 양복이라도 입고 있었으면... 좋았잖아....

시키가 매달려있는 품안이 피로 가득 채워진다... 누구의 피일까... 그런걸 생각할 겨를도 없다.

 

P "....."

 

 

"이봐 저기봐... 사람이야 사람!!"

 

"뭐야?! 살아나온거야?! 야 빨리 소화기 뿌려!!"

 

"저 사람 온몸이 불에 타고있잖아!! 빨리 물 가져와 물!!"

 

시키 "....."

 

유독가스에 취해 정신을 잃기 직전, 시키가 본 마지막 모습은

자신을 있는힘껏 꽉 끌어안고 있었던 프로듀서였다.

.

.

.

.

.

.

"네 다음 환자분~"

 

"저.. 이사람은 어느 병실에 있죠?"

 

"이사람은 중환자라서 면회가 불가능....."

 

"아... 이런사람인가요.... 이분은.. 346호실로 가보세요-"

 

"...."

 

 

[346호실]

 

달칵-

 

"으...누...누 구심까....?"

 

".... 용캐도 살아있네- 당신"

 

P "ㅇ...이치노세씨....."

 

시키가 본 프로듀서의 모습은 처참함 그 자체였다... 살아있는게 기적- 이럴때 쓰는 말이겠지

그는 마치 미라마냥 온몸이 붕대로 칭칭 감겨있었고 팔다리 하나 제대로 가누지 못한채 침대에 누워있었다.

시키는 널부러져있는 의자를 하나 가져와선, 침대옆에 앉아 그를 내려다봤다.

 

P "...여기 천국 아니지요...? 저 살아있는검까....?"

 

시키 "...프로듀서씨...나.. 듣고왔어... 이번 화재... 화학가스 폭발이더라고...."

 

시키 "냐하하.... 평소에.. 천재 화학자라고 그렇게 떠들고 다녔는데... 어쩌면 내 책임일지도 모르겠네...~"

 

물론, 이번화재는 시키와는 일절 상관없는 단순한 도시가스의 폭발이였다.

그러나 흐릿해지는 정신속에서 들은것은 이번 화재의 원인이 화학가스의 폭발이였다는것

평소에 화학자라고 그렇게 떠들고다니던 시키는 그것이 자신의 화학품으로 인한 사고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몇분간 이어진 침묵속에서, 프로듀서가 입을 열었다.

 

P "....의사선생님이 그랬는데... 저... 더이상 걷지 못한다고 했슴다.. 척추 손상..경추골 파열..? 뭐..라 했던것같슴다."

 

P "걷지못하면 기어다니면 되는데.. 다들 왜 그렇게 호들갑인지 모르겠슴다."

 

시키 "...."

 

P "또.. 뭐냐... 폐가 완전히 망가져서.. 더이상 숨쉬기도 힘들거라는데.... 저 의외로 숨 오래참으니깐 괜찮지 않겠슴까~"

 

시키 "...만..."

 

P "그리고... 자칫하면 더이상 앞을 볼수도 없다고 하는데- 저 눈가리고 물건찾기같은거 자주해봤으니 상관없슴다."

 

시키 ".....그만..."

 

P "어... 또 뭐냐.... 저보고 매일매일 이상한 약을 먹으라고 하는데- 이 약은 이치노세양이 준 드링크보다 더 맛이 없슴다."

 

P "이름이 뭐였더라.. 모르핀이였나..? 저기에 있으니 좀 가져다주겠-"

 

시키 "그만하라고!!"

 

쾅- 시키가 옆 테이블을 강하게 내려치며 자리에서 일어선, 버럭 소리를 지른다.

시키의 표정은 분노와 절망, 이해할수 없음의 혼합식- 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였다.

순간적인 상황에 벙졌는지 프로듀서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시키 "도대체...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거야!! 왜 나한테 이렇게 집착하냐고!!"

 

시키 "그래... 따지고보면 다 내잘못이야!! 내가 너한테 구해달라고만 안했어도 넌 내가 불에 타고있는지도 몰랐겠지!"

 

시키 "그게 내 결과값이였다고! 불에 타죽는게!! 근데 왜 너같은 변수가 들이닥쳐선 날 이렇게 괴롭히는건데!! 대체 왜!!"

 

시키 "... 난 말이야- 이 세상에서 너같은 인간이 제일 싫어!! 알기나 해!? 너처럼 멍청하고 행동이 뻔히 보이고 흥미없는 인간이 제일 싫어!!"

 

시키 "그런데... 대체... 왜... 왜 나한테 이러냐고!!"

 

비통한 절규였다.

시키는 분노로 가득찬 목소리였지만, 그 분노는 프로듀서를 향한 분노가 아니였다.

분명 그날, 시키가 이 남자를 부르지만 않았어도- 이 남자는 절대로 이렇게 되지 않았을것이다.

오히려- 이런 비참한 꼴을 당하며 침대에 드러누워있어야할 인간은 자신이였을지도 모른다.

당장이라도 울어버릴것같은 시키의 일그러진 모습을 본 프로듀서는 어렵사리 붕대로 칭칭감긴 손으로

그녀의 볼을 쓰다듬어줬다.

 

P "이야...이치노세씨... 피부가 엄청 말랑말랑하네요~ 저는 이렇게나 딱딱한데 말임다."

 

P "말 했잖슴까... 아이돌이 부르면 달려오는게 프로듀서라고-"

 

P "빛나는 아이돌에게 따라붙는 그림자가 프로듀서 아니겠슴까- 전 당연한 일을 했다 생각함다.. 어쨋든 둘 다 살았잖슴까-"

 

P "이치노세씨... 저는... 읍...?"

 

시키 "시끄러워.. 이제 이치노세라고 두번다시 부르지마...."

 

시키 "이치노세라는 년은 오늘부로 프로덕션에서 불타 죽었다고...!! .... 죽었으니까...."

 

P "ㄱ...그럼 전... 뭐라고 불러야... 미스 화학자...? 아가씨...? 이치노세가 영어로 뭐였.. 에고 불러버렸슴다-"

 

시키 "... 이름으로 불러줘"

 

P "에... 그치만 절대로 이름으로 부르지말라고...."

 

시키 "그딴말은 불타죽은 이치노세가 한 말이니깐 들을필요 없다고!!"

 

P "......."

 

P "...... 그... 그.....그럼..."

 

P "...ㅅ..시키야...."

 

이름을 들으니, 꾹 참고있던 감정이 폭발하는 것 같았다.

눈물을 가득 담고있는 시키의 푸른색 눈동자는 홍수가 일어난듯 눈물을 잔뜩 쏟아내며

프로듀서에게 달라붙곤 끌어안아 엉엉 울었다.

이 사람은 왜 이렇게 비참하게 사는걸까, 도대체 내가 뭐라고 매일같이 그렇게 당하면서 살았던걸까

왜 나는 이런 재미없는 인간한테 반응한걸까, 내 흥미를 이끌어줄 요소는 하나도 없는데.

이 사람에게 있어서 나는 도대체 어떤 존재일까, 나는 이 사람을 어떤 존재로 취급하고 있었던가

 

시키 "와아아아아앙!! 도대체 왜!! 왜!! 왜 당신은 맨날 이렇게 당하면서 사는건데!! 으아아아아앙!!"

 

시키 "왜 맨날 이렇게 바보처럼 당하기만 하는거냐고.... 으아아아아아앙!!"

 

P "...."

 

시키 "미안해... 내가 미안해... 내가 그날 당신을 찾지만 않았어도... 흑... 으흑...으윽...으으응..."

 

시키 "정말로 미안해..P씨.. 다 내잘못이야... 나는... 정말로... 흐윽.. 으윽..으으...흐으아아앙.."

 

P "....."

 

프로듀서는 말없이 그녀를 끌어안아줬다.

시키는 그를 잔뜩 끌어안은채 울고, 울고, 또 울었다.

 

 

 

 

 

 

 

지독하리만큼 역겨운 살타는 냄새와 피고름의 향기가 시키를 파고든다.

보통의 사람들은 누구나 혐오할만한 그런 역겨운 냄새였지만

시키에게는 그 무엇이랑도 바꿀수없는 달콤하기 짝이없는 냄새였다.

.

.

.

.

.

.

"이야~ 날씨 참 좋슴다-"

 

"냐하하~ 그러네- 원래 실험을 하든 뭘 하든 환기가 중요한거야~♬"

 

"그런데.. 괜찮겠슴까... 뱃속에 애도 있는데- 휠체어같은걸 끌어서야...."

 

"으응~? 딱히 상관없는걸- 나 이래뵈도 힘 세다구~? 냐하하~"

 

"스읍... 하아~ 당신의 냄새는 언제 맡아도 흥미롭고 달콤하네~ 이러다 중독되겠어-"

 

"그렇슴까...? 전 바보라서 뭐가 좋단건지 잘 모르겠슴다."

 

"냐하하~ 그런거 아무상관 없으니까 괜찮아~"

 

 

 

 

 

 

"이제부터 나도 당신처럼 바보가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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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아니 왜 뜬금없이 불이나죠?

 

A : 급전개입니다. (어...원래 사고라는건 갑작스럽게 일어나는것이고... 얼마전에 대구 화학공장 폭발사건에서 영감을....)

 

시키의 아이덴티티인 냄새패치를 하나도 표현안한 것 같은데 병실의 하이라이트를 계기로 생겼다고 칩시다.

 

호의와 사랑은 천재의 공식으로도 설명할 수 없다- 를 표현하고 싶었는데 제가 천재가 아니라서 하나도 안됀것같네요.

 

이 소설의 처음 컨셉은 "이치노세!! 또 장난질이냐!! 빨리 엉덩이 대!!, (짝-! 짝-!) / 냐하하하~♬ ㅜ"하는 개그소설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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