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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72에 어서오세요! ~ 오후 3시의 니노미야 아스카~

January 08, 2017 (일) 17:15에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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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벌써 오후 3시가 다되가는군. 보통 편의점에서 오후 3시는 별 의미없다. 폐기점검 시간도 아니고 점착시간(재고 들어오는 시간, 알바가 분신술을 쓰고 싶은 순간)도 아니고. 그러나! 여기는 미시로! MS72도 미시로의 법칙에서 빠져나갈 수 없다!!!! 장사는 행동! 스윽-하고 카운터에서 몸을 움직이자, 가게 안의 모든 손님이 움찔한다. 카운터에서 라면을 먹거나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시는 척해도, 나에게는 보인다! 나에게는 들린다! 이 오오라! 손보다 빠른 눈을 돌리며 시계와 이 알바의 움직임을 체크하고 있는 것이 내게는 보인다!
일단, 가게 벽 면에 있는 가챠퐁 머신을 열고 새로운 갸차를 들이붓고 시트를 갈아끼우고, 마지막으로 방송을 시작한다. MS72가 미시로 그룹의 모든 통합 방송선을 쓸 수 있는 유일한 일! 크으~ 이거 묘하게 쾌감이란 말이지. 권력?! 목소리를 정갈하게 하고 정확한 발음으로...

 

“아아- MS72에서 알려드립니다. MS72에서 알려드립니다. 금일 오후 3시를 기하여 플래티넘 가챠의 갱신이 이루어졌습니다. 다시 한 번 안내드립니다. 금일 오후 3시를 기하여 플래티넘 가챠의 갱신이 이루어졌습니다. 갸차를 이용하시는 손님은 카운터에서 쥬엘을 구매하신 후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상 MS72에서 알려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아~ 보아라. 방송실에서 나온 나의 눈에 비치는 저들을 보아라. 담당아이돌의 스알이 나왔을까, 쓰알이 나왔을까. 얼마를 질러야할까. 무수한 번뇌에 빠진 저 고객님을.

 

“네, 어서오세요 손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미소, 미소. 자본주의 미소. 그리고나면 이어지는

 

“쥬엘을 다오!” “쥬엘!” “쥬엘!” “쥬우엘-!” “과금!”

 

과금 러쉬-라고 캬-

 

“네 손님, 얼마나 원하세요?”

 

“쥬엘!”

 

트럭으로 몇 대가 오든 이 오후3시의 러쉬는 감당할 수가 없어.....원하지 않는 미소를 지어서~ 발광하는 프로듀서를 상대해서~계속 카운터에 서있어서~ 몸이 아프지만, 난 괜찮아! 왜냐고?

 

“으으아아아아아~!!!! 왜! 왜! 나오지 않는거지?! 왜...크흑! 반드시 뽑겠어!!!”

“더 주세요!”

“100연차 더!”

 

장사가 정말 잘 되거든.

 

때때로 이렇게 열심히 쥬엘을 팔다보면 그래도 꼭 뽑는 사람은 있기마련이다.

 

“우아와앙아아아ㅏ-! 요시농 님이 날 봐주셨어!!!”

 

그러면 다른 상품을 권유할 시간이지.

 

“네 손님, 죽창 10들이 세트 구매하시면 죽창음속사출기가 증정입니다~ 포인트카드나 할인카드 가지고 계세요?”

 

“10개 주세요!” “100개!” “죽어라!” “하하하-! 요시농님이 날 구원하실지어다!!!!”

 

혼파망이지만 장사가 정말 잘 된다. 한차례 폭풍이 휩쓸고가면 남는 것은 쓰레기와 눈물, 그리고 피(?)

 

흠흠~먹고난 컵라면이라 커피는 치울것이지. 젠장....컵라면 용기는 일반쓰레기가 아니라고!!!(재활용입니다. 병, 캔, 플라스틱 통에 넣으세요) 어흐흑....장갑을 끼고, 쓰레기통을 뒤적뒤적....아오 빡쳐....이 미오붐이!! 음식물쓰레기에 닭 뼈 넣지말라고!!(일반 쓰레기입니다.) 아으으....

 

“네 손님, 결제 도와드리겠습니다~”

 

물론 내가 이런다고 손님이 정말 친절하고 여유롭게 기다리는 건 아니다. 장갑을 벗고 달려가서 자본주의 미소로 계산을 하고....쓰레기통을 정리하고, 바닥에 흐른 피와 눈물은 대걸레로 밀어낸다. 말라붙은 것들은 대걸레를 발로 눌러서 밀어주면 잘 밀린다. 마지막으로

 

“으어어어.....허허....”

 

바닥에 쓰러져서 몸도 마음도 월급도 탕진하고 껍데기만 남은 이들을 치운다. 하라는 프로듀서는 안 하고!!!! 어?! 노말카드로 팬수 50만을 모은 자식도 있는데!!! 하아....아무튼 이 쓰레기나 내다 버리자

 

“쓰레기 아니거든!!”

 

“아 죄송합니다.”

 

이런 이런 나도 모르게 실수를 했군

 

“이건 재활용쓰레기가 아니지 참”

 

“일반쓰레기도 아냐!!!”

 

“죄송하지만 저희는 인간쓰레기봉투를 팔지않아서..”

 

“그것도 아니야!”

 

“그럼 무슨 쓰레기...?”

 

“쓰레기가 아니란 말이다!!”

 

“......하라는 프로듀스는 안하고 가챠놀음에 빠져서 월급 탕진하고 남의 가게에 널부러진 폐인을 그럼 뭐라고 부르죠?”

 

“크헙?!”

 

어라, 왠지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네....뭐 대충 밖에다 던져두면 알아서 수거해가겠지..

 

그러고나면....할 일이 없다.....다들 일하고, 아이돌을 레슨하고.....아 놔, 지루해....

 

“어서오세요~”

 

할 일이 없으니 사람이 자연히 뭐랄까 건성건성이랄까....재고정리라도 하면 시간이 잘 가는데 말이지.....

 

“여-”

 

방금전의 나는 얼마나 복에 겨운 소리를 했던거지 젠장.

 

“어서오세요. 니노미야 아스카 양.”

 

“어서오라니.....너는 나한테 네 기준을 강요하는 걸까..? 미안하지만 세상의 모든 구성원에게는 각자 나름의 속도가 있어. 네 눈에 분명 느려보일지라도 나한테는 분명히 적당한 속도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야.”

 

말많아....짜증나는 말이 많아. 짜증나. 난 이 손님이 싫다아.....팬들이야 ‘부러워~’같은 소리를 하지만... 웃기지말라고! 짜증난다고! 두번말하는데 짜증나. 어린애 입맛인 주제에 이상한 커피나 사면서 별 소리를 나한테 늘어놓는다고!! 어쩌라고! 도대체 나보고 어쩌라고! 후우...

 

“흐음...오늘은 한 발 짝 더 나아가서, 나 자신을 탈피한 나 자신을 만나보려고하는데, 네 생각은 어때?”

 

나가줬으면 한다. 최소한 조용히 해.

 

“너는 분명 이 자리에 서있는 것 같지만 누구보다 많은 사람을 보고 세상의 많은 모습을 관찰해왔겠지...너라면 나한테 좋은 조언을 해줄 수 있을지도 몰라.”

 

후웁....하아....자아 진정하자. 분명 어른의 맛이니 뭐니 하는 것들을 줬다가는 자신을 어린애취급하냐면서 뭐라고 할거다. 어린애 물건을 준다면 자신을 어린애취급하냐고 물어볼거다....아 잠깐 선택이 다른데 왜 결과가 다 같아? 이런 불합리!! 핫 차!? 너무 오래 침묵했어!

 

“침묵....그래 넌 많은 것을 알고있으니까 분명히 답을 내리기위해서 고려해야할 변수가 너무나도 많을거야. 하지만, 네 마음을 모르는 무지한 나의 시선으로 판단하자면 너무나도 답답하고 뻘쭘한 상황인데 말이야. 혹시, 이곳에 내가 서있을 자리가 없는걸까..?”

 

“손님, 그러면 오늘은 커피를 한 잔..”

 

“커피라..누구나 마시고 너무나도 세상의 틀에 박힌 듯한 음료..하지만 내 선택에 따라 그 결과가 무궁무진한 그런 가능성을 내포하고있는 것이기도 하지. 역시 네 시각은 훌륭해.”

 

칭찬이 이렇게 안 달가울 수도 있군...하하....

 

“커피, 아메리카노로 드릴까요? 라떼로 드릴까요?”

 

“에스프레소...도 있는데 그건 빠트리는 이유는 뭘까?”

 

네가 그거 못 먹는 거 내가 알고 너도 알고 팬들도 아는데 우리 이러지 맙시다.

 

“하하...에스프레소는 손님들이 잘 찾지않으셔서...”

 

“후우...너도 의외로 주의가 깊지 않네, 난 분명히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싶다고 했는데...”

 

편의점 와서 100엔 짜리 커피 마시는 주제에 말이 많다.

 

“그럼 뭐 드릴까요?”

 

“카페라떼”

 

이럴 거면 에스프레소는 왜 걸고 넘어졌냐!!!!

 

“시럽 필요하신가요..?”

 

“단 것을 추구하는 건 인간의 본성, 하지만 내가하려는 건 도전, 공포나 두려움같은 본성을 이겨내고 이성으로 해내야하는 일이지....그러니까 시럽은 1개만 줘.”

 

내가 보기에 아스카는 정치했으면 잘 했을거다. 장황하고 지루한 말늘리기가 아주 일품이다.

 

“인간은 본성과 이성이 합일된 존재니까 서로 양립하는거야...훗.”

 

우여곡절 끝에 커피컵을 내민다. 아스카가 커피 컵을 받아 기계 밑에 두고, 버튼을 누르면... 그새를 못 참고, 나에게 말을 건다. 아 저 입은 도대체 무한동력인가.....그 짧은 시간 뒤에 아스카가 커피컵을 들었다. 해방이다.

 

“안녕히가세요.”

 

“알바씨, 왜 내 컵에는 공허뿐인걸까...?”

 

젠장! 온수배출구에 뒀냐!?(편의점의 커피머신은 온수가 나오는 곳과 커피가 나오는 곳이 따로 있다. 꼭 온수나오는 곳에 두고 커피 버튼 눌러서 다 흘리는 손님있다. 모르면 물어보자. 흘렸다고 진상부리지말고.)

 

“손님, 아무래도 컵을 둔 위치가 잘못 되신 것 같네요...”

 

“아, 그렇군...흠.. 어떻게 할까...알바씨 사람들은 왜 커피를 마실까?”

 

“전 커피를 안 마셔서 모르겠는데요?”

 

나한테 묻지마아아....

 

“커피라는 건 의외로 중요하지 않는 걸지도 몰라. 잠깐 앉아서 여유를 즐기고 일을 피하고 수다를 떨기위한 좋은 핑계일지도 몰라. 훗, 그러니까 빈 커피컵도 가능할지도 모르지.”

 

네가 결론 내릴 거면 나한테 왜 물어어어어....

 

“안녕히가세요!”

 

하아.....프로듀서의 과금러쉬보다 아스카 한 명이 더 피곤해....

 

==

 

점원 입장에서 아스카를 손님을 맞이하면 참 어려울 듯

갑자기 떠올랐는데 아스카로 착각계 프로듀서 써도 괜찮을것같네요. 프로듀서가 그냥 던지는 말에 아스카가 혼자서 의미부여하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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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얀모에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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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바르고 고운 말을 사용 합시다.
  • 포틴P (@howo***)

    하지만 나름대로 낯 가리는 아스카가 저렇게 술술 말하는거 보면 꽤 친근하게 여기는게 아닌가...
    칫 역시 부러운 놈
    1January 08, 2017 (일) 17:31_81
  • 얀모에 (@kcap****)

    알바: 아이돌이 매력있고 신기한 것도 하루이틀이죠...

    아이돌이 전부 다 단골입니다. 후미카도 낯안가리고 들어가는 기적의 편의점!
    2January 08, 2017 (일) 17:38_86
  • 이끼P (@Sarcasmo*****)

    야간 뛰어봐서 아는 거지만 이 글은 생각보다 현실반영이 잘 된 편입니다. 그냥 가게 보다 보면 만사 귀찮아요. 하필 일하는 날도 금토라서 아주 온갖 인간군상들이 기어들어와선 말을 걸지를 않나... 물론 그 중 절반 이상은 떡이 되어 있었죠. (한숨)
    3January 08, 2017 (일) 17:40_11
  • 얀모에 (@kcap****)

    감사합니다. 개그화 과정에서 현실반영 안 됬을까봐 걱정했는데 말이지요.
    전 오후에 뜁니다. (평일 7시~11시/주말 3시~11시) 사실 전 의외로 편하게 뛰지만요. 진상취객도 없고, 초글링도 없고, 어르신 고객과 장보러오는 고객이 많을뿐...
    4January 08, 2017 (일) 17:47_23
  • 이끼P (@Sarcasmo*****)

    전 금토 11시에서 오전 6시군요. 한 2시까지 띄엄띄엄 들어오는 물류상자 받아서 진열하고 남는 시간엔 폐기 먹으면서 간간이 오는 손님 분들 상대하고 그랬습니다. 뭐, 취객 분들이 바닥에 가끔... 후우. 그래도 아주 못할 일은 아니었어요.
    5January 08, 2017 (일) 17:55_57
  • 레시아드 (@han1****)

    1. 정말 왜 저렇게 과금을 하려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이렇게 뽑으면 되는데.

    2. 힘들다 힘들다 하지만 그래도 성실히 일하는 것을 보니 역시 처남이군요!
    6January 08, 2017 (일) 21:22_77
  • 얀모에 (@kcap****)

    1. 하하하 한~나도 안 부러워요!
    2. 도와주시죠 매형
    7January 08, 2017 (일) 21:29_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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